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다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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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질럿
작품등록일 :
2016.03.15 07:28
최근연재일 :
2016.04.18 19:0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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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98
글자수 :
183,059

작성
16.03.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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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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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어두운 병원 복도에 사람들의 발걸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앞서있는 흰색 가운의 의사가 자꾸 뒤를 돌아보며 걸음을 걷고 있었고, 그 뒤를 말없이 중년의 신사가 한 노파가 따르고 있었다.

의사는 복도 끝자락의 병실 앞에 멈추었다.

병실은 오래도록 방치된 듯 몇 호실인지 표시조차 되어있지 않았고 재실 한 환자의 성명란에는 [미친개]라고 쓰여있었다.

의사는 손으로 황급히 성명란을 지워보려 했지만 말라붙은 잉크는 잘 지워지지 않았다.

신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의사를 지켜보다가 말했다.

“비켜보시오.”

의사가 문 앞에서 물러나자 1인실의 좁은 창으로 신사는 노파와 함께 병실 안을 들여다 보았다.

“현재 나이는 12세로 추정되고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년전 주민들의 신고 때문에 입원한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부임하기 전이라 저도 기록만 확인하는 거라……

그리고 워낙 사고를 많이 일으키는 환자라서 어린아이지만 1인실에 있게 했습니다.”

의사가 민망해하며 들고 있던 차트를 읽고 있었다.

“저렇게 얌전해 보이는 아이가 사고를……?”

신사가 의사에게 물었다.

“저렇게 혼자 있을 때는 얌전히 있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나 트인 곳에 있을 때마다 발작을 일으키고는 합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휘둘러서 사람들을 다치게도 하고 이상한 말들을 쉼 없이 해서 다른 환자들이 겁내기도 하고요.

그렇게 되면 다른 환자들까지 난동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진정제를 수시로 투여했고 진정제 약효가 남아있는 동안에는 얌전해집니다.”

의사의 말에 신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떤 이상한 말을 하던가?”

“네. 이상한 단어를 외치던 것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모르는 이름을 부르고 소리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보이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는 거야 늘 있는 일이고요.”

“가보게. 필요하면 부를 테니.”

의사는 무언가 말을 더 하려고 망설이다 신사에게 열쇠를 건네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아섰다.

‘국정원에서 꼬마 애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온 거지……’

의사가 사라지자 신사는 노파에게 말했다.

“그 동안 찾아 헤맸던 유일하신 핏줄입니다.

사람들을 통해 수소문 끝에 찾아냈지요.

사람들이 버려둔 집에 혼자 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동네사람들이 말했던 모습은 뼈만 남은 아이였다고 하더군요.

귀신을 보고 귀신을 불러내기도 한다고 해서 동네사람들한테는

아주 끔찍한 아이로 소문났던 모양입니다.”

노파는 눈물로 촉촉히 젖은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2년가까이 신경안정제가 투여되었다고 하는데……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심신이 많이 망가졌을 지도 모릅니다……”

“이겨내실 겁니다.

핏줄은 속일 수 없어요.

그렇지 못한다고 해도 이렇게 찾아냈는데 이젠 이런 곳에 모실 수는 없지요……”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모실 장소는 마련해두었습니다.

그럼 저 안으로 지금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노파가 고개를 끄덕이자 신사는 의사가 건네주었던 열쇠로 소녀가 갇혀있는 병실의 잠금 장치를 풀었다.

노파가 한발 안으로 들어서 보니 열린 병실 문 앞은 먹다 버려진 음식물들이 썩어가며 뒹굴고 있었고, 음식물은 그 동안 던져주고 간 듯 음식물을 담아두었을 그릇은 보이지 않았다.

노파가 들어서자 소녀는 서서히 눈을 치켜들었다.

낡은 인형을 안고 있는 그 아이는 어린 아이에게서 볼 수 없는 차가운 눈빛과 초점을 잃은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순간 희뜩거리는 살기가 조용히 사그라지더니 온순한 눈빛을 띄고는 노파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눈에는 환한 빛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붙잡아주고 있던 차가운 손이 서서히 뒤로 사라짐을 느꼈다.

그 어둠이 다가온 이후로 어둠 속에 갇혀있던 소녀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빛이었다.

소녀는 빛을 만지려 손을 뻗었다.

그 빛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나른한 기분 좋음에 소녀는 눈을 슬며시 감고 고개를 젖혔다.

소녀가 내민 손을 노파는 가만히 잡고 얼굴에 비볐다.

“아가씨.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

제가 모실게요.

이 늙은 것이 죽어서라도 지켜드리겠습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이는 자라서 꽃다운 여인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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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동정호(洞庭湖)(3) +2 16.04.18 349 4 16쪽
32 동정호(洞庭湖)(2) +5 16.04.15 242 7 15쪽
31 동정호(洞庭湖)(1) +2 16.04.14 301 4 11쪽
30 무당산(武當山)(4) +4 16.04.13 242 4 12쪽
29 무당산(武當山)(3) +2 16.04.12 287 4 12쪽
28 무당산(武當山)(2) +4 16.04.11 286 5 13쪽
27 무당산(武當山)(1) +2 16.04.08 251 6 13쪽
26 북한강(北漢江)(3) +2 16.04.07 316 6 10쪽
25 북한강(北漢江)(2) +2 16.04.06 345 7 12쪽
24 북한강(北漢江)(1) +2 16.04.05 247 7 12쪽
23 마니산(摩尼山)(4) +2 16.04.04 264 8 13쪽
22 마니산(摩尼山)(3) +2 16.04.01 354 8 12쪽
21 마니산(摩尼山)(2) +2 16.03.31 282 9 14쪽
20 마니산(摩尼山)(1) +2 16.03.30 447 7 14쪽
19 천부인(天符印)(4) +2 16.03.29 318 9 13쪽
18 천부인(天符印)(3) +2 16.03.28 366 7 12쪽
17 천부인(天符印)(2) +2 16.03.25 351 8 12쪽
16 천부인(天符印)(1) +2 16.03.24 288 8 13쪽
15 서대문(西大門)(3) +2 16.03.23 347 7 12쪽
14 서대문(西大門)(2) +2 16.03.22 281 10 13쪽
13 서대문(西大門)(1) +2 16.03.21 376 11 13쪽
12 삼청각(三淸閣)(3) +4 16.03.18 381 9 13쪽
11 삼청각(三淸閣)(2) +4 16.03.18 382 12 11쪽
10 삼청각(三淸閣)(1) +2 16.03.17 324 10 11쪽
9 흑치(黑齒)(4) +4 16.03.17 459 10 12쪽
8 흑치(黑齒)(3) +2 16.03.17 446 10 12쪽
7 흑치(黑齒)(2) +2 16.03.16 419 12 13쪽
6 흑치(黑齒)(1) +2 16.03.15 451 11 12쪽
5 애월만가(漄月輓歌)(4) +4 16.03.15 536 14 14쪽
4 애월만가(漄月輓歌)(3) +3 16.03.15 433 17 12쪽
3 애월만가(漄月輓歌)(2) +2 16.03.15 561 15 11쪽
2 애월만가(漄月輓歌)(1) +3 16.03.15 706 16 13쪽
» 프롤로그 +2 16.03.15 1,278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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