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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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그림/삽화
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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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9,039

작성
24.09.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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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엮이면 골치 아픈데.

DUMMY

신우는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며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경계가 삼엄한 이곳까지 와서 납치를 강행할 정도면 실력에 꽤 자신 있어 할 강한 놈들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신우의 눈에 비친 그들은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엘프 쪽에서 동족을 배신하고 저놈들의 뒤를 봐주는 놈이 있다는 건가?


생각이 거기까지 닫자, 신우는 자기도 모르게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막연히 판타지 세계는 자신이 지내던 한국과는 달라도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구나.'


신우는 왠지 조금 실망스러워지면서도 사실 이게 맞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엘프들이라고 다 착하고 욕심 없으며 마족들이라고 다 악하고 욕심 많으며 잔인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하하. 오늘도 상품들의 상태가 아주 좋군."


엘프들을 납치하던 무리 중 덩치가 큰 사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그는 도망치던 어린 엘프의 머리채를 붙잡고 질질 끌며 무리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끌려가는 어린 엘프는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겁에 질린 얼굴로 살려달라고 빌고 있었다.


"젠장 그냥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건만."


어린 엘프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속이 답답해지며 마음 한편이 불편해진 신우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는 등 뒤에서 소총을 꺼내 엘프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는 남성의 머리를 겨냥했다.


퍽.


남성의 머리가 크게 뒤로 제쳐지며 비명 한마디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신우는 당황해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급히 주변을 살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 누군가 그를 공격한 것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머리에 화살이 꽂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화살이 날아든 방향을 예측하며 고개를 돌려보니 숲의 가장자리에서 엘프들을 납치하는 무리를 향해 활을 겨눈 채 천천히 걸어 나오는 여자 엘프가 보였다.


그녀의 등장에 엘프들을 납치하던 무리는 크게 당황하며 긴장했다.


"이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이곳에서 이런 짓을 벌여."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소리치는 그녀를 보고 신우는 경악했다.


"설마 아니지?"


라고, 조용히 혼잣말한 신우는 그녀 주변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살폈다.


그녀의 주변으로 다른 이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방에서 엘프들이 튀어나올 거란 생각에 긴장하고 있던 무리도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어느새 긴장한 기색은 사라지고 그녀를 가소롭다는 듯 바라봤다.


"이거 혼자 오신 건가? 고맙게도 좋은 상품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군. 얘들아 저년도 잡아 와라!"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명령하자 사내들이 무기를 꺼내 들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엘프는 가지고 있는 활을 이용해 다가오는 적들의 머리를 노려 하나 둘 쓰러트렸다.


쓰러지는 전우의 시체를 넘어 계속 전진해 오는 무리를 향해 쏠 화살이 다 떨어지자, 그녀는 활을 버리고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저런 멍청한."


신우는 현란하게 적을 베고 있는 엘프를 보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그녀의 실력이 출중한 건 싸우는 걸 봐서 잘 알겠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와 지형의 이점을 전부 다 버리고 그들 앞에 나섰다.


그녀는 지금도 뛰어난 실력으로 적들을 하나둘 베어 넘기고 있지만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멈춰라, 이 건방진 녀석.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이 녀석의 목을 꺾어 버리겠다."


엘프와 대치 중이던 무리의 우두머리가 어린 엘프 한 명을 끌고 나와 자기 부하들의 목을 베어 넘기던 여자 엘프를 향해 큰소리쳤다.


그의 행동에 그녀는 당황하며 동시에 분노로 몸을 떨며 검을 내려놓았다.


"저럴 줄 알았다."


신우는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멈춰 선 엘프를 바라봤다.


실력이 아무리 좋으면 뭐 하겠는가.


저렇게 생각 없이 나서면 제 실력의 반도 발휘할 수 없는 것을.


허무하게 붙잡힌 그녀를 보고 있느니 답답하고 한심하단 생각에 짜증마저 나는 신우였다.


'나였으면.'


신우는 자기가 붙잡힌 엘프였으면 어떻게 공격했을까 잠시 고민하다 저격총을 들어 무리 중 하나를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소음기를 거쳐 소리 없이 날아간 총알이 무리 중 한 사내의 머리를 관통해 쓰러트렸다.


납치범들은 일행 중 한 명에 머리가 크게 젖히며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에 크게 당황했다.


신우는 그대로 재빠르게 자리를 옮겨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또 다른 사내의 머리가 터지는 소리가 나며 그대로 쓰러졌다.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자리를 옮기며 신우는 적을 향해 쏘고 또 쐈다.


동료가 하나둘 쓰러지는 모습에 납치범들은 큰 패닉에 빠졌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으로 옆에 동료들이 쓰러지는데, 문제는 자기들을 공격해 오는 게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게 무엇보다 두려웠다.


적의 모습도 숫자도 위치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하나둘 죽어 나가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이놈들 나와라. 안 그러면 이 녀석들을 다 죽이겠다."


납치범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다시 어린 엘프를 붙잡고 협박하듯 소리 질렀다.


신우는 그런 그의 머리를 겨냥하고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었다.


잠시 호흡을 멈추고 집중한 그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퍽.


머리가 터져 사방으로 피가 튀기며 우두머리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 쓰러지자, 겁을 먹은 나머지가 우왕좌왕하다 잡아둔 엘프들을 버리고 부리나케 도망가기 시작했다.


신우는 달아나는 그들을 굳이 붙잡거나 죽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대로 혼란스러운 틈에 다시 던전으로 향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더이상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말자란 생각이었다.


납치범들이 달아나자 붙잡혀 있던 여성 엘프가 자기의 검을 다시 집어 들고 달아나는 인간들을 뒤쫓아 베어 넘겼다.


그들을 베어내며 신우 근처까지 온 그녀는 달아나던 납치범들을 쫓던 걸 멈추고 자리에 멈춰 섰다.


"왜 나머지 잔당들을 공격하지 않았지? 다 잡을 수 있었을 텐데."


그녀는 정확히 신우가 숨어있는 숲속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들켰나?"


신우는 자기의 머리를 벅벅 긁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


"네, 보시다시피 인간 맞습니다."


신우의 등장에 여성 엘프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왜 우릴 도왔지?"


엘프는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혼잣말하는 건지 신우에게 말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태도로 애매하게 말했다.


"잘못된 일을 보고 나서는데 인간이건 엘프건 무슨 상관인지요? 저들이 잘못된 일을 하고 있었고 당신들이 위기에 처한 거 같아 손을 좀 빌려드렸을 뿐입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인간. 수작을 부리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신우는 엘프의 말과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도움을 줬는데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따져 물어오는 모습에 그는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봐, 도움을 받았으면 감사 인사를 먼저 건네는 게 먼저 아닌가? 엘프들은 그런 기본적인 매너도 없나?"


"인간 놈들 때문에 우리의 터전이 망가지고 우리의 동포들이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인간한테 감사 인사를 하라고? 웃기지 마라."


엘프의 태도와 말에 신우는 잠시 할 말조차 잊어버렸다.


저 정도면 그냥 벽이랑 대화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우는 저런 타입이면 더 이상 대화해봐야 자기 입만 아프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회사 생활할 때도 저런 타입의 사람은 논리적인 설득이 불가능해 무시하거나 같이 들이박는 게 답이었다.


"하, 그럼 감사 인사는 됐고 이만 전 가보겠습니다."


신우는 무시하기로 결심했다.


"인간 놈이 가긴 어딜 간단 말이냐? 여기 엘프의 숲에 침입한 인간은 이유 불문 무조건 감옥행이다."


엘프가 자기의 검을 뽑아 들고 신우를 겨눴다.


"이봐, 당신 정말 앞뒤가 꽉꽉 막힌 벽창호라는 건 잘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구해준 사람에게 검을 겨누는 건 정말 아니지 않냐?"


신우가 불쾌하다는 내색을 크게 내비치며 그녀를 노려봤다.


그의 말과 표정에 엘프도 잠시 당황한 듯 신우에게서 자시 시선을 잠시 피하자, 그는 곧바로 품에서 수류탄을 집어 들어 던졌다.


신우에게서 시선을 잠시 피하느라 반응 속도가 느렸던 그녀가 당황해 머뭇거리는 사이 바닥에 떨어진 수류탄이 터지며 밝은 빛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감각이 특히 예민한 종족인 엘프는 터져 나오는 섬광에 눈이 부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시린 눈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그녀가 시간이 지나 점차 회복되 주변을 살피자 사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를 붙잡으려 했던 여성 엘프의 얼굴엔 그를 놓쳤단 아쉬움이 아니라 안도하고 다행이란 표정으로 슬며시 웃으며 어린 엘프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엘프들은 호감일 거라 생각했는데,"


신우는 투덜대며 빠르게 숲을 지나고 있다.


방금 만난 여자 엘프처럼 모든 엘프가 인간에게 적대적인진 모르겠지만, 만약 다들 저렇게 대화도 통하지 않을 정도라면 다신 마주칠 일이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도 문제지만 저런 엘프들의 태도도 좋을 건 없다.


그들의 편에 서서 도와주고 싶다가도 그만두고 등을 돌리게 할 현명하지 못한 태도였다.


확실히 이세계인들은 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나쁘게 말하면 참 바보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나고 자라온 신우 입장에선 그들의 속이 훤히 다 보인다랄까.


딱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아니 왜 저걸 몰라.'란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답답함이 있다.


신우는 괜히 시간만 버렸다며 쉴 새 없이 투덜대곤 은밀히 움직여 던전 앞에 도착했다.


도착해 주변을 살핀 그는 신기할 정도로 던전 주변엔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레이의 말대로 그들은 던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신우는 그런 모습에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장비를 정비하고 짐을 정리한 신우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던전 안으로 진입했다.


던전 내부는 꽤 습한지 축축한 데다 썩은 내가 진동해 코를 찔러와 절로 인상을 찡그리게 했다.


"이래서 엘프들이 안 들어오는 건가?"


강렬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던 신우는 소총을 들고 천천히 앞으로 전진했다.


동굴 같은 어두운 길을 따라 걷던 그의 귀에 몬스터가 내는듯한 낮고 느릿한 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우워어어.


어딘가 너무 귀에 익은 소리에 신우는 설마 하며 자리에 멈춰 섰다.


어둠에 점차 적응한 그의 눈에 느릿하게 다가오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에이, 이건 아니지."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는 좀비였다.


신우는 좀비들을 보며 한숨을 쉬곤 자기의 손에 쥐어진 소총을 바라봤다.


"판타지 세계에 왔는데 좀비와 총이 뭐냐고. 아, 이건 진짜 아니지. 갑자기 좀비물로 바꾸는 게 어딨어."


신우는 커다란 목소리로 투덜대며 좀비들을 짜증 섞인 눈초리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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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 24.09.14 2 0 -
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3 0 10쪽
»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8 0 13쪽
16 슬픔은 분노와 함께 24.09.09 8 0 12쪽
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0 0 10쪽
14 던전이 뭐 놀이공원이야? 24.09.07 11 0 12쪽
13 너 자꾸 선 넘는다. 24.09.06 15 0 12쪽
12 초보자 털어먹는 해적 위에 사기캐 있다. 24.09.05 17 0 11쪽
11 될놈될 24.09.04 19 0 14쪽
10 이 맛에 막타치지. 24.09.03 19 0 12쪽
9 탈출 그리고 기연 24.09.02 20 0 12쪽
8 독식은 언제나 옳다. 24.09.01 22 0 14쪽
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5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29 1 12쪽
4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6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2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3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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