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귀환자가 세상을 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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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뭉
그림/삽화
A.I 사용
작품등록일 :
2024.08.26 18:06
최근연재일 :
2024.09.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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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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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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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화 항공사고(2)

DUMMY



콰과과광!


비행기 창문에 달라붙은 거미가 송곳같은 다리로 유리를 연타했다. 충격파가 기내를 진동시켰다.


“젠장, 노크 소리가 이렇게 무서운 건 엄마 몰래 야한 거 볼 때 이후로 처음이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거미의 다리가 배리어 마법과 창문을 동시에 관통했다. 거미는 기다란 다리를 이용해 틈을 더 넓히더니, 몸통을 밀어 넣었다.


“변신.”


소울 아머가 순식간에 나를 감쌌다.

혼력을 온몸에 휘돌리며 전신을 강화했다.

나는 빠른 속도로 거미를 향해 돌진했다. 혼력을 가득 담은 주먹이 거미의 머리를 강타했다.


쾅!

거미의 몸이 기내 벽면에 처참하게 박혔다. 녹색 점액이 온 사방에 터져 나왔다.


‘이런 몬스터는 처음 보는데?’


쓰러진 줄 알았던 거미가 순식간에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그 기괴하고도 빠른 움직임에 나는 순간적으로 몸을 뒤로 젖혔다.

거미의 날카로운 다리가 마스크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헬멧에서 불꽃이 튀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반격했다.

혼력을 다리에 집중시켜 순간적으로 힘을 끌어올렸다.


쉬이이익!


내 발이 공기를 가르며 거미의 몸통을 향해 날아갔다.

발끝에 집중된 혼력이 아주 희미하게 붉은 빛을 내뿜었다.


꽥!


마치 도끼로 나무를 찍듯, 거미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거미의 다리가 경련하듯 몇 번 움찔거리더니 이내 완전히 멈췄다.

녹색 체액이 바닥으로 천천히 흘러내렸다.


휘이이이잉!


갑자기 귀가 먹먹해졌다.

깨진 창문으로 기내의 공기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심한 기압차로 인해 창문의 균열이 점점 커져갔다.

산소 마스크가 일제히 떨어졌다.


그 틈으로 또 다른 거미가 기어들어왔다. 몸통은 작았지만, 다리는 성인의 팔만큼 길었다.

상황이 급박해졌다.

산소 부족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나는 재빨리 주변의 물건들을 모아 구멍을 막으려 했다.

그 순간 두 번째 거미가 한수혁을 향해 도약했다.

여덟 개의 다리가 사방으로 펼쳐졌다.


“한수혁! 엎드려!”


내 외침에 한수혁이 몸을 날렸다.

거미가 그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한수혁의 손에서 단도가 번뜩였다.


슈욱!


정확한 타이밍에 휘두른 단도가 거미의 복부를 갈랐다.

거미가 비명을 지르며 녹색 점액을 뿜어냈다.

한수혁은 거미가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계속 단도로 찍어댔다.


그 틈에 나는 주변의 잡동사니로 창문의 구멍을 대충 막았다.


“씨발... 보좌관님,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수혁의 떨리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하.”


나는 탄식 외에 다른 말을 뱉을 수 없었다.


모든 창문 밖에 거미들이 빼곡히 달라붙어 있었다.

그것들의 시선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검은 구름이 비행기를 감싼 것 같았다.


쾅쾅쾅쾅쾅!


동시에 모든 창문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에 균열이 거미줄처럼 번져갔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지상이면 모를까, 이 상공에서의 전투는 우리에게 너무 불리했다.


그때 미스터 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페어! 쇼크 웨이브! 배리어!”


미스터 고의 마법이 비행기의 마법진으로 증폭되었다.

창문의 균열이 시간을 뒤로 돌린 것처럼 사라졌다.


그 후 충격파가 비행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창문에 다닥다닥 붙었던 거미들이 떨어져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한수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와···정말 뒤지는 줄 알았습니다. 씨발거.”


그때 파일럿 룸의 문이 열리며 미스터 고가 나타났다.


“손님들, 괘, 괜찮으십니까?!!!”


한수혁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대답했다.


“우리 꼬라지 안보이십니까? 그래도 이젠 괜찮은 거겠죠? 우리,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거죠?!”


한수혁의 말에 미스터 고는 대답을 주저했다.


“설마, 미스터 고! 아니, 고양항공 후계자, 고춘식씨. 우리 좆된 겁니까?”


고춘식은 하얗게 얼굴이 질렸다.


“아···죄송합니다. 이, 이런 사태는 예상 밖입니다.

지금 몬스터들이 다시 저희 비행기에 따라붙고 있어요. 몬스터의 숫자도 기존 비행 시 마주치는 양보다 약 10배 정도 많습니다!”


그가 말한 마지막 문장은 마치 절규처럼 들렸다.


“아까 쓰던 마법, 그 마법을 사용하면 되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 몬스터들이 너무 많았던 터라 방금의 마법진은 마력 배터리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서 쓴 마법이었습니다.

방금과 같은 마법을 쓴다면, 이제 딱 한 번 정도만 가능합니다.

그마저도 배터리에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서 마력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한수혁의 얼굴은 고춘식의 얼굴과 대비되게 붉어졌다.


“싯팔! 그래서 어떻게 할거요? 아니, 당신 말고.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제대로 된 직원들은 어디에 있는 거요?”


“죄···죄송합니다. 4시간의 짧은 비행이라 저 혼자 괜찮을 줄 알고..

지금은 저와 제 집사, 그리고 손님 여러분 이렇게 4명이 다 입니다.”


고춘식이 고개를 떨구며 몸을 떨었다.


“잠깐, 둘 다 좀 조용히.”


저 둘의 대화가 너무 시끄러워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나는 변신을 해제하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긴급 상황에서 기내 흡연을 지적할 이는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나는 눈을 감고 계속 생각했다.

아까부터 느꼈던 기묘한 느낌.


방금 우리를 공격했던 거미들, 나는 난생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저 몬스터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저 움직임이 낯설지 않았다.


그때 파일럿 룸에서 경고음이 들려왔다.

고춘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이 형광등 빛에 위태롭게 반짝였다.


“흔들립니다. 조심하세요!!!”


고춘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행기가 크게 흔들렸다.

창밖을 보니 아까보다 더 많은 거미들이 달라붙고 있었다.

여덟 개의 송곳같은 다리가 유리창을 긁는 소리가 귓가에 꽂혔다.


“씨바아알! 저 몬스터들이 또 왔어!”


한수혁이 절규했고, 고춘식은 말문이 막힌 채 울먹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위기감을 느낄 수 없었다.

위기를 감지하는 내 느낌이 고장이 난 것일까?


아니면 현생에서 워낙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많이 해서 이 정도 위기는 위기로 쳐주지도 않는 걸까?

그럼에도 짜증은 났다.


"젠장, 이 녀석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나는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답답하기는, 모르면 찾아봐.”

“......!”


인라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그가 내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순간 내 눈앞에 '수라도'라는 제목의 낡은 책이 나타났다.

심상세계에서 본 적 있던 책, 내 전생의 기억이 정리되어 있는 책이었다.


수라도가 스스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기이한 책을 인식 못하는 것 같았다.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가다 어느 한 곳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 페이지에 있던 거미 그림이 책 밖으로 나오더니 담배 연기를 헤치며 내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나는 그 몬스터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있었다.


그 몬스터의 이름은 ‘하늘 거미’.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미 몬스터... 강력한 거미줄... 그리고... 열에 약하다고?”

나는 중얼거렸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동안 나의 의식은 마치 다른 차원에 있는 것 같았다.

주변의 소음이 멀어지고, 오직 책의 내용만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름대로의 해결책이 떠올랐다.


“마력 엔진을 폭주시켜야겠는데?”


상황에 맞지 않게 너무나 평온하게 들리는 내 말이 오히려 한수혁과 고춘식의 이목을 끌었다.


한수혁이 내게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요?”


그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모두 죽어. 마력 엔진을 폭주시키고 저고도로 최대한 비행하다가 착륙해야 해.”


한수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건 착륙이 아니라 추락 아닙니까!”


“그래도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지 않나?”


“에이잇! 싯팔싯팔싯파알! 나도 모르겠다!”


한수혁이 포마드로 정돈한 머리를 헝클어뜨리다가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


고춘식은 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눈에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했다간 여러분 모두가 위험해질 거예요.”


나는 고춘식의 어깨를 잡았다. 그의 몸이 긴장으로 굳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력이 남아있다고 했지? 그 모든 마력을 배리어에 집중한다. 그리고 엔진을 폭주 시키면 저 하늘 거미들을 떨쳐낼 수 있을 거야. 하늘 거미는 열에 약하거든.”


미스터 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의 눈에서 두려움과 결단이 교차했다. “하지만···”


“시간 없어.”


잠시 침묵이 흘렀다. 비행기의 흔들림과 하늘 거미의 노크 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

고춘식의 눈에서 결의가 서렸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책임은 내가 진다. 어린 놈이 벌써부터 어른 행세하기는.”


내 말에 뭔가 불만이 섞인 표정을 한 고춘식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빠르게 파일럿 룸으로 돌아갔다.

그의 발걸음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쾅쾅쾅쾅쾅!


거미들이 노크하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곧이어 기내 방송이 울렸다.


“승객 여러분, 안전벨트를 꽉 매주시기 바랍니다. 곧 급강하를 시작하겠습니다.”


나와 한수혁은 빠르게 안전벨트를 몸에 칭칭 감았다.


콰아아아앙!

위이이이이이잉!


엔진이 폭주를 시작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날개에는 불이 붙어있었다.


“떨어진다아아아!”


한수혁의 비명과 함께 비행기가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엔진 소리가 귀청을 찢을 듯이 울려 퍼졌다. 비행기 전체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비행기 외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창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창밖으로 하늘 거미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게 보였다.

그들의 몸이 불타오르며 까맣게 그을리는 모습이 보였다.


“됐어! 계속 이대로 가!”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갑자기 비행기가 크게 흔들렸다.

마치 거대한 망치로 옆구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전해졌다.


“엔진 하나가 멈췄습니다!”

고춘식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고도는 고층 아파트의 높이 정도 였다.

창문을 바라보니 하늘 거미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때 고춘식의 목소리가 방송으로 들려왔다.


“이제 곧 2차 폭발이 있을 겁니다. 날개가 모두 박살 나는 대신, 우리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동체 착륙할 겁니다.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그, 그건, 그냥 꼴아박는다는 말 아니요?”

한수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지만 나는 씩 웃어주기만 했다.


“배리어! 배리어! 배리어!”

고춘식이 마법을 사용하자 기내의 떨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콰아아앙!


고춘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행기의 두 날개가 폭발했다.

비행기의 동체는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순간 온 몸에 압력이 느껴지며 나는 자리에 파묻혔다.

한수혁은 눈을 뒤집어 깐 채 기절했다.


비행기는 계속해서 고도를 낮췄다.

지상이 점점 가까워졌다.

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몽골의 사막이 보였다. 황금빛 모래가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눈부셨다.


쿵!


이윽고 비행기가 지면과 마주했다.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강한 충격과 함께 비행기 전체가 흔들렸다.

비행기는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전진했고, 마침내 멈춰 섰다.


잠시 적막이 흘렀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으허억, 씨부럴. 살...살았나··· 싯팔거, 내가 다시 비행기를 타면 사람이 아니다.”


마침내 눈을 똑바로 뜬 한수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에는 안도의 빛이 어렸다.


나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며 대답해주었다.


“그래, 살아있지. 일단은 말이야. 아직 다음 위기가 오지 않았으니까.”

“예?! 그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보좌관님?”


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한수혁, 칸에게 줄 선물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 나는 밖으로 나간다.”


비행기의 비상구가 열리고 뜨거운 사막 공기가 밀려들어왔다.

나는 길게 연기를 내뱉고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주위를 살폈다.

폭발한 날개를 제외하면 운이 좋게도 비행기 기체는 무사했다.


국장이 준 특수 핸드폰이라 그런지, 사막에서도 사용에 문제 없었다.

핸드폰으로 위치를 확인해보니 원래 도착할 위치와 20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항공 사고에서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금 이 성과에 즐거워할 여유는 없었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몬스터가 많이 발생하는 구역, 그린 스킨 군대의 땅,

몽골이니까.


우선 귀여운 관리국쨩님께 보고를 하자.


국장과 메시지를 나눈 뒤,

멀리 지평선 너머로 모래먼지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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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한낮의 은하수 24.09.16 8 0 13쪽
21 20화 푸른 늑대 24.09.15 11 0 14쪽
20 19화 사투 24.09.14 15 0 13쪽
19 18화 Soul Armor Alpha Form(2) 24.09.12 22 0 14쪽
18 17화 Soul Armor Alpha Form(1) 24.09.11 21 0 14쪽
17 16화 고블린 로드(2) 24.09.10 21 0 15쪽
16 15화 고블린 로드(1) 24.09.09 23 0 14쪽
15 14화 축제의 밤 24.09.08 23 0 15쪽
14 13화 중독 24.09.07 26 1 14쪽
13 12화 보스몹 24.09.06 26 1 17쪽
12 11화 트롤 킬링 24.09.05 26 1 13쪽
11 10화 몬스터 웨이브(2) 24.09.04 31 1 14쪽
10 9화 몬스터 웨이브(1) 24.09.03 35 1 14쪽
9 8화 사막의 바람 24.09.02 37 1 13쪽
8 7화 사막의 전투 24.09.01 50 1 15쪽
» 6화 항공사고(2) 24.08.31 51 1 13쪽
6 5화 항공사고(1) 24.08.30 55 1 12쪽
5 4화 특별 보좌관 24.08.29 69 1 13쪽
4 3화 각성(2) 24.08.28 7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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