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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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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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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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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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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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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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DUMMY

'나도 전생해서 이세계에 가고 싶다.'란 생각으로 대한민국에서 34년째 지내고 있는 나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별다른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평범한 키에 평범한 체격을 가지고 평범한 회사에 다니면서 아주 지독하게도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다른 이들처럼 아침에 눈을 뜨기 위해 알람을 짧은 간격으로 맞춰 깨다 자기를 여러 번 반복하곤 꾸물대다 간신히 일어나 늘어지게 하품하고 '주말이 얼마나 남았지?'란 생각을 하며 무거운 몸뚱이를 억지로 일으켜 제일 먼저 화장실로 향한다.


세수하고 양치를 하며 일어날 생각 없는 눈꺼풀을 간신히 일으키고 샤워까지 마치면 서둘러 출근할 준비를 한다. 준비할 것도 없다 늘 가지고 다니던 가방만 들고 나가면 될 뿐이다.


20대 중반에 살고 있던 지방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독립하면 당연히 아침엔 모닝커피에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는 날 상상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하다 보면 아침을 먹는 시간을 쓰느니 조금이라도 자는 게 더 좋아 몇 년째 아침은 먹지 않고 있다.


좀비 같은 모습으로 지하철을 타고 직장에 도착하면 나와 같은 평범한 직장동료들이 나를 기다린다. 비슷비슷한 그들과 숨 막히는 경쟁을 하고 끝날 때가 되면 흡사 전쟁터에서 방금 복귀한 거처럼 온 정신과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가 버린다. 가끔 상사에게 심하게 깨지는 날은 전쟁터에서 온몸에 부상을 당하고 간신히 살아 돌아온 병사처럼 몸과 정신이 완전히 박살 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간신히 퇴근한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동안엔 핸드폰을 켜 웹툰이나 관심 있는 영상들을 보다가 역에서 내려 간단하게 저녁 먹을거리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 일상도 지극히 평범하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먼저 샤워하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요즈음 즐겨보던 드라마를 틀어놓고 저녁을 해결한다.


자기 전까지의 시간은 간단하게 게임을 하기도 하고 웹툰, 웹 소설, 쇼츠 영상, SNS 등을 보거나 하는 아주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난 아주 평범한 하루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결심이 든 날 역시 별다른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그냥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살기 싫다.' '내일은 달라지고 싶다.'라는 것 같은 의욕이 마구마구 생기는 날.


조금 한심한 부분이 있다면 대부분 그런 날은 술을 마셔 취해있던 거 같긴 하지만.


그렇다. 그날 나는 아주 늦게까지 한 야근에 너무 피곤했지만 이대로 잠들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혼자 마실 술을 사서 들어왔다. 사실 혼자 마시기엔 조금 많은 양이긴 했다.


그리고 혼자 술을 마시던 도중 갑자기 내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너무 싫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어릴 적에 나는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제대로 된 사회 구성원이 돼 있을 줄 알았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어 결혼했거나 아니면 가족이 있거나 그리고 내 가족과 함께할 차와 집 한 채 정도는 당연히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나의 현실은.....


난 방을 천천히 쭉 둘러봤다.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스스로가 참 한심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평범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평범하지도 못한 거 같다는 자괴감이 크게 들었다.


그렇게 생각이 깊은 구렁텅이로 빠질 때쯤 갑자기


'나도 전생하고 싶다.'


'나도 이세계 가고 싶다.'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아마 술을 꽤 마셔 취기가 올라와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술을 마시면서 틀어두었던 애니메이션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술이 꽤 오른 나는 아직도 틀어둔 애니메이션 속에 주인공이 부러웠다.


나처럼 꽤 찌질한 주인공이 회귀나 전생을 해서 이세계로 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즐거운 삶을 사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도 커져만 갔다.


'그래 나도 가보자 이세계. 까짓거 나도 해보자, 전생.'


평소에 추진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나였는데 그날은 뭐에 씌었는지 펜과 종이를 꺼내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자 전생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었더라.'


나는 이제껏 수없이 많이 봐 온 여러 작품을 생각해 내며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1. 트럭에 치이기.


그래 이게 진리지.



2. 과로로 쓰러지기.


이것도 꽤 많았지.



3. 칼 든 괴한한테서 사람 구하기


내가 젤 좋아하던 전생 했더니...에서 이랬지.



4. 친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다.


친구가 없으니 이건 패스.



생각을 정리한 난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아마 이때 이미 술에 꽤 취한 게 아니었나 싶다. 제정신인 사람이 저런 걸 실행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나는 일단 전생은 무조건 트럭이란 생각으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큰길가로 나가봤다. 시간이 조금 늦어 차는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빠른 속도로 차들이 지나고 있었다.


'좋아. 가자. 이세계로.'


난 결심을 굳히고 인도 끝에 서서 지나다니는 차들을 노려봤다.


때마침 저 멀리서 커다란 트럭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그 트럭을 보며 타이밍을 쟀다. 트럭은 큰 소리를 내며 점점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이다.'


하지만 나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리 취해있었던 상태였지만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트럭에 뛰어들려는 순간 밀려오는 공포감에 온몸에서 알코올이 다 빠져나간 듯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나는 겁을 먹어 그 자리에 굳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무슨 생각을.'


나는 내 손목시계를 바라봤다. 시간은 벌써 새벽 3시였다.


며칠간 계속된 야근으로 몸과 마음은 엄청나게 지쳤지만, 내일은 쉬는 날이라 이대로 잠들기 너무 아쉬웠다. 방금 일로 술도 깨버린 거 같아 기분도 영 별로였다.


편의점에 들러 술을 더 사고 들어가 마시다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인근 편의점 쪽으로 향했다.


큰 길가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려는데.


꺄아악.


찢어질 듯한 비명과 함께 편의점에 문이 열리며 안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여성 점원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밖으로 뛰쳐나왔다.


으... 에에~..엑.


평소 겁이 많고 잘 놀라는 나는 앞서 들려온 비명에 놀라 꼴사납게 소리 지르며 재빠르게 편의점 반대편인 도로 쪽으로 달아났다.


편의점에서 뛰쳐나온 점원은 달려와 내 뒤로 숨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시간이었기에 여성의 커다란 비명에도 주변은 고요했다.


이 고요함이 왠지 날 더 무섭게 만들었다.


놀란 마음을 간신히 붙들고 나는 내 뒤에 숨은 점원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는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자신이 방금 뛰쳐나온 편의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편의점 문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돌아가는 내 시선에 편의점 문을 열고 나오는 남성이 보였다.


그 남성의 손에는 서슬 퍼런 식칼이 들려있었다.


'미친.'


식칼이 내 눈에 보이자마자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손이 내 목을 졸라오듯 숨통이 죄어오기 시작했다.


덜덜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리가 떨려온다.


내 눈앞에 남자가 뭐라고 고함을 치는 거 같은데 내 귀엔 오직 '윙'하는 이명 소리만 들리고 내 눈엔 오직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식칼만 보였다.


죽는다.


죽음이 내 온몸 구석구석을 엄습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방금 전생하겠다고 트럭에 뛰어들려다가 겁먹고 돌아선 생각이 들면서 '저기에 찔리면 회귀할 수 있으려나? 전생하려나?'란 생각이 문득 들면서 난 정말 한심한 놈이란 생각에 스스로를 어이없어하며 피식 웃었다.


"웃어? 이 씨발놈이 이게 장난 같냐?"


칼을 든 사내가 분노하며 나를 위협하곤 금방이라도 달려들듯 한 모습을 취하며 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 아니. 아닙니다. 선생님. 오... 오해입니다. 제발. 진정하세요."


나는 세상 불쌍한 표정을 하며 칼을 든 사내에게 싹싹 빌었다.


흥분한 상대를 진정시키는 것만이 내일도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같았다.


"꺄아악! 살려주세요!"


하지만 칼을 든 남성의 협박과 너무 심한 공포감에 잡아먹혀 버린 편의점 점원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만약 그녀가 조금이라도 제정신이었다면 인적이 아예 없는 이 거리에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진 않았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큰 소리는 단순히 상대방을 자극할 뿐이었다.


'망했다.'란 생각과 동시에 편의점 점원을 진정시키려고 고개를 돌렸다.


"이 씨발 것들이."


뒤이어 칼을 든 사내에 흥분에 가득 찬 소리와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모습을 본 점원이 뒷걸음질 치다 자신도 모르게 내 발을 걸었다.


안 그래도 겁을 먹어 힘없이 떨고 있던 다리에 조그마한 힘이 가해지자, 다리가 풀리면서 넘어지려 하자 땅을 짚으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이 땅이 아닌 점원을 밀었다.


소리를 지른 점원에게 달려들던 괴한에 눈엔 내가 여성을 밀어 구하고 내가 희생하는 거처럼 보였다.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여성을 구하고 대신 괴한의 칼을 맞았다. 물론 내 의지는 전혀 아니었다.


복부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다.


괴한은 너무 빨리 달리다 어디에 걸린 건지 앞으로 꼬꾸라지며 날 찔렀다.


그 때문에 괴한과 나는 같이 넘어지며 도로로 쓰러졌다.


'안가. 안 간다고. 회귀, 전생 안 하면 되잖아. 안 한다고. 제발 살려주세요. 더 열심히 살게요.'


칼을 찔리며 넘어지는 그 짧은 순간에 나는 제발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끼이이이익.


빠-앙-!


온 세상을 다 깨울듯한 굉장한 마찰음이 조용한 도로에 크게 울려 퍼졌다.


콰앙!


새벽 도로 위를 빠르게 달리던 커다란 트럭에 치인 두 사내는 힘없는 인형처럼 멀리 튕겨 나갔다.


나는 그대로 아스팔트 위를 몇 바퀴를 구르다 멈췄다.


아스팔트 위에 누워 정신을 잃어가던 나는 새벽의 서울 하늘이 선명하게 보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보는 하늘에는 별 하나조차도 없이 그저 깜깜했다.


'하-. X 같은 서울 하늘. 마지막 내 눈에 별 하나조차 안 보여주고 그저 먹먹한 어둠이냐?'


더럽게 우울함 속에서 옅어지는 정신 속에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나는 과로였고.....



타인을 대신해 칼을 맞았고.....



트럭에 치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그리고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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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4 0 10쪽
19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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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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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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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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