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귀환자가 세상을 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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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뭉
그림/삽화
A.I 사용
작품등록일 :
2024.08.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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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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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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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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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각성(2)

DUMMY




나는 라운과의 싸움으로 인해 넘어져있는 책장들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책 한 권이 내 손으로 빨려들어왔다.

책의 제목은 '수라구극권'(修羅九极拳).

그 책을 펼치자 그 안의 기억과 지식이 내 안으로 흡수되었다.


지식을 흡수하는 데 이전과 같은 고통은 없었다.

내 영혼의 격이 높아져서일까?


나는 라운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었다.

수라구극권의 기수식이었다.

라운은 나를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내팽개쳤다.


"수라구극권이라, 혼력을 사용하기에 좋은 무공이지. 그러면 나도 같이 놀아볼까?"

라운이 세게 진각을 밟더니 총알처럼 내게 쏘아졌다.

나는 양 팔을 들어 라운의 주먹을 처음으로 막아냈다.


콰앙!


"이번엔 막았다."


내 미소에 라운은 얼굴을 굳혔다.

라운의 주먹이 빗발치듯 날아왔다.


나는 씩 웃으면서 전신의 혈관을 통해 혼력을 움직였다.

단전에서 시작한 혼력이 심장에서 증폭되어 강하게 전신을 휘돌았다.


그의 주먹에서 파공성이 울렸다.

스치기만 해도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위력이었다.


나는 간신히 몸을 비틀어 피했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어, 더 빨리!'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혼력이 전신을 질주했다.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몸이 뜨거워지면서 동시에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내 손이 번개처럼 튀어나갔다.

날카로운 손끝이 라운의 팔을 할퀴었다.

얇은 피줄기가 그의 팔을 타고 흘렀다.

첫 타격이었다.


“수라구극권은 이름과는 다르게 주먹만 쓰는 무공이 아니지.”


내 말을 들은 라운의 눈이 번뜩였다.

그의 발이 내 복부를 향해 날아왔다.

나는 몸을 뒤로 젖혀 피했다.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그의 발끝이 내 턱을 스치고 지나갔다.


밀려난 나는 넘어지면서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왼발을 라운의 옆구리로 날렸다.

그러나 그는 마치 읽고 있었다는 듯 가볍게 뒤로 물러나 피했다.


'아직이야.'


순간 왼쪽 눈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다.

마치 낙인을 찍은 것 같은 고통.

그러나 내가 기다려왔던 통증이었다.


라운의 움직임이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것 같았다.


나는 라운의 주먹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갑자기 빨라진 속도에 라운의 눈이 놀람으로 커졌다.

그는 내 돌진을 막기 위해 강력한 직선 펀치를 날렸다.


서로의 주먹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콰직!

라운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책들이 흩날리고 책장이 뒤틀렸다.


고통이 전신을 관통했지만,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라운이 잠시 중심을 잃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나는 라운에게 파고든 뒤 발경의 묘를 섞은 어퍼컷을 날렸다.


그러나 라운은 마지막 순간 고개를 비틀어 피했다.

내 주먹이 그의 볼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의 뺨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

아슬아슬하게 피한 라운의 눈에 흥분의 빛이 어렸다.


"하, 이제야 좀 재밌어지는군."

라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수라구극권은 손, 발, 팔꿈치, 무릎 그리고 머리까지 사용하여 일격에 상대를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무공.

그렇기에 내가 현생에서 싸우던 방식, 개싸움과 빠르게 조화를 이뤘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격돌했다.

충격파로 인해 책장들이 무너지고 종이가 휘날렸다.


라운의 발차기가 내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나는 몸을 숙여 피하면서 동시에 그의 다리를 잡았다.

그의 균형이 무너진 틈을 타 내가 어깨로 그의 복부를 들이받았다.


"으윽!" 라운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내 등에 팔꿈치를 내리꽂았다.

하지만 예상한 바 였다.

난 이미 등에 혼력을 집중해서 수트의 강도를 올려놓은 상태.


까아앙!


라운의 공격에도 수트는 끄떡없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몸의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진각을 밟았다.


‘이번에는 못 피할 거다.’


지면을 밟으며 생긴 충격을 그대로 팔꿈치에 전달하여 올려쳤다.

혼력이 발경의 원리로 라운의 복부에서 폭발했다.

수라구극권의 초식, 이문정주(裡門正走)였다.


콰아아앙!


라운의 배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라운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숨을 고르며 서로를 노려보는 우리. 어느새 재생을 마친 라운의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이야, 이 정도로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말을 마친 라운이 폭발적인 기세로 달려들었다.

나는 간신히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그의 연속 공격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주먹, 발, 팔꿈치, 무릎까지 모든 것이 무기가 되어 나를 향해 날아왔다.


까가가가강!


점점 밀려나는 나.

그러나 수트의 방어력 덕분인지 큰 타격은 없었다.


“이제 끝이야.”


마지막 일격.


내 주먹이 라운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그의 손이 내 팔목을 붙잡았다.


라운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려는 찰나, 나는 외쳤다.


"걸렸다!"


다리에 혼력을 집중하자 바닥이 깨지며 나는 한 걸음 더 움직일 수 있었다.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주먹은 조금 더 전진할 수 있었다.


“하핫! 이 정도로 끝이라고?!”


라운이 조소했다.

내 주먹은 라운에게 닿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왼쪽 눈이 더욱 뜨거워지며 전신의 혼력이 증폭되었다.


따아악!


혼력을 가득 담은 내 손가락이 그의 이마를 강하게 후려쳤다.

그의 고개가 뒤로 빠르게 젖혀졌다.

그리고 양 무릎이 무너져내렸다.


"오랜만에 딱밤 맞아보니 어때?"


웃으며 던진 말에,

라운은 잠시 충격받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하, 말해 뭐해. 좆같지."


그의 머리가 가루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라운은 사라져가면서 말했다.


“이번에는 꼭 지켜내라고.”


나는 변신을 해제하고는 라운의 모습을 최대한 눈에 담은 뒤 대답했다.


“물론이지.”


그때 도서관처럼 세워져 있던 모든 책장들이 수라도라는 책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라운의 몸 또한 먼지처럼 흩어지며 수라도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담담하게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나를 보며 라운이 웃었다.

그 웃음은 어릴 적 해맑았던 웃음과 닮아있었다.


라운이 주먹을 들이밀었다.

나는 물끄러미 라운이 내민 주먹을 바라보았다.


‘어릴 적에 라운이와 하던 인사였었지.’


“그래, 잘 가라.”


나도 주먹을 내밀어 라운의 주먹에 마주 대었다.

라운은 지금까지 이 공간에서 봤던 얼굴 중 가장 환한 얼굴을 보여주며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라운을 흡수한 수라도는 내 머리를 툭 치며 날아가다가 사라졌다.


수라도가 사라지고 난 뒤,

내가 있던 광활한 백색의 공간은 반으로 접히고 또 접혔다.

반으로 접힐 수록 나는 내 의식이 위로 상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눈을 떴다.


#


눈을 뜨자 푸른 장막이 보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내가 묻자, 차갑지만 아름다운 목소리가 대답했다.


“제가 1번의 방해를 받고나서 3분 가량이 흘렀습니다. 후우, 인다비 님은 1번, 아니 제 언니와 무슨 관계이시죠?”


“친구, 그것도 아주 오래된 친구지.”


“납득할 수는 없지만 믿어야겠죠. 몇 백년간 깨어나지 않았던 언니가 갑자기 일어나 제게 당부까지 했으니까요.”


“당부?”


“네, 인다비 님은 앞으로 헌터 관리국의 국장 보좌관으로서 활동해주시면 됩니다.

내일부터 출근하십시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네 보좌관을 하라는 건가?”


관리국장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흐흠. 언니의 당부로 만들어진 직책이니만큼, 의무는 없습니다. 그리고 손을 주시겠습니까?”


내가 손을 내밀자 그 위로 검은색의 카드가 나타났다.


“V.I.P들만 가질 수 있는 블랙 카드입니다. 당연히 가용 금액의 한도는 없습니다.

또한 마법 금속으로 되어있어 충격에 강하고, 마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간단한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 스크롤의 기능도 있습니다.

물론 인다비 님은 마력이 없으니 마석을 이용할 수밖에 없겠죠.”


뭔가 설명을 하면서도 상당히 불만이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내가 카드에 대해 더 물어보려 입을 열자마자 그녀가 내 말을 막았다.


“자세한 정보는 이 핸드폰에 넣어놓았으니, 알아서 찾아 보시면 됩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할지 제가 두고보겠습니다.

만일 다비 님의 역량이 떨어진다 판단되면 바로 지원을 끊을 것이니 참고 하십시오!”


헌터 관리국장은 허공에 핸드폰 하나를 생성하고는 바로 사라졌다.

그러자 장막의 푸른 색도 사라졌다.


“성격이 이상한 애네.”


나는 씩 웃으며 관리국 본부에서 나왔다.


#


블랙 카드의 첫 사용처는 편의점이었다.


“후우우우우. 이게 얼마 만이냐···”


나는 필터까지 담배를 태운 뒤에 깊게 들이마셨던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


현생에서는 몬스터들의 대대적인 침략으로 온 세상이 박살난 터라 담배를 구하기도 힘들었다.

찬란했던 과학의 성과는 몬스터들에게 무용지물이었고, 현대 문명은 20년을 못 버티고 전부 멸망했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했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연달아 두 개비를 피우자 이제 핸드폰을 볼 여유가 생겼다.


핸드폰 조작도 오랜만이었지만, 한 달 간의 교육동안 설명해준터라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내가 앞으로 살 곳의 주소도 그 안에 적혀있었다.

서울의 중심, 관리국 본부의 근처에 있는 초고급 펜트하우스였다.


나는 관리국 국장으로부터 받은 블랙 카드를 문에 갖다 대었다. 순간 은은한 푸른빛과 함께 문이 열리며, 그의 눈앞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이게 다 내 집이라고...?”


57층 펜트하우스의 거실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통유리 창문 너머로 서울의 도심이 한 눈에 들어왔고, 천장에 매달린 크리스탈 샹들리에는 은은한 빛을 발산하며 공간을 채웠다.

발아래 깔린 마석은 그의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었다.


10명이 살아도 충분할 만큼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따로 있었다.


“이건...뭐지?”


욕실에 자리 잡은 거대한 원형 욕조는 마도공학을 적용하여 사용자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옷을 벗고 조심스레 욕조에 몸을 담갔다. 순간 온몸으로 느껴지는 따스함에 나는 전율했다.


“후아아아. 이게 문명이지. 이게 삶이고.”


정말 터무니없이 오랜 시간동안 혼자 생존하느라 잊고 살았던 것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문득 라운과의 마지막 순간이 떠올랐다.

그의 마지막 미소, 그리고

‘이번에는 꼭 지켜내라고’라는 말.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가짜주제에 건방지기는.”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긴 채, 나는 다짐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 세상을 지켜내겠다고.

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세상, 나의 책임 그리고 과거의 기억들.

모든 것이 뒤섞여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때.

나는 천천히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눈을 감았다.


라운과 싸우면서 달아올랐던 왼쪽 눈은 아직도 열기를 담고 있는 듯 했다.


“자, 이제 진짜 시작이군.”


천천히 뿜어낸 담배 연기가 욕실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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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한낮의 은하수 24.09.16 8 0 13쪽
21 20화 푸른 늑대 24.09.15 11 0 14쪽
20 19화 사투 24.09.14 15 0 13쪽
19 18화 Soul Armor Alpha Form(2) 24.09.12 23 0 14쪽
18 17화 Soul Armor Alpha Form(1) 24.09.11 22 0 14쪽
17 16화 고블린 로드(2) 24.09.10 21 0 15쪽
16 15화 고블린 로드(1) 24.09.09 23 0 14쪽
15 14화 축제의 밤 24.09.08 24 0 15쪽
14 13화 중독 24.09.07 26 1 14쪽
13 12화 보스몹 24.09.06 26 1 17쪽
12 11화 트롤 킬링 24.09.05 2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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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몬스터 웨이브(1) 24.09.03 36 1 14쪽
9 8화 사막의 바람 24.09.02 37 1 13쪽
8 7화 사막의 전투 24.09.01 50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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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각성(1) 24.08.27 9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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