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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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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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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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5. 제국 - 3

DUMMY

시장과 야시장에 대해 리헨에게 얘기해주니, 리헨은 무척이나 좋아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예상했던 대로 야시장에 대한 부분에서 더더욱 좋아하는 눈치였다.

왜 야시장을 그렇게 기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으니 좋은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나저나, 적군의 공격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곳에서 야시장 같은 게 벌어져도 괜찮은 거예요?"


"응? 물론 그것도 그렇긴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재미없게 살 수는 없잖아. 이런 식으로 유희거리를 만들어줘야지."


아마 2달마다 열리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가, 다른 지역에서 온 상인들이 파는 물건들도 필요하기는 하니까, 적당히 시기를 맞춰서 1달로 주기를 잡은 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꼭 좋은 건 아니지만.

아마 그 영향으로 시장이 열리는 시기에는 병사들의 군기가 약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기습하기에 더더욱 좋게 만들어주니까.


"그래봤자, 신성제국에서는 전쟁을 걸어올 일도 없고, 앞쪽에 있는 나라들 중에 제국을 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나라는 없으니 딱히 신경쓰지 않는 거겠지만."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렇네요. 애초에 지금은 전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전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토의 확대와 축소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나라의 재정적 상황이나 국제적 상황에 따라 영토를 일부 포기하거나 영토를 얻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바라트 제국 바로 앞쪽에 있는 나라들은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나라들이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경우는 200년, 짧은 경우에는 100년 정도 되는 역사를 가진 나라들이다.


예전, 라벤이 준 역사책을 보면 이렇게 나온다.


바라트 제국은 마녀 느와르 사건 이후로 흑마법사들을 처형하기 시작했으며, 신성제국과 함께 이루어진 이 처형은 모든 흑마법사들이 바라트 제국에서 나가도록 만든다.

이 일로, 바라트 제국의 마법사 인력에는 큰 공백이 생기게 되고, 많은 마법사들에 의해 유지되던 각종 시설들을 버리게 될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 결과, 무리해서 나라를 유지해가던 제국은 결국 그 끝에 황제의 결정에 따라 제국의 외곽을 포기하게 된다.


몬스터들이 모여있던 숲을 점차 줄여나가며 커지던 제국은, 마물의 숲을 정복한 만큼 그 땅을 포기해야 했고, 결국 종래에는 마물의 숲을 정복하기 시작하던, 초기의 영역으로까지 땅이 줄어들었고, 외곽 지역의 신흥 귀족들은 자신들의 영지를 잃어야 했다.

결국 제국의 최외각에는 베지궁 후작의 영지가 자리잡게 되었고, 그때부터 베지궁 후작이 외국의 침략에 대응하는 경계선이 되었다.


결국, 바라트 제국은 '나'라는 존재를 신성제국에 팔아가면서까지 신성제국으로부터 무언가 이득을 얻고, 그만큼의 손해를 본 셈이다.

신성제국으로부터 무엇을 약속받았기에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결국 바라트 제국은 제 살 깎아먹기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어쨌든, 바라트 제국 앞쪽의 광활한 땅에는 여러 나라들이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했으며, 수없이 많이 존재했었던 숲의 나무들은, 그 나라들의 생성과 소멸과 더불어, 결국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그 결과, 바라트 제국 앞에는 초원지대만이 남게 되었다.


"역시. 바라트 제국은 바보였던 거로군요."


"그거야 모르지. 신성제국으로부터 훨씬 이득이 될만한 걸 받아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사실, 그렇다고 생각하기에는 힘들지만."


"네? 왜요?"


"아냐,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고."


그 당시의 바라트 제국 내에서 신성제국의 입지는 거대했었다.

신성제국에서 믿는 신은 루아트, 인간을 창조한 신이다.

그러한 이유로, 루아트 신으로부터 신성력을 받아 사용하는 신성제국이 사람들 사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뽐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성제국은 온갖 나라들의 내정에 크든 작든 간섭했고, 그것은 그 당시의 가장 강한 나라들 중 하나였던 바라트 제국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신성제국은 보상은 그리 많이 주지 않고 자신들의 뜻대로 행동했을 것이다.

만약 따르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후회할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그렇다고는 해도, 바라트 제국이 나를 팔아넘겼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만.


"어쨌든, 야시장이 열린다는 건 참 좋은 일이네요. 그때까지 뭐하면서 시간을 때우죠?"


"글쎄. 역시 뭔가 구경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긴 한데······. 일단 그냥 돌아다녀볼까?"


"아뇨,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요."


"그게 뭔데?"


궁금해져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어보니, 리헨 왈,


"물어보면 빨라요."


"······."


"그쵸?"


"졌다, 졌어."


다시 한 번 패배를 선언했다.


···

······


베지궁 후작의 영지에 도착한 지 어느덧 이틀이 되었다.

물론 도착한 바로 다음날이라는 것이 간단하게 말한 진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내일부터는 시장이 열린다.

비록 3일밖에 열리지 않는 시장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만 해도 다른 평범한 영지들과 비교했을 때, 꽤 긴 편일 것이다.

듣기로는 다른 영지들에서는 대부분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열리지 않는다고 하니까.


아침인 현재, 여관의 침대 위에 앉아 밖을 쳐다보고 있으니, 옆에서 리헨이 눈을 비비며 깨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에 시간을 맞춰서 일어난 것 같은데, 내일을 위해서 어제부터 일찍 자겠다고 했던가.

사실, 야시장은 말 그대로 밤에 열리는 거니까 늦게 자든 말든 딱히 큰 상관은 없는데 말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리헨이 확실히 어린애라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은 순수한 어린애······, 뭐 이런 느낌이랄까.


생각해보면 나도 분명 저렇게 순수했던 시절이······ 그래, 있었다.

사실 소녀의 감성이 살아있었다는 것 자체가 순수했다는 것 아닐까.

피식 웃으며 구름 몇 점이 끼어있는 하늘을 쳐다보다, 리헨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오늘은 뭐할 거에요?"


"글쎄."


"설마 또 하루 종일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지는 않겠죠······?"


"······장담은 못 하겠는데."


"다리 아프단 말이에요······."


많이 걸어서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애초에 초원을 가로질러 걸을 때에는 왜 다리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던 걸까.

그야 간단하다.

그때는 마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근육을 이완시켰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은 것이다.


"빨리 마법 써······. 내가 자기 전에 걸어두라 했잖아."


자기 전에 사용해야 자면서 근육이 더 확실히 풀어지기에 자기 전에 마법을 사용하라고 누누이 말했는데.

왠지 말을 듣지 않는 어린애한테 잔소리하는 엄마가 된 기분이다.

아니다, 이 모습은 동생을 혼내는 언니의 모습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이런 건 언니가 해줘야 더 좋은데, 쳇."


"왜?"


"효과가 더 좋단 말이에요. 거기다가, 정성이 느껴진단 말이죠, 정성이."


"정성······?"


뭔 마법에 정성까지······.

음식에 정성이라는 말을 쓰는 건 봤어도, 마법에 정성이라는 말을 쓰는 건 또 처음 봤다.

역시 리헨의 단어 선택은······ 분명 순수하다는 증거다.

암, 순수하니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거겠지.

만약 내가 리헨이라면, 나를 앞에 두고 그런 말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은 좀만 돌아다니고 돌아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


"왜긴요, 내일은 그날이잖아요!"


"아, 그래······. 하지만 야시장은 밤에 열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리헨이 말허리를 자르며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리헨 현자 왈,


"그런 문제가 아녜요. 이건, 마음가짐의 문제라고요. 밤에 있는 거니까 굳이 아침에 일찍 깨어날 필요가 없다는 건, 마치 당장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 최후의 최후까지 미뤄도 된다는 것 같잖아요? 사람이 그렇게 살면 안 되죠! 사람은, 좀 더 성실해져야 한다고요!"


이건 명언이다.

명언인데······.


"정작, 네가 맨날 귀찮은 일 싫다고 나한테 다 떠넘기잖아. 이게 성실한 걸까?"


"······."


리헨이 고개를 돌리며 침묵한다.

지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건가.

어휴, 어린애기는 역시 어린애다.

이럴 때에는, 또 달래줘야겠지.

아직, 어.린.애.니까.


"그래, 그래. 어쨌든, 오늘은 금방 둘러보고 돌아오자.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것도 딱히 좋지는 않으니까."


"두말 하기 없기에요?"


"······할까?"


"아뇨, 아무것도 아녜요. 아무튼, 빨리 밥이나 먹죠."


리헨이 빠르게 머리를 정돈한 후, 방문을 활짝 열었다.

활짝 열린 방문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고 퀘퀘한 나무 냄새가 풍겨온다.


"윽, 누가 밖에서 술 먹고 토하기라도 했나?"


리헨이 코를 막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방문을 막을 생각은 없어보이기에, 내가 직접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닫았다.


"리헨."


"왜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


리헨이 나를 째려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그러면 뭐하는가.

정작 내가 나가지 않겠다는데.


음식이야, 주머니에서 꺼내 대충 때울 수 있으니 큰 상관은 없다.

그러니, 아침부터 잡친 기분은······.


"그냥 자자."


"네."


자면서 회복하기로 했다.

오늘은, 한 번 저녁까지 자볼까.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리헨이 잠들었다.

비록 코를 골지는 않아 눈치채기는 어렵지만, 리헨과 하루 이틀 같이 자본 게 아니기에 그 차이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역시, 리헨은 참 팔자도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자고 또 자다니.


그래도 뭐,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으려나.


잠에 들기 직전, 갑작스레 떠오른 한 줄기의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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