쌀먹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게임

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69
추천수 :
46
글자수 :
125,460

작성
24.08.31 13:51
조회
31
추천
2
글자
13쪽

히든 퀘스트

DUMMY

****




콜슨이 아무리 조기 퇴근을 한다고 해도 1~2시간 정도는 더 일을 해야 했다. 지금이 오전 10시가 조금 넘었으니 정오에 퇴근한다고 하면 그 정도 시간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동안 어디 카페라도 갈까?”


“그러자!”



나와 네리는 인근의 카페로 들어갔다. 나는 얼죽아였기 때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15크레딧)로 했고 네리는 딸기 라떼(25크레딧)를 선택했다.


그동안 얻어먹은 것도 있으니 이번 계산은 내가 했다. 한 가지 놀란 점은 커피에도 옵션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윤호야. 커피 마시면 허기 감소 속도가 느려지는 거 알아?”


“그래?”



딱 식후에 먹도록 설계된 느낌이다. 개발진 중에 커피에 환장한 사람이 한 명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전직했댔지?”


“내가 아직 말을 안 했었구나. 난 어썰트로 전직했어.”


“나쁘지 않은 선택이네. 그럼 능력치 분배는?”


“아직 안 했어. 뭘 올려야 할지 몰라서 말이야.”



전직을 했으니 능력치도 슬슬 분배해야 했다. 원래는 공략을 볼 때 같이 봤어야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내가 알려줄까? 원래 나도 헤비슈터 아니면 어썰트를 하려고 했었거든.”


“오 그래? 알려주면 나야 좋지.”



네리가 안다면 일이 편해진다. 괜히 검색하러 갈 필요가 없어지거든.



“능력치가 힘, 체력, 민첩, 지능 이렇게 네 가지가 있지?”


“어.”


“그러면 힘, 체력, 민첩을 골고루 올려.”



일단 내 상태부터 확인하자.



['z윤호' 의 정보]


- 레벨: 16


- 직업: 어썰트


- HP: 107/107 AP: 50/50 SP:107/107


- 능력치


>힘: 5 >체력: 5(+2)


>민첩: 5 >지능: 5


-잔여 포인트: 16



잔여 포인트는 총 16이 남아 있으니 골고루 분배한다고 하면 각각 6,5,5씩 올려주면 되는 거겠지?


아 참고로 체력 옆의 +2는 목걸이인 자경단 인식표의 옵션으로 올라간 수치다.



['z윤호' 의 정보]


- 레벨: 16


- 직업: 어썰트


- HP: 112/112▲5 AP: 50/50 SP:112/112▲5


- 능력치


>힘: 11▲6 >체력: 10▲5(+2목걸이)


>민첩: 10▲5 >지능: 5


-잔여 포인트: 0



체력 스텟을 올렸더니 체력과 스태미너의 총량까지 늘어났다.



“이제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힘, 체력, 민첩 순서대로 1씩 찍으면 돼.”


“오케이.”



이제 능력치도 찍었으니 비로소 레벨에 걸맞은 힘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군.



“...”


“...”



그리고 대화 소재가 떨어져 정적이 찾아왔다. 나와 네리 둘 다 말없이 앞에 놓인 커피를 홀짝일 뿐이었다.


솔직히 나는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것도 상관없지만 네리는 아닌 것 같으니 뭔가 대화거리를 짜내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지인 만났다고 했었지?”


“어? 그랬었지.”


“같이 하는 사람 없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지”



네리의 표정을 보니 딱히 좋은 일은 아닌 듯했다.



“무슨 일인데? 말하기 힘든 거면 안 해도 되고.”


“그런 건 아니야.”



잠시 머뭇거리던 네리는 딸기 라떼를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게임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있었어.”


“게임 지인?”


“응, 그런 느낌이지.”



게임 지인은 게임을 하다가 만나서 친해진 사람들을 지칭한다. 당연하지만 나에게도 게임 지인이라는 게 있다.


뭐 대부분 게임으로 ‘쌀’을 캐는 데 환장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 사람들이랑은 꽤 오래 함께했어. 커뮤니티 채널 같은 것도 개설하고 그랬었지.”



커뮤니티 채널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쎄했다. 원래 친목을 목적으로 한 커뮤니티 채널은 사건 사고가 많이 터지거든.


나 역시 커뮤니티 채널을 이용하긴 했지만 아이템을 거래하거나 시세를 알아볼 수 있는 ‘건설적인’ 곳만 들락거렸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절 없었다.


“근데 어느 날 ‘예삐만쥬’라는 유저가 멤버로 합류하고 많은 게 달라지기 시작했어.”


“음...”


“일단 그 사람은 목소리가 되게 좋았어. 스트리머를 해도 될 정도로.”



사실 지금까지 나온 키워드만으로도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긴 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끝까지 들어보기로 했다.



“음...그리고 예삐만쥬 그 사람이 처음 들어왔을 땐 다들 좋아했어. 되게 상냥하고 친절했거든.”


“흐음.”



목이 타는지 다시 음료를 홀짝인 네리는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커뮤니티 채널에는 나랑 정말 친한 애가 한 명 있었어. 근데 언제부터 인가 걔가 미접속 중일 때마다 예삐만쥬 그 사람이 험담을 늘어놓는 거야. 마치 자신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예상되는 전개였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했다.



“처음에는 다들 안 믿었어. 애초에 내 친구가 훨씬 전부터 같이 하던 원년 멤버였으니까. 근데 그것도 계속되니까 사람들이 정말인 줄 알더라...”


“가스라이팅 당했네.”


“맞아! 그렇게 커뮤니티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나중에는 걔가 그냥 채널을 나가버렸어. 그러니까 오히려 더 안 좋은 소문이 났고 나는 그 친구를 변호하다가 결국 쫓겨났어...”



들어보니 이 건은 친목 커뮤니티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다. 전문 용어(?)로 여왕벌이라고도 하지.



“그럼 아까 만났다는 사람이 그 친구?”


“응. 나도 몰랐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그리고 네리는 뭔가 할 말이 있는지 머뭇거렸다.



“그 혹시...우리 파티에 데려와도 될까?”



솔직히 한 명쯤 더 추가된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이 게임은 파티 권장 게임이어서 인원이 늘어나면 더 좋다고 할 수 있겠지.



“음...나는 괜찮은데. 히든 퀘스트는 어쩌고?”


“걔는 이미 센트럴 시티로 넘어가 있어. 우리는 우리대로 퀘스트를 클리어한 다음 합류하면 될 거야.”



그렇다면 지금의 퀘스트에 집중하면 될 것이다.



“정말 고마워!...걔가 말주변이 좀 없긴 한데 진짜 착하거든.”


“음.”



이거 괜찮으려나.




***




콜슨이 퇴근할 시간이 되었을 때 네리와 함께 전당포 앞으로 이동했다. 콜슨은 먼저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흰색 정장에 구두까지 신고 있었다.



“콜슨, 웬 정장이에요?”


“사람을 만날 땐 그에 맞는 복장을 갖추는 게 예의입니다.”


“아...”



맞는 말이긴 한데...


확실히 정장을 입으니 전당포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는 다르게 대기업 임원의 포스가 느껴졌다.



“출발하시죠.”



그렇게 나와 네리, 그리고 콜슨의 기묘한 동행이 시작되었다.


만약 다른 유저들의 눈에 콜슨이 보였다면 상당히 시선이 쏠렸을 테지만 같은 퀘스트를 공유중인 상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게 다행이었다.


잠시 뒤 미하일의 가구점에 도착했다.



“왔군.”



아까 봤던 자경단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공과 사는 구분한다는 거겠지.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미하일 씨.”



그는 콜슨이 내미는 손을 마주 잡고 악수를 했다.



“그래. 가구를 새로 맞춘다고?”


“예, 그보다 혹시 자경단원들을 잠시 물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가구 제작 상담을 하는데 자경단원들까지 물리려는 콜슨의 태도에 의구심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깔아 놓은 밑밥이 있었기에 괜찮았다.



“아하~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이보게 들, 잠시 자리 좀 비켜줄 수 있겠나? 한 30분 정도만.”


“그럼 저희는 주변을 좀 둘러보고 있겠습니다.”



두 명의 자경단원들은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며 거리며 가구점의 밖으로 나갔다.



“일단 자리에 앉게.”


“그러죠.”


“저희도 나가 있을까요?”



콜슨은 우리가 들어도 상관없는 모양인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정식으로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베어클로의 임원직을 맡고 있는 콜슨 프레드먼입니다.”



콜슨은 정장 안 주머니에서 고급스런 명함을 하나 꺼냈다.



“...베어클로.”



미하일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되었는지 굳은 표정으로 콜슨의 명함을 받았다.



“베어클로에서 나는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최근에 있었던 뉴트리아단 잠입 사건으로 눈치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미하일 씨에 대한 신원이 외부에 노출된 것 같습니다.”



콜슨의 말을 들은 미하일은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설마 유니콘의 짓인가...”


“제 사견으로는 그럴 거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이번 뉴트리아단 습격 역시 유니콘 측이 사주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흐음...”


“저희 베어클로는 미하일 씨를 영입하고 싶습니다. 만약 제의를 받아들이신다면 ‘유니콘 인더스트리’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미하일은 콜슨의 제안에 침음성을 낼 뿐 쉽사리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긴 했다.



“어차피 다시 은둔 생활을 한다고 해도 유니콘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희가 업계 최고의 대우를 약속드리겠습니다.”



콜슨 역시 끈질기게 미하일을 설득했다.



“그래...이미 놈들에게 걸린 마당에 다시 숨어봤자 무엇 하겠나.”


“...제안을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미하일은 콜슨의 명함을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받아들이겠네. 대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나를 안전한 곳으로 보내주게.”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호출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호송 차량을 보낼 겁니다.”


“...알겠네.”



이렇게 미하일과 콜슨의 거래는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콜슨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했는데 미하일을 호송하기 위한 차량을 호출하는 것 같았다.



“윤호야, 이제 시작이야.”


“그래.”



그리고 콜슨이 호출한 차량으로 나와 네리, 그리고 콜슨과 미하일까지 함께 이동할 것이다.


내 예상이지만 이동 중에 무조건 습격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통화를 마친 콜슨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덕분에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일은 제 이름을 걸고 반드시 보답하도록 하죠.”



─띠링!



[히든 퀘스트의 클리어 조건 하나를 달성 하였습니다!]


[베어클로의 임원, 콜슨 프레드먼과의 관계가 향상 되었습니다!]



“약 20분 뒤 호송 차량이 도착할 겁니다. 탑승 후에는 센트럴 시티까지 바로 이동할 예정이니 퍼스트 타운에 볼일이 남았다면 빠르게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넵.”



더 이상 퍼스트 타운에 볼일은 없었다.



“네리 너는 할 거 없어?”


“나? 진작에 다 끝내놨지!”



그럼 이제 호송 차량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




***




20분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띠링!



[퀘스트 진행을 위해 시나리오 스테이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시간이 되자 메인 퀘스트를 할 때 봤었던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동.”



[시나리오 스테이지로 이동합니다.]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진입하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주변 시야가 하얘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진입했습니다.]



“으음...”


“저기! 호송 차량이다!”



네리의 말대로 퍼스트 타운의 도로를 따라 4대의 SUV 차량이 들어섰다. 호송 차량 들은 하나같이 철판으로 보강되어 있어 어지간한 총격으로는 흠집조차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또한 상부에는 적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방패와 함께 기관총까지 거치가 되어있었다.



‘히야...끝내주네.’



나는 괜히 군침이 돌았다.


콜슨이 호송 차량의 책임자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와 네리는 미하일을 데리고 나왔다.



“이제 떠나는 건가...”



미하일이 자신의 가게를 돌아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로서는 그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숨어 살면서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삶보다는 마음 편히 보호 받으면서 살아가는 편이 훨씬 나으니 말이다.



“서둘러라.”



차량을 이끌고 온 이들은 하나같이 굉장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는데 콜슨이 손짓하자 군말 없이 미하일의 짐을 차량에 실었다.



“저게 대기업 임원의 힘인가.”


“확실히 포스가 있어 보여...”



우리가 그런 콜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자리를 비웠던 자경단원이 돌아왔다.


그들은 갑자기 나타난 베어클로의 호송 대원들에게 경계심을 내비쳤지만, 미하일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떠나시는군요.”


“그래. 자경단장에게는 안부 전해주게.”



미하일과 자경단원들은 마지막으로 악수를 나눴다.


그때 콜슨이 나와 네리에게 다가왔다.



“두 분은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차량에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그러죠.”



2인 이상이 필요한 퀘스트였기 때문에 둘이 갈라지는 건 어느 정도 예측했었다.


그렇게 나는 두 번째, 네리는 세 번째 차량에 탑승했다. 참고로 미하일과 콜슨은 나와 같은 차량에 탑승했다.



─짝짝!



“출발한다!”



호송 차량들은 줄지어 퍼스트 타운을 벗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쌀먹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행동대장 킨 24.09.14 6 0 15쪽
21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2 13 0 11쪽
20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1 9 0 12쪽
19 에코 시티로 24.09.10 12 0 12쪽
18 에코 시티로 24.09.09 14 1 12쪽
17 준비 24.09.08 15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9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9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4 2 15쪽
» 히든 퀘스트 24.08.31 32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2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8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4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