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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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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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작품등록일 :
2024.08.26 11:56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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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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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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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북섬 탐험

DUMMY




아즈라 터틀 즉 물살의 덩치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내는 중이었다. 끈질긴 현자는 그의 그런 모습을 인자한 미소로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정말 오랜만입니다.”


“사내대장부가 울어서 쓰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와서 정말 다행이네. 내 자네를 위한 좋은 모래사장 자리를 항상 비워두고 있었네, 오늘에서야 사용하겠어.”


그 후로 그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회포를 풀고 있었다. 물살의 덩치가 신전에 갇혀 몇백 년 동안 아즈라 해초만 뜯어 먹어 아즈라 터틀로 진화했다는 내용과. 과거 청년이었던 끈질긴 현자가 지금은 거북섬의 유일한 관리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저기 뒤에 있는 문어는 누구신가?”


“아, 저를 신전에서 구출해 준 은인입니다. 아즈라 해초를 필요로 하는것 같아서 이곳까지 데려왔습니다.


“반갑습니다. 문어준이라고 합니다.”


끈질긴 현자라는 별명답게 주름이 많지만, 단단한 손으로 나의 촉수를 덥석 잡았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푸근해지는 비주얼에 경계심이 모두 사라졌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녀석이 듬직해 보여도 알고 보면 여린 녀석이라 그곳에 좀 더 갇혀있었더라면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요. 모두 당신 덕분입니다.”


“아하하··· 제··· 덕분이긴 하죠. 하지만 탈출하는 과정에서 물살의 덩치님도 도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흐뭇한 표정을 짓던 끈질긴 현자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즈라 해초를 찾으신다고 하셨죠? 저를 따라오시죠.”


더 이상 아즈라 해초를 필요하지 않았지만 나는 민망해하실까 봐 그냥 따라갔다.


모래사장을 벗어나 검은색의 커다란 바위들이 포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하자 그곳에는 바다와 섬이 연결된 깊은 해협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해협 아래를 내려다보자, 반쯤 잠긴 물 안에 아즈라 해초들과 여러 알 수 없는 해초들이 섞여 있는 것이 보였다.


“저곳이 많은 해초들이 자생하는 공간입니다. 아즈라 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하고 귀한 약초들도 있는 곳이지요. 마음 편히 가져다가 사용하셔도 된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나오셔야 합니다. 아셨죠?”


“이상한 낌새라면 정확히 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는 나의 말에 살짝 멈칫하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최근 들어 멀록들이 거북섬에 침입해서 거북알을 몰래 빼가거나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멀록들이 약한 개체이기는 하나 혹시 모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우선 알았습니다. 멀록 그림자만 봐도 바로 나올게요.”


그는 나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인사를 건넨 뒤 다시 모래사장 쪽으로 걸어갔다.


“멀록이 약간 찜찜하지만, 이곳을 안내받기를 잘한 것 같네요. 여기에 다양한 약초들도 있다고 하니 그것만 따도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제라하드도 나의 말에 동의하면서 조심하라는 걱정 섞인 말을 건네왔다.


그럼, 어디 한번 들어가 보자고


풍덩!


해협에 몸을 날리자, 중간까지 차오른 바닷물이 나를 반겨줬다. 잠수를 하자 다양한 형태의 해초가 나를 반겨주었는데. 감정 스킬로 관찰하자 진통, 해열, 상처 회복과 마약 성분이 포함된 해초까지 있었다.


“이건 좀 신기하게 생겼네.”


그러던중 붉은색으로 칠해진 뿔 모양 산호초를 발견할수 있었다.



[감정 스킬이 발동됩니다!]


► 이름 : 붉은 사슴뿔 산호

► 설명 : 이 산호는 방사능을 뿜어내고 있으며 즙이 피부에 닿기만 해도 피부염을 일으켜 피부가 괴사되고 헐어 너덜너덜해지고, 섭취 후 몇 분 내로 강한 구토와 경련이 시작된다. 독성은 빠르게 신경계를 침범해 극심한 환각과 마비를 일으키며,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이 느려지고, 결국 신경계가 완전히 마비되어 호흡 정지와 심장마비로 이어진다. 이 버섯의 독은 해독이 거의 불가능하며, 극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조심하거라. 그 산호는 만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으니."


그의 말처럼 붉은 사슴뿔 산호는 그 생김새부터가 위협적이었다. 뻗어나간 뿔처럼 붉은 산호들이 날카롭고 살벌하게 보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죽은 물고기들이 배를 뒤집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저 산호가 만들어낸 치명적인 독성의 결과였다. 다행히도 근처에 저 산호는 한 개만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을 돌려 다른 해초를 살펴보던 중 소금으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부서진 무기들이보였다. 전에 만났던 멀록 정찰병들이 사용하던 무기와 비슷한 형태였다. 멀록의 흔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이곳에도 그들이 침입한 적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주위를 돌아다니며 산호와 근방에 자라는 다양한 약초들을 하나씩 수집했다. 치명적인 독성의 붉은 사슴뿔 산호도 조심스럽게 촉수로 다루며 게걸스러운 주머니에 하나씩 넣었고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다크레프도 함께 넣었다. 주머니는 내가 넣어준 약초들과 산호를 순식간에 삼키듯 먹어치웠다.


이제 필요한 모든 것을 챙긴 나는 해수면을 따라 걸으며 다시 모래사장으로 향했다.


* * *



모래사장으로 돌아오자 양지바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끈질긴 현자가 다가왔다.


“어떻게 도움이 될 만한 해초를 많이 찾으셨습니까?”


“네. 안 그래도 필요한 해초가 많았는데 덕분에 많이 얻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어떤 점에 대해서 궁금하십니까?”


“해협을 잘 살펴보니까 바닥이나 바위틈에 소금으로 만들어진 무기들이 박혀있던데 혹시 그게 멀록의 소행인가요?”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골치 아픈 표정으로 말했다.


“맞습니다. 멀록들이 저희 섬에 하루가 멀다고 해협이나 다양한 경로로 침입하고 있습니다. 그놈들 때문에 싸울 수 있는 자는 항상 깨어있어야 하죠. 저도 지금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의 말대로 힘 좀 쓸 것 같은 거북이들은 모두 시커먼 다크써클을 지닌 채 바다를 경계하고 있었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만약 멀록이 이곳을 침입한다면 저도 한 손 거들겠습니다.”


“허허 말만 해주셔도 고맙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멀록을 혼쭐내는 역할은 저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오늘 밤은 이미 늦었으니 저기 숲에 들어가셔서 한숨 주무시죠.”


그를 따라 거북섬의 중앙에 위치한 숲 경계에 도달하자 많은 거북이들이 잠을 자는 것이 보였다. 멀록들의 침공에 아주 피곤해 보였다.


“그러고 보니까 거북신에 관해서 물어보는 것을 까먹었네 내일 아침에 물어봐야겠어요.”


- 그렇게 하지.



* * *



찌르르르───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지저귀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문어의 몸에 들어오고 처음 듣는 소리에 인간 시절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문어의 삶에 제법 적응했던 건지 나는 그때의 기억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침을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자, 주변에 자고 있던 거북이들이 다른 거북이로 교체된 것이 눈에 띄었다. 노령의 거북이도 경계를 서는데 너무 힘들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자식 사랑을 엿볼 수가 있어서 가슴 한편이 따뜻해졌다.


촉수를 움직여 주변 자리를 대충 정리한 후 모래사장으로 나왔더니 물살의 덩치가 다른 거북이와 대화를 하는 게 보였다.


“이거 정말 오랜만이군. 물웅덩이, 근 200년 만인가?”

“물웅덩이가 아니라 물덩이 일세. 자네는 모습이 제법 바뀌었군. 잘 지냈어?”

“잘 지냈고 말고 멀록을 빼면 말이지. 칼날 제법 멋있지? 이놈이면 멀록이든 누구든 다 갈려 나가지!”


물살의 덩치 즉 물덩이는 자신의 반 정도 크기밖에 안 되어 보이는 등갑에 칼날이 달린 거북이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오 잘 잤나? 밤새 불편한 점은 없었지?”


“땅바닥이 바다와 다르게 따듯하고 좋던데요? 그런데 이쪽분은 누구신지···?”


“아, 내 소개를 아직 안 했군. 나는 물웅덩이의 친우인 의리의 칼날 줄여서 의칼이네.”


“칼날이 간지나는데요?”


“하하하 그렇지? 내가 칼날을 이렇게까지 길고 예리하게 기르기 위해서 몸에 좋은 해초와···.”


그렇게 의칼은 한참을 칼날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나에게 호의적인 눈빛을 미루어볼 때 물덩님이 이미 나에 대해 말해준 듯싶다.


“자자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해라. 오랜만에 만났는데 자랑질은···”


“아 맞다.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이 섬에 거북신님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거북신?”


물덩이가 아닌 의칼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분에 대해서는 왜 묻는 겁니까?”


“사실 제가 크라켄님의···.”


나는 의칼과 물덩한테 크라켄님의 선택을 받아서 이곳에 흘러들어왔으며 악신을 없애기 위해 크라켄의 맹독이 필요한데 그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신이 거북신이라는 사실을 말했다.


그들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거북섬의 관리자이자 이곳에서 가장 오래 산 거북이인 끈질긴 현자한테 찾아가 물어보라는 대답과 그는 지금 숲의 가운데에 있는 신성한 연못에 있다고 말했다.


그들과 헤어지고 끈질긴 현자를 만나기 위해 촉수를 부지런히 움직여 숲에 들어서고 있을 때였다..


“어이! 이봐 거기 멈춰! 이곳에 어쩐 일이냐?”


여성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뒤에는 어느새 단단해 보이는 회색 거북이가 보였다.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뚫어져라 쳐다봤다.



[감정 스킬이 발동됩니다!]


► 종족: 아이언 터틀 Lv ☆☆

► 칭호: 단단한 성벽

► 스킬: ???



아이언 터틀이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그녀의 몸은 단단한 강철을 보는것 같았다. 칭호마저 단단한 성벽이라니 몸통 박치기라도 당하는 날에는 100% 깔려 죽는다.


그녀는 감정스킬의 기묘한 감각에 깜짝 놀라 나를 향해 굵은 꼬리를 휘둘렀고 가벼운 나는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으악────────”


내 몸이 한참을 날아가다. 뉴턴의 사과처럼 나무를 들이박고는 떨어졌다.


‘어우 눈앞에 별이 보이네’


- 제자야 함부로 감정스킬을 쓰면 큰일 난다. 상대방을 관찰할 때는 몰래 사용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쓰거라.


죽을 뻔 했네.


그때 뒤에서 ‘쿵쿵!’ 진동과 함께 끈질긴 현자가 뛰어왔다.


“아, 아니 이게 무슨? 문어준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끈현이 황급하게 다가와 묻자 나는 촉수를 들어 조심스럽게 앞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회색 거북이가 달려오던 자세 그대로 멈췄다.


“네 이 녀석 단성아! 지금 이게 무슨 짓이더냐? 물살님의 은인을 원수로 갚으려 들어?!”


그의 불호령에 단성(단단한 성벽)은 쭈뼛대며 다가와 말했다.


“아, 그게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꼬리를 휘둘렀더니···.”


“내 누누이 성질을 죽이고 살라고 하지 않았더냐! 이렇게 과격해서 대체 누구한테 시집을 갈꼬···.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딸이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사과를 받아주시지요. 네 이놈 단성아 당장 사과드리지 않고 뭣해!”


한참을 쭈뼛대던 그녀는 입을 오물거리더니 말했다.


“미··· 미··· 미친놈아 니가 먼저 소름 돋게 쳐다봤잖아!”


그 말을 끝으로 등갑에 얼굴과 팔다리를 수납하더니 빠른 속도로 굴러 도망쳤다.


“쯧쯧 저놈을 대체 어찌할꼬···. 어디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괘, 괜찮습니다. 재생스킬과 충격저항 스킬이 있어서 괜찮아요. 제가 먼저 실수를 한 것이 맞으니 너무 뭐라 하지는 마십시오. 제 불찰입니다.”


“아이고 어찌 이리도 덕과 예의가 바르신지.”


나는 일부러 의연한 척 연기를 했다. 거북섬 실세의 환심을 사서 나쁠 것은 없다. 게다가 나는 지금 거북신을 만나러 온 것이기에 더욱 호감형인 척 행동했다


그때 들리는 불길한 소리


“뿌우──────────────────────.”


유람선의 뱃고동 소리보다 5배는 큰 굉음이 모래사장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추석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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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붉은 사슴뿔 산호의 위력 NEW 23시간 전 6 0 11쪽
25 멀록들을 향한 거북이들의 반격 24.09.17 9 1 12쪽
24 주말 점심에는 신성한 연못 스파! 24.09.16 10 1 11쪽
23 섬을 공격하는 멀록 24.09.15 12 1 12쪽
» 거북섬 탐험 24.09.14 12 0 12쪽
21 멀록 정찰병 24.09.13 15 1 11쪽
20 거북섬을 향해 24.09.12 13 1 13쪽
19 크라켄의 강림 24.09.11 18 2 12쪽
18 크라켄의 부름 24.09.10 18 2 11쪽
17 말미잘 유령 24.09.09 21 2 12쪽
16 올드 펫 말미잘의 최후 24.09.08 19 2 12쪽
15 거대 거북이의 피 24.09.07 22 2 12쪽
14 마나 운용법을 배웠더니 강해짐 24.09.06 25 2 12쪽
13 셸과 핀의 과거 24.09.05 18 2 11쪽
12 카이렌 녹스의 추적 24.09.04 24 2 12쪽
11 거대 말미잘과 한판 24.09.03 24 2 12쪽
10 댄스 신고식 24.09.02 26 1 13쪽
9 유령 3인방 24.09.01 32 2 11쪽
8 고대 크라켄 신전의 유령 24.08.31 33 2 12쪽
7 [초급 : 물 마법 Lv 1]을 획득하셨습니다. 24.08.30 34 2 11쪽
6 상남자들의 목숨을 건 대결 24.08.29 41 2 11쪽
5 첫 번째 진화!! 24.08.28 57 3 11쪽
4 초롱아귀는 무서워 24.08.27 51 3 12쪽
3 새우를 먹어보자! +1 24.08.26 63 3 12쪽
2 화산 폭발 +1 24.08.26 72 4 12쪽
1 문어가 되었습니다..? 24.08.26 9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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