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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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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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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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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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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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에코 시티로

DUMMY

****




머지않아 세나가 합류했다.



“안녕하세요.”


“왔어?”


“그래. 세나 어서 오고.”



모든 인원이 모였지만 바로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수는 없었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장비부터 맞추자.”


“그래야지.”


“네.”



나는 이미 장비를 맞췄기 때문에 뒤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대충 15분 정도 뒤에 네리와 세나가 돌아왔다.



“흠.”



네리는 외형 아이템을 장착하고 있었기에 딱히 달라진 게 없었고, 세나는 내가 입은 복장과 같은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탄약이나 소모품은?”


“그것도 교환했어. 근데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아.”


“그래?”



마음 같아선 남는 소모품을 나눠주고 싶었지만, 공헌도로 교환한 아이템은 ‘교환 불가’여서 그럴 수는 없었다.



“붕대는 파티원한테 감아줄 수 있다던데? 나눠 쓰면 될 것 같아.”


“음. 그건 다행이네.”



그렇다면 모아놓은 공헌도로 붕대나 더 교환해가야겠다.



“붕대는 내가 더 챙겨갈게. 모아놓은 공헌도가 좀 있어서.”


“오~감동이야.”


“고맙습니다!...”



후후. 그래 감사하라고.


나는 교환 NPC에게 다가가 붕대 10묶음(x30)과 소총탄 100발을 추가로 교환했다. 총 350의 지출이었는데 그럼에도 공헌도는 2450이나 남아 있었다.



‘어제 진짜 고생했구나.’



참 많이도 모아놨다.



“행정반으로 가자.”


“응.”



메인 퀘스트는 행정반에 있는 시티가드 대원을 통해 시작할 수 있다고 들었다.



─끼이이...



행정반에 들어가자 이전처럼 시티가드 대원의 머리 위에 보라색 느낌표가 떠올라있었다. 흘깃 고개를 돌리자 단잠에 빠져 있었던 지휘관이 보였다.



─드륵..,드륵...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큐브를 맞추고 있었다.



‘일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네.’



물론 시티가드의 지휘관급 인물이니 능력만큼은 출중하겠지만 말이다.



“아, 오셨습니까!”


“예.”



우리를 발견한 시티가드 대원이 활짝 웃었다.


아주 속 보이는 웃음이었다.



“혹시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일 하나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무슨 일인가요?”



네리가 시티가드 대원에게 물었다.



“센트럴 시티에서 서쪽으로 쭉 가면 에코 시티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혹시 아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월드맵을 훑어보면서 이름 정도는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럴 때는 그냥 모른다고 하는 게 상책이었다.



“에코 시티는 대수림 안쪽에 있는 도시로 자연 친화를 모토로 건설된 곳입니다.”


“아하.”


“에코 시티의 시장님 역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분이라 도시 내에 친환경적인 요소들이 아주 많죠.”



뭐 대충 어떤 느낌의 도시인지는 알겠다. 사실 에코 시티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긴 했다.



‘근데 도시를 건설하려면 그만큼 숲을 밀어내야 했을 텐데...자연 친화가 맞나?’



뭔가 굉장한 모순이었다.



“다름이 아니고, 그 에코 시티의 시티가드 측으로부터 지원 요청이 왔습니다.”


“지원 요청이요?”


“예. 대수림에서 활동하는 무법자들의 활동이 갑자기 활발해졌다고 하더군요.”


“엄연히 다른 도시인데 서로 협력도 하나 보네요?”



세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시티가드 대원에게 물었다.



“모든 도시를 통틀어서 센트럴 시티의 시티가드 인력이 제일 많습니다. 그래서 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저희 쪽에서 인력을 파견해주곤 했죠. 물론 말씀하신 대로 엄연히 다른 도시인지라 그만한 대가를 받습니다.”



그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저희도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시티가드 대원은 상당히 정중한 태도로 나왔다.



‘피차 떠맡기는 건 똑같지만 뉘앙스가 그 게임이랑은 많이 다르긴 하네.’



모 게임(레니지)에서는 플레이어가 방랑자라는 설정이 있어서 어딜 가든 환영받지 못했었다. 플레이어를 부랑자 취급하며 고압적으로 퀘스트를 떠맡기던 몇몇 NPC들이 떠올랐다.



‘썰어버렸어야 하는데.’



아마 내가 거대 길드의 일원이었다면 NPC 몇쯤은 진즉에 썰어버렸을 것이다.



─툭툭...



“음?”



네리가 내 팔을 툭툭 치기에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입모양으로 ‘집중해’라는 말을 전했다. 나는 다시 시티가드 대원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시티가드 대원이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네리가 퀘스트를 수락했고 시티가드 대원이 감사를 표했다.



[띠링!]


[퀘스트가 추가되었습니다.]


[파견 지원 – 에코 시티(진행중)]


- 최근 들어 대수림에서 활동하는 무법자 무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코 시티의 시티가드 측은 그로 인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에코 시티의 시티가드들과 함께 무법자 무리들을 처리하자.


- 에코 시티의 문제 해결(0/1)


- 보상: 경험치, 시티가드 공헌도, 2500크레딧, 레인저 무기 뽑기권(고급)



‘무기 뽑기권은 좀 탐나네.’



보상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뽑기권을 제외하더라도 경험치와 공헌도, 그리고 크레딧까지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저, 근데 에코 시티까지는 어떻게 이동하면 되죠?”



네리가 시티가드 대원에게 물었다.



“음...유감스럽게도 도보로 이동하셔야 할 듯합니다.”


“네에에?? 혹시 센트럴 시티에서 에코 시티로 가는 열차편은 없나요?”


“그...지금은 무법자들이 선로를 점거하고 있어서 열차 운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아.


시티가드 대원의 이야기를 들은 모두가 같은 표정을 지었다.



‘고생 좀 하겠네.’



퀘스트를 받은 우리는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하아...옆 도시까지 걸어가라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러게...”



네리와 세나는 에코 시티까지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에 상당히 막막한 듯했다. 나 역시도 그랬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도 다 똑같이 하는 퀘스트이기 때문에 귀찮기는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서쪽으로 가보자.”


“...그래.”


“네에.”



에코 시티에 한시라도 빨리 도착하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시티가드 본부를 벗어나 센트럴 시티의 서쪽으로 향했다. 도심에서 벗어날수록 고층 건물들은 사라졌고 거리를 오가는 NPC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대신 그만큼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저 사람들도 에코 시티에 가고 있는 거겠지?”


“방향만 봤을 때는 맞는 것 같은데.”



플레이어들의 복장을 보니 우리와 같은 시티가드 훈련복을 입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와 행선지가 같을 가능성이 컸다.



“에휴... 우리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다행이네.”


“다행이랄 것까지야...”



네리의 푸념에 세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흐음.”



나는 생각에 잠겼다.


정말 에코 시티까지 도보로 가야 하는 걸까? 열차편(지금은 못 타지만.)이 있는 걸 보면 거리가 마냥 가깝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단 도시의 경계까지 나가보면 알게 되겠지.’



그렇게 30분 정도 더 걷자 도시의 경계가 나타났다. 그곳에는 우리가 퍼스트 타운에서 올 때와 마찬가지로 검문소 같은 게 세워져 있었다.


몇몇 플레이어들이 택시에서 내린 뒤 검문소로 향하는 게 보였다.



“우리도 택시나 탈 걸 그랬나?”


“그러게.”



아직 시스템에 적응이 덜 되다 보니 택시가 있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다. 만약 택시를 이용했다면 훨씬 빠르게 도착했을 텐데 말이다.



“우리도 가자.”


“응.”


“네.”



우리는 센트럴 시티 밖으로 나가기 위해 검문소로 향했다.



“무슨 용무로 나가십니까?”


“시티가드 파견 건으로 에코 시티에 가려고 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나가셔도 좋습니다.”



파견 이야기를 하자 우리를 곧바로 통과시켜 줬다.



“감사합니다.”


“아, 잠시.”



우리가 막 검문소를 나서려 할 때 검문소의 시티가드 대원이 우리를 멈춰 세웠다.



“이동 중에 약탈자 무리와 조우 할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최근에 약탈자 관련 피해 신고가 많이 늘었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우리는 시티가드 대원의 걱정 어린(?) 조언을 들은 뒤 마침내 센트럴 시티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하아... 벌써 막막하네.”


“...머네요.”



센트럴 시티에서부터 쭉 이어진 도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저길 도보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아찔했다.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다른 플레이어들을 살폈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뭐야, 아까 분명 통과하는 걸 봤는데?”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우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다.



“어이, 거기 너희들.”



처음 보는 남성 NPC가 등장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누구십니까?”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당신들 에코 시티에 가려는 거지?”



다짜고짜 에코 시티에 가냐고 묻는 NPC에게 우리는 멀뚱히 고개를 끄덕였다.



“흐흐...너희들은 아주 운이 좋아. 여기서 나를 만나다니.”



그는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머플러와 너저분한 판쵸를 걸치고 있었는데 얼핏 안쪽에 가죽 재질의 옷을 입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허리춤에 걸린 리볼버까지 말이다.



“나는 음...쉽게 말하자면 개인 운송업을 하고 있어. 이름은 뭐 대충 산체스라고 해두지.”



자신을 산체스라고 밝힌 남자는 두 손을 싹싹 비벼대며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에코 시티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것은 자살행위야. 알지는 모르겠지만 요새 ‘포레스트 밴딧 클랜’의 활동이 엄청 활발해졌거든.”


“포레스트 밴딧 클랜이요?”


“그래. 에코 시티를 둘러싼 대수림에서 활동하는 무법자 놈들의 연합이지. 아주 지독한 놈들이야.”



새삼 메인 퀘스트에서 봤던 내용이 떠올랐다.



‘무법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댔지?’



산체스가 말한 포레스트 밴딧 클랜이 바로 그놈들인 것 같다.



“아무튼. 말을 빙빙 돌리는 건 피차 별로일 테니 바로 본론부터 말하지. 내가 너희들을 에코 시티 인근까지 차로 데려다줄게.”



일단 내용 자체는 상당히 솔깃했다. 에코 시티까지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짜는 아닐 거고. 얼마를 원하시는데요?”



네리가 산체스에게 물었다.



“흠...”



산체스는 우리를 위아래로 한 번씩 훑었다.



“꼴을 보아하니 돈이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데.”


“...무례하시네요.”


“흐흐. 사과하지.”



네리의 짜증 섞인 말에도 산체스는 자연스럽게 웃어 넘겼다.



“얼핏 들으니 시티가드의 파견 일로 간다면서?”


“...그렇습니다.”


“에코 시티의 시티가드들은 한창 무법자 놈들과 싸우는 중이던데, 아마 너희들도 곧 그렇게 되겠군.”



퀘스트에도 적혀있었으니 산체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건 놈들의 물자들이야.”


“물자요?”


“그래. 누군가가 놈들에게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고 있거든. 갑자기 놈들의 활동이 잦아진 이유 중 하나지.”



즉, 무법자 놈들에게 배후가 있다는 말이었다.



“꽤나 빵빵한 놈들이 뒷배로 붙은 것 같더라고. 내가 놈들의 장비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예사롭지 않더군. 탐나게 말이야. 으흐흐...”



산체스의 탐욕스러운 웃음소리에 네리와 세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정확히 뭘 해주면 되겠습니까?”


“그건 말이지...”



[띠링!]


[돌발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운송업자(?) 산체스(진행중)]


- 개인 운송업자 산체스는 당신을 에코 시티의 인근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하지만 산체스에게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무법자들의 장비(0/10)


- 보상: 에코 시티 인근까지 이동, 무법자 장비 뽑기권(일반~수작)



돌발 퀘스트라는 게 나타났다.



‘뭐야, 이건 거절도 못 하네?’



돌발 퀘스트는 일반적인 퀘스트들과 달리 수락, 거절 여부 같은 걸 묻지 않았다.



“흐흐...장비는 종류에 상관없이 10개 정도만 구해달라고. 아마 놈들과 싸우다 보면 금방 얻을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뭐 어쩔 수 없구만.



“따라와. 차로 안내하지.”



우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산체스의 뒤를 따라 그의 차로 이동했다.



‘퀘스트까지 떴는데 사기는 아니겠지.’



제발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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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준비 24.09.08 14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8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8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3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1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1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7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3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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