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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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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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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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5. 제국 - 1

DUMMY

리헨의 힘겨운 흑마법 수련 끝에, 새벽이 되어서야 성벽을 아무런 위화감 없이 몰래 넘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지금이 새벽이라는 것.

새벽에는 당연하게도 성문이 닫혀있어 검문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몰래 넘어가려고 해도 워낙에 많은 병사들이 성벽 위를 지키고 있다보니, 그것도 힘든 일이다.

안 그래도 성벽에 걸려있는 마법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법에 온갖 신경을 쏟고 있는데, 그 와중에 또 다른 마법을 같이 사용하라고 한다면, 과연 그게 쉬울까.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저한테 도대체 뭘 바라시는 거에요······."


"그럼 가장 감시가 덜 심한 시간대에 넘어가야겠지?"


"내일 잘 지켜보다가 넘어가도록 하죠."


"그래."


아마도 병사들의 감시가 가장 약한 시간대는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병사들의 교대 시간.


병사들의 교대는 기존에 감시를 하던 병사들의 피로와, 이제 감시를 하게 될 병사들의 귀찮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감시를 피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두 번째는 한밤중의 졸린 시간대.


병사들이 아무리 낮에 자고 온다고 해도, 여전히 밤이라는 시간대는 주변이 어둑어둑해 자연스레 졸음이 몰려오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약간씩 졸게 되고, 결국은 약간 잠을 자게 된다.

물론 그들도 위기 의식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순찰을 도는 병사들이 깨우기 전에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그런 타이밍들을 잘 피해서 넘어간다면 분명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걸리지 않는 것은 어두워 시야가 제한되는 두 번째 방법이 낫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들어가고 나서의 일을 생각한다면 두 번째 방법보다는 첫 번째 방법이 오히려 더 나을 것이라는 게 현실이다.


한밤중에 몰래 들어간다고 치자.

하지만 들어가고 나면?

갑자기 새벽에 누군가가 찾아와서 재워달라고 하면 과연 의심스럽지 않을까?

심지어 그게 외지인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낮에 몰래 들어가서 마치 정당한 절차를 거치고 들어온 듯 행동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헨, 눈 좀 붙이자."


"네에."


리헨은 잠을 자자는 말에 기쁜 기색을 표했다.

얼굴에 훤히 드러나는, '저 정말 자고 싶었어요!'라는 심리 상태.


살짝 이마를 손가락으로 탁-하고 친 후에 돌아서니, 뒤에서 리헨이 작게 볼을 부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역시 뻔한 반응이라는 생각을 하며, 리헨에게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자, 리헨은 역시나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 언덕 안쪽으로 들어왔다.


"왜 안쪽으로 들어온 거에요?"


리헨이 굳이 나무들이 우거진 안쪽으로 들어온 이유가 궁금한 듯, 나에게 물어왔다.


"그야, 우리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지."


"네?"


"우리가 바깥쪽에 있으면, 아마 성벽 위에 있는 경비병들이 우리를 보겠지?"


"그야, 아마 대충은 보이겠죠?"


물론 자세한 모습은 볼 수 없겠지만, 대충 누군가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누군가가 어떤 장소에 있음을 인지한다면,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러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밖에 있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내가 리헨을 데리고 나무가 우거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알 수 없는 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아······ 그런 거였어요?"


리헨이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는 확실히 머리가 좋네요."


"······그럼 아닌 줄 알았어?"


"헤헤."


"아이고······."


괜스레 웃기만 하는 리헨이 이럴 때에는 가끔씩 원망스럽기도 하다.


···

······


결국 새벽에는 잠을 잤고, 아침 늦게 일어나 어느 정도 정리를 한 후 나무 틈으로 성벽을 몰래 쳐다보았다.

역시나 성벽 위쪽에 있는 좁은 길들 위에 병사들이 서있거나 앉아있다.

어젯밤에 봤던 병사들과는 얼굴이 다른 것으로 보아, 이미 병사들의 교대가 이루어졌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마 아침 일찍 교대했을 테니······ 정오가 조금 지나서 다시 교대하려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정도 크기의 영지라면, 건장한 남성들의 수는 충분할 테니, 밥을 먹는 시간대에 맞춰서 교대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첫 번째로 노려야 하는 시간대는 정오인가."


타이밍을 놓고 고민하는 나를 바라보는 리헨의 눈초리가 느껴진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건가?


"근데, 언니."


"왜?"


무언가 물어보려는 것 같다.

무엇이 궁금한 걸까?


"마법이, 성벽 위쪽에만 걸려 있는 거야?"


"음······. 마력의 흐름 상으로는 그런 것 같은데?"


마력도 결국은 마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마법사들이 다루는 마나의 흐름에는 마력의 흐름 역시 포함된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마법을 사용한 사람이 일반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마력을 다루는 흑마법사 역시 마력의 이질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경우 역시 똑같다.

결국 성벽 위쪽으로 마력의 흐름이 이질적이기 때문에, 그곳이 바로 마법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건 왜······. 잠깐, 너 혹시······?"


"애초에 성벽 밑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위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땅속에서 나가는 건······."


"거기까지 가면, 탐지 마법도 충분히 쓸 수 있잖아."


"······."


아무래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때까지의 고생이 전부 무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원래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인생 다 산 노인네처럼 말하지 마······. 안 어울려."


"그래? 헤헤, 알았어."


결국 마지막은 웃음으로 끝내는 리헨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바보같은 나 자신에 대한 한탄이랄까.

리헨의 흑마법 실력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시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 네 말대로 해보자. 하지만, 그러면 우선은 어떻게 안전하게 파들어가냐는 건데······."


"일단 중요한 건 위쪽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거겠죠?"


"음······. 그렇지. 흙을 먹어보고 싶다면야 상관없겠지만."


내 말에 리헨의 얼굴이 단박에 찌푸려진다.


"그러고 싶을리가 없잖아요······."


"그렇겠지. 그러니까 해결책이 필요한데······."


"언니가 이렇게 도움이 안 되는 건 또 처음이네요."


"······."


리헨이 그런 말을 하다니.

마음이 아프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어쨌든 번갈아 가면서 하면 되죠. 파고, 굳히고, 파고 굳히고."


"그래, 그래라."


약간 우울해지고 싶어진다.


···

······


결과만을 얘기하자면, 리헨의 생각대로 이루어졌다.

언덕에서부터 땅을 파고 들어가 성벽 아래쪽으로 지나가니 아무런 문제 없이 성벽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기다란 성벽 위쪽은 그렇게 마법으로 도배를 했으면서, 왜 성벽 아래쪽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걸까.


······혹시 관리 담당의 생각이 이쪽까지 뻗어지지 못한 건가?

하긴, 이런 식으로 몰래 들어가는 놈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거다.

이건 다른 문제가 아니라, 창의력의 문제다.

머리가 좋아도, 창의력은 별개의 문제니까······.


"그나저나, 이제는 뭘 해야 하려나요?"


"글쎄, 우선은 여관 같은 곳을 잡아두는 게 먼저겠지?"


"그럼 여관부터 찾죠."


주변의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 하나를 잡고 여관의 위치를 물어, 쉽게 여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관은 꽤나 알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영지의 서쪽 끝과, 동쪽 끝에 하나씩 여관들이 있다.


일단 바로 앞쪽에 있는 서쪽 끝의 여관에 돈을 주고 방 열쇠를 받은 후, 약간의 식사를 했다.

이 여관에서 느낀 점은 간단하다.


확실히 물가가······ 다른 곳들보다 높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결론은 물가가 높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음식이 여관이라서 그런지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라는 것.

이 정도면 그래도 합격점이라고 생각될 수준의 괜찮은 맛이다.


"이 영지에서는 볼만한 게 뭐가 있으려나······."


"그냥 물어보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그야 그렇긴 하지."


그냥 여관 주인에게 물어보는 편이 확실히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는 하다.

애초에 여관 주인이 하는 일이 그거니까.


"그래도 이왕이면 나름 능동적으로 돌아다니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언니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리헨이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저런 식으로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면······.


"저기요, 여기 영지는 뭐가 볼만해요?"


이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물어보는 것은 나름 나쁘지 않은 행동이기는 했다.

결국 이 영지에 대해서 들을 수 있기는 했으니까.

다만, 전에 핀스터니스에서 물어봤을 때와의 차이점이라면······.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눈빛!

마치 '나는 이런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데, 너는 나한테 뭐 줄 거 없냐.'라고 하는 것만 같다.

아니, 정확히는, '뭔가 주고 싶어지지 않냐.'라는 눈빛이다.


······역시 이런 곳으로 오니 인심이 각박해진다.

아니다, 애초에 상인이라는 큰 틀에 속해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게 정상이려나?


······그냥 이 생각은 치워두기로 하자.

별로 필요 없는 생각이니까.


"리헨, 일단 어디부터 갈까?"


"영주성 건물부터 한 번 보러 가죠!"


"그래, 우선 거기부터 갈까?"


첫 번째 목표는 멀리서는 꼭대기밖에 잘 보이지 않는 영주성으로 결정되었다.


작가의말

어제 못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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