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작품으로 게임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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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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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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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한 독주

DUMMY

어그로는 억측을 낳고, 억측은 분란을 낳으며, 분란은 악플을 낳고, 악플은 조회수를 낳더라.


“역시 뜨는 데는 어그로만한게 없나?”


하필 내일 비슷한 시간에 마감되는 경매 글과 ‘화상 최대 공모전’의 두 글은 악플과 동시에 성장해서 강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아슬아슬한 2위.

내 캡슐 마련에 청신호가 켜졌다.


1위 상품이 자그마치 개인 캡슐과 상금 1억 원. 2위는 캡슐 없이 상금 1억 원.


‘이대로만 가자.’


1위라면 당연하고, 2위만 해도 상금에 얼마간 보태면 내 캡슐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경매 사이트에는 내 앞으로 수많은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욕설이나 구걸 글 같은 것을 제외해도 수십 통. 모두 자신이 이 아이템을 차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절절한 호소거나, 비슷한 아이템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만 알려줘도 돈을 줄 수 있다는 글들이었다.


“차지하는 거야 입찰가를 더 쓰면 되는데, 뭘 어쩌라고 쪽지를 보내? 좋은 돈 놔두고 왜 편지질이야?”


방망이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더더욱 말할 수 없고. 그런 쪽지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안녕하세요. DNC 길드의 이시연입니다.]


“이 여자는 또 왜?”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연락을 시도한 적이 없어서 조금 망설였습니다. 다시 한번 정식으로 소개 드리겠습니다. DNC 길드의 길드 마스터이자 한국 랭킹 2위 이시연입니다.]


글을 보고 있으니, 말투가 자동으로 떠오른다.


[제가 연락을 드린 것은 앞으로의 제 행보와 관련이 있어서 조금 말씀드리기 주저됩니다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솔직히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한국 랭킹 1위인 신성모독 님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계속해서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점점 더 벌어지고만 있습니다.]


아니 2위면 됐지, 뭘 그렇게까지···.


[이에 저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하드코어 지역으로의 원정을 떠나는 승부수를 던지기로 길드원들과 내부 이견을 좁혔습니다. 준비 과정이 좀 필요하고, 현 지역에서 행사와 퀘스트 일정이 있는지라 바로 떠나지는 못하겠지만 머지않아 떠날 예정입니다.]


“하드코어 지역이라···.”


[그러던 와중, 무명 님께서 경매장에 올려놓으신 이 ‘해충박멸의 몽둥이’를 보고 저는 그만 흥분해 버렸습니다.


그 강함도 강함이거니와, 제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체력도 보완해 주고, 자체적으로 자원 소모 없이 마법 시전도 가능한 데다가, 내구도 회복의 기능까지.


게다가 좀비에게는 가장 효율적인 무기이기도 하니, 고립된 환경에서 오래도록 기약도 없는 행군을 해야 하는 제게는 더없이 좋은 부무장입니다. 비록 제가 둔기가 아닌 양손검류에 특화된 스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 진짜 투머치.”


하도 길어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지만, 읽다 보니까 이 여자가 왜 이 무기를 노리는지는 알겠네.


[최선을 다해 입찰에 임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메시지를 남기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경매의 특성상 마지막 몇 분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행여나 제가 낙찰받지 못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제게는 그 무기가 반드시 필요하고, 따라서 이런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경매를 취소하고 제게 그 무기를 넘겨주신다면 당장 한화로 1억 원, 또는 그에 상당하는 아이템, 물건, 무엇이든 원하시는 방식으로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1억?”


게임 시작한 지 며칠 됐다고 이런 액수가 거론되는 거지? 난 그저 낙원에 있는 클랜 금고로 가는 길을 뚫고 싶었을 따름이고, 거기까지 가는 데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드코어 지역에 가겠다?”


하드코어 지역으로 가는 유니크 퀘스트 받자마자 이런 제안이 오다니. 내게는 기회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급한 건 내가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진심을 담은 답장을 보냈다.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 * *



“답변이 왔어요! 실장님! 지민아!”


혹시나 해서 보낸 쪽지에 답장이 올 줄은 몰랐던 시연은 한 실장과 부 길마 강지민을 불렀다.


“어? 그 어이없는 쪽지에 답을 해줬어? 나 같으면 무시했을 텐데···. 역시 대스타.”


“뭐래. 이거나 좀 봐.”


“진짜네.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언니, 그런데 이건 안 된다는 말 아냐?”


“그건 그렇지만, 아예 답이 없는 것 하고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글쎄···.”


세련된 도시 여성 스타일의 이시연과는 정반대로, 힙스터 스타일로 차려입은 강지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게 뭐 하자는 건지. 언니, 꼭 이렇게까지 해서 이 방망이를 사야겠어?”


“응.”


“그 얘기는 인제 그만 하시죠, 지민 씨. 마스터가 필요하다고 하시면 하는 겁니다. 마스터가 1위로 올라서기만 하면 우리 회사의 가치가 몇 배는 뛸 테니까요. 코스닥 상장의 길에도 몇 걸음 다가서는 거고요.”


한 실장은 안경을 손가락으로 치켜올렸다.


“아니, 회사 가치 뛰는 것도 좋지만 난 그냥 게임을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이시연의 발언은 강지민의 말에 묻혔다.


“좋아, 언니. 나도 그러면 이제 다른 말 안 할게. 대신 하드코어 지역에선 진짜 잘 해야 해. 언니 캐릭터 삭제되면 우리 다 망하는 거 알잖아? 데스티니 없는 DNC 길드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너도 같이 가서 레벨업 하면 좋을 텐데, 정말 안 갈 거야?”


“언니, 그러다가 우리 둘 다 어떻게 되면 길드 어떻게 하라고?”


한 실장은 손뺙을 짝 치며 중간에 끼어들었다.


“두 분 또 시작하시면 끝이 없습니다. 정예로 공략조 잘 뽑았으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마스터는 보호할 겁니다. 제가 게임을 한다면 같이 따라가겠지만, 그러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곤란합니다. 이 경우엔 계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전 재산이 되겠군요. 마스터와 부 마스터 두 분이 동시에 거기에 가시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알았어요. 저도 더 이상 이 얘기는 안 할 테니까 일단 저 ‘해충 박멸의 몽둥이’ 입찰은 계속해 주세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으이구. 이 못 말리는 게임광 언니야. 나도 이 게임에 올인한 처지라 할 말은 없는데 언니는 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그러나 다시 ‘해충 박멸의 몽둥이’를 반짝이는 눈으로 훑는 시연의 귀에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 *



다음 날 아침.


나는 늘 하던 대로 접속했다.

아지오 씨티 한구석 벤치에서 스탯 상승 비약 4종 다섯 병을 시원하게 마시고 배를 두드리며 다음에 갈 던전을 지도에서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원래대로라면 운송단을 따라 쏠레 시티로 떠났겠지만, 운송단 자체가 사라진 지금. 급히 갈 이유도 없으니 주변에서 레벨업이나 하려는 생각이다.


“저건 뭐냐?”


멀리서 흙먼지가 구름처럼 일었다.


자세히 보니 상당히 멋진 말 한 마리가 어떤 남자를 태우고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뒤따르는 일행도 모두 말을 타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먼지가 자욱했다.


“저, 저, 저···. 하여간 무식한 것들. 다른 사람은 어쩌자고 마을에서 저렇게 먼지를 일으키는 거야.”


현실로 치면 폭주족이다.


“NPC인지 플레이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은 부럽네.”


초보 지역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개인 탈 을 타고 다니는 플레이어는 많지 않았다.


말, 곰, 소, 코끼리 같은 동물. 빗자루, 양탄자 같은 마법 아이템. 태엽과 톱니 같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마공학 기계에 이르기까지.


탈 것의 종류는 세기 힘들만큼 많다.


‘빨리 레벨 올리고 나도 하나 구해야지.’


20레벨부터는 느린 탈것을 탈 수 있다. 40레벨에는 빠른 탈것을 가질 수 있고, 60레벨 부터는 날아다니는 탈것을 탈 수 있다.


‘신성모독은 직접 날아다닌다던데.’


그의 탈것은 매우 특이하다. ‘이카루스의 날개’라는 장착형 탈 것으로, 날개를 부착하여 직접 날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날아다니는 탈 것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론상 60레벨부터 탈 수는 있지만 운이 좋아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심지어 랭커 중에도 날아다니지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내가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말과 기수 무리는 마을을 가로질러 내 앞에 멈춰 섰다.


“박서준 님이시죠?”


“그런데요?”


말에서 내린 기수는 상당히 쌀쌀맞은 표정의 남자였다.


남자는 말 없이 한동안 나를 보다가 갑자기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수행원들인지 뭔지 모를 무리도 동시에.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곤지암 운송의 주인 되는 사람입니다.”


“아···.”


곤지암 운송이라면 바로 이번 참사의 대상이 된 운송회사다.


단순 물건 배송에서부터 대륙 간 여객선 사업까지 독점하고 있는 대형 기업의 2대째 주인이 이렇게 젊은 남자였구나.


역시 금수저가 최고야.


“그런데 제게 무슨 볼일로···?”


“아웃사이더 님 덕분에 저희가 직원들의 유해와 유품을 잘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묻힐 뻔했던 범인의 정체도 알 수 있었고 말입니다.”


남자는 품에서 주머니를 하나 내밀었다.


“약소하지만 저희 회사에서 준비한 사례입니다.”


나는 말없이 주머니를 받아 들고 열어보았다. 눈이 멀듯 한 황금색이 찬란하다.


“앗! 이렇게나 많이?”


“약소합니다.”


퀘스트 성공 시 받기로 한 보수가 로파의 화폐로 5골드였는데 갑자기 1,000골드라니.


“약소하기는요. 어유,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친하게 지내고 싶은 다정한 표정의 얼굴이다. 쌀쌀맞다니 내가 무슨 착각을.


“뿐만 아니라, 아웃사이더님께서 저희 업체를 이용하실 때는 언제나 무료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여객선도요?”


“물론입니다. 일등석으로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어유, 형님. 말씀 편하게 하세요.”


“...?”


“아니, 그게 아니라. 감사하다고요.”


“언제든 편하게 이용해 주십시오. 은인.”


<퀘스트 완료: 특별한 운송>


[업적 달성! 딱히 널 위한 건 아니었어]


[당신은 네임드 NPC 페덱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난 칭송을 들었습니다. 칭호 ‘특급 배송’(이동 속도, 공격 속도, 마법 시전 속도 20% 증가)이 적용됩니다. ]


[레벨업 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나는 곤지암 운송의 회장이 사라질 때까지 제자리에서 손을 흔들어줬다.


“이름이 페덱스였구나. 정말 빨리 배송해 줄 것 같은 이름이네.”


상당히 좋은 말인지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 사라질 때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이왕 줄 것이면 돈 말고 저 말을 줘도 좋았으련만.”


어쨌거나 완전히 망해 버렸다고 생각한 퀘스트가 이상한 방향으로 완수되었다.


게다가 새로운 칭호와 함께 얻은 경험치도 어마어마해서 갑자기 두 레벨이 올랐다.


이제 18레벨. 곧 20레벨이다.


“던전 한두 개만 더 돌면 20레벨 찍겠는데?”


아지오 시 주변에는 던전이 두 개 있었다. 그중 하나는 파티 숫자를 네 명으로 맞춰야만 들어갈 수 있다.


입장과 동시에 흩어져서 네 개의 구역을 각자의 방법으로 클리어한 후 보스방에서 만나게 되는 구조라서 그렇다.


“그건 솔플이 불가능하니까 일단 제외.”


남은 건 하나뿐이다.


“막시무스의 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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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는 NPC 24.08.30 85 3 12쪽
6 아는 NPC 24.08.29 94 3 12쪽
5 재접속 24.08.28 97 3 12쪽
4 재접속 24.08.27 111 2 13쪽
3 튜토리얼 퀘스트 24.08.26 1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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