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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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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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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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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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 3. 고민

DUMMY

느와르가 저택을 떠난 후, 언데드 만들기에 열중하던 나는 한 가지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연락을 보낸 사람은 느와르를 따라갔던 스켈레톤 메이지 중 하나.

무언가 일이 생긴 것 같았다.


'무슨 일이지.'


- 용이 습격했습니다.


'그런가. 그러면 용을 직접 만나보니, 버틸 수 있겠는가.'


- ······힘들 것 같습니다. 일단은 느와르님을 먼저 보내서 따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거라.'


- 다만, 그러면 느와르님이 흑마법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걸려서······.


'그것보다 생존이 우선이지. 어서 그러도록 해라.'


- 알겠습니다.


공략 글에 나왔던 대로이다.

핀스터니스 제국을 나가고 얼마 안 되서 용이 찾아온다는, 그 글이 옳았다.

하지만 최상급 스켈레톤 메이지 셋과 워리어 일곱, 그리고 본 드래곤이 모두 협공해도 어찌할 수가 없다니.

과연, 지상 최강의 생명체인 용이다.

용이 이렇게 쉽게 잡히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지.


예전, 용의 신전에 불사조의 깃털을 훔치러 갔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에는 바다라는 불리한 지형에서도 결국 용을 잡아냈었다.

물론 수많은 언데드와 흑마법사들이 온갖 조화를 부려가며 공략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게임들의 용어를 빌리자면 마치 레이드를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잡기 힘들어야 하는 용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용이 용들 중에서도 최약체였기 때문이다.

가장 약하고, 경험이 적었던 그 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바다에 가라앉는 것은 나와 다른 흑마법사들, 그리고 네크로맨서들이었겠지.

하지만 이 사실마저도 공략에서 알려주었기에, 걱정 없이 용의 신전에 갔다 올 수 있었다.


반면, 지금은 어떨까.

아마 용들도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다.

아무리 가장 경험이 적고, 무력이 약한 용이라고 해도 용은 용.

기본적으로 자체적인 육체 능력과 그것을 뛰어넘는 기운을 다루는 능력.


아마도 용은 현재 죽음을 주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용을, 느와르가 죽인다는 것은 어불성설.

아무리 언데드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용을 죽이는 것은 그녀에게는 무리다.


······이번에는 언데드들이 최대한 힘을 써서 빼돌리는데 성공했지만, 과연 다음에도 가능할까?

절대 아니다.

실제로 공략 글에서도 얼마 안 되서 두 번째 습격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에는 아직 언데드들이 회복하지 못했을 때.

거기다가 느와르가 흑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때라고 했다.


그때에는 내가 나타나줘야겠지.

······하지만 용은 나 역시도 쓰러트리기 어려운 존재.

어떻게 해야 할까.


"후우······."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당장에 생각나는 건 없다.

끝까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공략 글을 다시 봐야 할 텐데.


마법 같은 것들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주는 방패 같은 건 없으려나.

예를 들면 다른 게임들에 나오곤 하던 아이기스라든가.

아니면 모 만화에 나오는 공격을 흘리는 망토라든가. 아, 망토가 아니라 보자기인가.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일단은 다른 흑마법사들을 포섭해 오고, 더 많은 언데드들을 만드는 수밖에.


하지만, 언데드를 만드는 것도 한계가 있다.

높은 수준의 언데드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살아있었을 때의 재능이 뛰어나야 한다.

그때의 재능이 언데드가 되고 난 후에도 이어지는 것이므로.


그렇다면 높은 재능을 가졌던 생물의 시체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또 고역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다른 좋은 방법이 당장 떠오르지 않으니, 계속 사자소생을 하면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리고 나니, 문득 느와르가 지금은 어쩌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메이지들이 숲의 동쪽 경계 밖의 초원으로 이동시켰을 텐데, 과연 어쩌고 있을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언데드들의 시야로 전환한 나는, 그림자 속에서 느와르를 찾아 시선을 계속해서 돌렸다.

몇 번 시야가 회전하고 나서야 느와르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은 나는, 가만히 느와르가 하는 행동을 쳐다보았다.

자고 있지는 않은 상태고, 다리는 핀 상태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다리 위에는······.


갈색 머리의 여자 아이가 다리를 베고 있었다.

이건 무슨 조화일까.

왜 예상치도 못한 아이가 있는 거지.


고민해보았다.

저 아이는 왜 느와르와 같이 있을지.

물론 못생기지 않고 귀여운 아이여서 나름 이것도 그림이 되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느와르의 공략이다.

그런 와중에 변수가 생겼으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내 고민이 이어지는 사이, 그 문제의 아이가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그 아이의 모습에, 잠시 누워 생각에 잠겨있던 느와르가 몸을 일으켰다.


"일어났어?"


느와르가 아이한테 물었다.

그 후로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공포에 휩싸인 그 아이를 느와르가 달래주었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흑마법 수련에 대한 내용이 나온 때가 되어서야 저 아이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리헨.


리헨이라는 이름을 듣고, 그제야 리헨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명에 따르면, 부모님이 버리고 떠난 후, 나라의 지원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사실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 재능 덕분이었는데, 재능 수치를 확인해 보니 어마어마했다.

최대 100 중 92에 속하는 재능.

느와르도 그보다 3 높은 95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얼마나 무서운 재능인지 알 수 있다.


비록 아직은 나이가 어려 그리 높은 경지를 이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느와르로부터 계속 흑마법을 배운다면 과연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상상이 잘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느와르와 리헨의 대화를 듣다보니,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건 무슨 느낌이지.


느와르와 리헨의 모습을 잘 지켜보았다.

리헨은 느와르를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고, 느와르는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서로 껴안아주는 걸로 마무리.


······이건 무슨 풍경이지.

뭔가 일이 틀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정말로,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저 아이 때문에 내 공략이 실패하게 되는 일은 없겠지?


공략 실패의 경우를 생각하다보니, 그동안 이 게임을 하면서 공략 대상들을 공략할 때가 생각났다.

공략하다가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면, 금세 다른 캐릭터와 눈이 맞아서 결혼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NPC따위한테 공략 대상을 빼앗겼다는 것이 참 분했었는데, 지금 이 상황이 왠지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 한 번도 공략 대상을 여자한테 빼앗긴 적은 없었지만······ 아예 없으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어쩌면, 저 리헨이라는 아이가 미래에는 적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저 아이를 죽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으니, 지금은 내버려둬야 할 것 같다.

언젠가 떨어뜨려놓기는 해야겠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그리고 나라는 존재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금 더 고민해보기는 해야겠지만, 아마도 그 외에는 딱히 좋은 방법이 없겠지.


잠시 리헨이라는 아이를 눈을 가늘게 뜨고 째려보던 나는, 문득 여기가 어차피 그림자라는 점과, 눈을 가늘게 뜬다는 개념이 그림자에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째려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러고 나서 시야를 다시 라벤으로 되돌리려고 했지만, 문득 떠오른 생각에 돌아가는 것을 중지했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도 사자소생을 사용할 수 있을까?


사자소생이라는 스킬을, 과연 정신만으로도 발동할 수 있는 걸까?


갑작스럽게 떠오른 의문에 실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게이머 정신이 어디 가지는 않는지, 이런 사소한 것에도 궁금증을 해소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 거린다.

그림자라서 몸을 긁을 수 없다는 점이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랄까.


잠시 기대를 하며 숨을 돌린 후, 속으로 사자소생 스킬을 사용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나의 생각에 응답이라도 해주려는 듯, 한 줄기의 음성이 들려왔다.


- [사자소생]을 사용합니까?


······가능한 것 같다.

결국은, 스킬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캐릭터라는 육신이 아니라, 정신인 것인가.

하긴, 생각해보면 결국 어떤 학문에서 얼마만큼의 경지를, 신체가 아닌 정신으로 이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신만으로도 이루어지는 당연한 것이다.

물론 마법사들은 충분한 마나를 몸에 있는 마나 서클 없이도 충분히 다룰 수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하지만 네크로맨서는 본디 악마의 피를 받아 그 존재 자체에 악마와 인간이 뒤섞여 생긴 사자소생이라는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인 것.

그것은 정신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딱히 뭐라고 할 부분은 없다.


어쨌든, 사자소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니, 그 점을 충분히 이용해줘야겠지.

우선, 지금 있는 언데드들만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으니, 언데드들을 조금 더 보충해줘야겠지.

애초에 저 언데드들은 다음 습격 때에도 기운을 회복하지 못했을 테니까.


- 소환할 언데드들을 고르십시오.


내 생각을 알아서 읽었는지,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진 상태였다.

다시 한 번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느낀 나는, 우선 나를 위급 상황에서 불러와줄 메이지 둘과 그들이 나를 불러올 동안 지켜줄 워리어 열을 추가시켰다.

현재 내게 있는 남은 최상급 언데드들을 모두 털어낸 것으로, 나를 지켜줄 병력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략 대상의 생존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 소환할 지점을 말씀해주십시오.


그림자라서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속으로 '느와르의 그림자'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졌다.


그 후에는, 느와르와 메이지들을 지키고, 메이지들 보고 용이 습격하면 나를 불러달라는 말을 남겨뒀다.

아마 이 정도면 충분히 용의 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느와르가 리헨이라는 아이를 안아주고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확인하듯이 쳐다본 나는, 다시 라벤으로 시야를 옮기고자 했다.


그런 나의 뜻을 충분히 받아들인 시스템은, 내 시야를 반전시키며, 저택에 있는 라벤이라는 몸으로 나의 정신을 되돌려놓았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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