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한국인이 게임하듯 열받게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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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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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뵈기
작품등록일 :
2024.08.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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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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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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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DUMMY

"이제 슬슬 안 오르네."


신우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고블린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게임에 환장한 흔한 한국인처럼 3일간 잠도 줄여가며 쉬지 않고 몰이사냥을 했다.


초반에 쭉쭉 오르던 경험치도 이제는 너무 더디게 오르고 있었다.


그는 이제 사냥터를 옮길 때가 됐다고 느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신우는 고블린 시체 사이에서 금방이라도 죽을 거 같은 얼굴을 하고 지쳐 쓰러져 있는 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렇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정말 감사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냥 일상에서 생각 없이 인사하는 톤이었다.


신우의 인사가 어찌 됐든 마을과 주민을 지키는 경비병인 댄은 너무 지쳐 그런 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3일째 마을로 밀려드는 몬스터들 때문에 심신이 완전히 지쳐 버렸다.


그것도 매번 눈앞에 있는 저 사내가 사냥을 나갔다가 살려달라며 몰고 왔다.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에게 쫓기면 다신 사냥을 안 나갈 거 같지만 저 미친놈은 그래도 수시로 나가 몬스터들에게 쫓겼다.


밤에는 위험하기도 하고 졸음도 쏟아지니 저 미친놈도 얌전히 자겠다고 생각했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저 광기에 경비병들은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들은 현재 너무 지쳐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진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 눈물로 호소하며 사냥을 나가지 말라고 부탁도 해봤지만, 저 악마 같은 놈은 그런 모습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쥐도 새도 모르게 나가 또 몬스터 무리를 끌고 왔다.


한번은 몰고 온 몬스터 무리를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있었더니 몬스터들을 마을 안으로 끌고 가 쑥대밭을 만들어 놓곤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렇게 된 거라고 선동을 해 주민들의 몰매를 맞았다.


미친놈이 또 말은 어찌나 잘하는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도 논리적으로 보이게 할 정도라 어찌할 방도가 없어 지금까지 저 녀석에게 휘둘리고 있었다.


댄은 이제 더는 못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경비병 일을 그만두는 게 나을 거 같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형님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짐 정리를 끝낸 신우가 경비병들에게 허리 숙여 깍듯하게 인사했다.


그래, 징그러운 놈아, 제발 가라.


뭐? 방금 그동안이라고 한 거야?


이거 혹시 설마?


"자네 이제 여기서 사냥 그만하는 건가?"


경비대 대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고개를 간신히 들어 신우에게 물어봤다.


"네. 이제 자리를 옮겨보려고요."


"섬을 떠나려는 건가?"


"네. 그런데 그전에 섬 안에 있는 던전은 클리어하고 떠나려고요."


와~~.


지쳐 금방이라도 쓰러질 거 같던 경비병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댄은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드디어 해방이다. 직업은 잃지 않겠구나.


"그래그래. 어서 채비하고 던전 탐험하고 본토로 가게."


경비대의 대장도 눈물을 흘리며 신우의 손을 꼭 붙잡고 말했다.




인사를 끝낸 신우는 짐을 들고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이 마을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첫날은 이곳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마을 안에서만 지내며 정보를 수집했다.


본토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섬인 이곳에 이름은 깨달음의 섬이었다.


이곳은 마치 게임의 초보자 존 같은 위험이 적은 곳이었다.


섬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며 서식하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약한 하급 몬스터들이었다.


이제 본토로 나가 강한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가 됐다. 하지만 그전에 레벨업 하느라 미뤄두었던 이 섬의 하나밖에 없는 던전을 클리어할 생각이다.


본토에 강한 상대들을 상대하기 위한 레벨업은 맞췄으니, 다음은 장비를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신우는 우선 마을에 중앙의 위치한 모험가 길드를 찾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신우를 향했다.


-저놈이야. 몬스터 끌고 다니는 마을 학살자. 그 미친놈.


-마법사아냐? 난 소환사인 줄 알았지. 크크크.


-난 저놈이 끌고 온 몬스터들 때문에 죽을 뻔했어.


모험가 길드 내에 있던 다른 모험가들은 신우를 향해 대놓고 적의를 드러냈다.


이미 익숙한 듯 신우는 그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드 중앙에 위치한 안내 데스크로 가 자신의 커다란 짐을 올려놓았다.


"신우님. 오늘도 역시 많이 가져오셨네요."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던 여성이 반갑게 웃으며 신우를 반겨줬다.


"오늘로 마지막이에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가져오신 신우님 덕분에 재료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이제 본토로 넘어가시려는 건가요?"


"네. 저도 이제 슬슬 본토로 넘어가려고요. 그전에 던전을 탐험하려는데 아이템 판매나 제작하는 공방 중에 괜찮은 곳 소개해 주시겠어요?


"당연하죠. 그게 제가 하는 일인걸요. 그리고 기다리셨던 모험가 인증 카드가 나왔습니다."


데스크의 여성이 아래에서 군번줄처럼 생긴 목걸이를 꺼내 신우에게 건네줬다.


"지금은 제일 첫 단계인 아이언 등급이세요. 인증 카드에 마나를 한번 흘려보시겠어요?"


"마나요?"


신우는 건네받은 인증 카드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이름 : 유신우 레벨 : 19

모험가 등급 : 아이언

아이언의 적정 레벨을 넘었습니다.

가까운 모험가 길드에 들려 재조정하시기 바랍니다.



마나를 불어넣자 인증 카드에 글씨가 올라왔다.


"신기하네. 이거 생김새도 그렇고 진짜 군번줄 같네. 이거 재조정하라고 메시지가 떴는데,지금 조정 가능할까요?"


"벌써 아이언 레벨을 넘으셨어요? 역시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죄송해서 어쩌죠, 저흰 모험가 길드 중에서도 가장 작은 지점이라 등급 재조정을 할 수가 없어요. 승급 심사하는 마도구가 없거든요."


여성은 죄송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신우는 괜찮다고 본토에 가서 승급 심사를 받아보겠단 말을 하고 정산을 끝낸 보따리를 받아 들곤 인사를 건넨 후 자리를 나섰다.


"이봐. 자네가 요새 그 유명한 녀석이지?"


모험가 남성 한 명이 다가와 능청스러운 말투로 신우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유명한가?"


신우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자네 엄청 유명하지. 몰랐나? 이 마을에서 자네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나한테 무슨 볼일 있나?"


"바로 본론부터 말하라는 건가? 이거 굉장히 성급한 친구네. 뭐 그런 성격 나쁘지 않지. 자네 얘기를 엿들은 거처럼 느껴질까 미안하긴 한데. 아까 대화하는 걸 본의 아니게 들어서 말이야. 자네 던전 공략하러 간다던데."


"그래. 그럴 생각이지."


"우리 파티랑 함께 가지 않겠나?"


사내가 뒤쪽에 자신의 파티원들을 가리키자 그 자리에 있던 일행들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미안하군. 난 혼자 지내는 게 편해서. 마음은 고맙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나중에 던전에서 만나면 인사나 하지."


기분 나쁜 녀석이군.이라고 신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겉으론 능글거리며 웃고 있지만 속이 시커먼 사기꾼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사내였다.


치열한 한국에서 살아온 신우는 그에 비해 때가 거의 타지 않은 이곳의 사람들을 보면 그가 무슨 생각인지 어떤 의도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악당들의 태도나 수법 같은 게 신우의 눈에는 훤히 다 보였다.


모험가 사내의 히죽거리는 기분 나쁜 웃음을 뒤로하고 신우는 조용히 모험가 길드를 빠져나왔다.




딸랑.


문을 열고 들어간 실내에서 요란하게 망치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님이 들어오는지도 모를 정도로 집중하고 있는지 장인의 망치질은 그칠 줄 몰랐다.


신우는 작업에 몰두한 장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물론 가만히 기다리면 심심하니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보며 필요한 물건들을 먼저 찾아 둘 생각이었다.


물건을 구경하는 건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다.


신우가 살던 세계에선 대부분 볼 수 없었던 물건들이라 더욱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가게 안을 둘러보다 눈에 띄는 물건이 있어 자리에 멈춰 유심히 살펴봤다.


진열돼 있는 물건은 권총이었다.


신우는 던전안에 들어가면 지금까지처럼 원거리에서 저격 하면서만은 싸울 순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부득이하게 근거리 전투도 빈번하게 벌어질 수 있어 대응할 방법이 필요했었다.


그렇지만 근접 무기를 들고 싸우고 싶지 않던 그는 대안 중 하나로 권총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때 물건들은 마음에 드나?"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나이 지긋한 드워프가 신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네. 물건들이 다 질이 좋아 보이는데요."


"물건 볼 줄 아는구만. 모험가 길드에서 보낸다던 친구가 자넨가?"


"네. 가장 솜씨 좋은 분을 소개해달라 했더니 여기로 보내던데요."


"하하하. 우리 집 물건이 좋긴 하지."


드워프는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며 신우의 등을 쳤다.


좋아. 물건 흥정의 시작은 상대를 칭찬하는 거부터지. 신우는 씨익 웃었다.


"어르신. 필요한 물건은 제작도 해주시죠?"


"그래. 어떤 게 필요한가?"


신우는 준비해 온 설계도를 가방에서 꺼내 내밀었다.


드워프는 설계도를 받아 들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천천히 살폈다.


"단순하지만, 파괴력이 있겠어. 휴대하기도 좋고. 자네 꽤 솜씨가 있군. 좋아 내일까지 만들어 주겠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권총 두 자루를 구매하고 싶은데요."


"권총이라면 거기 있지 않은가? 내 역작일세."


드워프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엔 조금 전까지 신우가 구경하던 권총이 있었다.


"이건 싫습니다."


신우는 단호하게 딱 잘라 거절했다.


진열돼 있던 권총은 머스킷이었다.


던전 안에서 속 터지는 머스킷 권총을 쓸 바엔 쇠 파이프를 휘두르는 게 더 낫겠다란 생각이 든 신우였다.


권총만큼은 큰돈을 쓰더라도 연사 속도가 괜찮은 걸로 구매할 생각이다.


신우의 단호함에 드워프는 당황했다. 자신이 공방에서 나올 때 권총에 푹 빠져 구경하는 신우의 모습을 보고 오늘 드디어 저 애물단지를 팔 수 있겠거니 생각했었다.


"머스킷은 연사 속도가 너무 느려 사용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 머스킷은 좀 그렇지."


드워프는 신우 어깨에 걸쳐있는 머스킷을 보더니 호구하나 잡을 뻔했는데 아깝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곤 잠시 기다려 보라고 얘기한 후 공방으로 들어갔다.


'뭐야? 장인이 아니라 장사꾼이었어?'


신우는 방금 전까지 장인에 포스를 내뿜던 드워프가 슬슬 미덥지 않아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공방에 들어갔던 드워프가 권총 두 자루를 가지고 나왔다.


"자 이건 어떤가? 내 역작일세."


권총을 본 신우의 얼굴이 굳어졌다.


드워프가 가지고 나온 권총은 리볼버였는데 아주 초창기 형태를 띤 화약과 총알을 같이 넣고 장전해야 하는 머스킷이랑 별반 차이 없는 모델이었다.


굳어진 신우의 얼굴을 보자 드워프는 당황하며 눈치를 살폈다.


"사... 사실 내 자네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 둔 게 있었네."


드워프는 책상 아래 금고에서 권총 두 자루를 꺼냈다.


"이게 내 진짜 역작일세."


대체 역작이 아닌 게 뭐야? 드워프의 말을 못 미더워하며 신우는 굳어진 얼굴인 채로 드워프가 꺼내 든 권총을 살폈다.


드워프가 꺼내 든 권총은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신우는 무뚝뚝한 얼굴로 말없이 권총을 바라봤다.


신우의 냉담한 반응에 드워프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신우는 냉랭한 표정을 지으면서 드워프에게 다른 건 더 없냐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것도 마음에 안 드는 건가? 이것도 안 산다고 하면 어떡하지?'


"이거 얼마에요?"


냉랭한 모습으로 신우가 물었다.


"2...20골드네."


"5골드."


"뭐? 이게 어떤 물건인 줄 알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나?"


"아, 그럼 저 그냥 갈게요."


"왜 그러나? 그러지 말고 15골드 어떤가?


"5골드."


신우의 말에 드워프는 부들부들 떨었다.


"아 싫으시면 말고요."


신우가 금방이라도 떠날 거처럼 굴자, 드워프가 조급해하기 시작했다.


"8... 7골드 거기에 제작하는 물건까지 해서 싸게 주겠네."


"좋습니다. 이걸로 하죠."


안절부절못하는 드워프에게 신우가 인심 쓴다는 뉘앙스로 대답했다.


분해하는 드워프를 보며 ' 감히 나를 벗겨 먹을려고해?'라고 신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꽉튜브에서 다 보고 배웠지.'


신우는 흐뭇한 표정으로 책상 위에 놓인 멋들어지게 생긴 리볼버 두 자루를 어루만지며 속으로 콧노래를 불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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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좀비물 아닙니다. 24.09.13 4 0 10쪽
19 엮이면 골치 아픈데. 24.09.12 6 0 12쪽
18 다음은 어디로 깽판 치러 갈까? 24.09.11 7 0 12쪽
17 너넨 오늘 좀 맞아야겠다. 24.09.10 9 0 13쪽
16 슬픔은 분노와 함께 24.09.09 9 0 12쪽
15 암행어사 출두요 24.09.08 10 0 10쪽
14 던전이 뭐 놀이공원이야? 24.09.07 12 0 12쪽
13 너 자꾸 선 넘는다. 24.09.06 16 0 12쪽
12 초보자 털어먹는 해적 위에 사기캐 있다. 24.09.05 17 0 11쪽
11 될놈될 24.09.04 19 0 14쪽
10 이 맛에 막타치지. 24.09.03 20 0 12쪽
9 탈출 그리고 기연 24.09.02 20 0 12쪽
8 독식은 언제나 옳다. 24.09.01 23 0 14쪽
7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2 24.08.31 24 0 12쪽
6 던전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라. 1 24.08.30 24 1 12쪽
5 깨달음의 섬 던전 24.08.29 30 1 12쪽
» 물건 흥정은 꽉튜브처럼. 24.08.28 37 1 14쪽
3 한국인의 레벨업이란 이런 것이다. 24.08.27 39 2 12쪽
2 히든 클래스를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4.08.26 43 2 11쪽
1 나처럼 하면 전생할 수 있어. 24.08.26 5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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