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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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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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작품등록일 :
2024.08.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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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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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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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댄스 신고식

DUMMY





“우리들은 모두 이곳 신전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되었어. 나의 경우 거친 해류에 휘말렸고 작은 호수에서 깨어나게 되었지. 그 다음에는 커다란 신전을 발견해 들어오게 되었고 5층에서 거대한 말미잘한테 목숨을 잃고 말았ㅈ어···.”


에리아는 그날의 광경이 모두 생각이 나는지 마지막에는 눈을 감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옆에서 잠잠히 듣고 있던 남성도 입을 열었다.


“나는 칼로스라고해. 나도 에리아와 비슷한데 바다를 떠돌면서 음유시인 생활을 이어 나가던 중에 모래 위에서 깜빡 잠이 들었고 눈을 떳을때는 이곳이었지.”


칼로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에리아가 말을 이어받았다.


“말미잘의 촉수에 닿으면, 그 독이 몸을 마비시키고 말미잘 한테 잡아먹혀. 그리고··· 눈을 떠보면 우리는 4층 예배당에 깨어나게 되었지, 유령이 된 채로 말이야.”


에리아는 담담하게 다음 내용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는 그냥 기절했나 싶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지. 그 말미잘에게 죽임을 당하면,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 갇히게 되는 거야. 이 신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깊은 절망감이 빠졌지.”


처음에는 유쾌해만 보였던 칼로스도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여러분들은 이곳에 갇힌지 얼마나 되었나요?”


“···유령마다 달라 최소 2년에서 최대 수백 년까지 오랫동안 갇힌 유령들은 이제 제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기 힘들 정도지 그나마 우리들은 갇힌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너와 온전히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그거 참 안타까운일이네요. 그래도 저희 한번 방법을 찾아보죠.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나는 굳은 의지로 강하게 말했다.


“여러분이 이미 겪은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저는 이 신전의 비밀을 풀고, 이곳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여러분이 저를 도와주신다면, 함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에리아는 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지만, 그 안에는 희미한 희망의 빛도 어리기 시작했다.


“만약 네가 정말로 탈출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도 함께할게.”


에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칼로스는 여전히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 이제 와서 더 잃을 것도 없으니, 한번 도와주지 뭐. 이 신전에서 말하는 문어랑 뭔가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군!”


리아는 여전히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지만, 다른 두 사람의 결심에 따라 마음을 굳힌 듯 보였다.


그녀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우리를 따라와 3층 사람들을 소개해 줄게.”


나는 그들을 따라 3층 깊은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나는 에리아와 칼로스, 리아를 따라 3층 깊숙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안내한 곳은 3층의 어두운 복도를 지나 도착한, 크고 넓은 공간이었다.


이곳은 크라켄 신도들이 머무르던 공간으로 보였다. 커다란 돌기둥들이 천장을 지탱하고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촛대들이 걸려 있었지만, 불이 꺼진 지 오래된 듯했다. 이곳저곳에는 낡고 부서진 침대와 가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그곳에 있는 유령들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몇몇 유령들은 가만히 바닥에 누워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공허함과 절망이 가득했다. 다른 유령들은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으며, 내가 들어오자마자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말미잘한테 죽임을 당했어. 우리들은 유령이 된 후로, 이렇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살아있던 시절의 자신이 아니야. 대부분은 자신을 잃어버렸지.”


- 정말로 불쌍한 자들이로군 이곳에서 영겁의 시간을 버티기만 해야 한다니···.


제라하드는 슬픈 감정을 내비쳤다.


내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한 유령이 다가왔다. 그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오호, 말하는 문어라니··· 난 분명 리아가 미쳐버린 줄 알았는데, 정말로 말하는 문어가 여기 있다니. 아닌가? 사실 나도 미쳐버린 게 아닐까? 하하하.”


그 유령은 나에게 다가와 내 주위를 빙빙 돌며 웃음을 터트렸다.


“···흥, 이런 상황에서 말하는 문어가 무슨 소용이지? 우린 여기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낡은 침대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남성은 내게 등을 돌리고 다시 침대에 누워 버렸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패배감이 서려 있었다.


“저 친구는 셸이야.”


에리아가 나에게 설명했다.


“그는 코랄리아의 기사였어. 과거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제일 앞장서던 사람이었다고 들었지 하지만 이제는 모든 걸 포기한 상태야 저렇게 누워서 하루를 보내고 있어.”


한쪽 구석에서는 또 다른 유령이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넌 대체 누구냐? 이곳에 어떻게 들어왔지? 혹시라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거라면, 경고하는데 잘못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어.”


그는 나를 경계하는 듯하면서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카론, 이 문어는 우리를 도와주려고 해.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대.”


카론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에리아의 말에 잠시 침묵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때, 방 한쪽에서 미친 듯이 웃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유령은 완전히 미쳐버린 것처럼 보였다. 그는 신전의 벽을 넘나들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눈은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저 친구는 핀이야.”


에리아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 학교 학생이었는데, 말미잘과 싸우다가 완전히 미쳐버렸어. 누구와도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짝짝짝!


“자, 자 모두들 너무 심각하게 굴지 말자고!”


칼로스는 밝은 목소리로 말하며 중앙에 섰다.


“이 신전에서 지루한 날들을 보내는 건 이제 사양이야! 말하는 문어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잖아!”


그는 마치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려는 듯, 가벼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칼로스는 이곳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주변에 있는 소수의 유령들도 조금씩 그의 분위기에 감화되어서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 그는 이곳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군. 저런 녀석이 한 명쯤 있으면 하루하루가 즐겁지.


“이봐 문어 친구! 우리 같이 춤이라도 출까?”


나는 칼로스의 요청에 촉수를 흔들며 그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개의 촉수로 땅을 디디고 6개의 촉수를 꿀렁꿀렁 움직이면서 해초의 움직임을 따라 했다.


“오, 문어 친구! 그렇게 흔드는 거야! 바로 그거지!”


칼로스는 나의 움직임에 즐거워하며 입으로 비트를 타기 시작했다.


열심히 촉수를 움직이느라 서로 엉켜버리고 또한 촉수에 목이 졸릴 뻔 한 적도 있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더욱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촉수들을 휘저으며 바닥을 미끄러지듯 돌기도 하고, 갑자기 튀어 올라 바닥에 부드럽게 착지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미끄러져 몸을 돌려미 뱅글뱅글 돌기까지 했다.


칼로스는 나의 우스꽝스러운 춤을 보며 폭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네 춤은 정말로 독특하구나! 이 신전에서 본 최고의 춤이야!”


주위에 있던 소수의 유령들도 내가 휘청거리며 춤추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킥킥킥”


그들 중 몇 명은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나의 어설픈 움직임에 푹 빠져 있었다. 칼로스는 그들 쪽으로 돌아서서 말했다.


“자, 모두들!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 만이야? 이 문어 덕분에 다시 기분이 좋아지지 않냐고!”


나는 중심을 잡기 위해 촉수를 땅에 대고 휘청거림을 멈추려고 애썼다.


나는 중심을 잡기 위해 촉수를 땅에 대고 휘청거림을 멈추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엔 바닥에 철퍼덕 앉고 말았다.


그 순간 칼로스가 손뼉을 치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 문어 친구! 넌 정말로 우리에게 웃음을 선물했어!"


나는 땅에 주저앉은 채로 촉수를 흔들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주위에 있는 유령들이 나를 향해 웃어주며, 그 어색한 순간이 신전 안을 가득 채웠다.


비록 이 신전이 어둠으로 가득한 곳이었지만, 잠시나마 웃음과 춤으로 그 어둠을 잊을 수 있었다.



* * *



“멍이 든 곳은 좀 괜찮아?”


에리아가 내게 다가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나는 촉수를 살짝 들어 올리며 호탕하게 대답했다.


“네, 뭐 이 정도는 침 바르면 다 회복됩니다. 문어는 다리가 잘려도 회복이 되는걸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하지만 무리하지는 마.”


“옙. 그런데 에리아,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면 해줄게.”


에리아는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제가 신전 문 앞에 친구를 놓고 왔는데, 그 문이 잠겨 있어서요. 혹시 잠금장치를 풀어줄 수 있나요?”


에리아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지금 바로 가자!”


그녀는 나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는 신전의 낡은 돌계단을 따라 3층에서 빠르게 1층까지 내려갔다


그녀는 이제는 나를 완전히 믿어주는 듯했다. 입구에 도착하자, 잠들어 있는 맨티스 쉬림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에리아는 문 앞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맨티스 쉬림프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기 잠들어 있는 너의 친구 이름은 뭐야?”


나는 잠시 망설였다. ‘맨티스 쉬림프’라는 이름은 너무 길고 딱딱했다. 그 순간, 한 이름이 떠올랐다.


“타이슨이라고 합니다.”


전설적인 복서의 이름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 이름은 강인한 타이슨에게 잘 어울렸다. 우리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타이슨은 문틈에 얼굴을 들이밀며 잠에서 깨어났다. 붉은 눈동자가 반짝이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끼에엑!”


타이슨은 본능적으로 경계하며 울부짖었다.


나는 손을 들어 진정시키려 하며 말했다.


“미안, 내가 늦었지. 바로 열어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나는 에리아를 향해 눈짓을 보냈고, 그녀는 즉시 문 옆에 달린 잠금장치를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놀림은 능숙했고, 이내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신전의 잠금장치가 풀렸다.


쿠구구구궁···


신전의 문은 무겁고 거대했기에, 열릴 때 엄청난 소음을 내며 서서히 열렸다. 문이 열리자, 차가운 공기가 우리를 맞았다. 타이슨은 처음 보는 에리아를 약간 경계했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타이슨, 이쪽은 내 친구 에리아야. 너도 인사해 봐!”


타이슨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본능적으로 “끼에엑” 하고 소리를 냈다. 그의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조금은 어리숙해 보였다.


에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타이슨. 그런데 너는 혹시 말을 못 하니?”


그때 내 머릿속에 제라하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실 너도 말하는 것이 아닌 내면의 소리를 그녀가 듣는 것이다.


나는 제라하드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에리아는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신기하네 유령이 되어서 좋은 점도 있구나···.”


에리아는 습관처럼 타이슨을 향해 걸어갔다가 신전의 보이지 않는 결계에 막혔다. 순간 그녀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


우리는 다시 3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신전의 복도를 따라 올라가는 동안, 타이슨은 계속해서 주위를 살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슨은 나와 에리아의 뒤를 따르며 묵묵히 따라왔다.


3층에 도착하자, 그들 중 일부는 타이슨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타이슨이 주먹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그들도 다시 마음을 열었다.


“끼에엑!”


타이슨은 좋은지 주먹을 휘저으며 다시 한번 댄스 신고식을 가졌다. 그의 춤이 유령들 사이에 다시금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그런 타이슨을 바라보며, 곧장 리아에게 물었다.


“리아, 여기에 혹시 먹을 만한 게 있나요?”


리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창고 쪽을 가리켰다.


“···저쪽 창고에 마법으로 건조시킨 음식이 있는데, 먹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 우선은 따라와!”


그녀는 나를 창고 쪽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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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크라켄의 강림 24.09.11 17 2 12쪽
18 크라켄의 부름 24.09.10 17 2 11쪽
17 말미잘 유령 24.09.09 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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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셸과 핀의 과거 24.09.05 16 2 11쪽
12 카이렌 녹스의 추적 24.09.04 22 2 12쪽
11 거대 말미잘과 한판 24.09.03 21 2 12쪽
» 댄스 신고식 24.09.02 2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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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고대 크라켄 신전의 유령 24.08.31 3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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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롱아귀는 무서워 24.08.27 4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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