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게임

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64
추천수 :
46
글자수 :
125,460

작성
24.09.05 16:43
조회
18
추천
2
글자
12쪽

불량 서클

DUMMY

****




“크허어억!”



얼굴에 긴 흉터가 있는 불량 학생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체력 게이지를 보니 대충 3분의 1 정도의 체력이 남아 있었다.



‘알아서 픽픽 쓰러지는구만.’



그래서 인지 생각보다 힘 조절이 어렵지 않았다.



[띠링!]


[불량 학생들을 제압했습니다!]


[저들을 심문해 불량 서클의 본거지를 알아내십시오.]



“심문이라...”


“그냥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네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일단 시도해보자.”


“응.”



우리는 쓰러져 있는 불량 학생들에게 다가갔다.



“오...오지마!!”


“크으...”



당연하게도 놈들은 당황하며 우리의 반대 방향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동작 그만. 이제부터 함부로 움직이는 놈들은 팔다리 중 하나는 날아갈 줄 알아.”



네리가 눈에 잔뜩 힘을 준 채 엄포를 놓았다.



‘오. 저런 말도 할 수 있었어?’



나는 네리의 박력 넘치는 모습에 제법 놀랐다.



“...”


“젠장...”



엄포의 효과는 굉장했다.


정말 지지리도 말 안 듣게 생긴 녀석들이 순한 양처럼 얌전해졌다.



“너희들이 속한 불량 서클의 본거지가 어디야?”


“...”



하지만 네리의 물음에도 서로 눈치만 볼 뿐 입을 여는 놈은 없었다.



“이것들 봐라?”



─부웅!!...



네리가 못 박힌 야구 배트를 위협적으로 휘두르자 놈들의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마!...말할게요!”


“으헝허어헝!...엄마!...”



나는 서럽게 울어 재끼는 녀석을 보고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 확실히 아직 어린 친구들이긴 한가 보다.



“어벤져스의 본거지는...”


“어벤져스?”


“푸훕!...”



무표정으로 놈들을 응시하던 세나에게서 격렬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



막 본거지의 위치를 말하려던 불량 학생의 얼굴이 벌게졌다.



“괘...괜찮으니까 계속 말해.”


“네...네.”



네리가 나서서 녀석을 달랬다.



“크흡...잠시 저쪽 좀 다녀올게요.”



세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잠깐 뒤쪽으로 빠졌다.


불량 서클의 이름이 어벤져스라니. 확실히 웃기는 이름이긴 했다.



“저쪽으로 나가서 쭉 가시면 당구장이 있어요. 당구장 뒤편에 창고 건물이 있을 텐데 거기가 저희 본거지예요...”


“당구장 뒤쪽 창고 건물. 오케이.”



[띠링!]


[불량 서클 ‘어벤져스’의 본거지를 알아냈습니다!]


[어벤져스의 우두머리를 제압하십시오!]



시스템창까지 떠오른 걸 보면 놈들이 거짓말을 하진 않은 모양이다.



“저희가 말했다고 하지 마세요!”


“저희 진짜 죽을 수도 있어요...”



막 자리를 떠나려는 우리에게 녀석들이 싹싹 빌기 시작했다.



“알았어! 너희는 얼른 가서 공부나 해!”



네리가 야구배트를 흔들며 소리쳤다.



“가자! 우두머리 잡으러!”


“그래.”



뒤쪽에서 ‘방과후인데...’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했다.




***




“여긴가?”



불량 학생들이 말해준 대로 이동하자 ‘레드썬’이라는 이름의 당구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당구장 옆으로 작은 샛길이 하나 나 있었는데 그 길을 따라서 이동하면 어벤져스의 본거지가 나타날 듯했다.



“흐음.”



─왁자지껄



당장 주변을 둘러보기만 해도 여기가 불량 학생들의 성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 주위에는 문신을 하고 대놓고 담배를 꼬나문 학생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자.”



놈들이 외부인인 우리가 본거지 쪽으로 접근하는 걸 가만 놔둘 리 없었다.


우리는 주변의 지형지물에 은폐 엄폐를 하며 당구장 옆의 샛길에 진입했다. 바깥쪽과 다르게 정작 샛길 쪽에는 아무도 없어서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저기다.”



샛길을 따라 쭉 걸어가자 놈들의 본거지인 창고 건물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큰데요?”


“그러게. 작은 창고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창고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컸다. 어쩌면 놈들의 규모가 생각 이상으로 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치밀었다.



“...가자.”


“응.”


“네...”



우리는 창고를 향해 천천히 접근했다.



“어디로 들어가지?”



창고로 들어가는 입구는 한 개가 아니었다. 일단 차량이 출입하기 위한 커다란 철문이 있었고, 사람이 드나드는 용도로 만들어진 문이 여러 개 달려 있었다.



‘일단 큰 문은 배제하자.’



큰 문은 열릴지도 의문이었고 설령 열린다 해도 적의 이목을 끌 수 있기에 배제하는 게 맞았다.


남은 건 작은 문인데...



“일단 문이 열려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그래야지.”



놈들도 머리가 있는 이상 저 여러 개의 문을 전부 열어두었을 리는 없으니 말이다.


우리는 일단 열려있는 문부터 확보하기로 했다.



─철컥! 철컥!...



일단 첫 번째 문은 잠겨 있었다.



“흐음.”



─철컥!...



이어서 다른 문들도 확인해봤으나 하나같이 잠겨 있었다.



“뭐야. 다 잠겨 있는데?”


“...부수고 들어갈까요?”


“그건 좀 참아줘.”



세나가 은근히 과격하단 말이야...



“잠시 자리를 비운 걸지도 몰라.”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문을 다 걸어 잠갔을 리가 없다.


그렇게 우리가 문 앞에서 잠시 뜸을 들이고 있을 때.



“어이!! 거기!!”



뒤쪽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당구장 건물의 뒷문에서 우르르 몰려나오고 있는 교복 무리들이 보였다.



“걸렸네.”


“저게 다 몇 명이야?”



얼핏 봐도 족히 스물은 되어 보이는 인원이 우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니들 뭐냐?”



어벤져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걸어 나왔다.



‘오우...’



녀석은 아까 우리가 골목에서 손 봐준 놈들과 차원이 달랐다. 정말 현직 갱단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험악한 인상이었다.


내가 정말 문신하는 사람들을 색 안경 끼고 보는 타입은 아닌데, 저놈은 옷 밖으로 드러난 부위에는 전부 문신이 있을 정도로 과했다.


저런 놈이 어벤져스의 대장이라고?



“네가 캡틴 아메리카냐?”


“푸훕!...”



내가 한마디 툭 내뱉자 옆의 세나가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뭐...뭐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아니 어벤져스라며. 어벤져스의 대장은 캡틴 아메리카 아닌가?”


“...”



네리는 장난치지 말라는 의미로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하지만 입가가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야, 다 뒤로 빠져봐. 내가 오늘 이 새끼들 다 죽이고 간다.”



어벤져스의 우두머리는 진심으로 화가 난 듯 이리저리 근육을 풀기 시작했다.



[띠링!]


[돌발 상황!]


[불량 서클의 우두머리 '버키'가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결투는 1대1로 진행되며 첫 번째 플레이어가 패배하면 다음 플레이어의 순서로 넘어가게 됩니다.]



“결투라고?”


“앗. 윤호야 네 머리 위에 숫자가 생겼어!”



물론 그건 네리와 세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숫자는 결투 순서를 뜻하는 것 같은데 확인해 보니 세나가 1번, 네리가 2번, 그리고 마지막 3번이 나였다.



[결투가 시작됩니다!]



결투가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떠오르자 하늘에 둥근 원이 생겨났고 세나와 우두머리 놈을 제외한 인원들은 밖으로 튕겨 나갔다.



“세나! 조심해!”


“응!...”



결투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난 별생각 없었다. 빠르면 세나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네리 선에서 정리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웬 걸.



“크읏! 이 자식 엄청 세잖아!?”



이미 세나는 패배했고 네리 역시 고전하고 있었다.



“크흐흐!! 아줌마 싸움 존나 못 하잖아?!”


“뭐뭐무머뭣!!...”



아줌마라는 소리에 긁혔는지 네리의 이마에 핏줄이 솟아 올랐다.



“죽어어엇!!”



어어, 죽이면 안 되는데?


네리가 전력을 다해 휘두른 야구배트가 우두머리 버키의 머리를 스쳤다. 배트에 박힌 못의 끝 부분이 살짝 스쳤는지 한줄기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물론 체력 게이지의 감소 폭은 미미했다.



“슬슬 끝내주마!!”



─타앗!



버키가 앞발로 강하게 땅을 구르더니 체중을 실은 주먹을 내질렀다.



─퍼억!!



“캬앗!!”



네리는 그 주먹을 얻어맞고 둥근 원 밖으로 튕겨 나갔다.



“네리! 괜찮아?”


“으으...아직 체력은 좀 남았어.”



네리의 체력 게이지는 3분의 1정도 남아 있었지만 원 밖으로 밀려 나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패배 판정이 되었다.



“너. 들어와라.”



버키가 나를 향해 손을 까딱였다.



‘어린 놈의 새끼가 버르장머리 없게.’



나는 네리를 세나에게 맡긴 뒤 천천히 원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뭐야, 넌 더 약해 보이는데?”


“...”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내 레벨이 세 명 중에 가장 낮았으니 말이다.



“뭐, 됐고.”



버키는 다시 싸우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할만해.’



비록 놈이 세나와 네리를 이기긴 했지만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



‘남은 체력은 60퍼센트 남짓.’



메시지창에는 분명 우두머리를 제압하라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는 건 버키 역시 체력을 3분의 1 이하로 깎는다면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후...”



나는 병피삽을 강하게 쥐었다.



─파앗!



‘스프린트, 가속.’



스태미너를 소모해서 빠르게 달리는 스프린트와 이동 속도를 증가시키는 가속.


이 두 개의 스킬을 연계하면 순간적으로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다.



“아닛!”



버키 역시 빨라진 내 속도에 반응하지 못했다.



─터엉!!



“악!!”



가속이 붙은 병피삽으로 버키의 정강이를 후려쳤다. 그러자 버키의 체력 게이지가 눈에 띄게 깎여나갔다.



‘스킬 지속 시간이 끝나기 전에 체력을 최대한 줄여 놔야 해!...’



다행히 놈은 유효타가 들어갈 때마다 경직이 걸렸기 때문에 후속 공격을 이어가기 수월한 편이었다.



“아오!!!”



체력 게이지가 절반 아래로 떨어지자 버키로부터 붉은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경고!]


[우두머리 버키가 분노 상태에 진입합니다!]


[방어력이 감소하지만, 공격력이 대폭 증가하고 경직 면역 상태가 됩니다!]



“미친! 2페이즈냐!”


“우어어어엉!!”



버키가 괴성을 질러대며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부웅!



“헛!...”



놈이 주먹을 휘두르자 위협적인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부웅! 부웅!!



“아오!!...나도 공격 좀 하자!!”



버키는 쉬지 않고 주먹을 휘둘러 댔다. 덕분에 나는 공격은커녕 회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 참 더럽게 하네...’



하지만 저렇게 발작한다는 건 그만큼 위기를 느꼈다는 말과 같았다. 나는 신중하게 공격할 타이밍을 노렸다.



“흐아아아!!”



피 말리는 기다림 끝에 놈이 허점이 큰 공격을 시전했다.



“지금!!...”



나는 거의 눕듯이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해 병피삽을 휘둘렀다.



─빠악!!


─우직!!..



“아이고, 너무 세게 쳤나?”



병피삽에 얻어맞은 버키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휴...죽진 않았네.”



다행히 버키의 머리 위에는 체력 게이지가 남아 있었다. 비록 그게 20퍼센트 남짓으로 아슬아슬했지만 말이다.



[띠링!]


[우두머리 버키를 제압했습니다.]



“캐...캡틴!!”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불량 서클의 조직원들이 애타게 버키를 불렀으나 놈은 벌레처럼 꿈틀거릴 뿐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었다.



“아잇 X팔! 너희도 야삽 맛 좀 볼래?”



병피삽을 놈들에게 겨누자 움찔하더니 우르르 도망치기 시작했다.



“쯧. 의리라고는 쥐뿔도 없는 놈들.”



버키라는 녀석이 썩 좋은 유형의 지도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어셈블’도 못하지.



“윤호야! 수고했어!”


“수고하셨어요!!”



뒤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네리와 세나가 내게 다가왔다.



“너희들이 체력을 많이 깎아 놓은 덕분에 이겼어.”


“흐흐, 그래?”



만약 버키가 계속 이성적으로 싸웠다면 나 역시 힘든 싸움을 했을 것이다. 세나와 네리를 상대한 버키의 실력은 진짜였으니 말이다.



“그럼 마음 편히 놈들의 본거지를 뒤져볼까?”


“그래!”


“네!”



퀘스트의 추가 보상 조건 중에 비밀 장부를 찾는 것도 있었다. 우두머리를 쓰러뜨린 상태이니 마음 편히 찾으면 되겠지.



─쿠웅!!



우리는 창고의 문짝을 때려 부순 뒤 내부로 진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쌀먹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행동대장 킨 24.09.14 6 0 15쪽
21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2 13 0 11쪽
20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1 9 0 12쪽
19 에코 시티로 24.09.10 12 0 12쪽
18 에코 시티로 24.09.09 14 1 12쪽
17 준비 24.09.08 14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 불량 서클 24.09.05 19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8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3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1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2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8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3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