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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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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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22
추천수 :
8
글자수 :
109,039

작성
24.08.2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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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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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DUMMY

'여기는 어디지?'


신우는 지금 상황에 너무 당황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그의 머리는 1분 남짓한 정도의 일 밖에 기억해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더니 끔찍했던 자신의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난 죽은 건가?'


신우는 서둘러 자신의 상태와 주변을 살폈다.


분명 손과 발, 모든 신체 기관이 있는 거처럼 느껴지는데, 눈에 보이는 건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어둠이라고 표현하면 모든 걸 집어삼킬 듯 지독하리만치 깜깜한 어둠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신우가 현재 느끼는 이 어둠은 평안함이 동반된 은은한 어둠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어둠이지만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말에 모순이 되는 따뜻한 어둠이다.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던 그는 몸은 공중에 떠 있거나 물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확실히 중력에 의해 지면에 두발을 대고 서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신우는 아무리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라지만 너무나 적막하게 고요한 이곳에서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만 가고 있자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연 나는 죽은 걸까? 아니면 정말로 회귀, 전생하는 걸까?



-클래스를 선택해 주세요.



갑작스러운 메시지에도 겁 많은 신우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노래를 불렀다.


'게임 형태의 전생물이구나.'


신우는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장르라며 더욱 흥분했다.


그런데 점차 흥분을 가라앉혀가던 신우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신우가 봐왔던 수많은 이세계 물에서 게임 형태로 시작하는 경우엔 방금과 같은 메시지는 늘 상태 창과 함께였다. 기본적으로 상태 창은 국룰이다.


그러나 신우가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이곳엔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없는 어둠뿐이었다.


하지만 방금 메시지는 분명 느꼈다. 봤거나,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느꼈다는 감각이었다.


느꼈다는 말이 이상하지만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신우는 일단 흥분했던 자신을 가라앉히며 메시지가 느껴졌던 감각을 따라 들어가 보려고 애를 써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전달되는 정보를 확실히 찾았다.


메시지는 머릿속으로 직접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머릿속으로 직접 정보를 주입해 주는 느낌.


만약 나중에 우리들의 뇌가 데이터 화가 가능해져 USB에 옮겨 전달받으면 이런 느낌이지 않겠느냔 생각했다.


신우는 감각을 더 집중해 깊게 들어가자 선택할 수 있는 클래스의 종류를 알아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클래스의 종류를 살펴봤다. 그 순간 그대로 머릿속에서 직업 종류와 그에 대한 정보들이 한순간에 펼쳐지며 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걸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너무나 신기했지만, 갑자기 많은 정보가 쏟아져 두통이 생기는 단점도 있었다.


인간이 진화를 거듭해 더욱 고등한 존재가 되면 이런 식으로 대화하지 않겠느냔 망상을 잠시 했다.


'이제껏 내가 봐온 전생, 회귀, 이세계 물이 몇 개인지 헤아릴 수조차 없다. 내 방대한 지식을 총동원해 이곳에선 기필코 성공해 주마.'


신우는 굳게 다짐하며 어떤 클래스를 선택할지 제대로 살펴보기로 했다.


우선... 가디언즈.


음. 이건 탱커나 서브탱,근딜 같은 부류의 브루저 계열이구나.


자신이 선택하는 무기나 방어구에 따라 기사, 전사, 창술사 등등 여러 직업군으로 세분화해 나갈 수 있는 기본 클래스였다.


다음은 마법사, 궁수, 성직자...


각 클래스의 정보를 알아보고 다른 독특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더 알아봤다.


내가 이세계에선 주인공이 될 수도 있으니, 나만의 히든 클래스라든가 히든 스킬은 없는지 찾아봤다.


물론 수없이 많은 회귀, 전생, 이세계 물에서 다른 차원에서 온 인물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중에 특별한 힘을 가진건 주인공 하나지만 혹시 나도 여기에선 주인공급이 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에 꼼꼼히 찾아봤다.


신우의 부풀 대로 부풀어져 하늘 높이 올라가 있던 기대감은 금세 실망감으로 변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특별하거나 특이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이대로라면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 될 확률이 너무 높았다.


다만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정보 중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클래스를 선택하고 나면 자신의 마음대로 스텟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마법사라는 클래스를 선택해 놓고 힘 스텟에 몰빵해 지팡이로 몬스터들의 뚝배기를 깨고 다니는 힘 법사란 직업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무도 그런 망캐는 만들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에 틀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데로 어디든 뻗어나갈 수가 있는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다양하다면 어떤 조합을 꾸려야 가장 꿀을 빨 수 있는 것인지 신우는 고민해 봤다.


하지만 오랜 시간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을 즐겨온 신우는 알 수 있었다.


뻘짓하면 다 망캐라고.


사실 신우는 전생한다면 커다란 근육질 몸매에 강한 남성미를 뽐내면서 양손에 도끼를 들고 전장에서 짐승처럼 날뛰는 전사가 되고 싶었었다.


고민하고 있던 그도 전사는 꽤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머릿속으로 자신이 양손 도끼를 들고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으아아아!'


크고 단단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신우는 적들을 향해 포효하고 달려 나갔다.


그의 양손에는 그의 근육만큼이나 크고 강력한 도끼가 들려있었다.


신우는 적진 한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뛰어 들어가 수 많은 몬스터들을 베어 넘겼다.


터프한 전사 닮게 자잘한 공격들에 대해선 방어하지 않아 온몸에는 크고 작은 상처들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지만 그것들은 그저 그에게 있어, 또 다른 영광들이 쌓여갈 뿐이었다.


아드레날린이 머리끝까지 솟아오르며 적 중 가장 강해 보이는 커다란 트롤에게로 달려들었다.


거리를 좁히며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그 트롤의 형태가 조금씩 꾸물거리며 변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편의점 앞에서 만난 칼을 든 사내로 변했다.


칼을 든 사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신우는 머리칼이 쭈뼛 서며 온몸이 굳어 자리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단단하고 커다란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있던 신우는 어느새 원래의 조그만 자기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런 신우를 보며 칼을 든 사내는 소름 끼치는 웃음을 보이며 천천히 다가왔다.


'으... 으아.... 아... 악!'


신우는 비명을 차리며 정신을 차렸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거 같았다.


이건 현실이다. 게임이 아니야.


기분에 취해 게임 캐릭터 고르듯 선택을 해선 절대 안 된다.


신우는 겁이 많고 잘 놀라며, 소심하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힘들어한다는 점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상대의 살과 뼈를 잘라내는 것을 자신의 손끝으로 느낄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전투의 맨 앞에 서서 근거리 무기를 들고 상대의 목숨을 직접 앗아갈 자신도 없었다.


무엇보다 아픈 것도 싫었다. 근거리에서 싸우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신우는 더욱 신중히 고민했다.


그럼 멀리 떨어져서 공격할 수 있는 마법사나? 궁수?


신우는 둘 다 별로 끌리지 않았다.


일단 궁수는 화살 때문에 싫었다.


게임처럼 화살을 몇천 발씩 들고 다닐 수 있을 턱이 없지 않은가. 어디 던전에라도 들어가려면 온몸에 화살통을 매고 들어가도 모자랄 거 같았다.


그리고 마법사는 술식을 외울 자신이 없었다.


게임처럼 그냥 자동으로 바로 마법을 배우고 쓸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의 소설이나 만화에서 본 마법은 술식을 정확히 외우고 이해를 잘해서 응용해야 한다는 거처럼 나와 있다. 그것은 내가 느끼기엔 마치 수학과도 같았다.


난 수포자다.


이거면 내가 왜 마법사를 안 하려는 지에 대한 대답은 완벽하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


신우는 게임처럼 그냥 습득되는 게 아니라 마법이나 활쏘기가 현실에서처럼 배우고 습득하는 데 오랜 시간 연습하고 갈고 닦아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차라리 근접으로 싸운다고 가정하면 제대로 된 검술이나 격투술 같은 건 잘 못하겠지만 그래도 몬스터를 향해 휘두르고 찌를 수는 있지 않겠는가.


정확한 정보가 없는 신우의 고민에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아니, 당장 무언가를 선택할 자신이 없었다.


자칫 잘못된 선택은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신우의 고민은 점점 더해갔다.


이곳에 들어온 지 얼마나 지났을까?


모르긴 해도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거 같았다.


신우는 금방 선택하고 신나는 모험이 기다리는 이세계로 떠날 거로 생각했지만, 소심한 신우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느라 생각하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었다.

지금 그는 끙끙대며 고민하고 있었다.


-하. 좀 빨리 아무거나 선택해라.


'네 일 아니라고 막말하지 마라. 나 지금 엄청 진지하다.'


어? 신우는 갑작스럽게 머릿속에서 울려댄 짜증 섞인 투덜거림에 생각 없이 울컥해 대답해 놓곤 뭔가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거 시간제한 있나요?'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신우의 머릿속 회귀 ,전생, 이세계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빽빽 신호를 보냈다.


이건 기회다.


이건 분명 날 이리로 보낸 존재가 다 듣고 있고 다 보고 있는데 내 느린 속도에 속이 터져 자기도 모르게 말이 나온 것이다.


내 오랜 독자이자 시청자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밀당을해 개사기 클래스나 템 같은 것 중에서 하나를 꼭 물어와야 한다.


신우는 눈을 반짝이고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저기... 제 얘길 다 듣고 계신 거 압니다.'


.....


'대답 안 해주시면 저 계속 선택 안 할 거에요.'


.....


조용한 정적이 길게 이어졌다.


신우도 작정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


조용한 공간에 깊은 한숨이 들렸다.


-숨겨져 있던 클래스가 열렸습니다.


됐다.


역시 나는 주인공급이었어.


캬캬캬캬캬캬.


신우는 아주 천박하게 웃어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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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5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30 1 12쪽
4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7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4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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