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꼴뵈기
그림/삽화
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20
추천수 :
8
글자수 :
109,039

작성
24.08.29 22:36
조회
29
추천
1
글자
12쪽

깨달음의 섬 던전

DUMMY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대지를 스쳐 지나며 기분 좋게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 좋게 마을 밖을 걷고 있었다.


오랜만에 평소처럼 느긋하고 평화로운 하루에 그는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변 경치를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새 일터에 도착했다.


오늘 그가 일할 곳은 던전 앞이었다.


경비병들은 대부분 마을을 지키는 일을 하지만 가끔 던전 입구 결계를 보수하는 일도 하고 있었다.


던전 입구에는 결계가 쳐져 안에 있는 몬소터들이 밖으로 나올 수가 없게 돼 있지만 결계를 그냥 방치해두면 이상이 생겨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한 달에 두어 번은 체크 겸 보수공사를 하는데 오늘이 마침 그날이었다.


댄이 입구 근처에 도착하니 한스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야. 오늘 일찍 나왔네."


댄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한스에게 밝게 인사했다.


"어 그래."


어찌 된 일인지 인사를 받은 한스는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무슨 일 있어?"


댄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스에게 물었다.


"하-. 큰일이 있지. 아주 큰 일이..."


"왜 무슨 일인데 그래?"


"미친 또라이가 이 아래 있다."


한스의 말에 댄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거 같았다. 이 미친놈이 진짜. 그가 던전에 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며칠 준비를 하고 갈 줄 알았다.


간다고 말한 게 어젠데 바로 다음 날 가는 미친놈이 어디있... 그렇다, 댄이 본 신우는 사냥에 미친 도른자였다.


댄이 기겁하며 앞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미친놈이 던전에서 사냥한다고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었다.


어차피 댄과 한스는 입구에서 결계 보수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들이 보수한 결계는 던전 안에 있는 몬스터들을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붙잡아줄 테고.


"뭐 별일 있겠어? 우린 입구 근처에서 보수만 하면 되잖아."


"그렇겠지?"


댄과 한스는 어딘가 불안함이 남아있었지만 빨리 일을 처리하고 떠날 생각으로 서둘러 던전 결계를 살폈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입구 밖 결계를 점검 후 던전 안쪽 입구 결계를 잠시 살피러 들어가려고 할 때 던전 입구에서 신우가 나타났다.


신우의 등장에 댄과 한스는 죽음의 사신이라도 만난 듯 소스라치게 놀랐다.


"응? 형님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댄과 한스를 발견한 신우가 그들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어?... 어... 오늘 던전 결계 보수하는 날이라..."


한스의 얼떨떨한 대답에 신우는 눈을 반짝였다.


"자넨 이제 마을로 돌아가려는 건가?"


"아니요. 잠시 정비하고 다시 들어가려고요. 형님들은 이제 던전 안쪽 입구에 결계 살피러 가시나요?"


신우의 물음에 댄과 한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거 같았다.


"그래 이제 들어가려고 하네. 그럼, 자네는 쉬다가 들어가게나."


"네. 금방 따라 들어가겠습니다."


댄과 한스는 신우가 들어오기 전에 서둘러 일을 마치고 나갈 생각으로 서둘러 던전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던전안에 들어간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욕을 쏟아냈다.


"저 미친놈!"


던전 입구는 몬스터들로 꽉 차 있었다.


입구에서 서성이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몬스터들이 댄과 한스를 발견하자 일제히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게 뭐야!"


댄의 고함에 이어 신우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던전 안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입구 앞에 몬스터들을 모아둔 것은 신우가 아니었다.


신우 역시 던전에 들어왔다가 몬스터들이 입구에 몰려 있는 걸 확인하곤 당황했다.


그는 아직 전투준비가 되지 않아 그대로 몬스터들을 입구에서 살짝 떨어진 곳으로 몰아넣고 던전 밖으로 재빠르게 뛰쳐나갔다.


왜 입구에 몬스터들이 모여있는지 알 순 없었지만, 입구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히트 앤 런 식으로 몬스터를 잡으면 꿀 빨 수 있겠단 생각에 신우는 춤이 절로 나왔다.


제대로 전투준비를 하고 던전 안으로 다시 들어갈 생각으로 밖으로 나간 그는 입구에서 댄과 한스를 만났다.


"형님들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덕분에 살았습니다."


신우는 바닥에 쓰러지다시피 하고 쉬고 있는 댄과 한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댄과 한스는 신우의 고맙다는 인사에 말할 힘도 없어 간신히 오른손을 들어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댄과 한스는 몬스터를 다 처리한 후 '미친놈. 던전 안에서도 이 짓거릴 하다니.'란 눈길을 보냈더니 세상 억울하다는 듯 신우가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했다.


"정말이야?"


댄과 한스는 여전히 네가 한 거 아냐?란 눈초리로 되물었다.


"정말 제가 한 게 아니라니까요."


신우는 억울하다며 씩씩댔다.


댄과 한스는 이게 사실이라면 모험가들이 저 미친놈에 사냥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한 거란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했다.


저 녀석이 미친놈이긴 하나 실력 하나만큼은 정말 대단한 놈이라 이런 사냥법을 택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평소 봐온 마을의 모험가들이 이렇게 사냥하면 거꾸로 몬스터들에게 사냥당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모험가의 죽음으로 끝이 아니라는 거다.


그 모험가들이 마을로 끌고 올 몬스터들이 문제다.


댄과 한스는 두통이 오듯 머리가 지끈거렸다.


빨리 돌아가서 대장과 이 일을 상의해야 했다.


머리로는 당장이라도 뛰어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댄과 한스는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신우는 댄과 한스와 헤어져 던전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그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나아갔다.


그가 극도로 경계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건 몬스터 때문만이 아니었다.


누군가 입구에 몬스터들을 모아놓고 사라졌다.


그건 명백히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틀림없었다.


몰이사냥을 한 흔적은 전혀 없었던 걸로 보아 일부러 모아놓고 사라진 거다.


신우는 생각을 해보곤 두 가지의 답에 도달했다.


첫째는 몬스터들을 이용한 PK일거라 생각했다. 이건 신우가 즐겨하던 게임에서도 종종 보이던 고전적인 PK 수법이었다. 이 방법을 사용해 약탈할 생각이라면 약탈자들은 근처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게 틀림없다. 하지만 이내 이 방법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 만약 약탈자들이 몬스터들을 이용해 PK할 생각이었으면 우리가 몬스터들을 잡고 있을 때 공격해 왔을 것이다. 그럼, 아주 수월하게 우릴 죽일 수 있었을 테니.


두 번째는 입구를 막는 거 자체가 목적이었을 수 있다. 던전 안에서 뭔가 꾸미는 일이 있어서 입구를 잠시 막아둘 목적으로 말이다. 이 경우에는 입구 쪽에 상황을 지켜보고 보고 할 인원 한 명쯤은 남겨놨을 것이다. 물론, 이미 시간이 꽤 지나 일행으로 돌아갔을 테지만.


찾았다.


신우는 던전의 입구가 훤히 보이는 던전 구석 자리에서 발자국을 발견했다.


"이제 어쩐다."


신우는 고민에 빠졌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당장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는 건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던전을 돌 것인가. 아니면 마을로 돌아갈 것인가?


깊이 고민하던 신우는 일단 상황을 살피고 결정하기로 결심했다.


만약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도 도망치는 건 자신 있었다. 민첩에 몰빵했으니까.


"몬스터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경계해야 한다니."


쯧.


신우는 가볍게 혀를 차며 던전 깊은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횃불에 의지해야 간신히 주변을 볼 수 있는, 빛이 전혀 들지 않는 던전안에 모험가들의 시체에서 생명을 다한 새빨간 피가 강이 돼 흐르고 있다.


신우는 모험가 셋에 시체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상처는 예리한 날붙이에 당한 상처였다.


그리고 돈이 될 만한 물건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건 몬스터들에 의한 죽음이 아니었다. 인간의 짓이다.


신우는 가까이 가 더 자세히 시체와 주변을 살폈다. 이들에 죽음을 알려줄 단서를 찾기 위해.


특이하게도 이들에게 저항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들은 이들과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컸다.


아마... 같은 파티원들이 살해하고 약탈한 게 아닐까?


눈치채기 전에 동시에 셋을 살해 하려면... 아마 범인은 다수일 거로 추측했다.


신우는 골치가 아팠다.


이왕이면 입구를 막아놓고 던전안에 중요 몬스터를 독식하는 중이길 바랐다.


그런데 지금 흔적으로 보아 파티원을 모아 던전안에 들어와선 살해하고 돈이 되는 물건을 약탈한 것이다. 그것도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파티를 만든 거 같다.


계획적인 범죄라... 상대는 악질일 확률이 높았다.


하필이면 신우가 가장 바라지 않던 최악에 일이 일어났다.


"어쩌지... 마을로 돌아갈까?"


이대로 던전을 돌 수는 없었다. 몬스터와 전투 중에 그들에게 습격당하면 꼼짝없이 당할수밖에 없다.


'하.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돌아가자.'


신우는 돌아가는 길에 약탈자들을 만나지 않길 바라며 던전 입구로 돌아가려고 했다.


"살려주세요."


여성 모험가가 울면서 어둠 속에서 달려 나왔다. 여성은 군데군데 상처가 나 피를 흘리고 옷이 찢겨 있었다.


"멈춰."


신우는 냉정한 목소리로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그들이 다 죽이고 있어요. 제발 도와줘요."


여성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절규하며 신우에게 다가왔다.


"멈추라고 했다. 더 이상 다가오면 쏜다."


신우는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거 같은 냉정한 얼굴을 하고 여성에게 말했다.


흑. 흑. 흑.


"제발 살려주세요."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흐느꼈다.


그녀는 덜덜 떨면서 천천히 신우에게 다가왔다.


신우는 말없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여성은 천천히 신우 쪽으로 울면서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다가왔다.


탕!


컥.


조용한 던전에 벼락같은 총소리가 울리며 여성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내가 다가오지 말랬지?"


"이런 미... 미친놈. 울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쏴?"


총에 맞은 여성이 표독한 표정으로 신우를 노려보며 피가 흐르는 자기 옆구리를 손으로 눌렀다.


"바보냐? 수상한 자는 당연히 쏴야지."


신우는 여성이 나타났을 때부터 이미 의심하고 있었다.


모험가들에게 습격당한 자가 던전에서 만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말이 안 되지 않은가. 나였으면 모험가를 멀리서 보기만 해도 경기를 일으키며 도망갔을 것이다.


하여간에 이세계의 악당들에 수법은 너무 고리타분하다. 저걸 눈치 못 채는 게 멍청이지.


설마 당신 눈치 못 챈 멍청이는 아니지?


으아아아.


쓰러져 있던 여성이 갑자기 품에서 짧은 검을 꺼내더니 신우에게 던졌다.


검을 피하고 다시 여성을 향해 총을 겨누는데 등 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옆으로 굴러 회피했다.


신우가 있던 자리에 커다란 검이 대지를 가로질렀다.


"오- 이걸 피해? 실력 좋은데. 역시 유명인은 다르네."


덩치가 거대한 남자가 커다란 검을 질질 끌며 어둠속에서 나왔다.


"내가 이 작전 하지 말자고 했지. 너 못생겨서 안 통한다고 누누이 얘기했잖아."


거대한 남성 뒤에서 또 다른 남성이 걸어 나오며 피를 흘리며 구석에 앉아 있는 여성을 비웃으며 소리쳤다.


여성은 뭔가 말하려다 입을 꾹 다물곤 방금 걸어 나온 남성을 노려봤다.


신우 역시 걸어 나오는 남성을 무섭게 바라보고 있었다.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어제 모험가 길드에서 자신들이랑 함께 하자고 말을 걸어 왔던 녀석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24.09.14 2 0 -
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4 0 10쪽
19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9 0 13쪽
16 슬픔은 분노와 함께 24.09.09 9 0 12쪽
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0 0 10쪽
14 던전이 뭐 놀이공원이야? 24.09.07 12 0 12쪽
13 너 자꾸 선 넘는다. 24.09.06 16 0 12쪽
12 초보자 털어먹는 해적 위에 사기캐 있다. 24.09.05 17 0 11쪽
11 될놈될 24.09.04 19 0 14쪽
10 이 맛에 막타치지. 24.09.03 20 0 12쪽
9 탈출 그리고 기연 24.09.02 20 0 12쪽
8 독식은 언제나 옳다. 24.09.01 23 0 14쪽
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30 1 12쪽
4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6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2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3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3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