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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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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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책방
작품등록일 :
2024.08.26 11:56
최근연재일 :
2024.09.17 19: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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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추천수 :
49
글자수 :
132,282

작성
24.09.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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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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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유령 3인방

DUMMY

“휴··· 대체 언제까지 유령의 몸으로 이곳에 갇혀있어야하지?”


철퍽 철퍽


그때 무언가가 지면을 밝는 소리가 들리더니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거대한 크라켄 신전에 지금은 아무도 없다니.”


처음 듣는 어린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신전문을 잠궜는데 어떻게 들어온거야?’


의문이 들었지만 고장났는가 보다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저주받은 신전이다. 절대 그 누구도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되는.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나는 사명감에 불타기 시작했다. 천천히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이동했지만 그곳엔 누구도 없었다. 이상했지만 분명 근처에 있을것이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최대한 무섭게 말했다.


“여기서 뭐 하고 있니···.”


또한 겁을 주기 위해 책장을 살짝 흔들었더니 책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앗 책이 부서졌잖아 아깝다.’


그래도 사람을 살리는게 먼저다.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책장 앞에서 나타났다.


“너는 왜 이곳에 왔나···. 이곳은 우리들의 공간이야···. 어라? 어인인줄 알았는데 웬 문어가?”


눈앞에는 바닥에 늘러붙은 문어만이 있을 뿐이었다.


“유··· 유령 맞죠?”


- 누구야! 감히 이곳을 찾아오다니 저주할 것이다!


“저기요 제가 말했어요!”


나는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분명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누가 말을 하고 있는거지? 그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았을 때,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곳에는 한 마리의 문어가,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온몸이 떨렸다.


‘문어가 말을 하다니··· 이런 건 책에서도 본 적이 없었는데······.’


문어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를 뻔했고 그가 촉수를 눈앞에서 흔들자 나는 소리를 지르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으아아아악! 문어가 말한다!”



* * *



- 유령도 도망치게하는 말하는 문어라니 재밌구만.


‘제 입장에서는 말하는 문어보다 유령이 더 무서운데 말이죠.’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여성 유령은 미로 같은 2층 내부를 빠르게 통과하면서 도망쳤고, 결국 따라잡을 수 없었다.


‘스승님, 혹시 물체를 통과하는 마법은 없나요?’


- 몸 전체를 마나로 변환하는 마법이 있긴 하네만, 고위 마법이라 지금의 자네로선 불가능하네.


아쉽다. 그 능력만 있다면 거대 괴수의 뱃속을 탐험할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2층을 더 탐색하기로 마음먹었다.


도서관의 중앙에 다다르자 저 멀리, 천장과 이어지는 돌로 만든 촉수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 촉수는 1층의 기둥보다 세 배는 더 컸다. 그 거대한 구조물에는 남성 한 명이 통과할 수 있을 만한 통로가 있었다.


구멍 안에는 커다란 원판 형태의 돌로 된 바닥이 있었는데, 가장자리 틈 사이에 약간의 간격이 있었다. 또한 중앙에는 파란색 마석이 박힌 막대기가 꽂혀 있었는데 나는 원판의 중앙으로 다가갔다.


- 문어야, 어서 저 마석에 마나를 흘려넣어 보거라!


스승의 지시에 따라 나는 촉수를 마석 위에 올려놓고, 마나를 흘려보냈다.


쿠궁!


마나가 흐르자 원판 전체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주변이 서서히 밝아졌다. 촉수 모양의 엘리베이터 내부 벽면에는 마나에 감응하는 광석이 빛을 발하며, 은은한 광채를 뿜어냈다. 나는 호기심에 마나를 거두어들였다.


그러자 원판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며, 광석의 빛도 서서히 꺼져갔다.


쿠궁!


다시 한번 마석에 마나를 흘려넣자, 원판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고, 점점 가속도가 붙어 어느새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철컥!


어느 지점에 도착하자, 원판이 무언가에 잠기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원판이 완전히 멈췄다. 정면에는 낡고 오래된 나무 문이 하나 나타났다. 문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으며, 금속 손잡이는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3층의 모습이 드러났다.




* * *




나는 숨을 헐떡이며 3층으로 뛰어 올라왔다. 여전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고,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 머물고 있는 다른 유령들은 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말하는 문어가 있어! 2층 도서관에서 봤다고!"


나는 헐떡거리며 외쳤다.


"말하는 문어라니, 무슨 말이야?"


칼로스가 먼저 다가와 물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흥미를 감추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는 살짝 의아함이 섞여 있었다.


"정말이야! 문어가 말을 하면서 도서관을 수색하고 있었어! 믿기 힘들겠지만, 그게 사실이야!”


나는 필사적으로 그들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여전히 그 상황이 믿기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에리아가 조용히 다가오더니, 나를 진정시키려는 듯 부드럽게 물었다.


"리아, 혹시 뭔가 잘못 본 게 아닐까? 우리 모두가 이곳에서 오래 머물다 보니, 가끔은 이상한 것들을 보기도 해. 그런데 문어가 말을 했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니?"


나는 머리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정말 봤어! 그 문어가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고! 그냥 우연히 본 게 아니란말이야!”


하지만 에리아는 여전히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내 말을 곰곰이 되새기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침착하고 조심스러웠다.


"그렇다면 그 문어가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왔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 하지만 너무 흥분하지 말고, 상황을 더 살펴보자."


"흥미로운데? 문어가 말을 한다니···.”


칼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이런 이상한 상황이 흥미로울 뿐이었다.


그러나 리아가 아무리 설명해도 다른 유령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들 중 일부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거나, 아예 리아의 말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 눈에는 리아가 이곳에서 너무 오래 지내며 점점 제정신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 정말로 내가 잘못본걸까?”


리아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칼로스와 에리아는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떻게 됐든, 확인해보는 게 좋겠어."


칼로스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 문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우리가 어떤 위협을 받을지 알 수 없으니까."


에리아는 리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함께 가볼까? 이 신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잖아."


리아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두 유령의 말에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그들은 함께 2층으로 돌아가 그 문어의 정체를 확인하기로 했다. 리아는 마음 한켠에서 자신이 미쳐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리아! 그러니까 춤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문어가 2층에서 무엇을 하고있다고 했지?”


“진짜라니까!”


“그냥 농담이야 그렇게 진지하게 받지 말자고.”


그는 살아있을적에 바다를 떠돌아다니던 음유시인이라서 그런지 항상 능글 맞았다.


“칼로스 농담도 상황을 봐가면서 쳐야하지 않을까? 리아가 많이 놀랐잖아.”


“알았어 너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미안해 리아”


침착하고 우아한 에리아의 말투에 칼로스도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녀는 3층에서 유일하게 리더쉽이 있는 여성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2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문앞에 도착했다. 마음 같아서는 바닥을 뚫고 날아가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우리한테 걸린 저주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머리가 30cm는 될법한 거대한 문어가 손을 흔들면서 말을 걸어 왔어. 저렇게 말이야! 어라···?”


어느새 낡은 나무로된 문앞에 문어 괴물이 촉수를 흔들고 있었다.



* * *



철컥!


끼이이익──


낡은 문이라서 그런지 소음이 장난아니네.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3층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저 멀리에서 남녀 3명이 대화를하면서 다가오는것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머리가 30cm는 될법한 거대한 문어가 손을 흔들면서 말을 걸어 왔어요. 저렇게 말이예요! 어라···?”


“안녕하세요!”


나는 촉수를 흔들며 최대한 친근하게 인사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으아악”


2층에서 본 젊은 여성 유령이 기겁하면서 뒤로 날아갔다. 그녀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하하! 진짜네! 리아, 네가 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정말 문어가 말을 하잖아!”


옆에 있는 젊은 남성이 놀라움과 흥미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저··· 저기, 아까부터 너무 당황해서 미처 인사도 못 했는데··· 저 정말 나쁜 문어는 아니에요. 그저 여길 탐험하러 온 거예요.”


나는 최대한 진지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떨리는 척수는 거짓말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여성이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나쁜 의도는 없는것 같네. 어떻게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건지 말해줄수 있겠니?”


“에리아! 저 녀석은 5층에 그녀석과 친구일지도 모른다고!”


“4층이든 5층이든 저는 이곳에 얼마전에 도착했어요! 전혀 상관이없답니다.”


나는 최대한 밝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리아, 진정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면 진작에 공격했겠지. 게다가 우리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야 너도 알잖아.”


에리아라는 여성이 리아라는 유령의 손을 잡아주면서 안심을 시켰다.


- 이곳에 지박령이 되어버린 유령들이다. 최대한 너도 친절하게 대하거라.


제라하드의 말처럼 친절하게 보이는게 중요했다.


“내가 이 신전에서 춤추면서 노래 부르는 문어를 만날 줄이야! 이건 노래 가사로 써야겠어!”


유쾌해보이는 남성 유령은 갑자기 고개를 흔들면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이 남자 마음에 들지도?’


“다시 한번 물어볼게 여기까지 어떻게 흘러들어온거야?”


“그러니까 제가 이곳에 흘러들어온 계기는요······.”


나는 맨티스 쉬림프와의 대결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옆에서 듣던 남성은 “문어와 새우의 낭만적인 대결이라 사나이 울리는 군.” 이라는 대사를 내뱉었다.


감염된 멸치를 피해 땅을 팠고 이곳에 빨려들어와 호수에 빠졌다는 이야기에 그들은 옛 기억이 떠오르는지 동조했다.


액체화 마법을 사용해 정문을 통과했다는 이야기에 그들은 내가 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내 말이 다 끝나자 리아는 여전히 나를 경계하는 눈초리였지만, 에리아는 내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에리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도 우리처럼 이곳에 빠져 갇힌 존재구나. 그렇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숨길 필요는 없겠지. 어떻게 여기에 갇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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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주말 점심에는 신성한 연못 스파! 24.09.16 8 1 11쪽
23 섬을 공격하는 멀록 24.09.15 1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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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멀록 정찰병 24.09.13 14 1 11쪽
20 거북섬을 향해 24.09.12 11 1 13쪽
19 크라켄의 강림 24.09.11 17 2 12쪽
18 크라켄의 부름 24.09.10 16 2 11쪽
17 말미잘 유령 24.09.09 19 2 12쪽
16 올드 펫 말미잘의 최후 24.09.08 17 2 12쪽
15 거대 거북이의 피 24.09.07 21 2 12쪽
14 마나 운용법을 배웠더니 강해짐 24.09.06 24 2 12쪽
13 셸과 핀의 과거 24.09.05 15 2 11쪽
12 카이렌 녹스의 추적 24.09.04 21 2 12쪽
11 거대 말미잘과 한판 24.09.03 21 2 12쪽
10 댄스 신고식 24.09.02 23 1 13쪽
» 유령 3인방 24.09.01 31 2 11쪽
8 고대 크라켄 신전의 유령 24.08.31 31 2 12쪽
7 [초급 : 물 마법 Lv 1]을 획득하셨습니다. 24.08.30 3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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