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마왕이 공무원이 되면 일어나는 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4.08.31 18:56
최근연재일 :
2024.09.18 10:0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401
추천수 :
51
글자수 :
117,872

작성
24.09.02 20:00
조회
145
추천
2
글자
12쪽

5화

DUMMY

“꺄아악-!”


비명이 마트 안에 울려 퍼졌다.

스파크와 함께 왜곡되던 공간이 서서히 게이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게이트! 게이트! 경보 울려!”

“경비! 경비! 여기 경비 없어?”


사람들이 우르르 대피하면서 마트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조금 전까지 한애솔을 보며 끈적한 농담을 던지던 길드원 세 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게이트 발생! 게이트 발생! 마트 내부에 게이트가 발생했으니 모두 안내에 따라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를 바랍니다!]


마트 안에 시끄러운 경보음과 함께 경고 방송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오빠! 저기는······”

“애솔아!”

“응?”

“너 경찰이잖아.”

“응.”

“사람들 대피 좀 시켜. 아무래도 사고 날 수 있겠다.”

“아!”


한애솔이 두리번거렸다.

출구 쪽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아비규환이 펼쳐지고 있었다.


“위험해요! 물러서요!”


한애솔이 사람들을 향해 뛰어갔다.

그제야 나는 게이트로 천천히 다가갔다.


세 명의 길드원이 게이트 앞에 먼저 서 있었다.

나는 우선 그들을 지켜봤다. 게이트에서 뭐가 나오는지도 봐야 하고, 그들이 과연 상대할 수 있을지도 볼 필요가 있었다.

나서지 않고 해결되면 그보다 더 좋을 건 없으니까.


“씨발 X됐네. 이게 왜 여기 나타나.”

“그러게. 이제껏 조용했잖아. 꿀 빠는 곳이었는데.”

“그냥 후딱 해치워버리자.”


세 명의 길드원은 각자 아공간에서 무기를 꺼냈다.

무기들의 조합이 볼만했다.

망치, 도끼, 그리고 해머를 쥔 그들의 모습에서 직업이 너무 쉽게 드러났다.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검이 아니라 자신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라 전투력은 어느 정도 나올 거다.


“제발! 제발! 약한 놈 나와라!”

“이제까지 그렇게 강한 놈이 나온 적은 없잖아.”

“그래도 반은 우리가 상대 못하는 놈들이야.”


그들의 대화로 미루어 보아 게이트를 통해 나오는 몬스터들의 수준은 아직 약한 듯싶었다.

하지만 이번 게이트는 좀 다를 것이다. 불순한 의도가 느껴지는 게이트였기 때문이다.


“비키세요. 경찰입니다. 위험해요.”


한애솔의 목소리가 멀어져야 하는데 점점 더 가까워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마트를 빠져나가는 사람들과는 별개로 게이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마치 구경거리라도 있는 것처럼.

그리고 한애솔은 그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별 효과는 없었지만.


“아가씨! 우리도 알아. 위험해지면 알아서 도망갈게.”

“그래. 아가씨 책임 아냐. 이 재미있는 걸 놓치면 안 되지.”


사람들은 게이트에서 나오는 몬스터와 길드원의 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게이트에서 조금만 강한 몬스터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여기 사람들은 전멸할 수도 있었다. 손쉬운 몬스터의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와! 어떡하지? 이 사람들?”


한애솔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물었다.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비켜봐! 잘 안 보여!”

“드디어 이 전투를 실시간으로 보네.”

“머리 좀 치워!”

“맥주랑 팝콘 없냐?”


여기저기 소란이 일었다.


이세계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어디나 똑같다.

자신들이 위험해진다고 해도 그것이 눈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아니, 자신에게 그 위기가 닥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만 말이다.


“애솔아!”

“응?”

“우리라도 피하자.”


나는 한애솔을 데리고 마트 밖으로 나가려 했다.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은 이 사람들이 아니다. 동생만 지키면 된다.

그리고 내가 모두를 지킬 수도 없고, 지킬 이유도 없다. 위기는 지금 이들이 스스로 자초하는 거니까.


“뭐? 어떻게? 여기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잖아.”

“맞아.”

“그걸 어떻게 그냥 두고 가?”

“피하라고 해도 안 듣잖아. 그건 자신들의 책임이야. 그 책임까지 네가 떠안을 필요 없어.”

“오빠도 경찰이었잖아.”


음주 운전 차량에 치이던 때가 기억났다.

내가 그 차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경찰차로 뒤를 쫓았다면? 나는 이세계로 끌려가지 않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까?

이세계로 끌려가는 게 원래 내 운명이었다면? 무슨 짓을 해도 끌려가는 거였다면?


“경찰은 사람들 외면하면 안 돼. 잘못된 건 막고, 사람들 지키기 위해서 목숨도 거는 게 경찰인 거야.”


의외다. 자기밖에 모르던 동생이 이렇게 변하다니.


“빨리 피하세요! 위험하다구요.”


한애솔은 여전히 사람들을 내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런 한애솔을 귀찮아하고 있었다.

그때 꿀렁거리는 충격파가 게이트를 통해 퍼져 나왔다.


“와! 게이트 처음 봤어.”

“이렇구나. 게이트가.”


드디어 게이트가 형체를 제대로 갖췄다. 안에서는 몬스터가 나올 거다.

어떤 놈이 나오는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모른다. 나와 봐야 안다.

그래서 게이트가 위험한 거다. 게이트 안쪽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으니까.


몬스터가 나올 순간이 되니 길드원들도 긴장했다.

그리고 주변에 구경하던 사람들도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게이트 안에서 무언가 나타났다.

길드원도, 사람들도 숨을 죽였다.

길드원은 몬스터가 나타나자마자 죽이려는 듯이 자세를 취했다.


-크르르


게이트를 걸어 나오고 있는 것은 오크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오크가 아니었다. 바로 오크 전사. 그곳도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가.


오크는 일반인이 잡을 수 있다. 물론 일대일로 싸워서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완력도 좋고, 강한 몬스터지만 그렇다고 아예 잡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조금 강한 맹수 정도랄까?

맹수를 사냥하며 살아가는 게 인간이다. 그러니 인간도 오크는 잡을 수 있다.


다만 오크는 집단을 이룬다. 혼자 다니는 일은 드물다. 그래서 인간에게 두려운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다.

거기에 오크 뒤에 클래스가 붙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크 마법사처럼.

그리고 지금 마트에 출몰한 게이트를 통해 나타난 것은 오크 전사다.

원래 오크가 2미터 정도의 키에 근육질이라면, 오크 전사는 3미터 정도의 키에 더욱 비대한 근육을 자랑한다.


“오크네. 쉽겠는데?”

“그런데 원래 오크가 저렇게 컸나?”

“한판 붙어!”

“싸워라! 싸워라!”

“일대일로 싸워라. 단체전! 단체전!”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이 모든 것이 점점 오크 전사를 흥분하게 만들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길드원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제길! 전부 도망쳐!”


길드원 하나가 소리쳤다. 그리고 동시에 세 명이 모두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도망친 것이다.

선택은 좋았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면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장소가 좋지 못했다.


오크 전사 하나가 미소를 띠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그대로 손에 들고 있는 몽둥이를 던졌다.

몽둥이가 회전하며 빠르게 날아갔다.


뻑! 콰직!


허공을 날아간 몽둥이가 피할 사이도 없이 길드원 하나의 머리를 박살 냈다. 머리가 박살 난 길드원이 그대로 바닥으로 풀썩 쓰러졌다. 망치를 들고 있던 대장장이였다.


“꺄악!”

“사, 사람이 죽었어!”

“도, 도망쳐!”

“비켜! 비켜!”


그제야 사람들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트 안은 혼란 그 자체다.

넘어지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했다. 서로 밀치는 바람에 완전 아수라장이었다. 내 동생도 그 틈에서 이리저리 밀리고 있었다.

오크 전사들이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으르렁거리며 사람들을 봤다.

이 안에서 살육을 저질러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나는 기운을 살짝 끌어 올렸다.

그 순간 오크 전사 셋의 시선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입가에 만연하던 놈들의 미소도 사라지고 없었다.


“동생아!”

“으, 응?”

“사람들 챙겨서 여기서 같이 나가. 여기 사람들 안전 챙긴다며.”

“오, 오빠는?”

“나는 귀환자잖아.”


동생을 보내고 나는 오크 전사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야 이 개새끼야!”


그때 도끼를 든 길드원이 그대로 오크 전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자신의 모든 힘을 사용해 도끼를 휘둘렀다.


후웅-


바름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도끼가 오크 전사의 팔을 직격했다.


퍽!


나무꾼이 가진 모든 힘으로 휘두른 도끼는 오크 전사의 두꺼운 피부에 살짝 상처만 낼 뿐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용기 있는 행동이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무모한 행동이기도 했다. 승산이 전혀 없었으니까.

나무꾼이 겁먹은 표정으로 오크 전사를 올려다봤다.

하지만 오크 전사는 여전히 나를 노려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나무꾼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어이!”


내가 부르자 나무꾼이 나를 돌아봤다.


“너희 둘 빨리 꺼져! 너희들이 한 짓을 생각하면 내 손으로 죽여도 시원찮지만 경찰인 내 동생이 슬퍼할 것 같아서 살려주는 거니까.”

“하, 하지만 동료가······”

“아니면 판 깔아줄 테니까 너희들이 직접 해볼래?”


나무꾼은 억울한 듯 보였다. 하지만 다가온 광부가 나무꾼의 팔을 잡고 멀어졌다.

그나마 살아서 도망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것 같았다.

그들이 멀어지고 나서 나는 한 걸음 더 오크 전사들에게 다가갔다.


뒤를 슬쩍 돌아봤다.

한애솔이 열심히 사람들이 대피하는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덕분에 게이트 주변에는 오크 전사 세 마리와 나밖에 없었다.


오크 전사들은 무장하고 있었다. 방금 몽둥이를 던져버린 한 놈만 빼고.

나머지 둘은 투박한 검을 들고 있었다. 인간의 검을 모방해 만들었다. 형태는 비슷하지만, 날도 서 있지 않아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다.

저 철검의 무게를 알고 나면 다들 깜짝 놀랄 테니 말이다.

거의 100킬로그램이나 되는 투박한 철검을 휘두르는 오크 전사들이다.

베어내는 게 아니라 때려 부수는 용도다.

무리를 이루면 자신보다 더 덩치가 크고 강한 몬스터에게도 덤벼드는 호전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오크 전사들이 내 앞에서 떨고 있다.


“왜? 겁나나?”


단순한 물음이었지만 오크 전사 셋이 움찔 놀랐다.

역시 그들도 알고 있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누가 너희들을 보냈지?”


오크 전사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걸 묻지. 놈은 어디에 있지?”


***


손님들과 점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트를 빠져나왔다. 큰 사고 없이 빠져나오는 데 성공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애솔의 통솔이 꽤 큰 도움이 되었다.

우왕좌왕하며 이리저리 몰려다니던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직 오빠가 안에 있다. 그리고 부상자도 생각보다 많았다.

한애솔은 전화를 걸었다.


-오! 한 경장! 오빠는 만났어?

“팀장님! 지금 XX동 XX마트 안에 게이트가 발생했습니다.”

-뭐? 게이트?

“네. 특경에겐 경보가 갔을 텐데 지금 여기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상자도 있고. 지원 좀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았어. 구급차 수배해서 보내고 팀원들 챙겨 갈게. 기다려.

“감사합니다!”


지원 요청은 했다.

이제 기다리면 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쾅 소리가 나며 밖으로 나오는 마트의 쪽문이 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역대급 마왕이 공무원이 되면 일어나는 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수정 - 수요일부터 오전 10시 24.09.03 7 0 -
공지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24.08.31 120 0 -
22 22화 NEW 14시간 전 33 2 12쪽
21 21화 24.09.17 46 3 12쪽
20 20화 24.09.16 56 3 12쪽
19 19화 +2 24.09.15 63 3 11쪽
18 18화 24.09.14 73 3 12쪽
17 17화 24.09.13 85 3 11쪽
16 16화 24.09.12 81 2 12쪽
15 15화 24.09.11 98 3 12쪽
14 14화 24.09.10 107 2 12쪽
13 13화 24.09.09 105 2 12쪽
12 12화 24.09.08 114 3 13쪽
11 11화 24.09.07 126 2 12쪽
10 10화 24.09.06 125 2 12쪽
9 9화 24.09.06 126 2 13쪽
8 8화 24.09.05 138 2 12쪽
7 7화 24.09.04 143 2 12쪽
6 6화 24.09.03 138 2 12쪽
» 5화 24.09.02 146 2 12쪽
4 4화 24.09.02 139 2 12쪽
3 3화 24.09.02 145 2 12쪽
2 2화 24.09.02 150 2 12쪽
1 1화 24.09.02 163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