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104
추천수 :
18
글자수 :
238,752

작성
17.02.18 10:17
조회
116
추천
0
글자
9쪽

FW 5. 제국 - 2

DUMMY

영주성은, 영지의 중앙에 있는 성이다.

보통 귀족위를 받은 사람이 영지에 내려와 일을 하고, 쉬기도 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영주성은 자연스럽게 커지기도 하며, 그 귀족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단지, 그 영주성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지만 않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영주성의 크기에 비례하여 커지는 유지 비용과, 인력 비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와 리헨 앞에 있는 영주성은 아마 돈을 잡아먹는 하마일 것이다.


"크, 크네요······."


"그러게. 건물들에 가려져서 잘 몰랐는데······ 이제 보니 엄청 크잖아?"


영주성의 형태는, 옛날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

아마 세월이 흘러도 옛날의 영주성을 그대로 남겨둔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아니면 건축학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한 걸까?

하지만 라벤의 저택이나, 다른 건물들을 보면 꽤나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영주성의 오랜 전통 역시 그 권위에 포함되는 것들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그런 권위의 상징이 되는 영주성이 돈을 잡아먹는 하마라면, 적당히 타협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 정도로 앞에 있는 성은 높이 솟아있었다.


옛날,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었을 때 봤었던 몇몇 성들 중에도 이런 비슷한 성이 있었던 것 같다.

제국의 외곽에 있었던 것도 똑같고, 높다는 것도 똑같다.

단지, 그 높이가 더 차이난다는 것만 뺀다면.


혹시, 건축학의 발전으로 영주성에 영향을 미친 것은, 성의 견고함과 높이인 건 아닐까.

······정말 쓸데없다.


"겉만 해도 이 정도면, 안은 얼마나 더 심할까요?"


리헨이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물론 직접 확인해볼 수는 없겠지만, 대충 예상은 가는 부분이다.


"아마 엄청 호화로울 거야."


"그렇겠죠?"


"응."


"왠지 듣던 거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듣던 것?

혹시 바라트 제국의 소문 같은 것들이라도 돌곤 한 걸까?

약간이지만 궁금하다.


"어떤 내용인데?"


"전부 이해되는 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대충 기억나는 대로 말하자면······ 탐욕에 찌든 돼지라고 했던가? 권위주의에 찌들고 어쩌구 했던 것 같은데."


아마 간추려서 말하자면 욕망과 권위주의에 찌들어 영지민들을 수탈하고 자기 배를 불리느라 돼지가 된 귀족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옛날에도 그런 말이 보통 돌곤 했다.


내 기억상으로는 그런 비슷한 성격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꽤 많았지만, 정말로 돼지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외모 역시 그 귀족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니까.

기본적으로 비슷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비교할 때, 외모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족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것은 기본 중에서 기본이기도 했다.


물론 선천적으로 돼지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냥 선천적으로 못생긴 정도라면 어느 정도 해결책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끝없는 관리와, 마법이나 신성력을 계속해서 퍼붓는다면 훨씬 나아지곤 했으니까.


"아마 비슷하기는 해도 다른 부분도 꽤 있을 거야."


그렇다고 그런 내용을 전부 풀어서 말해주기에는 장소도 그렇고, 리헨의 이해에도 딱히 좋을 것 같지는 않으니 그냥 간추려 한 마디만 했다.


"원래 소문이라는 게 다 그런 법이니까요."


애초에 리헨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긴, 그냥 이런 엄청난 부가 사용되었을 법한 성을 보고 나서야 그런 소문이 다시 떠오른 거니 애시당초 그런 소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겠지.


"딱히 안으로 들어갈 방법도 없고, 굳이 들어갈 필요도 없을 것 같으니 다른 곳이나 들러볼까?"


"그러죠."


"그럼 어딜 갈까······."


여관 주인이 알려주었던 여러 선택지들을 떠올려 리헨과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선택지들의 기본이 되는 것은 그 영지의 특성이다.

그 특성에는, 그 영지의 위치나 기후 등과 같은 선천적인, 또는 자연적인 부분 역시 포함되며, 그 영지에서 만들어지는 물품들이나, 그 지역만의 특산물들 역시 포함된다.


이 영지는 기본적으로 제국의 서쪽 끝에 위치해,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자 가장 먼저 공격을 받기도 하는 곳이다.

그리고 영지의 바로 앞쪽은 나무가 꽤 많은 언덕이 몇 개 있으며, 그 언덕을 넘어가면 푸르른 초원과 강줄기가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농사를 짓기에는 매우 적합한 모습을 지녔으나, 농사를 그리 많이 짓는 편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적군의 기습을 받았을 때, 이들이 지은 농사가 오히려 상대의 배를 불려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좋은 땅을 아예 다 버릴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농사를 짓기는 한다.

단지, 그 규모가 다른 곳의 농사에 비해 작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영지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그것은 이 영지의 위치를 국제적인 면까지 넓혀서 생각하면 좀 더 알기 쉬워진다.


바라트 제국의 최서단에 위치한 이 영지는,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다른 나라들의 사람들이 바라트 제국으로 오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영지다. 물론 신성제국은 예외다. 북서쪽에 위치한, 신성제국과 접한 다른 영지를 통해 가는 편이 신성제국의 입장에서는 훨씬 빠르다.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이 영지는 상업적으로 쓸모가 많은 위치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 상업적인 이점은 이 영지에 어떤 영향을 줄까.

간단하다.

무역의 경유지, 또는 종착점이 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곳은 시장이 어떤 식으로 열리려나?"


"물어보면 빨라요."


"······그래, 졌다."


누구도 승부라고 말한 적 없는 승부에서 패배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것은 둘이서 암묵적으로 이루고 있던 승부였고, 결국 그 말이라는 매개를 이용한 승부에서 밀린 것은 나다.


······말로 리헨에게 밀리다니.

언제 리헨이 이렇게 말을 잘했······, 아.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을 때에도 나에게 부탁을 수락할 말 외에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밀어붙였었다.

애시당초 처음부터 이랬던 건가.


"언니?"


"아, 그래. 일단 물어보고 올게."


"빨리 갔다 와!"


"그래, 그래."


결국 귀찮은 일은 내가 다 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며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세심히 관찰했다.

가장 덜 귀찮아하고, 자세히 알려줄 사람을 빠르게 찾아본 후, 시장에 대해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생필품이나 약초 등을 판매하는 몇몇 상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은 그리 자주 열리지 않는다.

시장은 다른 지역에서 온 상인들이 영주에게 자리세를 내고 사흘 정도 물건을 판매한다.

주로 낮에 판매가 이루어지며, 시장이 열리는 건 거의 항상 한 달에 한 번이라고 한다.

가끔씩 때에 따라서 격주로 열리기도 한단다.

하지만 거의 있지는 않은 일이고, 영주나 주변 인물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가끔씩 있다고 한다.


"으음, 그런 건가······."


그러고 보니 리헨이 야시장 같은 게 열리냐고 물어봤었지.


그것 역시 물어보니 야시장 역시 열리기는 한다고 한다.

다만, 야시장은 일반 시장과는 다르게 두 달에 한 번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시장이 열리는 3일 중 마지막 날인 세 번째 날에는 야시장이 열리는 터라, 낮이 아닌 밤에만 판매가 이루어지고 앞선 이틀과는 다른 물건들도 많이 들어온다나.

그래도 수도에서 열리는 야시장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야시장은, 정확히 3일 후 열린다고 한다.

저번 야시장이 열린 지 벌써 27일이나 지났다는 뜻.

날짜라고 하니 생각난 것이지만, 오늘은 며칠일까.


분명 여행의 시작은 2월 3일이었지만, 지금은 봄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봄 향기가 만연하다.

이 정도면, 아마 지금은 4월 중순이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정확한 것이 좋으니까.


"오늘은 4월 22일이에요."


곧 있으면 5월이다.

역시 시간은 참 빠른 것 같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시장은 4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 열리고, 야시장은 시장의 마지막 날인 4월 28일에 열린다.

그것인 즉, 조금만 기다리면 축제 같은 느낌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는 뜻.

물론 나는 딱히 야시장에 관심이 가지는 않는다.

단지······.


이건 리헨이 좋아할만한 정보다.

시장이라는 얘기에 야시장이 열리는지 물어볼 정도니, 야시장에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리헨은 야시장을 한 번도 즐겨본 적은 없고, 듣기만 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야시장을 여행의 추억 중 하나로 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야시장 얘기를 들으면 리헨이 웃어주겠지.

······웃으면서 좋아해주겠지?


웃으면서 좋아해줄 리헨의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입가에 머무른다.


작가의말

다들 재밌게 읽어주셨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녀의 부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5 작가 후기 및 Q&A 받습니다. 17.03.27 54 0 3쪽
54 에필로그 RW 17.03.12 52 0 3쪽
53 에필로그 FW 17.03.08 72 0 7쪽
52 FW 7. 담판 - 3 17.03.07 92 0 10쪽
51 FW 7. 담판 - 2 17.03.06 57 0 10쪽
50 FW 7. 담판 - 1 17.03.05 70 0 11쪽
49 RW 6. 현실 17.03.04 57 0 9쪽
48 FW 6. 재발 - 6 17.03.03 65 0 12쪽
47 FW 6. 재발 - 5 17.03.02 117 0 10쪽
46 FW 6. 재발 - 4 17.03.01 57 0 10쪽
45 FW 6. 재발 - 3 17.02.28 51 0 10쪽
44 FW 6. 재발 - 2 17.02.27 88 0 10쪽
43 FW 6. 재발 - 1 17.02.26 65 0 10쪽
42 RW 5. 귀환 17.02.25 50 0 10쪽
41 FW 5. 제국 - 7 17.02.24 71 0 11쪽
40 FW 5. 제국 - 6 17.02.23 63 0 10쪽
39 FW 5. 제국 - 5 17.02.21 66 0 10쪽
38 FW 5. 제국 - 4 17.02.20 68 0 11쪽
37 FW 5. 제국 - 3 17.02.19 64 0 10쪽
» FW 5. 제국 - 2 17.02.18 117 0 9쪽
35 FW 5. 제국 - 1 17.02.17 67 0 10쪽
34 RW 4. 대비 - 2 17.02.15 71 0 10쪽
33 RW 4. 대비 - 1 17.02.14 86 0 10쪽
32 FW 4. 마을 - 5 17.02.13 71 0 10쪽
31 FW 4. 마을 - 4 17.02.12 95 0 10쪽
30 FW 4. 마을 - 3 17.02.11 89 0 10쪽
29 FW 4. 마을 - 2 17.02.10 59 0 11쪽
28 FW 4. 마을 - 1 17.02.09 94 0 11쪽
27 RW 3. 고민 17.02.08 63 0 11쪽
26 FW 3. 습격 - 4 17.02.07 84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