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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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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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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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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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 4. 대비 - 2

DUMMY

전관 건물 1층을 돌아다녀보니, 이곳이 그냥 일반 교실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면······이 전관 건물은 전부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이던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아, 그래.

이 전관의 꼭대기 층인 4층에는 교실이 아닌 게 있었던 것 같다.

혹시 그곳이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들 오른쪽에 위치한 계단에 발을 올렸다.

그리고 그 왼쪽으로 벽과 그에 걸린 액자들이 보였다.


······누구였더라.


아, 예전에 분명 힐프한테 설명을 들었었는데.

분명 힐프가 나한테 이 액자에 걸린 사람들이······.


그래, 이 학교가 세워지고 나서부터 오랜 세월동안 있었던 교장들의 액자라고 했나.

이 학교는 수도에 있는 최고의 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기 위해, 그 시대의 최고의 실력, 또는 비슷한 실력을 가진 흑마법사가 교장직을 맡아왔다.

물론 이들은 자신들의 수련에 방해를 받고 싶지 않는 경우가 많아 최소 단위를 잡아놓았던 것 같다.

한 번 교장직을 맡은 사람은······ 최소 5년은 교장직을 맡아야 하고, 다음 교장이 될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는 나오지 못한다고 했던가.


이 액자에 있는 사람들의 사진들이, 전부 원치 않게 교장직을 맡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면 약간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그런 액자들을 따라 걸어 올라간 끝에, 도착한 꼭대기 층에는······.


"이런, 교장실이 아닌 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귀찮게, 이 많은 양의 계단을 다시 내려가야 한다니.

거기다가 계단을 오른 보람도 없지 않은가.

액자들에는 못생긴 사람들 사진만 쭉- 걸려 있어, 꼭대기 층에는 교장실은 없고 실습실만 있어.

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럼, 후관에 있었던 것 같군."


계단을 다 내려온 후, 후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내 예상대로 후관 1층에, 교장실이라고 떡하니 팻말이 걸려있는 방이 있었다.

도대체 내 고생은 무얼 위한 것이었냐는 생각을 하며 문을 살짝 두들겨주었다.


똑똑-거리는 소리가 나자, 안에서는 그에 응답하듯,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데······."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여닫이문인 교장실의 문이 쾅-하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러다 문이 부서지는 건 아니냐고 말하고 싶지만······ 힐프의 얼굴을 보니 그런 말을 하기가 영 뭐하다.


"뭐야, 귀찮게 왜 왔어!"


"하하, 그게 말이야······."


"아무튼, 안에 들어와서 이야기해."


힐프가 나를 끌고 교장실로 들어갔다.

끌려가면서도 조심스럽게 발로 문을 닫은 나는, 잠시 후 힐프와 소파 위에 마주앉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굳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안 그래도 일이 많아서 죽겠는데, 일거리를 더 만들지는 말아라, 제발."


애원하듯이 말하는 힐프의 모습을 잠시 뜯어보았다.


금발에 긴 생머리.

긴 속눈썹과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간 큰 눈.

살아있다는 게 적당히 느껴지는 하얀 피부.

뚜렷한 이목구비와 들어갈 곳은 들어갔고 나올 곳은 나온 몸.


흔히들 말하는 미인의 상이다.


확실히, 외모는 옛날과 거의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충분히 공략 대상으로도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느와르의 공략에 신경 쓴다고 나 몰라라 했던 것 같다.

느와르의 공략이 끝나면 적당히 공략해볼까······.

물론 용 사냥 당시에 필요해서 적당히 호감도를 쌓아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만으로는 불안한데······.

조금 더 호감도를 높이는 게 좋을까.


하지만 호감도는 호감도고, 일은 일이다.

느와르의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우선 호감도 작업은 뒤로 미뤄두기로 했다.


"그게, 실은······."


"너 설마······."


"미안."


- 힐프 슈인하이트의 호감도가 약간 하락했습니다.


아, 결국 떨어졌다.

하긴, 원래의 호감도로는 이 정도면 약간 떨어질 법하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임시 호감도이기 때문에 적당히 대처만 잘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것일까.

물론 계속 호감도 떨어질 만한 짓만 골라서 하면 당연히 영구적으로 떨어지지만.


"그게, 저번이랑 비슷한 건데······."


"뭐? 저, 저번이라고 하면······."


"응."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고 쐐기를 박듯, 고개를 살며시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뒷목을 잡고 쓰러지기라도 하려는 듯 행동하는 힐프.


"후우, 그때 용 잡으려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었는지는 아냐?"


"당연히 알지. 용 잡을 때 쓸 것들은 거의 네가 다 관여했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래, 근데 이번엔 또 뭐. 혹시 용 한 마리 더 잡으려고?"


"잡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결국 용이다?"


"······."


긍정의 침묵.

이럴 때에는 말로 긍정하는 것보다는 그냥 침묵하고 있는 편이 낫다.

그동안 공략에 공략을 거듭해오면서, 얻은 깨달음들 중 하나이다.


"후, 그래 일단 들어나 보자. 이번엔 또 무슨 이유인지."


저번에 용을 잡기 위해서 애를 썼을 때에 적당히 거짓말로 어물쩍 넘기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힐프의 끝없는 추궁에 두 손 들고 포기했었는데······.

그런 일도 있었으니 이번에 거짓말을 한들, 아무런 효과가 없겠지.


결국 사실을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제발 공략이 더 쉬워지는 효과를 달라는 소원을 빌며 여러 가지를 털어놓았다.


···

······


"허······."


내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난 후의 힐프의 감상평은 딱 한 마디, '허······.'였다.

그만큼 어이가 없는데다가,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될 정도라는 뜻이겠지.


하긴. 애초에, 전에도 용을 잡아서, 그런 짓을 하리라고는 누가 생각했겠는가.

처음 용을 잡자고 했었을 때부터 나의 이야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결국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들을 데리고 용을 잡는데 성공했었고, 그 일은 현재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계기다 되었다.


"결국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용들이 쫓아다닌다. 그래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럴 거면 애초에 그런 식으로 부활시키지를 말던가!"


"하지만 그게 가장 완벽한 부활이라고."


"······애초에 부활이라는 것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증거인데, 완벽한 부활은 개뿔."


"말이 조금 험하네, 하하······."


"안 험하게 생겼냐? 응?"


역시 힐프가 유능한 것도 맞고, 미모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뛰어난 것은 맞지만, 대화하는 것은 꽤 까다롭다.

항상 공략을 위해서, 그리고 일이 잘 풀리게 하기 위해서 가면을 쓰고 게임을 플레이 한다고는 하지만, 힐프 앞에서는 가면이 자꾸 벗겨지려고 한다.

뭐랄까, 압도적 기세 때문이랄까.

현실에서도 이런 여자가 있다면 분명 매우 피곤한 삶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응, 역시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해.


"지금 무슨 생각했냐?"


"아무 생각도 안 했어."


"아무튼, 그래서 내가 구체적으로 뭘 해줬으면 하는데."


"해주려고?"


"일단 들어보고."


그래도 대답이 그나마 긍정적이라는 것에 안도를 하며, 나의 계획을 세세히 간추려서 알려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그 어떤 계획의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빠뜨리지 않은 채, 계획의 큰 물줄기와 작은 물줄기들을 전부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계획의 끝에는 어떠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허, 정말 걸작이다, 걸작이야."


"응?"


"난, 너 같은 놈은 진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야 사람은 다들 다르니까."


"그것도 그거지만, 너처럼 미친놈은 처음 봤어."


"그야 용 잡자고 했을 때부터 예상했던 거 아냐?"


"뭐, 그야 그렇지만. 어쨌든, 용은 죽일 생각이 없다, 이거지?"


"그렇지."


"대신 넌 죽을 거고."


"그렇지."


"푸하하하!"


힐프가 배를 잡고 크게 웃는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만약 내가 힐프의 입장이라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것 같다.

용은 죽이지 않을 거면서 자기는 죽을 거라니.

이 무슨 패배자의 마인드란 말인가.


하지만 그것이, 공략을 위한 열쇠라면 어쩔 수 없다.

거기다가, 그 정도까지 가면 이미 공략은 완전해졌다고 해도 무방하니까.


지금도, 가끔씩 느와르의 호감도가 상승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내가 느와르를 신경써주고, 지켜주려고 한다는 사실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이어져 가끔씩 오르는 것 같은데, 매우 좋은 현상이다.

정석적인 공략의 첫 걸음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아무튼, 그런 상태인 것이다.


"그래, 너같이 미친놈은 도와줘야지. 한 번 그 끝이 네 생각대로 되는지 한 번 보자."


"그래, 계획이 모두 끝나고 나면······ 다시 한 번 보자고."


"그래······. 일단 네 계획에 최대한 힘써줄게. 나도 바빠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때가 된 것 같으면 다시 찾아와라. 전부 준비해둘게."


"그래, 대충 8달 정도 지나면 다시 찾아올 테니······ 그때 다시 보자고."


"잘 가라."


"응."


이제 이야기 할 내용은 더 이상 없기에, 소파에서 살며시 일어났다.

그렇게 교장실인 힐프의 방을 나서려고 하니, 문득 힐프가 쓸 것 같은 교장의 책상 위에 걸려있는 거대한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느와르의 초상화······.


"왜 하필 느와르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거지······."


살짝 중얼거리며 문을 열고 나가자, 힐프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남겼다.


"원래,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밝혀지는 법이니까."


"그런가······."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한 나는, 이종족을 대면하기 위한 여행을 위해, 힐프의 학교 밖으로 향했다.

닫힌 방문 뒤로는, 미약하게 힐프의 중얼거림이 들려왔었다.


"바보 녀석, 그렇게 여자가 좋은가······."


- 힐프 슈인하이트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그렇게 라벤은 오늘도 호감도 작업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걸 느와르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호감도 작업하는 것도 그렇고, 진짜 개쓰레기라고 해도 무방한데... 느와르 불쌍 ㅠㅠ... 그래서 리헨이랑 열심히 놀려줄 겁니다.

근데, 문제는, 놀려주고 나니까 더... 읍읍.

더 이상은 스포니 자제할게요, 하하...


그리고, 몇 가지 알려드리자면 이번 화에도 중요한 내용이 몇 가지 나왔습니다!

아마 저것들만으로도 충분히 앞으로의 내용을 큰 틀은 예상 가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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