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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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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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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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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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부두목 행크

DUMMY

****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진입하는 순간 나와 네리를 제외한 주변이 잠시 새하얘 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띠링!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진입했습니다.]



그사이에 나와 네리의 주변 환경은 조금 달라진 상태였다.


물론 우리의 위치가 자경단 본부의 입구 앞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자경단원들이 각자 방탄복을 착용하고 돌격소총과 유탄 발사기로 무장한 채 집결해 있었다.



“와...”



얼핏 봐도 100여명은 넘어 보이는 중무장한 병력들이 집결해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이 뜨거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툭툭..



그리고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크흠. 잠시 비켜 주겠나?”



뒤를 돌아보자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자경단장이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는 망원조준경이 부착된 반자동 소총을 들고 있었고 입고 있는 방탄복에는 권총 홀스터와 대검 집, 그리고 예비 탄창이 들어있는 파우치가 결속 되어 있었다.


얼핏 봐도 무장 수준이 일반 자경단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잠시 자경단장의 장비에 정신이 팔렸지만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비켜줬다.



“현 시간부로 자경단은 전투 태세에 돌입한다. 현재 투입 가능한 인원이 몇이나 되지?”


“총원 204명 중 전투가 가능한 인원은 120명입니다!”


“충분하군. 그중 40명은 미하일의 가구점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서 뉴트리아단의 부두목 행크를 친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명령 하달을 끝낸 자경단장은 자신의 부관으로 보이는 남자를 손짓으로 불러냈다.



“자네가 미하일의 가구점으로 가게.”


“옙! 단장님. 무운을 빌겠습니다!”



분위기로는 거수경례라도 할 줄 알았는데 자경단이라는 조직 특성상 제식 같은 건 없는 것 같았다.



“제식 생각하니까 갑자기 PTSD오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있어. 넌 말해봤자 몰라.”


“???”



갈고리를 수집하고 있는 네리를 뒤로 하고 자경단장에게 다가갔다.



“그래. 행크 그놈은 지금 어디에 있나?”


“행크는 상가 뒷골목 인근에 있는 폐건물에 은신처를 만들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역시 그곳인가...”



자경단장은 자신의 주병기인 반자동 소총을 어깨에 걸었다.



“이동한다!!”



조금 전에 자경단장이 명령 했던 대로 부관은 40여 명의 병력을 데리고 이동했고 나머지 자경단원들은 단장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나와 네리 역시 그 무리에 합류했다. 확실히 무장한 병력들이 무리 지어 동네에 몰려 다니니 거리를 오가던 NPC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자경단원들이 어딜 저렇게 몰려가는 거지?


─다들 중무장했어!


─어디 전쟁이라도 났나?



대게 온라인 게임의 NPC들이라 하면 각자 주어진 역할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딱딱한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시나리오 스테이지 내부의 NPC들은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신선하긴 하네.”


“뭐가?”


“NPC들의 반응 말이야.”


“아~”



내 말을 들은 네리는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나리오 스테이지 내부의 NPC들은 반응이 풍부하긴 하지.”


“그러게.”



네리와 잡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행크의 은신처 코앞까지 도달해 있었다.



“탄약을 아끼지 말고 모조리 퍼부어라.”



─철컥! 철컥!



자경단원들이 전투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나도 뭔가 해야지 싶었는데 내가 가진 무기는 야전삽(파랑템)뿐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슈우웅! 콰아아앙!!



전투의 시작은 자경단원이 발사한 유탄이 행크의 은신처 건물에 폭발을 일으키는 것부터였다.


여러 발의 유탄이 폭발하자 낡은 건물이 버티지 못하고 폭삭 무너져 내렸다. 저 정도면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싹 다 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물론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어떤 개자식들이 감히!!”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해치며 거구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 손에 자신의 덩치보다 큰 철 방패를 든 채, 우리를 무시무시한 기세로 노려봤다.


그리고 폭발로부터 살아남은 뉴트리아 단원들이 여기저기서 기어나 오고 있었다. 무너진 건물 외에도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더 있었는지 그 숫자가 제법 많았다.



“저놈이 행크인가? 직접 보는 건 처음이군.”



자경단장도 헹크를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 듯했다.



“모두 흩어져서 자리부터 잡아라. 저격조는 고지대를 선점하도록.”



자경단원들은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그에 맞춰 뉴트리아단 역시 각자 기민하게 움직여 엄폐물을 끼고 전투를 준비했다.



─타앙!! 타앙!!


─콰아아앙!!



전투가 시작되자 양측으로부터 총탄이 오가기 시작했다. 나와 네리는 무기가 변변치 못했기 때문에 일단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전투의 양상이 어렵지 않게 자경단 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뉴트리아단이 분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니 뭔 밀수 조직의 무장 상태가 저렇게 좋아?!”



그렇다.


뉴트리아단의 정예 병력으로 추정되는 자들은 방탄 장구류는 기본이고 무기 망원조준경이나 레이저 같은 각종 부착물이 덕지덕지 달려 있었다.


비록 놈들의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먼 거리에서도 위협적인 사격을 가하는 그들을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걱정 마, 자경단의 수적 우위로 돌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오 그래?”



메인 퀘스트 2회차인 네리의 말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거겠지.



─채앵!!..



“쳇! 징그럽게 많군!...”



거대한 방패로 자경단원들의 포화를 막아내던 행크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경단원 몇 명을 처치하긴 했으나 정예 병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비가 빈약했던 하급 단원들이 픽픽 쓰러져 나갔기 때문이다.


행크는 이러다간 정말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는지 자경단장에게 거래를 제안해왔다.



“잠깐!! 멈춰라!! 거래를 제안하겠다!!”



갑작스런 태세 전환에 자경단장은 호기심이 생겼는지 잠시 전투를 중단시켰다.



“사격 중지. 먼저 들어보고 결정하겠다!”



의외로 말이 통하는 듯한 자경단장의 태도에 행크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우리를 안전하게 밖으로 보내준다면 5백만 크레딧을 주겠다!!”



5백만 크레딧이라.. 햄버거 세트가 60크레딧 이었으니 10크레딧에 현실 돈 천 원으로 계산하면 5억 정도 되는 금액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뭔가 애매한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경단장의 표정을 살펴보니 마찬가지로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놈 목에 걸린 현상금이 5백만 크레딧이다. 그따위 제안을 수락할 것 같나?”


“에에잇! 까짓거 5백 더 얹어서 1천만 크레딧!!”



순식간에 금액이 두 배로 늘어나는 기적을 만들어낸 자경단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외쳤다.



“좋다! 거래를 수락하지. 일단 모두 총을 바닥에 내려놔라!”


“우리가 뭘 믿고? 너희 먼저 내려놔라!”


“싫으면 거래는 없던 걸로 하겠다!”


“제기랄...”



아니 이게 진짜 된다고?


나는 이래도 되나 싶어서 네리를 쳐다봤지만, 그녀는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자경단장의 말대로 행크와 부하들은 눈치를 보면서 총을 슬그머니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무장을 해제한 그들에게 자경단원들은 총구를 들이민 채 접근했다.



“돈은 어떻게 지불할 건가?”


“워워...총을 내렸으니 이제 그쪽도 슬슬 내리지 그래?”


“후후...네놈들을 전부 죽이고 뺏으면 되는데 굳이?”



자경단장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뭣!? 이 자식들이 감히!!”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은 행크와 뉴트리아 단원들은 다시 무기에 손을 대려 했지만, 자경단의 행동이 더 빨랐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는 놈은 대기 중인 저격조가 머리에 바람 구멍을 낼 거다. 묻는 말에나 대답해라.”


“하하...돈 말이냐?”



행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지금 상황에서의 절대적 갑은 자경단이긴 했다.



“돈은 모두 현금이다. 단 보험으로 5백만 크레딧을 선 지급한 뒤 우리가 안전하다는 판단이 됐을 때 나머지 잔금을 치르겠다.”


“뭐 그 정도는 받아들이지.”



행크가 부하 한 명에게 손짓하자 어디선가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을 것 같은 비주얼의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행크가 돈 가방의 금액을 확인하는지 잠시 가방을 열고 손을 집어넣은 뒤 사부작거리기 시작했다.



“...5백만 크레딧 맞군.”



행크는 돈 가방을 자경단 쪽으로 던졌다. 자경단장이 돈 가방을 향해 고갯짓하자 자경단원 한 명이 가방 쪽으로 달려갔다.



“금액이 맞는지 확인해보도록.”


“옙!”



─지이익



명령을 받은 자경단원이 돈 가방의 지퍼를 열 때 네리가 내게 다급하게 말했다.



“윤호, 엎드려!!”


“뭐?”



내가 순간 멍을 때리자 네리는 체중을 이용해 나를 밀어 넘어뜨렸다.



“야, 지금 뭐하는...”


“포..폭탄입니다!!!”



가방을 확인하던 자경단원이 당황한 표정으로 소리치는 순간!



─콰아아아앙!!!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눈부신 섬광과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크하하하!! 순순히 돈을 넘겨주겠냐?! 얘들아! 다 쓸어버려!!”



아까 행크가 돈 가방에 손을 집어 넣었을 때 장난질을 친 게 분명했다. 역시 이렇게 평화적(?)으로 끝날 리가 없지.



“크흑...”



폭발 범위에 있던 자경단원들은 큰 부상을 당했는지 바닥에 엎어져 꿈틀대고 있었다.


나와 네리가 엎드리는 것을 본 자경단장은 어설프게나마 자세를 낮췄고 폭발에 직격 당하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탕! 타앙!!



자경단원들에게 집중 사격을 가하려던 행크와 부하들은 자경단 저격조에 의해 저지당했고 자경단원들은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귀찮은 놈들!!”



날아오는 총탄을 방패로 막아내던 행크는 기껏 찾아온 반격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린 것에 억울해 하는 듯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거야.”


“...”



나는 아직 네리에게 깔린 상태였다. 뭔가 기분이 묘했지만 정작 그녀는 별생각 없는 듯했다.


그동안 정신을 차린 다른 자경단원들도 전투에 가세했다. 행크와 부하들도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사방에서 날아드는 총탄을 어찌하진 못했다.



“제길...이건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 했는데...”



부하들이 하나둘 죽어 나가자 행크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푸른 액체가 담긴 주사기였는데 놈은 푸른 액체를 자신의 팔뚝에 주입하려고 했다.



“지금이야!!”


“뭐?!”



내 위에 엎드려 있던 네리가 재빠르게 자세를 고쳐 잡고 행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행크는 총탄을 막기 위해 커다란 방패를 세우고 있던 터라 달려드는 네리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상태였다.



“앗!”



뒤늦게 네리를 발견한 행크의 부하들이 총을 쏘려고 했지만, 바닥을 빠르게 슬라이딩하며 이동하는 대상을 맞출 수는 없었다.



─탓!



“넌 또 뭐야!!”



네리는 행크의 손에 들려있던 주사기를 가로챘고, 다시 그곳을 빠져나가려 했다.



“감히 어딜 빠져나가려고!!”



주사기를 빼앗긴 행크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육중한 방패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거대한 철 방패와 맞부딪힌 콘크리트 벽은 금이 쩍쩍 갈 정도로 파손되었다. 방패를 가까스로 피해낸 네리는 주사기를 내게 던지며 소리쳤다.



“2페이즈 보고 싶지 않으면 이거 절대 빼앗기지 마!”


“알았어!!”



나는 날아오는 주사기를 어렵지 않게 낚아챌 수 있었다.



[불완전한 X-18 강화액 주사기]


- 종류: 퀘스트 전용


- 설명: 초인간 프로젝트의 부산물로 체내에 주입 시 일정 시간 동안 신체 능력이 대폭 향상되며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지만 약효가 끝나면 신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



설명만 읽어봐도 굉장히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혹시 잃어버릴까 싶어 재빨리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나저나 네리는..”



적진의 한복판에 있던 네리는 자경단이 집중 사격으로 견제를 해준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때! 굉장하지?”



네리는 자신의 슈퍼 플레이에 한껏 취해 있었다. 물론 굉장하긴 했으므로 나는 네리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와, 정말 대단해.”


“뭐야! 그 영혼 없는 반응은?!”



─띠링!



[경고!]


[‘뉴트리아단 부두목 행크’가 분노합니다! 보스전에 진입합니다!]


[자경단원들은 전투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습니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 너희 만큼은 죽이고 가겠다아아!!!”



행크는 거대한 방패를 앞세운 채로 나와 네리에게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 차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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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1 9 0 12쪽
19 에코 시티로 24.09.10 12 0 12쪽
18 에코 시티로 24.09.09 13 1 12쪽
17 준비 24.09.08 14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8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8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3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1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1 2 14쪽
»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7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3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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