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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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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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1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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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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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109,039

작성
24.09.0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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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탈출 그리고 기연

DUMMY

악-!


신우는 머리를 감싸며 허공에 소리를 질러댔다.


"모르겠어. 모르겠다고. 대체 여길 어떻게 나가야 하냐고."


신우는 의기소침해지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탈출을 위해 머리를 굴리던 신우는 이런 상황에서는 분명 비밀통로가 있을 거라 확신하고 가장 수상한 무덤 앞에 서서 꼼꼼히 살펴봤다.


"이걸 누르면 숨겨진 문이 열리려나?"


신우는 문이 열리는 기분 좋은 상상에 웃음을 띠며 무덤 가장자리에 있는 문양을 눌렀다.


"아니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그는 뭐 그래도 꽤 그럴싸한 생각이지 않았느냐며 위안하고 다른 수상한 부분은 없는지 자세히 살폈다.


"혹시 이걸 돌리면 될까?"


의심스러운 손잡이 같은 걸 발견하자 다시 기분이 좋아진 신우였다.


"이것도 아니네."


손잡이 같은 조형물이 아무리 힘을 줘도 꼼짝을 안 하자 왠지 조금 기분이 처지는 신우였다.


이렇게 수십번을 의심스러운 물건이나 조형물들을 조작해 보던 신우는 계속되는 실패에 점점 의기소침해지더니 바닥에 주저앉곤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게 아닌가? 진짜 비밀통로는 없는 건가? 나 여기서 굶어 죽는 거야?"


신우는 자책하다 비실비실 일어나 고블린 왕이 나왔던 석조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도 왜 그 안에 들어갔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마음속으로 죽는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냥 관 안에 누워보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예상외로 석조관 안은 의외로 너무 편안했다.


너무 편안해 뒤척이며 옆으로 누워봤다가 눈에 띄는 글귀와 조각들을 볼 수 있었다.


글귀는 고블린들에 언어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관 안에 파여진 조각들로 인해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순 있었다.


신우는 아까 얻은 사자 형상의 왕의 반지를 꺼내 들곤 관 안쪽 홈이 파진 자리에 사자머리를 끼워 넣었다.


"좋았어!"


역시 예상대로 반지는 그 자리에 딱 들어맞았다.


부푼 기대를 안고 잠시 기다려봤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꽝인가?"


순간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신우의 예감은 이것이 확실하다고 계속 알리고 있었다.


혹시.


신우는 반지를 잡아 열쇠를 돌리듯 돌려봤다.


철컥.


반지가 돌아가 뭔가에 걸리는듯한 소리가 나더니 바닥이 흔들리며 울리기 시작했다.


쿠쿠쿠쿠쿵.


거친 진동 소리가 멈추자, 신우는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그는 자신의 위치가 달라져 있어 어리둥절해하다 아래를 보곤 금세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석조관이 회전하면서 위치가 달라지며 그 아래 숨어있던 공간이 나타나 있었다.


신우는 순간 기쁨에 탄성을 내지르며 급하게 짐을 챙기고 아래로 이어진 통로를 통해 내려가려다 갑자기 불안함을 느꼈다.


딱 뭐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계속되는 찝찝함에 그는 제자리에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분명 다음 페이즈로 넘어갈 거 같던 보스 몬스터의 갑작스러운 끝맺음.


그리고 당연히 열려야 할 문이 열리지 않음과 동시에 울리던 경보음까지.


마치 게임으로 따지면 완전히 클리어하지 못했는데 억지로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게임에서 경고하는 거 같은 분위기랄까?


어떠한 존재가 자신을 여기에 가두고 아래로 향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만약 그의 의심처럼 이것이 함정일지라도 자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젠장, 어쩔 수 없지."


그는 불안함을 않고 아래로 향하느라 사자 형상을 한 반지를 뽑는 걸 잊었다.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는 도중에 살펴본 실내는 너무나 어두웠다.


"어쩌지. 불도 없는데....."


신우는 일단 천천히 계단 끝까지는 내려가 보기로 했다. 어차피 돌아가 봐야 나갈 수 있는 길은 없으니까.


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는 건지 슬슬 두려움을 느낄 때쯤 은은하게 불빛이 나오는 곳이 보였다.


천천히 계단 마지막쯤에 다다르자 바로 앞 통로가 시작되는 부근에서부터 은은하게 빛을 내는 거 같은 등이 천장에 박혀있는 게 보였다.


자리에서 주변을 탐색하며 안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바라보니 길이기 꽤 긴 듯 길게 뻗어 끝이 보이지 않았다.


통로 입구에는 알 수 없는 문자와 그림이 바닥에 새겨져 있었다.


"이거 혹시 함정 마법인가?"


신우는 경계하며 주변에서 돌멩이를 줍고 그 안으로 던져봤다.


돌멩이가 구르며 마법진 위를 굴러갔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이렇게 대놓고 함정을 깔아 놨을 거 같지 않았다. 알아채서 피하기도 쉽고.


그렇다고 한들 정체가 불분명한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기가 꺼려져 문자와 그림이 새겨져 있지 않은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 통로로 들어갔다.


"신기한 등이네. 전기장치는 없는 거 같고, 마나를 이용한 건가?"


신우는 긴 통로 천장에 박혀있는 등을 보곤 신기해하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통로는 그냥 동굴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곳을 지나면 어디에 도착하려나?"


신우는 어디든 갇혀있는 거보단 나을 거란 생각에 그래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는 걷고 또 걸었다.


"여기 왜 이렇게 길어?"


통로는 정말 길었다.


한참을 걸어온 거 같지만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이제껏 걸어오면서 갈림길은 없었으니까.


슬슬 불안감에 사로잡혀갈 때 신우의 시선 끝에 이제껏 걸어오던 풍경과 다른 모습이 보였다.


이제 다 도착했다는 생각에 그는 눈길이 닿는 곳으로 달려 나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곳에 모습이 제대로 확인이 되기 시작했다.


동굴이 막다른 곳엔 문이 있었는데.....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에 문이었다. 그것도 신우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가 살던 세계에서 늘 봤던 아파트 현관문에 도어락이 달린 문이 거기에 있었다.


"이게..... 뭐야?"


신우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너무 놀라 자리에 멈춰 굳어버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 여기 있으면 안 될 것이 여기 있는 것이다.


당황해 잠시 행동을 멈췄던 신우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주변과 문을 살폈다.


문에는 '1002'란 숫자와 그 밑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란 푯말이 붙어있었다.


'1002. 뭔가 의미가 있는 숫자인 걸까?'


신우는 숫자를 머릿속으로 되뇌며 문 주위를 살피다 초인종을 발견하고 황당해했다.


그는 초인종을 누를지 말지 고민하다 '어차피 되돌아갈 수 없다'란 생각에 큰 고민 없이 눈앞에 초인종을 눌렀다.


벨 소리가 울렸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서서히 현관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긴장한 신우는 리볼버를 품에서 꺼내 전투태세를 취했다.


하지만 천천히 열리는 문 앞엔 아무도 없었다.


신우는 긴장을 풀지 않고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는 잠시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했다.


'신발을 벗어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도 K 예절을 장착한 신우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느냐고 고민하는 자기의 생각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잠시 고민하던 신우는 안에 누가 어떤 상황이 있을지 모르니 일단 신발은 벗지 않고 그대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가 발을 내디뎌 실내로 향하려는 순간.


"신발은 벗는 게 예의지."


안쪽에서 살짝 허스키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상치 못한 말소리에 살짝 놀랐지만, 신우는 목소리가 말한 대로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목소리에서 악의나 살의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관을 지나 짧은 복도를 돌자 커다란 거실이 나왔다.


내부는 보통 아파트들과 같은 구조였다.


거실 중앙에 여성이 소파에 앉아 신우를 등진 채 창밖을 보고 있었다.


신우는 그녀를 주시했지만, 여성이 계속해서 창밖만 바라보기에 그녀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봤다.


한강이 시원하게 보이는 멋진 풍경이었지만 이 역시 신우에게는 너무나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한번 보고 싶어서 초대했어."


신우가 이건 꿈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소파에 앉아 뒷모습만 보이던 여성이 신우에게 말을 건네왔다.


"혹시 저를 이 세계로 보내주신 분인가요?"


신우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뭐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지."


신우에 대한 답이라기보단 왠지 혼잣말을 하는듯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신우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이 세계의 신인가요?"


"지금 네가 지내는 곳으로 보낸 이 중 하나이긴 하지."


신우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의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 없이 뭔가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듯한 대답이었다.


"내가 지금 자네를 만나는 건 나에게도 모험이네. 만약 이 사실을 들킨다면 내 신변 역시 장담할 수 없지. 그래서 자네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줄 순 없네."


"당신보다도 위의 존재가 있다는 뜻인가요?"


"그런 건 지금 중요하지 않지. 자네한테 선물을 주려고 이 자리를 만든거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네. 아까도 얘기했듯이 난 자네를 만나선 안 되네. 궁금한 게 많을 테지만 오늘은 참아주게."


"그렇지만..."


신우가 잽싸게 말을 이으려는데 소파에 앉아 있던 그녀가 한강이 보이던 창밖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신우는 그녀의 손가락 끝을 따라 창밖을 살펴보니 건물들이 부서지고 총소리와 폭발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도시가 불타고 있었다.


하늘에는 전투기와 비행형 몬스터들이 뒤엉켜 전투를 벌이고 한강엔 대형 수중 몬스터들이 유람선을 공격하고 있다.


"이게 무슨?"


흡사 지옥이 펼쳐진 듯한 서울의 모습에 놀라 소파에 앉아 있던 여성에게 신우가 질문을 하려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이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로 간 거야?"


그녀를 찾아보려고 거실을 둘러봤지만, 그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


그리고 창밖에 지옥 같은 광경도 어느새 사라져 없었다.


창문 밖은 그냥 검은색 유리를 붙여놓은 듯 까맣기만 했다.


온갖 전투의 소리도 사라지고 전혀 들리지 않았다.


신우는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갑작스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해서 그런지 머릿속은 뒤죽박죽 엉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대체 뭐가 뭔지.....


일단 신우는 여성이 앉아 있던 소파로 달려가 주변을 살폈다.


그 자리엔 검은색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이게 선물인가?'


선물이라고 했으니, 신우는 의심 없이 검은색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하얀색의 구체가 있었다.


구체의 바깥은 하얀색으로 이루어졌고 중앙에 동그랗게 빨간 원형이 들어있었다.


빨간 원형은 눈동자처럼 생겼다.


전체적인 모양이나 크기가 마치 안구 같았다.


갑자기 안구 같은 것이 지지지직 소리를 내더니 영화나 애니에서 그래픽이 깨지는 거처럼 안구에 몇몇 부분이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하더니 신우의 오른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끄...으...아악."


갑작스러운 고통에 신우는 자신의 오른쪽 눈을 손으로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계속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리치던 신우는 그 자리에 기절하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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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4 0 10쪽
19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9 0 13쪽
16 슬픔은 분노와 함께 24.09.09 9 0 12쪽
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1 0 10쪽
14 던전이 뭐 놀이공원이야? 24.09.07 12 0 12쪽
13 너 자꾸 선 넘는다. 24.09.06 16 0 12쪽
12 초보자 털어먹는 해적 위에 사기캐 있다. 24.09.05 18 0 11쪽
11 될놈될 24.09.04 19 0 14쪽
10 이 맛에 막타치지. 24.09.03 20 0 12쪽
» 탈출 그리고 기연 24.09.02 21 0 12쪽
8 독식은 언제나 옳다. 24.09.01 23 0 14쪽
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5 1 12쪽
5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30 1 12쪽
4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7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2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4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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