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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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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작품등록일 :
2024.08.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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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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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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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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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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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초롱아귀는 무서워

DUMMY

아틀란티스는 펠라고스 행성의 중앙 바다에 위치한 해저도시다.


마치 오래된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한 도시처럼, 아틀란티스는 고요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도시의 외곽은 거대한 반구형의 투명한 마나 돔으로 보호되어 있었다.


이 돔은 바다의 압력을 막아주고, 해류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도시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돔 너머로는 끊임없이 물고기 떼가 지나가고, 때로는 거대한 해양 생물들이 유영하며 장관을 이루었다.


아틀란티스의 건축물들은 그 자체가 예술이었다.


산호와 해조류로 장식된 건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견고하고 아름다워졌고, 특히 도시의 중심부에는 유일한 종교인 티아마트 교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티아마트 교단의 본부는 웅장한 건축물로, 고대의 바다와 심해의 신비를 다양한 요소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바다의 깊이를 상징하는 짙은 푸른색과 은빛으로 빛나는 진주로 장식된 이곳은, 마치 바다의 보물창고를 연상케 했다.


성전의 벽면에는 티아마트 여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고, 그 눈은 바다의 푸른 빛을 반사하며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성전의 중심에는 티아마트의 거대한 석상이 서 있었다.


이 석상의 상반신은 은빛 긴 머리의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이며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이었다.


성전의 내부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성스러운 찬송가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티아마트 교단의 본부는 아틀란티스의 정치적, 영적인 중심지로서, 도시의 모든 결정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사제들은 마법적인 능력을 통해 바다의 흐름을 읽고, 도시의 미래를 예측한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심해화산 폭발 때문에 신도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그중 흰색 로브를 입은 어린 신도 하나가 입을 열었다.


“다모스, 혹시 최근에 일어난 지진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어?”


“글쎄,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고대 생물인 레비아탄이 성질을 부린 게 아닐까?”


“그건 아닐걸? 심해까지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을 아는데, 심해 화산이 얼마 전에 폭발했다고 하더라고”


“헉, 그럼 아틀란티스까지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어린 신도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로의 말을 주고받았다.


그때, 저 멀리서 거대한 체격과 바위처럼 단단한 피부, 짧은 검은 머리를 지닌 남성이 등장했다.


“하하, 녀석들, 화산 폭발이 일어난 것은 맞지만 완전히 분화된 것은 아니야. 걱정할 필요 없어!”


“토르반님!”


어린 신도들은 존경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걱정 말고 티아마트 님의 말씀을 담은 경전에 집중하도록!”


“네!”


토르반은 그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성전 안쪽에 위치한 대주교의 방으로 향했다.


“토르반님은 정말 멋지셔.”


“멋지기만 한 게 아니지! 티아마트에 5명밖에 없는 고위 성전사잖아. 토르반님의 망치에 맞은 거대 괴수가 한 방에 머리가 터졌대.”


“게다가 약자들에게도 얼마나 친절하신지, 나도 커서 토르반님처럼 될 거야!”


토르반은 아닌 척하면서도 어린 신도들의 대화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귀여운 녀석들.’


신도들의 목소리가 멀어졌을 때, 토르반은 하얀 돌로 만들어진 문 앞에 서 있었다.


“대주교님, 토르반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게”


대주교의 방은 그의 위세와는 상관없이 작고 평범한 방이었다.


“토르반 최근 심해화산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정보가 들어왔네 아무래도 자네가 조사를 맡아줘야겠어.”


“네 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바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대주교님”


“왜 그러는가?”


“레아, 레아 세리스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녀가 교단의 규율을 어긴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토르반은 강인한 얼굴과는 다르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봤다.


“···토르반, 네가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레아는 명령을 어겼고,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야 한다.”


“그녀는 항상 티아마트 여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이번 일도 분명 여신의 의지에 어긋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녀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한 기회가 주어졌습니까?”


차렷자세로 서 있던 토르반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레아는 감정에 휘둘려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했다. 교단의 규율을 어긴 자가 무슨 이유를 대든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그녀는 현재 근신 중이며, 깊이 반성할 시간을 주고 있다.”


“그녀의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녀가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한번 들어봐 주실 수는 없습니까?”


토르반의 물음에 머리가 아파진 대주교는 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엄중하게 말했다.


“토르반 규율은 규율이다. 교단 명령에 대한 도전은 용납될 수 없다. 레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 그녀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가 침묵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해.”


“그렇다면 제가 그녀를 잠시 면회할 수 있겠습니까?”


잠시 창밖을 보며 생각하던 대주교는 말했다.


“면회는 허락하지. 하지만 레아는 근신 중이니 짧게 끝내주게.”


“명심하겠습니다. 대주교님 레아가 다시 한번 티아마트 여신의 가르침을 상기시키고, 그녀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토르반은 레아가 근신 중인 곳으로 향했다.



* * *



성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4평 정도 자그마한 오두막에 토르반이 들어섰다.


“레아”


“토르반? 당신이 여기에 왜 왔죠?”


바닥에서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명상 중이던 레아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대주교님께서 면회를 허락하셨네. 네가 여기에 있다고 들었을 때, 그냥 있을 수 없었어. 네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고 싶었고, 무엇보다 네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어.”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토르반. 교단의 규율을 어긴 건 사실이니까요. 따개비병에 감염된 생명들을 무참히 죽이는게 정답일까요?”


레아는 괴로운 기억을 끄집어낸 듯 표정이 어두웠다.


“네가 무고한 생명을 구하려 했다는 것을 이해해. 아마 나라도 그들을 바로 죽이진 못했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아틀란티스에 위험한 존재일 뿐이야.”


토르만의 대답에 레아는 아직도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을 살해하는 게 정답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여신님의 종일뿐이야 그분의 의중을 한낱 어인인 우리가 알 도리가 없지, 우리들은 그저 믿고 따를 수밖에”


“고마워요 토르반 당신 말대로 우리는 여신님의 종일 뿐이에요. 나도 다시 일어서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교단을 위해, 그리고 여신을 위해.”


레아는 여전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갈등을 느꼈지만, 토르반의 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상기했다. 그녀는 혼란스럽고 괴로웠지만, 결국 여신의 뜻을 따르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깨달았다.



* * *




눈앞에 아른거리는 빛을 피해 나는 코로 물을 내뿜으며 뒤로 물러났다.


쾅!


순간 커다란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물속에서 흩날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흙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나는 기괴하게 생긴 생명체를 목격했다.


그것의 몸은 강철로 만들진것 같았고 입은 자신마저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랬으며 수많은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 위에서 길게 뻗어 나온 촉수였는데 이 촉수 끝에는 작은 발광체가 달려 있었고 어둠 속에서 등불처럼 은은하게 발광했다.


나는 조용히 응시하며 감정 스킬을 발동했다.


[감정 스킬이 발동됩니다!]


► 종족 : 초롱아귀 Lv 18

► 칭호 : 없음

► 스킬 : ???


[감정이 Lv 2로 상승했습니다.]


진짜 살벌하게 생겼네. 꿈에서 나올까 봐 두려울 정도로 기괴하게 생겼다.


조금만 판단 속도가 느렸으면 초롱아귀의 배속에 지금쯤 갇혀있었을 것이다.


멀리서 초롱아귀를 조용히 관찰하고 있자, 아귀는 이내 촉수에 달린 발광체 불을 껐다.


초반에는 조금 보였던 초롱아귀가 주위에 검은색 물감이 번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순식간에 사라졌어. 어디 갔지?’


마치 숲속에서 길리슈트를 입은 군인을 만난 기분이다.


그때 오른쪽에서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운 물의 흐름


‘레프트 훅!’


왼쪽 첫 번째 촉수로 오른쪽을 향해 훅을 날렸다.


퍽!


단단하다 마치 쇳덩어리에 주먹을 날린 것 같은 통증이 촉수에서 느껴졌다.


급하게 촉수를 빼보지만, 순식간에 입을 열었다 닫은 아귀의 입에 촉수가 잘려 나갔다.


위기 상황


무슨 스킬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고 몸은 강철보다 단단하다.


싸움에서는 승산이 없다. 비기를 사용할 수밖에


‘흐으읍. 먹물 발사!’


코에서 대량의 검은색 액체가 주위를 향해 끝없이 분사되었다.


[먹물 발사가 Lv 3로 상승했습니다.]


먹물에 당황한 아귀는 발광체의 빛을 다시 발산하기 시작했고 나는 온 힘을 다해 줄행랑을 쳤다.



* * *



그렇게 한참을 도망친 나는 마그마가 끓어오르는 지역까지 도망을 쳤다.


‘피부가 왜 이렇게 단단한 거야. 앗 따가워!’


통증에 고개를 숙여 촉수를 보니 짧아진 팔뚝이 보였다.


허겁지겁 도망칠 때는 느끼지 못한 통증이 지금에서야 밀려왔다.


‘언젠가 먹어버릴 테다! 초롱아귀!’


삼류 악당이나 할만한 대사를 남발한 뒤 바위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멀리서 낯설지만, 익숙한 발광체가 보였다.


‘설마 저거 초롱아귀인가?’


“어준아··· 어디 있어···”


귓가에 다시금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정신이 멀쩡할 때도 들리는 걸 보니 환각 스킬 일종인 것 같다.


초롱아귀가 눈을 시퍼렇게 뜨더니 이내 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바위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쏘옥


바위틈에 숨은 나는 유심히 초롱아귀를 쳐다봤다.


초롱아귀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저 멀리 떠나버렸다.


‘대체 어디까지 쫓아오는 거냐고 지독한 녀석’


그때였다.


멀리서 거친 파동이 느껴지더니 초롱아귀가 이내 엄청난 속도로 내가 숨은 바위를 향해 박치기를 시작했다.


쾅! 쾅! 쾅!


“문어 살려!”


계속된 박치기에 머리가 뇌진탕에 걸린 것처럼 핑핑 돌기 시작했다.


[충격 내성이 Lv 4로 상승했습니다.]


심해바닥과 붙어있는 바위가 흔들리자, 주변의 지형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끔찍한 놈! 적이지만 인정한다.’


적이지만 감탄이 나올 정도의 투쟁심이었다.


[충격 내성이 Lv 5로 상승했습니다.]


내성 스킬이 올라가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나는 황급하게 먹물을 내뿜고 바위틈에서 벗어났다.


1cm 차이로 겨우 벗어났을 때 초롱아귀가 바위를 향해 마지막 박치기를 시전했다.


쿠오아아앙!


황급히 도망가던 나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음에 아귀를 쳐다봤다.


초롱아귀의 박치기를 버티지 못한 바위가 부서지면서 그 안에 깊게 잠들어 있던 마그마가 초롱아귀를 향해 뿜어지기 시작했다.


‘앗 뜨거워!’


[화상 내성이 Lv 5로 상승했습니다.]


마그마 국물이 두상에 살짝 튀기자, 화상 내성이 증가했다.


“끼에에에에에엑!”


초롱아귀는 끔찍한 절규와 함께 뜨거운 마그마에 절여지더니 이내 아귀찜이 되어버렸다.


[축하합니다! 〈초롱아귀 Lv 18〉 사냥에 성공하셨습니다!]


[자신보다 현격히 강한 마물을 잡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칭호 〈무모한 도전자〉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x 5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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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멀록 정찰병 24.09.13 14 1 11쪽
20 거북섬을 향해 24.09.12 11 1 13쪽
19 크라켄의 강림 24.09.11 17 2 12쪽
18 크라켄의 부름 24.09.10 16 2 11쪽
17 말미잘 유령 24.09.09 19 2 12쪽
16 올드 펫 말미잘의 최후 24.09.08 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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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카이렌 녹스의 추적 24.09.04 22 2 12쪽
11 거대 말미잘과 한판 24.09.03 21 2 12쪽
10 댄스 신고식 24.09.02 23 1 13쪽
9 유령 3인방 24.09.01 31 2 11쪽
8 고대 크라켄 신전의 유령 24.08.31 31 2 12쪽
7 [초급 : 물 마법 Lv 1]을 획득하셨습니다. 24.08.30 31 2 11쪽
6 상남자들의 목숨을 건 대결 24.08.29 39 2 11쪽
5 첫 번째 진화!! 24.08.28 49 3 11쪽
» 초롱아귀는 무서워 24.08.27 4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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