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귀환자가 세상을 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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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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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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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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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항공사고(1)

DUMMY

한수혁이 몽골로 보낼 물건들을 구하는 동안 나는 관리국 외부의 훈련장에 있었다.

"변신."

내가 심장과 단전에 있는 영로를 열자, 터져나오는 혼력이 내 몸을 감싸며 배틀 수트의 형상으로 변했다.


[Suit Up, Soul Armor Zero Form]

이 소울아머를 착용한 뒤에야 나는 혼력을 운용할 수 있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수라구극권'의 기본 자세를 취했다.

수라구극권의 각 초식은 모두 하나의 공격으로 끝나기 때문에 간단해보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혼력의 움직임이었다.

간단하게 주먹을 뻗는 동작에도 실제로는 복잡한 혼력의 움직임이 필요했다.


‘아직 한참 모자라. 조금 더 폭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전생의 기억으로부터 얻은 이 무공은 아직 내 몸에 완전히 각인되지 않았다.

부단하게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아..."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며 혼력을 끌어올렸다.

전생의 기억에 의하면, 혼력은 마력보다 조금 더 효율이 좋았다.

같은 힘을 쓰더라도 더 강한 파괴력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다루기도 어렵다고 한다.

마력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혼력을 사용하는 게 지랄같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전신의 혈관을 통해, 가장 작은 혈관까지...'

두개의 영로에서 뽑아내는 혼력이 체내의 혈관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느리게, 그리고 점점 빠르게.

나는 의식을 집중해 아주 작은 모세혈관까지 혼력이 흐르도록 노력했다.

지금 미리 흐름을 각인해두어야 혼력의 움직임이 더욱 수월해 진다.


"으으으..."


툭툭


작은 혈관들이 혼력을 담으면서 터져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 고통을 견뎌내야만 했다.

수련을 거듭할수록 왼쪽 눈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가 낙인을 찍는 것처럼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


'이 느낌... 더 강해지고 있어.'


왼쪽 눈이 뜨거워질수록 몸이 더 빨라지고 혼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내 힘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였다.


하루, 이틀... 그리고 삼일.


나는 쉬지 않고 수련을 계속했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직 수라구극권 수련에만 집중했다.


"하아... 하아..."


3일째 되는 날 아침, 마침 한수혁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가 지시한 물품을 모두 비행기에 수납 완료했다는 문자였다.


"이제 준비는 끝났어."


나는 배틀 수트를 해제하고 훈련장을 나섰다.

이제 곧 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몽골에 도착하면, 지평선을 가득 메운 그린 스킨의 군대들과 끝없는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내 수준은 대략적으로 C급, 무공으로 따지면 이류에 불과하다.

더 빠르게 강해지려면 더 많은 싸움, 그것도 생과 사를 넘나드는 전투가 필요했다.

끝없는 싸움 속에서 내 힘의 한계를 시험하고, 더 강해져야만 했다.


그래서 두려운가? 아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와 강하게 쥐어진 주먹을 보고 조금 놀랐다.


마치 죽이는 공연을 하기 전의 밴드 멤버와 같은 모습.

쿵쿵 뛰는 심장의 소리가 마치 히트곡의 전조처럼 들렸다.


#


이 지구의 인천 공항은 이전 세계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고 소박하다.

몬스터의 존재로 인해 항공과 해상의 교통이 원활하지 못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한수혁은 난생 처음 보는 공항이 신기한지 계속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야, 내가 요 비행기라는 걸 타보다니. 이런 건 부자들이나 타는 거라 생각했는데.”


한수혁의 기분이 좋아보였다.

지난 삼 일동안 그가 고민하던 걸 내가 해결해 줬으니 당연하다.


관리국의 헌터들을 동원해 한수혁이 돌보는 아이들을 관리국의 보호시설로 데려왔다.


흑호 길드는 관리국의 행사를 막을 수 없었다.

표면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없었으니.


그러나 관리국 또한 흑호 길드의 범죄 행위를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심증은 있었으나 물증이 없었다.


그리고 이는 또한 관리국의 역할이 아니기도 했다.

이 세상에서 관리국은 마치 이전 세계에서의 영국 왕실처럼 명예직 비슷한거랄까.

마석 매매를 총괄하긴 하지만, 그 이외의 일에는 철저히 방관하고 있었다.


헌터가 일으킨 문제는 다른 헌터가 해결한다.

이것이 이 헌터 중심 사회의 룰이었다.

그렇기에 힘의 논리가 지독하게 적용되는 곳이 이 세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찾은 것만으로도 한수혁은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했다.

한수혁에게 닥칠 흑호 길드의 보복이 두려울 법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나는 한층 밝아진 한수혁을 보며 말을 걸었다.


“칸에게 전할 선물은 다 채웠나요?”


내 물음에 한수혁은 자신있게 답했다.


“내가 저 큰 비행기 한 가득, 물자를 준비하느라 얼마나 뭐빠지게 움직였는지 알아요? 하지만 나는 결국 해냈죠. 난 프로거든.”


한수혁의 모습은 확실히 프로 같았다.

깔끔하게 입은 블랙 수트에 포마드를 잔뜩 발라 넘긴 머리까지.


“그런데 말투가 바뀌었네요?”


내가 웃음을 참으며 물어보자, 한수혁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하하, 이게 원래 내 말투입니다. 보좌관 님은 이 말투가 더 편하실 것 같아서요. 마음에 안드십니까?

이참에 보좌관 님도 편하게 반말 하시죠.”


한수혁은 지난 3일간의 문자 대화를 통해 내가 허용하는 선을 교묘히 파악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말투로 나타난 것이다.


한수혁이 정말 영리한 건, 자기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내가 알아차리게 했다는 거였다.

역시 똑똑한 녀석이었다.


나는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한수혁에게 말했다.


“그래 편하게 하자. 그게 더 듣기 좋다.”


쓸데없는 허례허식은 내 쪽에서 사양이었다.


신남을 감추지 못하는 한수혁이 활주로에 서있는 비행기를 보며 외쳤다.


“캬! 저거 보십쇼. 저게 최신 기종이자 우리나라에 딱 하나 밖에 없는 대형 비행기, 고양 항공 5호기 아닙니까! 이런 대단한 것을 전세내버리다니. 역시 보좌관 님이십니다.

와, 크기도 겁나 크네! 저 큰게 정말 하늘을 날 수는 있는 겁니까?!”


그때 우리의 뒤에서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론이죠. 저희 고양 항공의 비행기는 언제나 빠르고 안전한 비행을 약속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비행을 여러분과 함께하는 파일럿, 미스터 고입니다.”


귀티가 철철 흐르는 잘생긴 소년이 우리에게 다가와 우아하게 인사했다.


“하하하. 고양 항공의 후계자 분이 직접 조종해주시다니. 오늘처럼 기쁜 날이 다시 올지 모르겠네요.”


한수혁이 너스레를 떨자 미스터 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저는 비행을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곧 뵙죠.”


미스터 고가 떠나자 한수혁의 얼굴은 본래의 프로다움을 되찾았다.


한수혁이 대수롭지 않게 입을 열었다.


“고양 항공이 많이 힘든가 보네요.”


“왜?”


이 세상으로 돌아온 지 이제 한 달 하고 삼 일이 지났다.

나는 아직도 이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이미 소문이 파다하더라고요.

아직 겉은 화려해보이지만 속은 썩어들어가고 있다고.

그러니까 고양 항공의 장남이 직접 현장을 뛰고 있겠죠.”


나는 목소리를 낮춰 한수혁에게 말했다.


“고양 항공의 문제는 자기네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런데 우리, 괜찮은 건가? 저 미스터 고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아직 어린애로 보이는데.”


한수혁도 살짝 불안해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괘, 괜찮습니다. 미스터 고는 아직 어리지만 마도공학의 수준이 높고, 마법은 벌써 5클래스 수준이라고 하니까. 능력으로 따지면 기존의 파일럿보다 훨씬 나을겁니다. 제발 그럴 겁니다.”


“뭐, 괜찮겠지. 별 일 있겠어?”


“하하, 그,그렇죠?!”


한수혁이 다시 신나는 걸음으로 앞을 향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하니 관리국장의 메시지였다.


국장: 100억 결제, 이건 뭔가요?


나: 출장비. 몽골의 칸에게 보낼 거 샀는데 비용 좀 썼어.


국장: 그런데 100억씩이나 썼다고요?


나: 빨리 가고 싶어서 무리 좀 했지. 내 돈도 아니기도 하고.


국장: 관리국의 예산을 뭘로 보는 겁니까!!!


나: 그러게. 내가 도와달라고 할 때 도와줬으면 좋았잖아.


국장: 저는 할 일이 많다고요! 관리국장으로 있는 게 쉬운 줄 알아요? 저는 한국지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관리국의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고요! 저는 역시 당신이 싫습니다.


나: 왜?


국장: 그냥요! 언젠가 당신이 무능하다고 결정한 제 결정이 맞다는 걸 증명할 겁니다. 저는 절대 틀리면 안 되는 존재니까요!


나: 아니, 그러면 지금껏 나를 도와준 건 뭐야? 관리국에도 꽂아주고, 돈 쓰라고 카드도 주고 말이야.


국장: 후우, 언니의 명령은 제 존재 위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요. 제 의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나: 아 그건 그렇고 네가 준거 있잖아. 이 VIP 카드, 이걸로 마법 쓸 수 있다면서. 무슨 마법 쓸 수 있어?


국장: 후우, 제가 질문만 하면 대답해주는 그런 편리한 존재로 보이시나요?


나: 그래서 대답 안 해줄 거야?


국장: 빌어먹을. 그 카드에 B급 마석을 갖다 대고 시동어를 외치면 배리어 마법 한 번을 사용할 수 있어요. 말도 안 되게 비효율적이지만 VIP들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으니까요.


나: 만약에 다른 등급의 마석을 쓰면?


국장: B급 미만이면 아예 마법이 발동하지 않죠. A급이면 강화된 배리어 마법이 나오지만 세 번까지예요. 그 이후에는 카드가 망가집니다.


나: S급 이상이면?


국장: 아무리 부자라도 그런 미친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만일 S급 이상의 마석을 카드에 쓴다면, 위험합니다. 카드 내에 자폭 시스템도 있어서 S급 이상의 마석인 걸 확인하면 그대로 마석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폭합니다.

도시 하나가 박살 날 위력으로요.

VIP들은 최후의 상황에서 죽더라도 혼자 죽기를 원치 않거든요.

인다비 님께서 쓰실 일은 없을 겁니다.


나: 오, 좋네. 그래 고마워. 네가 네 언니보다 훨씬 더 나를 도와주고 있어. 이후에도 부탁할게.


국장: %$@%!@!$!%!!!


‘큰일이네. 국장이 점점 더 귀여워지고 있어.’


첫 인상과는 다르게 놀리는 재미가 있는 친구였다.

국장과 대화를 하면서 비행기에 탑승했고, 어느새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비행기가 이륙했다.

한수혁은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고도에 오르자 한수혁은 안정감을 되찾은 듯, 큰 소리로 떠벌였다.


“하하하. 내 첫 비행 때는 뭔가 스펙타클한 것들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빠르고 안전하게 가려니 오히려 섭섭하게 되었네요? 설마 떨어지기라도 하겠습니까? 설마, 설마요! 하하하하핫!”


그리고···시간이 흘렀다.


“후우, 한수혁. 앞으로는 입 닫고 있어라.”

“죄, 죄송합니다. 보좌관 님! 으아아악!”


나는 갑자기 거칠게 요동치는 비행기 안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한수혁이 있던 자리를 보니,

그는 이미 비명을 지르며 복도에서 구르고 있었다.


상황 파악을 위해 기내를 둘러보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광경과 마주쳤다. 거대한 거미의 눈이 창문 너머로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거미가 이 고도까지? 뭔가 특별한 놈인가?'


한수혁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보좌관님, 저게 뭡니까?"


비행기가 다시 한 번 격렬하게 흔들렸다.


"귀찮은 손님이 찾아온 것 같군."


나는 차분히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한수혁, 준비해. 몬스터 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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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푸른 늑대 24.09.15 11 0 14쪽
20 19화 사투 24.09.14 15 0 13쪽
19 18화 Soul Armor Alpha Form(2) 24.09.12 23 0 14쪽
18 17화 Soul Armor Alpha Form(1) 24.09.11 22 0 14쪽
17 16화 고블린 로드(2) 24.09.10 21 0 15쪽
16 15화 고블린 로드(1) 24.09.09 23 0 14쪽
15 14화 축제의 밤 24.09.08 24 0 15쪽
14 13화 중독 24.09.07 26 1 14쪽
13 12화 보스몹 24.09.06 26 1 17쪽
12 11화 트롤 킬링 24.09.05 26 1 13쪽
11 10화 몬스터 웨이브(2) 24.09.04 32 1 14쪽
10 9화 몬스터 웨이브(1) 24.09.03 36 1 14쪽
9 8화 사막의 바람 24.09.02 38 1 13쪽
8 7화 사막의 전투 24.09.01 50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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