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붉은 옥수수밭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신비신
작품등록일 :
2024.08.27 13:28
최근연재일 :
2024.09.19 23:5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409
추천수 :
37
글자수 :
140,936

작성
24.09.19 23:56
조회
4
추천
1
글자
13쪽

하얀 깃털 2

DUMMY

아래층으로 돌아온 나는 태연과 함께 짐을 꾸렸다.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예정이라 오늘 모든 준비를 끝마치기로 했다.


되도록 꼭 필요한 것만 골라 가방을 채웠다.


아직 8살인 승희를 제외한 승우와 태연, 그리고 나. 각자 체력에 맞게 물품을 챙겨 넣는 게 중요했다. 이동하는 내내 계속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바삐 몸을 움직이던 중 태연이 발견한 하얀 깃털에 시선이 머물렀다.


루드락샤를 보았을 때처럼 뜨거운 불기운을 느낀다던가 관자놀이가 쿵쿵 울리진 않았지만, 이것 또한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이끌림과도 같았다.


조심스레 집어 든 깃털은 배낭 앞부분에 집어넣었다.


아이들은 골리앗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승우가 얘기한 금지구역을 수색했지만. 사나운 검은 개라던가 썩은 시체, 그리고 짧은 곱슬머리를 하고 있다던 데빌 까지. 건물 안을 샅샅이 살펴보았으나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태연을 향해 위층에서 발견한 작은 폴딩 나이프를 건넸다.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놀라움보단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걸 가지고 있으라고?’


‘혹시 모르니까 넣어둬.’


그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지만, 곧 유사시를 대비해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는지 나이프를 주머니 속에 넣었다.


‘큰 도움이 될 거야. 여긴 현실 세계가 아니니까.’


‘알았어. 고마워, 재범 오빠.’


태연은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곧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떠는 골리앗을 보더니 불안한 마음을 떨쳐낸 듯 미소를 지었다.


골리앗은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했고, 태연에게도 필요한 존재였다.


내게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친구였고.


이세계를 무사히 벗어나게 되면 맛있는 개껌을 듬뿍 사주겠다고 생각했다.


‘예삐! 이리 와. 간식 먹자.’


승희가 부르자 골리앗이 꼬리를 흔들며 그쪽을 향해 빠르게 다가갔다.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준비를 완벽히 끝마친 나는 어둠이 찾아들기 전 다시 한번 더 건물 전체를 수색했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로질렀다.


아이들의 식사는 누가 준비를 한 것일까? 고기를 굽고 생선 요리를 하고 해산물 튀김 같은 걸 하려면 요리사 한둘쯤은 으레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하지만 곧 이곳이 이세계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곳에선 불가능한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데빌은 건물 관리인도 될 수 있고, 요리사나 청소부도 될 수 있었다. 밤엔 좀비들을 부리며 미치광이처럼 어둠 속을 누비며 뭐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울 수 있는 악마로 변신할 수도 있었다.


여긴 이세계니까.


데빌이란 녀석의 정체가 궁금했다.


이렇게 넓은 곳에 우리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좀비들이 우글대는 것보단 훨씬 안전한 상태였다.


편의점에 있던 지도를 펼쳐 들었다. 지금 보니 지도라기보단 지도를 흉내 낸 종잇조각으로 보일 만큼 형편없었다.


내가 있는 곳은 서쪽 끄트머리로 붉은 옥수수밭 지대에 도착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체력이 약했다. 자주 적당한 곳을 골라 휴식을 취해야 했고, 배고픔이나 갈증에도 취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지역에서 갑작스레 좀비들이 나타나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한 달 안으론 무리라고 판단했다.


당분간은 걸어갈 수밖에 없겠지만, 어떻게든 다른 이동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늦은 저녁.


우린 간단히 배를 채웠다. 1층 식당엔 먹을 게 많았기에 굳이 복잡한 요리를 할 필요도 없었다.


스낵류라던가 식빵이나 잼 같은 것들, 그리고 통조림이 가득 쌓여 있었다.


통조림을 뜯어 접시에 부어 주자 골리앗은 순식간에 그걸 먹어 치우는 솜씨를 발휘했다.


애완견이 아니라 사냥개의 그것처럼 왕성한 식욕이 느껴졌다.


이세계를 벗어나는 날 눈사람처럼 불룩 튀어나온 배를 가진 골리앗이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다음부턴 적당량의 통조림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밤이 되었다.


승희는 태연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골리앗은 승희의 발치에 엎드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승우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던 중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동안 불안함에 마음 놓고 잠들 수 없었을 것이라 짐작했다.


난 창가 쪽에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그러고 나서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피곤함 따윈 사치라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데빌이 건물 안으로 들어와 아이들을 해코지할 수도 있고, 미친 좀비 녀석들이 건물을 습격할 수도 있었다.


새근거리는 숨소리, 가늘게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잠이 들었다는 걸 알았다. 나를 믿고 푹 잠이 든 것이다.


책임감이 점점 더해졌다. 태연에 이어 아이들까지.


붉은 옥수수밭으로 가고자 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기만을 바랐다.


달이 짙은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날보다 훨씬 더 붉게 빛나고 있는 둥근달. 좀비들의 출현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하던 그때였다.


-우워어!


승우가 썩은 시체라 일컫는 그것들이 내지르는 소리였다.


조용하던 거리 위로 하나둘 좀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 위로 불쑥 솟아오른 것처럼 느닷없이 튀어나온 것들도 있었다.


허공 위 어딘가에 게이트라도 있는 걸까? 좀비들만 들락거릴 수 있는 게이트 말이다.


승우의 말이 떠올랐다.


데빌이 이빨로 좀비들의 살점을 물어뜯는 광경이 눈앞을 스쳤다.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했다. 이젠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비 하나가 주먹으로 상대의 머리를 후려쳤다.


빡! 소리가 귀를 찔렀다. 뼈가 산산 조각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였다.


머리를 얻어맞은 놈이 바닥에 쓰러지기 무섭게 또 다른 놈들이 곁에 있던 상대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꾸워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다.


그것들은 이빨을 한껏 드러낸 채 사납게 그르렁거리며 상대를 향해 덤벼들었다.


짐승들과 다를 바 없는 참혹한 광경이었다.


물끄러미 그 모습을 보고 있자 이성이 빠르게 사라지는 걸 느꼈다. 동족이고 뭐고 간에 그런 건 안중에도 없이 서로 죽고 죽이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내 안에 남아있는 그 무엇이 조금씩 붕괴가 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걱정이었다. 만일 아이들이 저 모습을 보게 된다면? 승우는 이미 목격하긴 했지만, 다행히 생각만큼 큰 충격을 받진 않은 듯했다.


보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고 조절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승희였다.


길을 걷다가 그것들과 맞닥뜨리기라도 하는 날엔 엄청난 충격을 받고 기절할지도 모른다.


8살짜리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좀비는 지옥의 마물이나 악마에 버금가는 충격을 안겨 줄 게 뻔했다.


난 어떻게 해서든 바퀴 달린 이동수단을 구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아이들을 무사히 데려갈 수 있으려면 그것이 꼭 필요했다.


내가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던 사이 좀비들의 전쟁이 끝나가고 있었다. 아쉽게도 데빌의 출현은 없었다.


혹시 승우가 잘 못 본 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밤은 지독히 무섭고 끔찍한 법이었다. 어른도 아닌 아이들에겐 더더욱 그러한 법이다.


한바탕 난리를 피워대는 좀비들이 또 어디론가 이동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밖을 응시했다.


그것들은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두운 거리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난 한참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달은 더더욱 서늘하고 어두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고, 아무도 없는 거리는 황량하게 느껴졌다.


밤이 깊었다.


오랫동안 잠들 수 없었다.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머릿속을 휘저었다.


간신히 침대에 누웠을 땐 눈을 감은 채 붉은 옥수수밭을 떠올렸다.


지도에 있던 그대로 정말 붉은 옥수수밭이 있는 건지 아니면 비유적으로 표현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어떤 울림이 느껴진다는 거였다.


지도에 그려진 화살표 방향이 아닌 동쪽을 향해서.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 가득한 맘으로 계속 움직이라는 속삭임이었다.


...달이 구름 속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출 때쯤, 간신히 눈을 감고 잠들 수 있었다.


이른 아침.


희뿌연 햇살이 사방을 비추는 가운데 눈을 떴다.


아이들은 자고 있었고. 골리앗과 태연이 보이지 않았다.


급히 몸을 일으켰다.


어디로 간 걸까? 옥상이나 데스크가 있는 곳으로 갔을 리 만무했다. 태연이 그쪽에 볼일은 없을 거라 판단하며, 1층 식당으로 몸을 움직였다.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태연이 눈에 들어왔다.


바삐 구운 계란과 잼을 바른 토스트. 그리고 주스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는 태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혼자 떨어져 있으면 위험해.”


“아침 식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긴 현실 세계가 아니야. 늘 조심해야 한다니까.”


“난 재범 오빠가 힘들까 봐 일찍 일어나서 준비한 건데.”


태연이 시무룩한 얼굴로 대꾸했다. 어제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한 골리앗이 끼어들었다.


-깡!


난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폈다.


골리앗 덕분이었다. 어깨를 으쓱하며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태연의 일을 도왔다.


화를 내서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행히 우린 무사히 아침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분위기 또한 어제와 마찬가지로 유쾌했다.


“우리 집에 가는 거야?”


“아직. 며칠 더 기다려야 해.”


승희의 물음에 승우가 대답했다.


며칠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걸릴 테지만, 일단 승희한텐 며칠이라고 해두기로 하고 짐을 챙겨 1층으로 내려왔다.


승희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배낭을 집어 들었다.


데스크를 지나 1층 바닥을 가로질렀다.


“신난다! 집에 가는 거야. 예삐야, 언니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승희는 지금 당장 집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듯했다. 가슴이 뜨끔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 펼쳐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법처럼 말이다.


문을 열었다. 우중충한 하늘, 흐릿한 빛 아래 차갑게 느껴지는 바닥이 드러났다.


몇 걸음 걷던 중 어젯밤 좀비들이 모여 있던 장소를 흘끔거렸다. 검붉은 핏자국이나 뜯겨나간 팔다리 같은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마저도 몽땅 먹어치운 것일까?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눈앞에 끔찍한 것들이 드러나질 않길 바랐다.


출입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나 짧은 곱슬머리 데빌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출입문 쪽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8층 높이쯤 되는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검은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좀 더 자세히 보려고 하자 순식간에 형체가 사라졌다.


난 눈을 깜박이며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잘 못 보았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난 검은 형체의 그것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데빌. 그 자인 것일까?


난 데빌이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것이라 확신했다.


투명 망토를 이용했거나 게이트를 열고 그 안에 숨어있었거나. 아니면 이세계에서만 쓸 수 있는 마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고.


데빌은 어쩌면 이세계 창조자... 아니 그보다 더 끔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데빌이 웃었다.


피 묻은 입술 사이로 뾰족한 이빨이 드러났다.


“재밌어. 숨이 넘어갈 만큼 굉장히 짜릿한 광경이야.”


검은 날개 사이로 보이는 그것은 흉측한 짐승의 형체였다.


그는 자신의 세상에서 결코 그들을 놓아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함부로 이곳에 들어왔으니 이세계 주인을 향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멍청한 그것들은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누가 이세계의 주인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동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붉은 옥수수밭! 그곳은 생각만 해도 역겹고 뒷골이 당길 만큼 골치 아픈 녀석이 다스리는 지역이었다.


직접 가지 않고도 그곳이 얼마나 형편없는 지대인지 그는 잘 알았다.


그곳에서 어슬렁거리며 농사를 짓는 것들은 망가진 장난감처럼 쓸모없는 폐기물이었다.


그것들은 인간의 말과 행동을 흉내 내며 옥수수밭의 주인을 섬기고 있었다.


“바보 같은 것들!”


데빌이 주먹을 움켜쥐자 구부러진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조차도 모를 만큼 잔뜩 흥분해 있었다.


기다란 꼬리가 양옆으로 흔들렸다. 콧구멍에선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왔고, 두 눈에선 시뻘건 불꽃이 일렁거렸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걸 파괴해 버리고 싶었지만.


옥수수밭을 다스리는 녀석의 성미를 잘 알았다. 데빌은 그자와 맞서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화를 누그러뜨렸다.


일단은 함부로 이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놈들부터 묶어 놓을 생각이었다.


“너희 맘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소름 끼치도록 음산한 목소리가 잿빛 허공을 갈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 붉은 옥수수밭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하얀 깃털 2 NEW 8시간 전 5 1 13쪽
23 하얀 깃털 24.09.18 5 1 13쪽
22 불의 힘 루드락샤 24.09.17 7 1 14쪽
21 데빌의 정체 2 24.09.15 10 1 13쪽
20 데빌의 정체 24.09.14 12 1 13쪽
19 또 다른 이세계 방문자 2 24.09.13 10 1 14쪽
18 또 다른 이세계 방문자 24.09.12 10 1 13쪽
17 깜짝 파티 24.09.11 9 1 13쪽
16 회전목마 아이들 2 24.09.10 9 1 12쪽
15 회전목마 아이들 24.09.09 13 1 13쪽
14 이세계 편의점 24.09.08 12 1 13쪽
13 토머스의 수첩 4 24.09.07 12 1 12쪽
12 토머스의 수첩 3 24.09.06 11 1 14쪽
11 토머스의 수첩 2 24.09.05 12 1 13쪽
10 토머스의 수첩 24.09.04 12 1 12쪽
9 은신처 2 24.09.03 11 1 12쪽
8 은신처 24.09.02 12 1 13쪽
7 웰컴 투 헬 2 +1 24.09.01 20 2 12쪽
6 웰컴 투 헬 +1 24.08.31 20 3 14쪽
5 그것들 2 +1 24.08.30 21 3 13쪽
4 그것들 24.08.29 27 3 13쪽
3 엘리베이터를 타고 2 +1 24.08.28 36 3 12쪽
2 엘리베이터를 타고 24.08.27 45 3 14쪽
1 쇠망치를 들고 뭘 하겠단 걸까 24.08.27 69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