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작품으로 게임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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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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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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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려, 몹시

DUMMY

“이 산에 산적은 금시초문인데, 어디 식구요?”


운송 단장은 앞에 나서서 협상을 시작했다.


“식구는 무슨. 우리 엄마 아들이고 내 마누라 신랑이다. 됐냐? 어디 식구인지 알아서 뭐 하게?”


“대화하다 보면 서로 공히 아는 분이 있지 않겠소? 내 체면 상하지 않게 충분히 내어 드릴 테니 보내주시는 게 어떻겠소. 서로 상하지도 않고, 그편이 이득 아니오.”


“아, 그거 좋은 얘기긴 한데. 나는 거기 마차 다 먹어야겠거든? 듣기로는 운송품 말고 더 중요한 걸 네가 갖고 있다던데?”


“그··· 그게 무슨 소리요?”


“에헤이. 다 알고 왔어. 이거 왜 이러실까. 네 개인 물품 때문에 상관없는 직원들 다 죽어도 좋다는 얘기야?”


산적은 나도 처음 듣는 소리를 내뱉었다. BJ대신맨도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 그 값나가는 물건이 뭘까요, 형님들?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뭐야, 일행도 몰라?”


산적은 손을 위로 들어 보이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야··· 나름 보안 철저히 했나 보네. 그런데 이걸 어째? 난 알고 왔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거요? 도통 모르는 소릴···.”


“지도 말이야. 지도.”


“.......”


운송 단장은 산적의 말에 입을 꽉 다물었다.


‘반응 뭐야, 진짜?’


내가 보기에도 운송 단장은 확연히 당황하고 있었다.


“누가 너에게 그 얘기를 해 줬나?”


“어유, 왜 갑자기 반말을 하고 그러세요, 이 새끼야. 거기 서 있는 놈 중에 하나지 누구겠냐?”


운송단장은 머리를 휙 돌리며 일행 전체를 한번 훑었다. 분노로 부들부들 떨던 눈은 우리측 바바리안에게 머물렀다.


“혹시 당신?”


그러고 보니 복장이며 행색이 상당히 산적과 비슷하기는 하다. 첫인상이 워낙 산도적 같았으니까.


“무···무슨 소릴?”


“그러고 보면 당신만 과하게 일찍 왔었지. 게다가 그 복장은···.”


단장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바리안을 노려봤다. 그렇지만 내가 봐도 복장부터 완전 산적이다.


“급기야 내부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형님들 이제 제가 나설 때가 된 건가 봅니다.”


그때, 여전히 긴장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멘트를 내뱉으며 BJ대신맨이 나섰다.


“이보세요, 단장님. 이 친구는 아닐 겁니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오?”


“왜냐하면···.”


-푹!


운송 단장의 미간에 단검 하나가 박혔다. 소리도 없이 파고들어 간 단검은 단번에 단장의 목숨을 취했다.


“나거든.”


대신맨은 투척용 단검을 한 손으로 던졌다 받았다 하며 서 있었다.


“대체 무슨 짓이야!”


우리 편 산도적, ‘강한남자이강한’은 보기와 다르게 의협심이 넘치는지 운송 단장을 안아 뒤로 빼냈다. 대신맨은 지금까지의 실없는 웃음을 싹 지웠다.


“자, 형님들. 제가 반전 있다고 했죠? 이 퀘스트 넘겨주신 ‘악의평범함’ 형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대신맨은 남은 운송단과 플레이어 두 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대로 서서 방송을 계속했다.


“모르시는 형님들을 위해서 제가 간단히 설명 드립니다. 퀘스트 종류 중에 퍼블릭 퀘스트와 유니크 퀘스트 있는 거 모르시는 형님들은 설마 안 계시죠? ‘악의평범함’님이 이 퀘스트의 존재를 먼저 알아내고, 사정상 제게 양도하셨습니다. 로스트 파라다이스 내에서 저만 수행 중인 유니크 연계 퀘스트랍니다. 몇 단계인지는 말씀 못 드리고요. 저 운송 단장이 보유 중인 지도를 찾는 것이 제 목표죠.”


유니크 퀘스트 말만 들어봤는데. 이렇게 악연으로 만나게 되는구나. 그때 파티원을 나타내는 창에서 대신맨이 빠져나갔다.


“자, 이제 어쩔 수 없습니다. 두 분은 미안하지만 여기서 제 손에 한 번 죽어야겠어요. 운송단을 전원 몰살시키는 게 성공 조건 중의 하나거든요.”


단검을 하나 더 꺼내 양손에 든 대신맨은 도적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얘들아. 쳐라!”


그와 동시에 산적과 운송단 간에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시작도 전에 대장을 잃은 마당에 싸움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운송회사 직원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거기 신경 쓰실 때가 아닐 텐데요.”


대신맨이 다가오자 뚯밖에도 강한남자이강한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오! 희생정신, 동료애! 좋습니다.“


-땅!


대신맨이 가볍게 뿌린 단검을 도끼로 막은 이강한은 뒤로 몇 발이나 물러났다.


”그것도 어느 정도 비슷할 때나 희생이죠.”


“내가 막을 테니 도망가요! 어서!”


강한남자이강한은 내게 소리쳤다.


“훗! 어림없지.”


잠시 사라지는 듯 보였던 대신맨은 이강한의 뒤에 나타나 단검을 그었다.


“크윽! 이 개···.“


평범한 공격이었지만 레벨 차가 현저한 탓에 이강한은 그 길로 쓰러져서 파티창에서 사라졌다. 아마 이전에 머물렀던 마을의 신전에서 부활할 것이다. 상당한 경험치 손실을 입고.


”크크크. 자 그러면 이제─”


나는 ‘참교육’을 꺼내 들고 완전히 방심한 대신맨의 뒤통수를 다짜고짜 내리쳤다.


-깡!


“꾸엑!”


뒤통수에 치명타를 맞은 대신맨은 수십 미터를 날아가 자기 부하들 사이에 처박혔다.


그 사이 운송회사 직원을 모두 죽인 산적은 뜻밖의 사태에 모두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와, 오글거려서 죽을 뻔했네. 산적같이 생긴 놈은 정의의 용사 놀이를 하지 않나, 말 많은 놈은 갑자기 악당 놀이를 하지 않나. 다들 중2병인가.”


그래도 산적남 강한남자이강한은 나를 보호하려 했으니 좋게 봐 주기로 하자.


쓰러진 대신맨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제아무리 레벨이 150이라도 두경부, 일대일, 인간형, 치명타 효과가 전부 적용된 한방을 버틸 수는 없었나 보다.


“이래서 과몰입자들하고는 뭘 못해요. 어떻게 현실 생활들 가능한지 모르겠네.”


수십 명의 산적들이 나를 에워싸고 무기를 겨눴다.


“시간 없다. 빨리 들어와, 이 새끼들아. 쇼타임이다.”


나는 바지의 스킬 ‘절대 방어’를 시전하고 산적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30초 뒤, 산적 중 살아남은 것은 처음에 길을 막고 섰던 한 놈뿐이었다.


“너 뭐 하는 놈이야! 우리 산채에서 가만있을 줄 알아?”


“가만 안 있으면? 누가 그랬는지도 모를 텐데.”


“큭!”


참교육을 집어넣고 회초리를 꺼냈다.


“신무기 테스트에 딱 좋은 상대네.”


“이 자식! 날 우습게 보지 마라.”


-짝!


무력. 산적 바지 두목은 힘을 잃고 무기를 떨어뜨렸다.


“뭐··· 뭐야. 힘이 하나도.”


-짝!


탈진.간신히 서 있던 산적은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뿜었다.


-짝!


우울. 산적의 눈빛에서 독기가 모두 빠졌다.


“하아··· 내가 어째서 이런 곳에서···.”



-짝!


자책.


“내 탓에 대체 몇 명이 죽은 거야. 어째서 저런 놈을 두목으로 받아들여서.”


-짝!


비통. 두목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크흑! 미안하다! 날 용서하지 마라.”


-짝!


복종. 두목은 닭똥 같은 눈물을 연신 훔치며 무거운 몸을 일으켜 내 앞에 엎드렸다.


“저는 개쓰레기 같은 놈입니다. 죽어 마땅하니 무엇이든 시키시는 대로 행하겠습니다.”


효과는 탁월했다.


”네 부하들이 떨어뜨린 거 싹 다 긁어와.”


참교육을 남발했더니 도적들이 너무 사방팔방 흩어져서 난감했는데 잘 됐다.


바지 두목은 엉금엉금 부하의 시체 쪽으로 걸어갔다. 저 상태 이상을 다 걸고 돌아다니려면 힘은 들겠다.


“우리 BJ님은 뭘 떨어뜨리셨을까? 정당방위지만 첫 PK인데 이왕이면 좋은 것 좀 떨어뜨렸으면···.”


그가 떨어뜨린 것은 반지였다.


“오, 마침 잘됐네. 렙제 걸린 무기나 방어구였으면 쓰지도 못할 건데.”


장신구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빼놓고는 20레벨부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반지를 갈무리하는 동안 산적 두목이 전리품을 모아왔다.


“야··· 이 새끼들 이거 그동안 많이 해 처먹었겠네.”


상당한 액수의 돈이 모였다. 종종 누가 뒤통수를 쳐줬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정의 구현하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다.


“그리고 이거 받으십시오.”


두목은 내게 지도 한 장을 내밀었다. 문제의 그 지도였다.


“이거 뭐 하는 지도인지도 아냐?”


“모릅니다. 죽은 진짜 두목만 알죠.”


지도에는 지명과 기호가 상당히 간략하게 나와 있었다. 지도를 받아 든 순간 퀘스트가 발동했다.


<퀘스트 발생: 대도의 유산을 찾아라 ⅘>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도의 유산. 숨겨진 그곳을 표시한 지도를 드디어 손에 넣었다. 지도의 단서를 쫓아 그곳에 찾아가자.>

<난이도 A>


“A급 유니크 퀘스트라니. 얘 엄청난 거 하고 있었구나.”


처음 보는 지명이라 봐도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인벤토리에 잘 챙겨 넣었다.


“뭐해?”


“네?”


나는 멀뚱히 나를 보며 서 있던 산적 두목에게 말했다.


“묶어야지.”


“무엇을 말입니까?”


“너.”



* * *



상태 이상 ‘복종’은 그 모든 참상을 뒤로 하고 산길을 거의 통과할 때쯤 풀렸다.


“크악! 내가 왜!”


산적 두목은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에 몸부림쳤다.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행여나 풀릴세라 꽁꽁 묶은 뒤, 그 줄 끝을 입에 물고 공손히 내게 바쳤다는 것까지는 기억 못 하는 것 같았다.


“네 이놈 내게 무슨 짓을! 분명 우리가 이기고 있었는데!”


“어허. 거 시끄럽네.”


나는 고삐를 채듯 줄을 확 잡아당기고 산적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읍! 읍!”


간신히 두발만 움직일 수 있는 두목은 꼼짝없이 중간 기착지인 ‘아지오’ 시까지 끌려왔다.


“어··· 아애!”


“돼.”


결국 모험가 길드까지 녀석을 데리고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길드 내에 있던 직원과 플레이어들이 웅성대는 것이 느껴졌다.


“뭐지? 바운티 헌터인가?”


“잡힌 사람도 잡은 사람도 누군지 모르겠네.”


“현상금 얼마짜리 놈이려나?”


나는 관심의 시선을 뚫고 직원 앞으로 곧장 걸어갔다. 마스크가 있어서 얼굴을 가릴 수 있으니 다행이다.


“어··· 무슨 일인가요?”


“쿠트나 시에서 운송회사 호위 의뢰 수행 중에 이놈과 그 일당이 공격해 왔습니다.”


“네? 그런 일이!”


“그 결과 운송단이 저를 제외하고는 전원 사망했습니다···.”


“저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 혼자 들을 사안이 아닌 것 같아요.”


직원은 어딘가로 가더니 잠시 후 돌아왔다.


“지부장님께서 모셔 오시랍니다.”


나는 직원의 안내를 따라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중년의 남자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인사는 생략하고 바로 얘기를 들어보고 싶군요.”


“좋습니다.”


비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쪽이 나도 편하고.


“쿠트나에서 이곳 아지오를 거쳐서 쏠레 시티까지 가는 운송 마차의 호위 임무를 받아 오는 길이었습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설명했다.


“이곳 아지오 인근 산길에 들어섰을 때, 이 자가 이끌던 산적이 길을 막아섰습니다. 운송 단장이 협상을 위해 나섰지만, 같은 호위 임무를 맡아 동료라고 생각했던 모험가가 갑자기 그를 죽였습니다. 알고 보니 그자가 사실상 산적의 두목이었고 이 녀석이 이인자였던 모양입니다.”


다만 사실은 거기까지만. 여기서부터는 창작이다.


“이놈들은 갑자기 우리를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등급이 낮은 저는 꼼짝없이 끝났다 생각하고 죽은 척하고 있었는데 내분이 발생했습니다. 이 녀석이 대장을 공격하고, 급기야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하더니···.”


지부장의 표정이 당혹으로 바뀌었다.


“결국 죽은 척 하던 저와, 이자만 남았습니다. 힘을 잃고 쓰러져 있기에 묶어서 데리고 왔습니다. 임무는 완수하지 못했지만, 사건의 전말이라도 알려야겠기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내 얘기를 듣던 지부장이 입을 열었다.


“그자 입에 물린 재갈을 좀 풀어 주시겠습니까?”


“그러죠.”


그제야 입이 자유로워졌지만 의외로 두목은 담담했다.


“이 모험가님의 말과 다른 사실이 있거나, 변명할 거리가 있는가?”


두목은 마치 씹어먹기라도 할 것처럼 나를 노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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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5 20 2 12쪽
23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4 28 1 12쪽
22 거슬려, 몹시 +1 24.09.13 31 1 12쪽
» 거슬려, 몹시 24.09.12 3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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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어그로 24.09.06 39 1 12쪽
14 어그로 24.09.05 4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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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채굴러로 살겠다 24.09.03 44 1 13쪽
11 채굴러로 살겠다 24.09.02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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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1 67 3 12쪽
8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0 70 2 13쪽
7 아는 NPC 24.08.30 79 3 12쪽
6 아는 NPC 24.08.29 87 3 12쪽
5 재접속 24.08.28 92 3 12쪽
4 재접속 24.08.27 10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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