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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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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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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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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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준비

DUMMY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시티가드 공헌도 150을 획득하셨습니다.]



“휴...”



드디어 20레벨을 달성했다.



“능력치부터 올리자.”



나는 상태창을 열고 능력치 포인트를 골고루 투자했다.



['z윤호' 의 정보]


- 레벨: 20


- 직업: 어썰트


- HP: 114/114 AP: 50/50 SP:114/114


- 능력치


>힘: 12 >체력: 12(+2목걸이)


>민첩: 11 >지능: 5


-잔여 포인트: 0



“능력치는 됐고.”



나는 현실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네리는 8시에 다시 접속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8시 20분으로 이미 예정 시각보다 더 늦어진 상태였다.


만약 30분이 될 때까지 접속하지 않으면 그냥 개인 활동을 하기로 했다.



“...”



결국 네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뭐, 개인 사정이 있는 모양이지.’



나는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시티가드 본부를 향해 이동했다.


참고로 시티가드 본부는 이제 자경단장의 추천서가 없더라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수고하십니다.”


“아, 들어가십시오.”



플레이어들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초 진입할 때만 검문을 진행하는 듯했다. 물론 NPC들은 절차대로 검문을 진행한다.


시티가드 본부의 정문을 지나 연병장에 진입했다.



“레벨 20을 달성하면 메인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댔지?”



낮에 휴식을 취하면서 커뮤니티를 뒤적거렸었다. 그 결과 우리가 오늘 한 퀘스트들은 말 그대로 20레벨을 달성하기 위한 ‘발사대’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짜는 20레벨부터 진행할 수 있는 메인 퀘스트인데, 센트럴 시티 인근의 다른 도시로 이동해 그곳의 시티가드 업무를 지원하는 퀘스트라고 한다.



“혼자는 못 하겠네.”



메인 퀘스트는 모두 모였을 때 진행해야 한다. 만약 나 혼자 진행해 버리면 한 소리 들을 게 뻔했다.



‘심지어 타지역까지 넘어가야 하니...’



일단 오늘은 장비를 맞추고 탄약이나 소모품들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만큼 공헌도를 모으는 쪽으로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


소모품, 특히 탄약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말이다.



─웅성웅성



나는 공헌도 교환NPC 앞에 모여있는 플레이어들의 인파를 뚫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공헌도를 교환하러 오셨습니까?”


“옙.”



교환 NPC는 이전과 같은 멘트를 내뱉었고 나는 가볍게 대답했다.



“천천히 둘러보시길.”



그와 동시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일단 생각해놨던 것들부터 빠르게 뽑자.’



먼저 공헌도를 소모해 ‘보급형 AR-15’와 ‘시티가드 훈련복 세트’를 구입한 뒤 장착했다.



[착용 장비]


- 무기


>1번 슬롯: 보급형 AR-15

>2번 슬롯: 병장의 피묻은 야전삽


- 방어구


>머리: 없음


>상의: 시티가드 훈련복 상의(조잡한 방탄복)


>하의: 시티가드 훈련복 하의


>신발: 시티가드 보급형 전투화


-악세서리


>자경단 인식표(목걸이)



‘좋아. 완벽해.’



예상보다 레벨업이 늦어진 탓에 퀘스트를 더 클리어해서 그런지 장비를 모두 교환하고도 공헌도가 제법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



‘500정도 남았네.’



남은 포인트는 전부 소모품을 구매할 생각이다.



“탄약이...”



일단 내가 사용하는 보급형 AR-15가 어떤 탄과 호환되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보급형 AR-15(100%)]


- 종류: 돌격소총


- 등급: 일반


- 옵션


>공격력 +30


>장탄량: 20발


- 설명: 시티가드의 훈련병에게 지급되는 돌격소총입니다. 5.56mm 소총탄을 사용하며 오로지 반자동 사격만 가능합니다.(레벨 20이상)



“흐음.”



보급형 AR-15의 정보를 확인한 나는 침음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5.56 소총탄을 쓰는 건 일단 알겠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총기의 공격력이었다.



‘병피삽이 공격력 15인데 총이 30이라고?’



물론 총의 등급이 일반이긴 하지만 너무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뭐...밸런스를 생각하면 납득이 안 가는 수치는 아니긴 한데.’



만약 총의 위력이 현실을 반영해서 엄청나게 강력했다면 아이템 간의 밸런스가 무너졌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게임은 FPS 장르가 아니고 성장과 파밍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RPG 게임이니 말이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총의 성능이 결코 나쁜 게 아니었다.



‘총의 위력은 병피삽의 2배.’



병피삽의 2배에 해당하는 공격을 원거리에서, 그것도 20번이나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20발을 모두 명중시킨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상당한 전투력을 낼 수 있는 건 변함이 없었다.



“나쁘진 않네.”



다음은 탄약을 구매할 차례였다.


탄약은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랐는데, 가장 저렴한 게 권총탄이었고 다음으로 소총탄, 산탄총 탄약, 특수탄, 대구경 탄 순이었다.


산탄총을 사용하는 네리는 유지비가 제법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나는 화살을 쏘고 다시 회수할 수 있으니 괜찮겠지만 말이다.



‘소총탄은 100발에 공헌도 150인가.’



계산해보면 소총탄 한 발에 공헌도 1.5정도의 값어치라는 말이 된다.



‘퀘스트 하나 깨면 150정도는 받던데.’



퀘스트 하나에 소총탄 100발이면 썩 나쁘지 않은 교환비 같기도 했다. 나는 넉넉하게 200발 정도 교환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제 소모품을 구매할 차례였다.



‘붕대, 진통제, 의료용 키트, 전투 식량...’



붕대는 약간의 체력 회복과 출혈 상태이상 제거 효과가 있었고, 진통제는 일정 시간 동안 스태미너 소모량 감소, 즉 도핑 효과가 있었다.


의료용 키트는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소형은 전체 체력의 30% 즉시 회복, 중형은 50%, 대형은 100%라는 수치 차이가 있었다.



‘중형이나 대형은 어차피 레벨 제한 때문에 교환할 수 없군.’



마지막으로 전투 식량은 A형과 B형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두 가지 모두 섭취 시 허기 50%를 채워주는 효과가 있었다.



‘메뉴 구성이 다르네.’



A형은 건빵과 비스킷, 음료로 구성되어 있었고, B형은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식품이 담겨 있었다. 물론 이렇게 보면 전투 식량이 되게 별로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한 번에 허기 절반을 채울 수 있는 음식은 흔치 않았다, 설령 있다고 해도 가격이 꽤 비쌀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가성비와 휴대성 면에서는 전투 식량이 더 우위에 있었다.



‘남은 공헌도가 200이니까...’



일단 가격으로 봤을 때 붕대가 가장 저렴했다.


붕대 3개짜리 한 묶음이 공헌도 20이었고 진통제와 의료용 키트(소형)은 개당 50으로 꽤나 비쌌다. 또한 전투 식량은 A형, B형 모두 공헌도 40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가성비만 생각하면 회복 아이템은 붕대만 사는 게 맞는 것 같고...전투 식량은 한두 개 정도면 되려나?’



지금 가진 공헌도로는 소모품을 넉넉하게 구입하기 어려웠다.



“흐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붕대 4묶음(12개)과 전투 식량 3개를 교환했다. 마침 허기가 많이 내려간 참이어서 하나 정도는 시험 삼아 먹어볼 생각이었다.


참고로 교환한 세 개의 전투 식량 중 두 개는 A형이었는데, 내가 A형을 두 개나 산 이유는 가장 무난해서였다. B형의 구성품인 통조림과 레토르트 식품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건빵과 비스킷은 적어도 평타는 치니 말이다.



‘일단 자리부터 옮기자.’



나는 플레이어들이 우글거리는 교환 NPC앞을 벗어나 비교적 한적한 구석 쪽으로 향했다. 마침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시락을 까먹기에 아주 적절했다.



“읏차...”



벤치에 앉은 나는 인벤토리에서 A형 전투식량을 꺼냈다.



─바스락!...



그리고 마치 인플루언서들이 언박싱 하듯 이리저리 흔들어봤다. 내용물이 건빵과 비스킷이라 그런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


전투식량의 포장을 뜯자 내용물이 보였는데 건빵과 비스킷은 별도로 포장된 봉지 안에 담겨 있었고, 사과가 그려진 직사각형의 팩 음료수도 함께였다.


나는 그중에서 건빵 봉지와 음료수를 꺼냈다.



─바삭...



건빵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 씹자 바삭함과 함께 입안의 물기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건조한 식감이 느껴졌다.



“...”



계속 씹다 보니 입안에서 침이 분비되어 그럭저럭 촉촉해졌다.


전역한 이후로 건빵을 먹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만에 느끼는 식감이었다. 나는 완전히 입안이 바싹 마를 때까지 건방을 집어넣은 뒤 사과 음료수 팩에 빨대를 꽂고 쭈욱 들이켰다.



“크으....”



근본은 우유긴 한데 사과 음료수도 나쁘진 않았다.


허기가 얼마나 차올랐나 확인해 보니 대충 30% 정도 올라와 있었다. 아마도 비스킷까지 다 먹어야 50% 가 차는 모양이었다.



“전투식량도 이상한 걸 사면 꽤 고역이겠네.”



내용물을 전부 섭취해야 목표치까지 허기가 차오르는 만큼, 잘못하면 억지로 먹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나는 비스킷까지 전부 먹어 치운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중간에 물리진 않아서 다행이네. 역시 게임은 게임이야.”



만약 현실이었다면 절대 먹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뭘 해야 하나.”



사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없었다. 기껏해야 센트럴 시티를 관광(?)하거나 시티가드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공헌도를 모으는 것 정도 일려나.



“의미 없이 시간 버리기는 좀 그렇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관광을 시간 낭비로 치부해버린 나는 경험치와 탄약값을 모으기 위해 퀘스트를 깨러 가기로 했다.




***




“아...”



혜리는 눈을 뜨자마자 시간부터 확인했다.



“7시 46분...”



운동에서 돌아온 시간이 6시 반이었으니까 적당히 잔 것 같다. 커튼을 쳐놓긴 했지만 그 아래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빛이 보였다.



“간단하게 씻고 접속해 볼까.”



막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려는 찰나.



─우웅...



“음? 세나잖아.”



세나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세나: 오늘 몇 시에 접속할 거야? 난 9시쯤 들어갈 듯.]



“어라...오늘 바쁘다고 하지 않았나?”



세나의 메시지를 읽은 혜리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설마...”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시간을 다시 확인한 혜리는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날이...바뀌었네?”



분명 윤호에게 밤 8시쯤 접속한다고 말했었는데.



“으으...”



직업 특성상 제시간에 맞춰서 움직이는 걸 철칙처럼 여기는 그녀였기에 지금 상황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다가왔다.



“...혼나려나?”



어쩌면 꿀밤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꿀밤 정도는 때리면 맞아야지...”



그녀는 단단히 각오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아, 답장.”



혜리는 세나에게 ‘8시’ 정도에 들어가겠다는 답장을 보낸 후 스마트폰을 소파에 던져 놓았다.



“...씻자.”




***




“음.”



나는 넙죽 엎드려있는 네리를 보고 침음성을 냈다.



“미안해...온다고 했는데 안 와서.”



솔직히 화가 나지는 않았다. 비록 게임에 빠져 살고 있긴 하지만 결국 현실의 일을 더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게임에 빠진 것도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지.’



그리고 세나가 없기 때문에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건 그녀가 있든 없든 똑같았다.



“괜찮아. 어차피 어제 별로 한 것도 없어.”


“그...그래?”



네리는 힐끔 내 눈치를 살폈다.



“보기 좀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헷.”



네리는 혀를 비죽 내밀면서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나저나 장비도 그렇고...레벨이 22네? 어제 별로 한 것 없다면서.”


“음. 그냥 공헌도도 모을 겸 퀘스트를 깨다 보니까 오르더라.”


“...그래?”



네리는 왠지 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전당했어...”


“그러게 더 열심히 하지 그랬냐.”


“흥...”



사실은 22를 찍는 건 그리 쉽지 않았다. 비슷한 퀘스트를 반복하다 보니 많이 루즈했기 때문이다.



“세나는?”


“음...조금 있으면 올 거야.”



네리는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



“세나 오면 장비 맞추고 메인 퀘스트 시작하자.”


“응.”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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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에코 시티로 24.09.09 1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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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9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9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3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1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2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8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3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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