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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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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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13
추천수 :
8
글자수 :
109,039

작성
24.09.0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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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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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슬픔은 분노와 함께

DUMMY

"안에 사람이 있습니까? 애들은 무사히 나왔어요?'


신우는 그녀의 집 근처에 모여있던 주민들에게 달려가 큰소리로 물었다.


"아니, 안에 애들과 애 엄마가 아직 나오지 못했어. 진작에 신고했는데 경비대도 안 오고 큰일이야."


할머니 한 분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신우에게 대답해 줬다.


주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씩 물을 길어와 건물에 뿌려보지만, 불길은 전혀 잡힐 기색이 없었다.


신우는 물을 가져오던 주민에게서 약탈하듯 빼앗아 몸에 그대로 끼얹곤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총각, 위험해."


할머니 한 분이 그런 신우의 모습을 말리려 손을 뻗어봤지만, 그는 빠른 속도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내부는 밖에서 보이는 것보단 그래도 조금 나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레이사! 리사! 어디 있니?"


신우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며 건물 안을 뛰어다녔다.


그러던 중 미세하게 신음이 들리자, 자리에 멈춰 집중했다.


다시 소리가 들려오자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그 방향으로 달렸다.


"괜찮으세요?"


신우가 도착한 자리에는 레이사와 리사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잔해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그녀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살려달라고 말했다.


신우는 그대로 그녀를 일으켜 둘러매곤 밖으로 달렸다.


"애들은? 애들은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그녀는 그대로 정신을 잃은 듯 낮게 신음만 낼뿐이었다.


신우가 레이사의 엄마를 둘러매고 밖으로 나오자, 밖에서 걱정하며 서 있던 주민들이 달려와 그녀를 받아주었다.


"혹시 애들 방이 어디인지 아시는 분 없습니까?"


"2층 오른쪽 끝방이네."


신우의 다급한 질문에 누군가 답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그는 다시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신우는 거세지는 불길을 피해 2층으로 단숨에 뛰어 올라갔다.


불이 번지는 속도로 보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쉽게 직감할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서자, 복도 한가운데가 불길로 완전히 막혀있었다.


그러나 신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화염에 휩싸여 고통스러울 만도 한데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그대로 달려 애들 방에 들어섰다.


"레이사! 리사! 괜찮니?"


"아... 아저씨."


신우의 고함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즉각 달려 나가 도착한 곳에 얼굴과 몸이 엉망이 된 레이사가 보였다.


그녀의 모습은 딱 봐도 심하게 구타를 당한 흔적이었다.


레이사의 모습을 보자마자 왈칵 눈물이 날 것처럼 슬프면서도 가슴이 미친 듯이 답답할 정도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저보다 리사를 먼저 구해주세요."


숨을 쌕쌕 몰아쉬며 숨이 빠지는 목소리로 동생을 먼저 챙겨달라고 부탁하는 레이사였다.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


신우는 레이사를 안아 안전한 자리에 편히 눕히고 리사를 찾았다.


그녀는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발견하자마자 그녀를 향해 달려들어 상태를 확인한 신우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작고 여린 리사는 이미 숨이 멈춰있었다.


그 작은 어린아이의 몸에 가득한 멍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신우는 리사의 모습에 분노로 숨을 멎을 거 같았다.


이 지독한 분노를 당장에라도 표출하고 싶었지만, 레이사를 안정시키고 구하는 게 먼저였다.


신우는 분노에 잃어버릴 거 같은 정신을 간신히 붙들고 리사를 조심히 안았다.


조그마한 리사를 감싸안아 들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금 그는 맘 편히 눈물을 흘릴 시간이 없었다.


복도에서부터 빠르게 타들어오는 불길을 피하고자 신우는 방 안에 있는 창을 부수고 왼손으로는 리사를 조심히 감싸안고 오른 어깨엔 레이사를 둘러매고 2층에서 뛰어내렸

다.


마침 창이 깨지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몰려와 애들을 받아주었다.


동네에 의사도 와 있던 모양인지 레이사를 그에게 데리고 갔다.


신우도 레이사를 데리고 가는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곧 리사의 죽음을 확인했는지 등 뒤에서 슬프게 우는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신우의 마음은 슬픔과 분노가 차고 넘치다 이내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어떻습니까?"


"다행히 목숨에 지장은 없을 거 같습니다."


의사의 대답에 신우는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잠시 애랑 대화해도 괜찮을까요?"


"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신우의 물음에 의사는 대답하고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


"레이사, 괜찮니?"


"네. 괜찮아요."


신우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레이사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얘기해 줄 수 있겠니?"


"새아빠에게 아저씨가 준 돈을 들켰어요. 돈을 빼앗으려고 하자 안 된다고 했더니..."


"그래, 그만 얘기해도 돼. 괴로운 생각을 다시 하게 해서 아저씨가 미안해."


"아니에요."


레이사는 울먹거리며 간신히 대답했다.


"이제 의사 선생님이 치료해 주실 테니 푹 쉬어."


신우는 다 됐다는 제스처를 의사에게 취해 보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레이사를 잘 부탁한다는 말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신우는 목적지 없이 그대로 일단 걸었다.


그의 머릿속엔 오직 '나 때문이다. 나의 어설픈 동정심이 작고 여린 라사를 죽음으로 몰았다.'란 자기를 끊임없이 자책하는 생각과 레이사와 리사의 새 아빠인 게른을 잡아 쳐 죽이겠단 생각뿐이었다.


슬픔과 분노가 어지럽게 교차하며 뜨겁게 타오르던 그의 가슴이 차갑게 식어가는 게 느껴졌다.


차가워지는 가슴 따라 그의 머리도 차갑게 가라앉더니 이내 완전히 냉정해졌다.


한참을 그렇게 차가워진 얼굴로 천천히 도시를 걷던 신우의 눈에 완전 무장을 한 무리가 뛰어가는 게 보였다.


한없이 냉정해져 있던 그는 그 무리가 파도 길드원들이란걸 금세 알아볼 수 있었고 그들이 뛰어가는 방향이 레이와 만나기로 약속한 음식점이라는 걸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레이를 압박해 연합에 어떻게든 들어가려는 건가?'


저런 걸 계획이라고 내놓고 실행하는 걸 보니 길드 마스터란 놈도 뻔할 거란 생각이 드는 신우였다.


그는 파도 길드원들이 급하게 달려가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음식점 안, 중앙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테이블에 레이와 그의 일행들이 앉아 가볍게 술을 마시고 있다.


신우와의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온 그들은 먼저 음식을 주문해 놓고 그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대장, 그런데 파도 놈들이 가만있을까요? 조사해 보니 이놈들 완전 악질이던데."


"걱정할 거 없다. 위에 보고했더니 총사령관님이 직접 오신단다."


"단테 님이 직접이요? 뭐 그럼 걱정 없겠네요."


"그래 해 질 때쯤 도착하신다고 했으니 조금 있으면 오시겠네. 우린 이제 편안하게 한잔하면서 쉬면 돼."


레이가 그의 일행들에게 말하며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쾅.


음식점의 문이 부서질 듯 강한 소리를 내며 열리곤 파도 길드원들이 험악한 얼굴을 하며 실내로 들어왔다.


음식점 안으로 먼저 들어온 파도 길드원들이 윽박지르며 손님들을 내쫓기 시작했다.


그들의 험악한 태도에 겁을 먹은 손님들은 그대로 달아났고 뒤이어 꽤 고가로 보이는 장비들을 온몸에 덕지덕지 바른 중년의 남자가 호위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온 중년의 남자는 천천히 걸어 들어와 레이와 그의 일행이 있는 테이블 옆자리에 앉았다.


그의 등장에 레이의 일행들은 그를 무섭게 노려보며 긴장하고 있었지만, 레이는 전혀 신경도 쓰이지 않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편히 의자에 기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안녕들 하신가? 나는 파도 길드의 길드 마스터 아도르라고 하네. 그쪽이 이번에 연합에서 감사 나온 분이 맞으신가?"


"그렇습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아도르의 말에 레이가 시큰둥하게 힐긋 쳐다보며 대답했다.


"우리 길드에 대해 오해가 있는 거 같아 내 직접 이렇게 해명하기 위해 왔네. 괜."


"그 얘기라면 됐습니다. 이미 위에 보고를 마쳐 마무리했으니 더는 나눌 이야기가 없을 거 같습니다."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아도르의 말을 중간에 끊어 대답하는 레이의 행동에 아도르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기분 나쁘게 말을 끊으며 속을 긁어대는군. 대화로 좀 풀어보자는데 왜 이리 비협조적이실까. 이러면 곤란해질 텐데."


아도르가 금방이라도 달려들듯 한 태도를 보이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레이의 일행들에 얼굴이 굳어졌다.


"대화를 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부하는 왜 끌고 오셨을까?"


"아, 오해는 하지 말게 이들은 단지 내 호위일 뿐이네.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주변이 적이 많은 신가 보네요. 이렇게 많은 호위를 거느리지 않으면 밖을 돌아다닐 수 없는 걸 보니."


"자네 말처럼 내가 적이 많긴 하지. 그런데 오늘 밤 적 하나 더 늘려도 크게 상관은 없는데 말이야."


아도르가 비릿하게 웃으며 레이를 노려봤다.


"그래서 끝까지 나에게 협조를 안 해줄 생각인가?"


아도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뒤에서 대치중이던 파도 길드원 전원이 무기를 천천히 꺼내 들었다.


얼핏 살펴도 너무 많은 숫자였다.


레이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속으로 혀를 찼다.


이 많은 인원을 자기와 일행이 다 감당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눈앞에 사내에게 허리를 굽히거나 지고 들어갈 순 없었다.


레이 역시 테이블 옆에 세워둔 자기의 대검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싸우시게요?"


"그래. 죽으면 죽었지, 저런 놈을 위해 보고를 다시 올리긴 싫다."


레이의 행동에 일행 중 한 명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하아, 어쩔 수 없죠."


레이의 대답에 그가 머리를 끄적이다 무기를 꺼내 파도 길드원들을 노려봤다.


푸욱.


검이 살을 꿰뚫는 소리와 함께 레이가 피를 토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대장, 사람이 너무 고지식하게만 살면 밑에 있는 사람이 힘들어진다고요. 아랫사람 생각도 좀 해줘야죠."


"네가 어떻게?"


철석같이 믿었던 일행의 갑작스러운 배신에 레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상처를 입고 자리에 쓰러졌다.


"그렇게 아랫사람도 챙기고 했어야지. 자네 다음 생에는 융통성 있게 살길 빌겠네."


아도르가 껄껄 웃으며 길드원에게 레이를 죽이라고 지시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파도 길드원 중 한 명이 서슬 퍼런 검을 바닥에 끌며 레이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쾅.


갑자기 음식점의 입구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며 파도 길드원들이 쓰러지고 벽이 부서져 잔해가 사방으로 튀었다.


갑작스러운 굉음에 아도르와 그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고개를 돌려 입구를 확인했다.


입구를 지키던 길드원들이 바닥에 고꾸라져 신음하고 그 주변은 폭발 후 먼지와 잔해들이 시야를 가린 사이로 웬 낯선 남자가 섬뜩한 기운을 내뿜으며 서서히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뿌연 먼지 사이로 붉게 빛나는 그의 눈빛이 악귀처럼 너무나 섬뜩해 그와 눈이 마주친 주점 안에 있던 이들은 순간 모두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


"여기 짐승만도 못한 레이사와 리사의 새아빠란 놈 어디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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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 24.09.14 2 0 -
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3 0 10쪽
19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8 0 13쪽
» 슬픔은 분노와 함께 24.09.09 9 0 12쪽
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0 0 10쪽
14 던전이 뭐 놀이공원이야? 24.09.07 11 0 12쪽
13 너 자꾸 선 넘는다. 24.09.06 15 0 12쪽
12 초보자 털어먹는 해적 위에 사기캐 있다. 24.09.05 17 0 11쪽
11 될놈될 24.09.04 19 0 14쪽
10 이 맛에 막타치지. 24.09.03 19 0 12쪽
9 탈출 그리고 기연 24.09.02 20 0 12쪽
8 독식은 언제나 옳다. 24.09.01 22 0 14쪽
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5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29 1 12쪽
4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6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2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3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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