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작품으로 게임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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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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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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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DUMMY

“여보세요, 영한이냐?”


[그래, 뭐하냐?]


“그냥, 뭐···.”


[로파 안 하고?]


뜨끔했다. 다이어트 선언하고 밤에 몰래 냉장고 뒤지다가 엄마한테 걸린 내 여동생처럼. 거 귀신같은 놈일세.


[난 바로 다시 우리 가게 찾아올 줄 알았더니 의외다?]


“그게 오랜만에 했더니만 너무 힘들더라고.”


[아, 하긴. 낙원 때보다 현실감이 훨씬 뛰어나서 뉴비들이 근육통을 더 많이 호소하더라.]


“그래. 온몸이 쑤시는 통에 어제 하루 완전히 날렸어.”


미안하다, 영한아. 딱히 거짓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어. 그렇지만 이 비밀을 누구한테 들키고 싶지도 않아. 아무리 너라 해도 말이지.


[그거 아냐? 요즘은 그거 때문에 로파 내에 개인 트레이너도 생겼어. 시키는 대로 하면 운동 효과 장난 아니래. 레벨도 올리고 운동도 하고 일석이조 아니냐? 듣기로는 재활치료도 초반에는 이 안에서 한다던데?]


“그럴 만도 하겠다.”


[로파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 VIP 적용해 줄 테니까. 원하면 버스도 태워준다. 형이 또 고수 아니냐.]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괜히 비밀을 들킬 것 같아서 꺼려진다.


“그래, 생각나면 갈게.”



* * *


영한과 전화 통화가 끝나고 다시 로파에 접속했다.


사냥꾼의 캠프 근처에 서 있는데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들었어? 한 시간 전에 애꾸눈 나왔다는데?”


“진짜? 아, 왜 하필 내 강제 종료 시간 중에 나오냐. 일주일째 주차하고 기다리는데 그리즐리 정예만 두 번 보고 애꾸눈은 코빼기도 못 봤네.”


“나도 밥 먹고 왔더니 이 꼬라지네. 이제 주차 종료하자. 가성비가 너무 떨어져. 다른 사냥감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나머지는 너무 저렙 몹이라.”


“애꾸눈 잡은 사람들 부럽다.”


“못 잡고 사라졌다던데? 초보들이 파티 맺어서 잡다가 실패하고.”


“그건 좀 다행이다. 초보들이 다구리쳐서 잡았으면 배 아플 뻔했네.”


두 사람은 잡다한 얘기를 더 나누다가 잠시 후 사라졌다.


‘그렇게 희귀한 네임드였구나. 여기 오자마자 나와서 몰랐네.’


로스트 파라다이스를 시작한 이후 굉장히 운수가 좋다. 처음부터 스타 코인을 받고 시작했을 정도니까.


‘운발 다 떨어지기 전에 달릴 수 있는 데까지 달려두자. 내일은 출근해야 하니까.’


그전에 베아트리체가 준 마지막 아이템 감정 스크롤을 사용해서 ‘애꾸눈’이 준 부츠를 확인했다.


[사냥꾼의 끈기: 부츠]

▶전설적인 사냥꾼은 식인 곰을 잡기 위해 동료와 함께 나섰다. 동료가 위험에 처한 순간 번개처럼 달려든 그는 동료를 살리고 대신 전사했지만, 그 대가로 식인 곰의 눈 한쪽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제 그 곰은 ‘애꾸눈’이다.

▶방어력: 20

▶제한 레벨 5, 민첩 10

▶장착 효과: 이동 속도, 스태미나 20% 상승

▶특수 효과: 대시


“나쁘진 않네.”


네임드 정예가 준 보상치고는 살짝 아쉽지만.

기존에 신고 있던 부츠에는 샘의 아들이 물어뜯은 이빨 자국이 선명하다. 어차피 방어력 2, 기본 지급되는 쓰레기니까.


‘괜히 몸이 가벼워진 것 같은데?’


지금까지 변변한 방어구가 없어서 나머지 장비 방어력 다 합친 것이 부츠 하나와 비슷하다.


나는 사냥꾼 캠프의 간이 잡화점에 들러 지금까진 모인 잡템을 팔고 감정 스크롤 두 장과 하급 힐링 포션, 마나 포션 등 필요한 물품을 좀 샀다.


“빈털터리네.”


그렇지만, 이제 준비가 끝났다. 참교육할 준비가.



초급 던전 ‘고블린의 동굴’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10레벨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곳이라 던전 입구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


“여기요, 여기!”


“아, 거기 계시구나. 들어가죠.”


이미 파티를 결성한 사람들은 곧바로 입장했고.


“힐러 역할 하실 분 찾습니다. 치유술 2단계까지 배우신 분 우대합니다.”


“이미 한번 들어가 본 10레벨 끝자락 탱전사가 동료 구합니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동료를 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명확하게 직업이 나뉘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10레벨이면 어느 정도 육성의 가닥을 잡은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10레벨에 이 던전을 찾을 정도의 사람들이면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다.


3인이면 탱딜힐, 5인이면 탱 하나, 딜 둘, 하이브리드 하나, 힐 하나의 문법에 맞춘 파티 구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을보다 여기에 사람이 더 많네.’


나는 그 사이를 뚫고 인스턴스 던전에 홀로 입장했다.


“방금 그 사람 혼자 아니었어?”


“객기 부리는 사람 가끔 있잖아.”


“신성모독이 여러 사람 망쳐놨네.”



* * *



동굴 안은 어둡지만,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시야가 극히 좁았다. 나는 품에서 스크롤을 한 장 꺼내 찢었다. 그러자 마법의 빛이 주변을 좀 더 밝혀주어서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스크롤 사 오길 잘했네.”


없는 살림에 하급 라이트 마법이 내장된 스크롤까지 구비해 왔다. 가격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이라 가장 지속 시간이 짧은 것으로.


<퀘스트 발생! 동굴 청소>

<최근 이 동굴에 자리 잡은 고블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전에 소탕하고 고블린 주술사의 부적을 모험가 길드로 가져간다면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던전 내 퀘스트까지 수락하고 혹시 몰라 영상 저장 기능도 활성화했다.


‘남들한테 보여줄 생각은 없지만 기념이니까.’



던전 내는 외길이다. 아무래도 튜토리얼 성이 짙은 초보 던전이다 보니까 이대로 쭉 가면 보스가 있는 곳까지 이를 수 있다.


-케륵!


코너를 돌자마자 바로 고블린 척후병에게 발각되었다.


보통 솔플을 할 경우엔 최대한 빨리 저놈부터 정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놈이 동료를 이끌고 오니까.


“2연사! 매직 애로우!”


그러나 나는 기본 장비와 스킬로 정예를 공격했다. 죽으면 안 되니까 최대한 살살.

데미지를 약간 입은 그놈은 그길로 후퇴했다.


“잘 가라. 친구들한테 소식 좀 잘 전해주고!”


‘참교육’을 꺼내 들고 조금 걷다 보니 정예 고블린 네댓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려왔다.


-켁! 켁! 케륵!


도망갔던 척후병은 그들의 뒤에서 비열하게 웃고 있었다.


“사람들이 척후병 진짜 죽이고 싶다더니 표정 진짜 장난 아니네.”


척후병을 보자마자 회사 김 부장한테 착 달라붙어서 알랑방귀 끼던 그놈이 생각났다.


일은 더럽게 못하는 주제에 로파 레벨 좀 높다고 김 부장에게 잘 보여서 회사 생활 쉽게 풀리는 고정우 그 자식. 회사 업무보다 김 부장 버스 태워주는 것이 주 업무라던 그 자식.


“죽일 놈··· 까지는 아니지만, 너는 오늘 고정우 대신 좀 맞자.”


-케엑!


“얘들 먼저 좀 처리하고 나중에!”


-깡!


달려오던 첫 번째 고블린 정예 전사가 뒤따르던 놈들의 머리를 넘어 날아갔다.


-케륵?


다음 녀석은 당황했는지 머리 위로 날아간 녀석을 한참 지켜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덤벼들었다.


-깡! 깡! 깡! 깡!


“손맛 좋다!”


총 다섯 마리의 고블린이 달려오던 순서대로 날아가 척후병의 옆에 차곡차곡 쌓였다.


-케륵케륵?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동료를 흔들어보던 녀석은 내가 다가가자 또 도망가기 시작했다.


척후병의 역할은 저것이다. 계속 나를 앞서 도망가면서 동료를 불러 모으는 것.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만나자마자 도망가지 못하게 한 후 바로 잡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다음번에는 어떻게든 잡아두고 없애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너는 코인이야. 코인.”


코인 야구장에서 넣는 동전. 녀석이 계속 동료를 불러오면, 나는 방망이를 휘두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편한 놈을 왜 미리 잡아?


“으흐흐흐! 일해라 코인!”


먼치킨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정우 고블린, 어서 다음 공을 발사하도록.



던전 안의 몹은 기본적으로 정예이기 때문에 보상이 화끈하다. 골드면 골드, 장비면 장비. 필드에서 만나는 동 레벨의 몬스터보다 좋은 것으로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게는 다른 의미의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조건이 있었을 줄은 몰랐네?’


그것은 정예 몬스터를 20마리째 쓰러뜨렸을 때의 일이다.


[던전 내에서 동 레벨 이상 정예의 기운을 20개 받아들여 ‘참교육’이 성장합니다.]

[공격력 40 - 80 ⇒ 42 - 82]

[힘+20, 민첩+20 ⇒ 힘+21, 민첩+21]


‘나보다 레벨이 높은 정예병을 잡는 것이 성장 조건이었구나.’


이러면 던전을 돌면서 실시간으로 강해질 수 있다. 저 공격력에서 더 늘거나 말거나, 이 던전의 정예는 한방 거리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리하여 보스 방을 앞둔 곳에서 척후병을 다시 마주친 시점에서, 내 참교육은 이미 훌륭하게 성장해 있었다.


[참교육: 둔기]

▶예로부터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고 했다. 먼 과거, 한 용사가 어떤 불효자를 계도하기 위해 뚝배기를 깰 때 쓰였던 이 방망이는 누구를 교육하더라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공격력 50-90(두경부 적중 시 2배 적용), 성장형

▶제한 레벨 1, 힘 10

▶장착 효과: 힘+25, 민첩+25

▶특수 효과: 아주 강한 넉백, 인간형 상대 시 공격력 20% 증가

▶파괴 불가


공격력이 10이 오르고, 힘과 민첩은 추가로 5가 더 늘어났다.


“이 던전에 정예가 다 합쳐서 100마리였나 보네. 맞냐? 더 데려올 친구 없어?”


“케륵!”


고정우, 아니 척후병은 흠칫 놀라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없으면 너는 좀 맞자.”


나는 참교육을 집어넣고 연습용 검을 꺼냈다.


“한대로 끝나면 아깝잖아?”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척후병을 상대로 무기를 스와프해 가며 자근자근 다지길 몇 분. 드디어 척후병의 HP가 바닥을 보였다.


“그래도 마지막은 홈런이지.”


마지막으로 참교육을 꺼내 들고 힘껏 올려 쳤다.


-깡!


“죽어라! 아하하하하!”


그것은 지금까지 그 어떤 것보다도 높고, 아름다운 호를 그렸다. 척후병은 마지막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시체로 변해 쓰러졌다.


“자식, 돈 좀 많이 들고 다닐 것이지.”


척후병을 다 뒤지고 나자, 보스 방의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이제 저 안에 있는 보스만 잡고 나면 이 던전이 끝난다.



문을 통과하자 지금까지보다 몇 배 넓은 공동이 나타났다.


공동의 한가운데에는 두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 하나는 고블린 주술사. 하나는 고블린 대전사.


“여기는 조금 신경을 써야 하겠군.”


여태까지와 좀 다른 점은 상대해야 할 놈이 두 마리라는 것이다. 좁은 골목에서 한 놈씩 날려버리던 때와는 다르다.


‘주술사가 먼저 대전사에게 방어력 버프를 걸어주고, 뒷선으로 빠져서 정해진 시간마다 힘, 속도 버프를 걸지.’


중간중간 힐도 해주고.


그래서 탱커가 대전사를 막는 사이 나머지 사람들이 주술사를 먼저 해치우는 게 정석이다. 빨리 해치우지 않으면 전투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니까.


“하지만 그건 약한 자의 방법.”


주술사는 나를 보자마자 뭐라 알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며 주술 주문을 대전사에게 걸었다. 그리고 대전사는 그 사이에서 나를 막아섰다.


-켁! 케르륵 켁!


방어력 주술이 성공했는지 주술사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뒤로 빠졌다.


-케에에!


나는 주술사를 쫓는 대신, 포효하는 대전사의 머리통을 강하게 내리쳤다.


-까앙!


수직으로 내리쳤기 때문에 대전사는 날아가지 않고 발목까지 땅에 박혔다.


‘진작 이렇게 할걸! 그러면 아이템 주우러 안 가도 되는데.’


방어력 버프가 이미 걸린 데다가, 보스이기 때문에 다른 정예처럼 한 방에 죽지는 않았다.


-깡! 깡!


그러나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충격에 비틀거리는 머리를 두 번 더 내리치자, 하반신을 땅에 박은 대전사는 생기를 잃고 쓰러졌다.


-케···륵?


허무하게 죽어 나자빠진 대전사를 본 주술사의 눈빛이 처량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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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6 16 1 12쪽
24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5 20 2 12쪽
23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4 28 1 12쪽
22 거슬려, 몹시 +1 24.09.13 31 1 12쪽
21 거슬려, 몹시 24.09.12 32 1 12쪽
20 거슬려, 몹시 24.09.11 37 2 11쪽
19 거슬려, 몹시 24.09.10 35 1 12쪽
18 어그로 24.09.09 36 2 13쪽
17 어그로 24.09.08 35 2 12쪽
16 어그로 24.09.07 38 2 12쪽
15 어그로 24.09.06 39 1 12쪽
14 어그로 24.09.05 40 1 13쪽
13 채굴러로 살겠다 24.09.04 42 1 13쪽
12 채굴러로 살겠다 24.09.03 44 1 13쪽
11 채굴러로 살겠다 24.09.02 45 1 12쪽
10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9.01 61 4 12쪽
»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1 67 3 12쪽
8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0 70 2 13쪽
7 아는 NPC 24.08.30 79 3 12쪽
6 아는 NPC 24.08.29 87 3 12쪽
5 재접속 24.08.28 92 3 12쪽
4 재접속 24.08.27 105 2 13쪽
3 튜토리얼 퀘스트 24.08.26 107 4 12쪽
2 전 여친이 AI 24.08.26 12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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