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정령이 농사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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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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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DUMMY

요리의 맛은 대개 얼마나 실력 있는 요리사가 좋은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는지에 따라 결정됐다.


그 과정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향신료와 조미료.


향신료는 말 그대로 음식에 잡내를 줄이고 향을 더 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조미료는 맛과 감칠맛을 더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보통 한국인들이 향신료나 조미료를 생각하면 서양의 허브나 아시아권에 독특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강한 특이한 향신료들을 떠올린다.


그렇다고 한국은 향신료를 잘 쓰지 않는가?


절대 아니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후추도 향신료의 대표주자였으며 한식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고추, 마늘, 파, 참깨, 깻잎도 향신료에 포함되었다.


최근에는 요리의 대중화로 가정집에서도 허브 솔트나 파슬리 가루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아시아권에서 많이 사용되는 향신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 식탁에서 절대 빠질 수가 없는 향신료.


조미료야 소고기 가루와 흰색 msg 가루부터 굴 소스까지 주방에서 빼놓을 수가 없었다.


이번 타겟층이 각성자가 아닌 일반인들인 만큼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또 다른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었다.


향신료와 조미료의 효과를 전부 가진 정령 천연 조미료.


[정령 천연 조미료]

[요리에 사용 시 잡내를 없애고 향을 더합니다.]

[맛과 풍미에 탁월한 효과를 부여하며 감칠맛을 극대화합니다.]

[요리를 먹을 시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요리에 깊은 지식이 없는 한성도 한 가지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음식엔 감칠맛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정에서 한 음식과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맛이 가장 차이 나는 이유가 바로 감칠맛이라는 것은 이제 일반 대중들도 널리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물론 이것을 그저 단순한 조미료 차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식당에선 그 외에도 감칠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연구를 했다.


‘감칠맛을 극대화한다고?’


단순히 일반 조미료와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포포팜에서 기르고 정령 농부의 힘으로 만든 정령 천연 조미료.


포포팜의 딸기가 기존의 딸기와는 전혀 궤를 달리한 만큼 분명 단순한 설명이지만, 실제론 더 엄청난 것이 숨겨져 있을 게 분명했다.


“정령 천연 조미료에 올리브유만 넣어 시즈닝을 하자.”


스테이크용 고기에 시즈닝을 하자 꽤 그럴싸한 모습이 나왔다.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운 고기.


최고의 재료들은 준비가 끝났다. 남은 것은 직접 요리에 사용해 확인하는 것뿐.


화르르르륵!


토치를 한참 만지다 화력이 약한 것을 깨닫고 최대로 올리자 순식간에 숯에 불이 붙었다.


그릴이 달궈지자 고기를 올렸다.


그 어떤 소리보다도 자극적인 소리가 마당에 퍼졌다.


치이이이이익!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기향과 함께 강렬한 허브향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오오오오!”


“포오오오!”


그저 냄새만 맡아도 식욕이 돋고 침샘이 자극되었다.


마당에서 직접 숯을 피워 굽는 고기이기 때문에도 있었으나 매혹적인 이 향기는 오로지 정령 천연 조미료의 효과 때문이었다.


그 어떤 비린 생선이나 누린내가 강한 고기여도 절대 잡내 따위가 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이 강렬한 향에 군침만 돌 뿐이었다.


“냄새 진짜 미쳤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선을 너무나도 잘 지켜주는 게 신기했다.


향이 너무 과했다면 머리가 아프거나 오히려 식욕이 감소할 수 있었으나 딱 적당함을 지켜줬다.


요리 초보자인 한성이 사용해도 그 어떤 노련한 세프보다도 더 향을 잘 활용했다.


척!


어느새 조용히 초코와 치즈도 엄청난 냄새에 이끌려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거기엔 털을 한 움큼이나 뺏긴 삼초도 조용히 다가와 앉아있었다.


고기 굽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은근히 어려웠다.


특히 스테이크용 고기처럼 두툼한 고기일수록 안쪽까지 익히기가 힘들었다.


겉은 타고 속은 안 익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처럼 시즈닝 가루가 묻은 경우는 더욱이 그런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령의 힘을 받아 자란 허브임과 동시에 세계수의 태양 깃털로 건조 시킨 정령 천연 조미료는 잘 타지도 않았다.


이런 디테일은 요리 초보자인 한성은 잘 몰랐으나 고기가 겉이 쉽게 타지 않은 것도 정령의 힘을 받은 덕분이었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자신이 봐도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고기들을 접시에 옮겨 담으며 잘라보기로 했다.


고기를 자르자 알맞게 익어 적당한 붉은 단면이 시각을 자극했다.


‘스테이크는 살짝 덜 익힌 게 맛있지!’


물론 요 며칠 인터넷으로 공부하며 알게 된 사실이었다.


첫 시식의 영광은 당연히 포포에게 돌아갔다.


“포포야, 자!”


큼직하게 썬 스테이크가 그대로 포포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우물우물!


“어때, 맛있어?”


평소였다면 먹자마자 반응이 나왔을 테지만, 이번엔 조용하게 먹기만 했다.


“······”


한참을 음미하던 포포가 고기를 전부 삼키고도 말이 없었다.


“왜, 말이 없는 거야? 별로야? 아니면 고기를 너무 못 구웠나?”


답답함에 한성이 재촉했으나 포포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 순간.


주륵!


갑자기 포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포오······”


황홀하다 못해 영혼이 잠시 천국이라도 다녀온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입에 넣은 스테이크 조각.


씹자마자 알 수 있었다.


어째서 포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맛을 음미하기만 했는지.


말하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혀끝에 터지는 허브 향과 감칠맛에 오로지 모든 것을 잊고 음식 씹는 행위에만 집중했다.


확실히 인정할 건 인정했다.


과거 시골 마당에서 부모님과 구워 먹던 삼겹살은 추억의 보정이 들어간 맛이라는 것을.


‘이, 이게 당연히 압도적인 1등이다!’


추억 가득한 삼겹살도, 남이 사준 소고기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살면서 먹은 고기 중 당연히 최고였다.


잡내를 없애고 대신에 허브향이 코와 혀를 기분 좋게 했다.


감칠맛은 더욱 극대화되어 요리 맛의 최고점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육질을 더욱더 연하게 만들어 그 어떤 초보 요리사도 남부럽지 않은 요리를 만들게 해줬다.


주르륵!


포포와 마찬가지로 눈물이 흘렀다.


입과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눈물을 흘린 것에는 황홀한 맛도 있었으나 새로운 스킬이 성공했다는 것과 이것이 딸기만큼이나 가치가 높다는 것을 몸소 느껴서였다.


‘이건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


결과는 아무도 몰랐다. 일반인을 타겟층으로 삼는 정령 허브가 포포팜의 딸기보다 더 성공할 수도 있었다.


반대로 각성자들에겐 불티나게 팔리는 영약급 딸기의 희소성과 가치에 미치지 못해 실패할 수도 있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길 뿐, 자신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었다.


‘효과는 확실해! 이제 그럼 테스트해보자!’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사람 혹은 이 분야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했다.


우선 지금 당장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박 과장님, 오늘 저녁 어떠세요?”


“오! 간만에 농장 밖에 나와 바람 좀 쐬려고?”


“아니요, 저희 집에서 먹을 건데요. 초대입니다.”


“아니! 일 때문도 아니고 고작 저녁 먹자고 거기로 오라는 거야?”


“어허, 이게 다 영업의 일환이죠. 지금 올인원 마켓 협력 업체 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곳이 포포팜인데!”


“끄응! 알았다.”


저녁 약속을 잡은 한성이 허브 동을 다시 들러 흐뭇하게 허브와 정령 버들을 본 뒤, 딸기 동으로 향했다.


마찬가지로 흐린 날씨임에도 세계수의 태양 깃털 때문에 광량과 온도가 최적으로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허브가 그렇듯 딸기도 깃털의 효과를 받아 무언가 달라진 점이 있었다.


띠링!


[품종 개량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정령 딸기]

[정령의 힘과 마정석의 마나를 부여받은 딸기가 세계수의 태양 깃털 영향으로 더욱 효과가 강화됩니다.]


[마력 +5]

[힘 +5]

[최대 3개까지 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포포팜의 딸기는 3개 섭취 시 영구적으로 총 스탯 9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영약 아이템 중 최하급이 총 스탯 15를 올려줬다.


정령 딸기로 품종이 개량되며 이젠 영약급 아이템이 아닌 진짜 영약 아이템이 되어버린 상황.


설마하니 딸기까지 더욱 효과가 강화될 줄은 몰랐기에 한참을 서서 한성이 눈만 끔뻑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오늘 박 과장의 저녁 약속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랐다.


“삼겹살까지는 예상했는데, 스테이크야? 오늘 신경 좀 썼는데!”


그날 저녁, 도착한 박 과장이 마당에서 스테이크가 구워지는 것을 보곤 감탄하며 한성을 쳐다봤다.


“너 요리에도 관심 있었어? 시즈닝도 하고 아주 제대로 준비했네!”


생각보다 저녁 식사의 퀄리티가 높아 보이자 박 과장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근데 저건 뭐야? 이제 여기 닭도 키워?”


그런 눈에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는 삼초가 박 과장의 눈에 띄었다.


“아, 저거 신경 쓰지 마세요. 길 가다 주웠어요.”


“그래? 근데 눈이 왜 저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역시 정확하시네요.”


저녁 먹을 준비가 끝나자 한성이 비장한 눈으로 본론을 꺼냈다.


“오늘 놀랄 것은 두 가지.”


처음 스테이크를 해본 점심때와는 달리 조금은 익숙해진 듯 고기를 굽고 접시에 옮겨 담았다.


“뭐야? 갑자기 무슨 일 있었어?”


아직 허브와 정령 버들이 가득한 허브 동의 내부는 못 본 상황이었다.


당연히 정령 허브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에 시즈닝에 사용한 가루의 정체도 알아챌 수 없었다.


“첫 번째는 고기 맛!”


심각한 표정으로 깜짝 발표라도 할듯한 분위기에서 한성이 고기를 가리키자 박 과장이 김샌 표정을 지었다.


“아! 난 또 뭐라고! 무슨 특별히 이야기할 거라도 있는 줄 알았네.”


“특별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딸기!”


식탁에 놓인 정령 딸기를 가리키자 이번에도 박 과장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포포팜의 딸기가 대단한 걸 갑자기 새삼스럽게 말해. 이걸 내가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이건 서로 초면입니다. 인사하지요.”


말을 마친 한성이 감정 아이템을 꺼내 박 과장에게 건넸다.


“지금 계속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계속해 알아들 수없는 소리만 듣던 박 과장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약 5분 정도가 흘렀다.


“이, 이게 뭐야! 딸기가 그냥 영약 아이템이 되어버렸잖아! 어떻게 한 거야! 이게 그럼 이제 얼마짜리가 되는 거야?”


“영업 비밀입니다만.”


그로부터 다시 5분 후.


주르륵!


정령 딸기를 보며 탄성을 지르던 박 과장은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스테이크를 음미했다.


“내, 내가 살면서 먹은 고기 중 단연 최고요! 살면서 박하준 셰프의 스테이크를 이길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대중들의 평가는 자신을 비롯한 포포와 박 과장과 비슷할 것이다.


안 그래도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했던 한성.


“박하준 셰프라면 방송에도 자주 나오던 스타 셰프잖아요. 박 과장님이 박하준 셰프의 요리를 먹어봤어요?”


정신없이 스테이크를 먹어 치우던 박 과장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뒤 설명을 해줬다.


“우리 회사에 마진호 각성자 알지?”


“당연하죠! VIP 고객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 고객이자 S등급 각성자잖아요.”


“그분이 박하준 셰프의 단골손님이거든 덕분에 영업하면서 몇 번 먹어봤지. 형식적으로 받은 거긴 하지만 명함도 주고받았어!”


“박하준 셰프 명함이요? 혹시 어떻게든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갑자기? 뭐 노력은 해볼게. 근데 소문에는 운영하던 파인 다이닝이 휘청하고 계속 쉬고 있다던데.”


만날 수만 있다면 평가를 부탁할 전문가로서 이보다 나은 전문가는 없었다.


박하준 셰프는 그저 유명하기만 한 스타 셰프가 아니었다.


무려 미슐랭 가이드의 별 세 개를 받아 명실상부 국내 최고로 꼽히는 셰프였다.


‘이번엔 요식업계를 흔들어 보겠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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