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EX급 코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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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힐러
작품등록일 :
2024.08.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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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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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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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하여. (1)

DUMMY

" 쓰으읍.... 비밀번호라. "


조아영.


이사람 쉽게 볼 인물이 아니다.


노트북은 핀번호로 잠금 처리가 되어 있었는데, 힌트가 굉장히 애매하다.


"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라.... "


내가 댁 남편을 어떻게 알아요.


턱을 매만지며 멍하니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으려니 호랑이가 곁으로 다가와 해드 번팅을 했다.


" 엌! "


그 힘에 밀려 하릴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 뭐하냐 너.... "


" 미안. 힘조절을 못했네. "


커다란 솜방망이 같은 앞발로 제 머리를 긁적이는 녀석.


너 내가 동물 애호가인걸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물론 귀여운것에 국한되지만.


" 야, 013. 넌 뭐 아는거 없냐? "


" 뭐를? "


" 이거. 비밀번호. "


옆으로 누운채 노트북을 돌려 호랑이에게 보여줬다.


" 내가 제일 사랑하는 존재? "


뭔가 감이 온 듯 힌트를 따라 읽던 호랑이가 자판을 두드린다.


" 이녀석! 믿고 있었다구! "


몸을 일으켜 호랑이의 커다란 몸뚱이에 머리를 기댔다.


그러자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호랑이.


" .....나 손이 너무 큰데? "


겨우 두번인가 자판을 두드렸을 뿐인데.


핀번호 입력창엔 검은색 점들이 수두룩하게 박혀있었다.


" 그러네. 너 뭐 작아지거나 그런거 안돼? 각성자라며? 대체 능력이 뭐야? "


" 아! 작아지는거! 그런거라면 있지. 비켜봐. "


녀석의 말에 기대고있던 머리를 치워줬다.


내 앞에 앉아 온 몸에 힘을 잔뜩 주는 녀석.


" 어어어어 너 여기서 똥쌀 생각이면 멈춰라. "


" 아니거든!!! "


날카로운 송곳니를 내보이며 어흥 거리는 호랑이.


솔직히 순간 쫄았다.


어쨌든 녀석의 힘주기는 계속됐고 어느순간 하얀색 연기가 옅게 피어 올랐다.


어느새 구름처럼 피어 오른 연기는 호랑이의 모습을 가릴 만큼 두텁게 번졌고, 이내 사람 형체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내니...


아, 이거 그건데.


방송 심의 규정.


그 누구보다 이런 상황에 대한 눈치가 빠른 난 곧바로 상점을 열어 옷을 구매했다.


" 너 이거 입고 나와. 안그러면 우리 다 잘린다. "


연기 밖으로 빠져 나오던 맨발 위로 대충 구매한 옷가지를 집어 던졌다.


" 아! 고마워! "


마침내.


흰티 위에 까만 가죽 자켓.


검은색 청바지와 캔버스화를 신은 호랑이... 아니, 앳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황색 베이스에 검은색 브릿지 염색이 들어간 긴 머리카락.


조금 날카로운 느낌이 담긴 고양이상의 소녀는 다짜고짜 짜증을 부렸다.


" 이거 꼬리가 접혀서 불편해! 벗을래! "


바지를 잡고 내리려는 소녀를 뜯어 말리고 조그맣게 구멍을 뚫어줬다.


그곳으로 빠져나온 꼬리가 살랑이는 것이 불편함은 해소된 모양이다.


" 이러다 진짜 다 죽지 다 죽어. "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훔치며 오늘도 방송 심의를 사수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했다.


" 후. 급한건 해결했으니 빨리 와서 비밀번호나 풀어봐. "


" 좀만 기다려! 내가 금방 풀어줄게. "


참 활달한 성격이다.


눈을 뜨고 나서 근 5개월간 사람과 한번도 대화를 나눈적이 없다.


그저 멀찍이 떨어져 가끔씩 지나가는 인간들을 관찰한게 전부인데.


만약 여기서 만난 사람이 013이 아니라 다른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분위기는 곱창났을 가능성이 높다.


" 이따위 세상에서 누가 저렇게 순수하게 웃겠어. "


내가 중얼거리는 것도 모르는채 온 신경을 노트북에 집중하고있는 013.


자꾸 013거리니 영 정이 안생긴다.


" 야. 013. 너 따로 이름 같은거 없냐? 닉네임이라던가. "


각성했다면 저 소녀에게도 닉네임이라는게 있을 것이다.


나도 핑크 공듀라는 별 거지 같은 닉네임이 붙어있었으니까.


" 닉네임? 아~ 있어! 뭐였더라.... 상태창! "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던 소녀가 허공을 유심히 바라봤다.


" 그러니까.... 나비! 내 닉네임은 나비야. 연구원님이 붙여주셨어. "


" 그래~ 연구원님이.... "


잠깐.


닉네임을 다른 사람이 지어줄 수 있다고?


이거 이거.


붉은 머리 여자.


만나면 멱살이라도 잡아 뜯어야겠다.


나같은 상남자에게 핑크 공듀라는 야들 야들한 닉네임을 붙이다니.


이건 죄다 죄.


불경죄.


" 됐다! "


" 오오오! "


들려오는 희소식에 나비를 냅다 옆으로 밀치고 노트북 앞에 가부좌를 틀었다.


" 이씨... 왜 밀어! "


옆으로 쓰러졌던 나비가 다시 몸을 일으키고 내 등에 매달려 어깨를 콱콱 물어댔다.


▶ 코목살의 효과로 통증에 저항합니다.


▶ 소모 코인 : 3.


허벅지 위로 툭 떨어지는 황금빛 코인.


" 어어어 야 그만해라. 돈샌다. "


손바닥으로 나비의 이마를 밀어냈다.


" 아 알았어! 안할게! 같이 보게 해줘! "


여전히 등에 매달려있는 나비.


' 그래. 너도 궁금하겠지. 널 아끼던 연구원님이 뭘 남겼는지. '


노트북 화면에 비춰진 바탕화면은 휑하기 그지 없었다.


진짜 교장 선생님 대머리 마냥 휑하다는게 문제였지만.


" 뭐가 이렇게 없어? "


노란색 폴더 파일 하나.


하얀색 메모장 아이콘 하나.


이게 전부다.


그 흔하디 흔한 인터넷 아이콘 조차도 없는 허허 벌판.


" 폴더명은 실험체 샘플이고... 메모장은 제목도 없네. "


일단 가장 구미가 당기는 노란색 폴더를 더블 클릭해 열었다.


그 안엔 또다른 폴더 세개가 존재했는데, 그곳에 적힌 글자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 샘플 넘버 001 김주혁. 샘플 넘버 003 한서우. 샘플 넘버 013 나비. "


한서우?


내가 아는 그 한서우?


내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 때 지키고자 했던 아이가 한명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이 한서우였다.


" 이 미친새끼들. 설마 다섯살짜리 꼬마애도 실험에 이용한거야? "


순간 주먹으로 노트북을 쳐버릴뻔 했다.


' 후.... 내가 왜 화내는거야. '


아직도 그 멍청한 행동에 대한 미련을 못버렸나.


어차피 이름만 같을뿐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있다.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 이름이 적힌 폴더를 열었다.


"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


젠장.


허탕이다.


혹시 몰라 샘플 넘버 003 한서우의 폴더도 열어 봤으나 역시 아무것도 없다.


낚였다는 기분에 몹시 화가 났다.


" 아... 개빡치네 진짜. "


" 연구원님은 뭔가를 숨기기 바쁘셨어. 아마 그래서 전부 지웠을지도 몰라. "


여전히 등에 매달린채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나비.


실망한건 나뿐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녀석도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이 남긴 무언가를 찾고싶었겠지.


" 그래서 강제로 동면한건가.... "


만약 조아영이라는 연구원이 뭔가를 숨기기 바빴다면 상급자나 동료들이 억지로 동면 장치에 쑤셔 박았을지도 모른다.


' 적당히 재웠다가 깨워서 정보를 캘려고 했을지도 모르지. '


이렇게 첫번째 단서는 수 많은 의혹만을 남긴채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했다.


" 진짜 이것도 빈거면 다 부순다. "


분노의 더블클릭.


거침없이 열어본 샘플 넘버 013 나비 폴더.


다행히 그곳엔 꽤나 많은 자료들이 남아 있었다.


" 대부분 사진인데... "


1번이라고 적힌 사진과 같은 이름의 메모장.


이와 비슷한 것들이 세 세트나 더 있었다.


동영상 한개까지 포함해서 총 다섯 세트의 기록.


' 같이 열어보라는 건가? '


1번 사진과 1번 메모장을 함께 열어 확인했다.


웬 새끼 호랑이가 투박한 모포에 감싸여 있었는데, 그걸 들고 환히 웃으며 카메라를 바라본 여인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 어! 연구원님이다! "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며 방방대는 나비.


" 야야 가만히좀 있어. "


사진을 옆으로 밀어내고 메모장에 적힌 글을 확인했다.


「 비인도적인 동물 실험을 계속하던 도중 새끼 호랑이 한마리가 연구실로 배송됐다.


최근 몇달 전 부터 동물원의 동물들이 의문사를 하거나 살이 썩어가는 병에 걸렸는데, 그때 당시 죽어버린 어미 밑에 깔려있던 새끼 호랑이를 구출해 이곳으로 보낸 것이라고 했다.


불쌍한것... 왜 하필이면 이곳으로 와버린거니? 」


" 엄.... 마? "


나비는 자신이 어렸을적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 처럼 보였다.


' 쓰으읍... 이거 좀 불안한데. '


이녀석이랑 같이 봐도 되는걸까?


분명 실험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을 것 같은데...


" 야. 너 이거 계속 볼거야? "


" ....응. 볼거야. "


나비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져있다.


하지만 어쩌겠어.


본인이 보겠다는데.


차라리 잘된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녀석도 현실을 마주했어야만 했을 테니까.


2번 사진과 2번 메모장을 켰다.


이번엔 여러 사진이 합쳐져있었는데, 새끼 호랑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장면이라던가 깨끗하게 씻기는 과정. 그리고 녀석이 조아영에게 애교를 부리는 사진들이 가득했다.


「 나는 절대 떳떳하다고 말 할 수 없다.


계속해서 의심을 하면서도 이 실험에서 손을 뗼 수가 없었으니까.


각성이 대체 뭐길래 다들 이렇게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걸까.


나는 이 어린 호랑이에게 정을 붙이지 않게 끝없이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아이도 결국 실험체로 선정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지금껏 수없이 반복해왔던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될테니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녀석은 자꾸 나에게 애교를 부린다.


마치.... 첫 실험체로 이용됐던 내 소중한 반려묘 나비 처럼.


삼색이었던 그 아이와 비슷한 털색을 가지고있는 호랑이.


아마 그랬기에 더더욱 정을 붙이지 않도록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


전부 쓸데없는 것이었음을 알면서도. 」


" 연구원님은.... 날 한번도 아프게 하지 않았어. 이건 다 거짓말이야. "


" 알아. 나도. "


조아영이라는 연구원이 널 못살게 굴었으면 이렇게 사람을 잘 따르지도 않았겠지.


여전히 등에 매달려있는 나비.


나는 다음 사진과 메모장을 열었다.


꽤나 덩치가 커진 호랑이의 모습.


조아영과 호랑이는 서로를 껴안은채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 결국 이 아이에게 나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말았다.


부단히 노력했으나 어쩔 수 없었나보다.


난 이 귀여운 맹수에게 정이 들어버렸고, 그와 동시에 실험에 대한 회의감이 확실하게 들었다.


슬슬 나비를 실험체로 사용하자는 의견들이 튀어 나오고있다.


그건 절대 용납 할 수 없다.


나비에 대한 모든 권한은 나에게있으니 끝까지 반대할 것이다.


이번 만큼은 기필코 지킬 것이다.


그러니 나비야.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예쁜 꿈만 꾸렴. 」


" 이때는 기억나? "


" 응.... 연구원님이랑 자주 저렇게 같이 잤어. 아무래도 내 기억은 여기부터인 것 같아. "


슬슬 이녀석도 기억이 날 만큼 최근까지 거슬러 온 모양이다.


잠시 망설이는 마우스 포인트.


" 계속 볼거야? "


" 응. 볼거야. "


" .... "


정처없이 화면을 떠돌던 마우스 포인터가 결국 다음 사진을 클릭했다.


배를 발라당 까뒤집고 누운 호랑이.


그리고 배 위에 손을 올려두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있는 조아영.


「 군인들이 찾아왔다.


군부대 내에 존재하는 시설이기에 이상 할 것은 없었지만, 왠지 불안했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적중한다.


계속되는 내 반대에 화가난 상부에서 내 권한으로도 어찌 할 수 없는 사람들을 파견했다.


실험의 총 책임을 맡고있는 강혜성 중장.


그가 직접 데리고온 연구원들을 새로운 책임자로 임명하며 명령을 내린것이다.


나비를 샘플 013으로 지정한다고.


나는 결국 외부에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가장 신뢰 할 수 있는 인물.


시스템 연구과 과장 백선희.


대학 동기인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그게 벌써 일주일 전이다.


며칠 있으면 나비에 대한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텐데... 초조하다.


나는 과연 이 아이의 미소를 지켜낼 수 있을까. 」


" 강혜성이라... 기억나? "


" 아니. 기억 안나. 가끔 연구원님이 중얼거린 이름 같긴 한데....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본적 없어. "


" 이번게 마지막이야. "


" 응. 틀어줘. "


마지막 남은 동영상.


총 길이가 겨우 20초 정도인 짧은 기록이다.


잔뜩 떨리고있는 조아영의 목소리.


" 나비야! "


" 끼이잉. 낑. "


어둑 어둑한 공간.


희미한 조명에 의지 한 채 조아영은 나비를 포박해두고 주사기를 들었다.


"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치만 이거 말고는 더이상 방법이 없어. 날 원망해도 좋으니까 잠깐만 참자. 응? "


그녀의 눈물 섞인 절규를 알아 듣기라도 했는지 낑낑 거리던 나비가 눈알만 굴려대며 입을 꾹 다물었다.


" 미안해... 미안해 나비야. 걱정마. 잘될거야. 엄마 믿지? "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주사기의 바늘을 나비의 뒷다리에 조심히 쑤셔 넣었다.


주사기에 담긴 액체가 완전히 들어가고, 순간 번쩍이는 푸른빛에 화면이 밝아졌다.


그렇게 영상이 끝을 맺었다.


등에 매달려있던 나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 이게 대체 뭐야.... 내 기억엔 없는 일인데? "


" 뭐, 이걸 보면 알겠지. "


마지막 남은 메모장을 열었다.


「 마침내 선희에게서 답신이 왔다.


그녀는 비밀리에 최고 권한의 보안 카드를 나에게 보내줬다.


그리고 그녀의 편지 내용에 따라 혈청 보관소에 잠입했고, 샘플 넘버 001의 혈청을 빼돌렸다.


선희는 아직 이 혈청에 대한 효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마 각성 연구과의 목적이 바로 이 혈청에 대한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겠지.


솔직히 두려웠다.


빼돌린 사실을 들켜 처벌 받는건 하나도 무섭지 않다.


그저.... 내 행동 때문에 나비가 더 고통스러워 하면 어떡하지?


혈청은 이거 하나 뿐이라 나한테 먼저 실험해 볼 수도 없다.


차라리 두개였다면 내가 먼저 맞아보는건데....


이젠 정말 신께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성공 하지 못하더라도 나비가 고통 없이 무지개 다리를 건널 수 있게 해달라고. 」


우린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고 바탕 화면에 남겨져있는 새 텍스트 문서 파일을 클릭했다.


「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나비는 각성했고, 그들이 이용할 혈청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샘플 넘버 001은 시스템 연구과에서 보관중이라고 했으니 새로운 혈청을 구할 때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문제는.... 내 행위가 강혜성의 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날 쉽게 죽이진 못 할 것이다.


난 시스템이라는 것에 대한 비밀을 엿본 사람이니까.


인격을 가진 순수 에너지의 집합체.


그게 내가 내린 시스템에 대한 결론이다.


시스템은 절대 지구에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다.


소문으로만 들어 봤던 게이트라는 존재.


다른 차원과 공간을 잇는 이상 현상이라고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이건 분명 그 너머에서 온 미지의 존재다.


나는 모든 결과물과 실험 보고서를 선희에게 보냈고, 관련된 기록들은 전부 삭제했다.


그들이 이 노트북을 발견 하더라도 중요한 자료는 하나도 찾지 못 할 것이다.


나는 나비를 설득해 동면 장치에 넣고 락을 걸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기 전까진 절대 깨어나지 못하도록.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은 나비를 데리고 또다시 실험을 할테니까.


나에 대한 처우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편하게 죽지는 못하겠지.


나비야.


언젠가 너가 이걸 본다면 이거 하나 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난 널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걸.


부디... 너가 무사하길. 」


이렇게 길고 길었던 조아영의 기록이 끝을 맺었다.


우린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분명 같은 것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해서.


전력이 모자라 동면에서 깨어났다는 나비의 말과는 다르게 여기에선 락을 걸어 놨다는 표헌을 썼다.


이 모순에 대해서는 나중에 묻기로 했다.


녀석이 내 등에 얼굴을 파묻고 세상 떠나리만큼 울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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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횡단보도를 건널 땐 손을 들자. 24.09.14 21 0 15쪽
18 18. 재건의 별. 24.09.13 22 1 15쪽
17 17.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하여. (完) 24.09.12 29 1 15쪽
16 16.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하여. (7) 24.09.11 28 1 15쪽
15 15.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하여. (6) 24.09.10 30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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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대화 수단. 24.09.01 7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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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화성은 생각보다 멀다. 24.08.30 122 2 13쪽
3 3. 우당탕탕 아포칼립스. 24.08.29 145 3 14쪽
2 2. 날 쏘고 가라. 24.08.28 15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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