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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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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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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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 6. 현실

DUMMY

죽었다.


게임 내에서, 라벤이라는 캐릭터는 죽었다.


바라트 제국 내에서, 용과 싸운 것을 들켰기 때문에 교황과 바라트 제국에게 명분을 내어주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감시라도 했는지, 반발하는 핀스터니스 제국에게 이런 저런 증거를 내보이며 자신의 명분을 마치 입지를 다지듯이 굳혔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핀스터니스 제국은 흑마법사들로 신성제국과 바라트 제국의 병력을 막아내려고 시도했지만, 직접 나선 교황에 의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피해만 입어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라벤이라는 나의 캐릭터의 죽음도 있었던 것이고.


아마 핀스터니스 제국은 망할 것이다.

내가 일부러 아무것도 안하고 죽었으니, 핀스터니스 제국은 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계획의 일부.


리헨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나의 계획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확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신성제국은 남은 흑마법사 잔당과 네크로맨서 잔당, 그리고 느와르에 의해 사라질 것이다.

그러고 나면, 아마 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그때까지는······.

모니터링이라도 할까.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니터로 게임이 돌아가는 것을 관찰하는 것을 모니터링이라고 한다.

이것은, 나의 계획이 마지막까지 잘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내 계획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면 제대로 된 엔딩을 볼 것이고, 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이상한 엔딩을 보게 되겠지.

내가 원하는 엔딩을 볼 수 있기를 잠깐 빌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화면만 계속 보고 있는 것은 딱히 보기도 안 좋고, 생산적이지도 않으니 다른 일도 해야겠지.


우선······ 밥이라도 꺼내서 먹을까.


게임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뗀 후, 냉장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식료품을 산 지 꽤 되었는지, 안에는 그다지 많은 것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배를 채울 정도는 되기에 금방 익혀지는 것들 위주로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옛날에는 3분 카레 같은 것들도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에는 3분 씩이나 걸릴 이유가 없다.

3분은 무슨, 딱 10초면 충분하다고 할까.


잠시 후, 배를 채운 나는 게임의 진행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기 시작했다.


느와르가 결계를 부수고 나오면 시간이 꽤 지난 상태일 것이다.

물론 순식간에 100년이 흘렀다, 이런 것이 아니라, 겨우 2~3년 정도가 지날 뿐이다.

결계를 빠져나오는 것은 기억하기로 대륙력 4443년 2월 3일.


2월 3일은 느와르에게 있어 매우 엄청난 날짜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계속 2월 3일이라는 날짜와 연관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엔딩을 보게 되는 날짜를 다시 떠올렸다.

클리어 한 유저들이 다들 하나 같이 말하는 날짜는 분명 대륙력······.

이 정도까지만 생각해두자.

너무 멀리까지 알고 있는 것은 재미를 반감시키니까.


역시 괜히 검색을 해봤었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붙여두기로 결정했다.

게임 속 진행 시간을 300배속으로 해두었으니, 아마 이틀이나 사흘 정도 후에는 결계를 탈출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다른 일이나 하고 있도록 하자.


···

······


요즘, 뉴스에는 가상현실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나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나오는데, 특히 많이 나오는 것들은 가상현실을 즐기다가 죽는 경우이다.


가상현실을 하고 있으면, 밖의 위험성에 대해서 무감각해진다.

물론 그런 것들을 대비해서 여러 가지 장치들이 되어 있고, 시스템도 위험 시에는 그 사실을 알려주지만, 사람이 반응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딜레이가 있다.

그 외에도 가상현실에 너무 빠져 가상현실에서 빠져나오지 않다가 영양실조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물조차 마시지 않아 죽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경우 역시 시스템이 알려주기는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애초에, 외부에서의, 또는 제 3자의 문제로 죽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건강이 악화되는 문제로 죽는 것은 불법적인 개조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가상현실이 자동으로 종료되지만, 개조한 경우에는 보통 자동 종료가 이루어지지 않게 만든다.

물론 개조한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기는 하지만, 어딜 가나 그런 사람들은 있는 법이니까.


참고로, 나는 어디까지나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는 주의라서, 내 가상현실 접속기는 개조하지 않은 것이다.


뉴스 시청이 끝난 후, 남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해보았다.


밖으로 산책이라도 나갈까.


요즘은 가상현실 덕분에, 그리고 로봇들의 존재 덕분에 밖으로 직접 나가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교육도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쉽게 반을 형성해 교육시킬 수도 있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하는 것도 로봇들이 대부분 해주니, 사람은 무언가를 직접 할 필요가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가상현실에 빠지게 되고, 밖으로 직접 나가는 일도 없다.


아마도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도 돈을 벌어야 하니 저 일을 하는 것일 테고, 가상현실로 저 뉴스를 찍은 것일 확률이 높다.

요즘의 사회에서 뉴스에 나오거나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축에 속한다.

그러한 일을 한다는 것은, 돈 때문에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현재의 사회에서 가난한 축에 속한다는 것이니까.


"그냥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산책이라도 나갈까."


그래도 완전히 틀어박혀 사는 것은 나에게 딱히 맞는 생활은 아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여러 가지 기계로 상쾌하게 유지되는 공기가 집에서 떠돌아다닌다곤 하지만, 진짜로 상쾌한 공기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상쾌한 공기는 차이가 어느 정도 나기 마련이니까.


······집 밖으로 나와 보니 정말로 길거리에는 로봇들만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도 로봇, 가게에서 점원 노릇을 하는 것도 로봇.

뭐도 로봇, 저것도 로봇.

물론 인간형의 로봇이기 때문에 아예 풍경이 어색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서 만난 다른 사람과 말을 나누게 되었다.

밖에서는 사람과 쉽게 만나기 힘든데, 이 사람도 나와 비슷한 이유에서 나온 걸까?


"답답해서 말이죠."


이유를 물으니, 그 사람, 그러니까 20대로 보이는 여성은 그렇게 답하였다.

답답하다라, 나와 비슷한 이유인가.


"사실, 가상현실을 하다 보면 좀 울렁거려요. 괴리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질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집에서도 가상현실을 딱히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나와는 차이가 있었다.

나는 가상현실에서 그다지 괴리감 같은 걸 느끼는 편이 아니니까.


"저는, 가상현실을 하다 보니, 오랜만에 상쾌한 공기가 쐬고 싶어져서 나온 거예요. 방 안에 있으면 답답해서······라고 하면 맞으려나······."


"확실히 그거야 그렇죠······."


그 후로 몇 마디 말을 나눈 후, 서로 갈 길을 가며 헤어지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여자와 나눴던 대화를 생각해 보았다.

가상현실의 괴리감이라······ 가상현실이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한 현재에는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나는 다행인 건가.


그보다, 오랜만에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누니 꽤 괜찮은 기분이다.

어쩌면 1인용 게임 말고 온라인 게임이라도 즐겨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게임이라······.

지금 하고 있는 공략만 끝나면 그쪽으로 관심을 한 번 가져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니, 괜스레 머리만 복잡해졌다.

역시, 그냥 머리 복잡하게 할 것 없이 즐기면 즐기고, 즐기지 않을 거면 안 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공략을 빠르게 끝내고 온라인 게임이나 하자.


곧 있으면 새로운 온라인 게임이 가상현실로 나온다고 하니, 그거나 하면 되려나.


그런 잡 생각을 하며, 게임의 자동 진행 빠르기의 속도를 높인 후, 밥을 먹은 후, 목욕을 하고, 마지막에는 잠을 청했다.


잠을 자며 생각했다.


'진짜' 사람과의 대화가 고픈가 보다······.

가상현실 속의 '가짜' 사람이 아닌, 현실 속의 '진짜' 사람이······.


아주 잠깐이지만,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에 공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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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FW 7. 담판 - 2 17.03.06 57 0 10쪽
50 FW 7. 담판 - 1 17.03.05 70 0 11쪽
» RW 6. 현실 17.03.04 57 0 9쪽
48 FW 6. 재발 - 6 17.03.03 65 0 12쪽
47 FW 6. 재발 - 5 17.03.02 117 0 10쪽
46 FW 6. 재발 - 4 17.03.01 57 0 10쪽
45 FW 6. 재발 - 3 17.02.28 51 0 10쪽
44 FW 6. 재발 - 2 17.02.27 88 0 10쪽
43 FW 6. 재발 - 1 17.02.26 65 0 10쪽
42 RW 5. 귀환 17.02.25 50 0 10쪽
41 FW 5. 제국 - 7 17.02.24 71 0 11쪽
40 FW 5. 제국 - 6 17.02.23 63 0 10쪽
39 FW 5. 제국 - 5 17.02.21 66 0 10쪽
38 FW 5. 제국 - 4 17.02.20 68 0 11쪽
37 FW 5. 제국 - 3 17.02.19 64 0 10쪽
36 FW 5. 제국 - 2 17.02.18 116 0 9쪽
35 FW 5. 제국 - 1 17.02.17 67 0 10쪽
34 RW 4. 대비 - 2 17.02.15 71 0 10쪽
33 RW 4. 대비 - 1 17.02.14 86 0 10쪽
32 FW 4. 마을 - 5 17.02.13 71 0 10쪽
31 FW 4. 마을 - 4 17.02.12 95 0 10쪽
30 FW 4. 마을 - 3 17.02.11 89 0 10쪽
29 FW 4. 마을 - 2 17.02.10 59 0 11쪽
28 FW 4. 마을 - 1 17.02.09 94 0 11쪽
27 RW 3. 고민 17.02.08 63 0 11쪽
26 FW 3. 습격 - 4 17.02.07 8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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