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128
추천수 :
18
글자수 :
238,752

작성
17.02.11 09:16
조회
89
추천
0
글자
10쪽

FW 4. 마을 - 3

DUMMY

식사를 간단하게 마친 나와 리헨은 하르의 집에서 나와 어느쪽으로 갈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마을 서쪽으로 갔으니까 오늘은 반대쪽으로 갈까?"


"으음······. 어제는 아예 외곽으로 갔었던 거니까, 이번에는 그냥 조금 안쪽으로 가보는 건 어때요? 서쪽을 다 둘러보고 다른 곳으로 가죠."


"그게 나으려나. 그래도 외곽부터 안쪽으로 둘러보려고 했었는데."


"그러면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 말에 리헨을 쳐다보니, 리헨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건 뭐랄까, 정말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뭔가 눈치가 보이는 느낌이다.

물론 굳이 내가 눈치를 봐야 할 필요는 없지만 역시 상대가 리헨이라면······.


"그래, 그래. 그냥 서쪽으로 가서 안쪽이나 둘러보자."


"그럼 빨리 가요."


리헨이 내 팔을 잡고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에 따라 내 몸도 리헨을 따라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리헨, 방향 잘못 잡았어. 그쪽으로 가면 북쪽이야."


"······."


"자, 이쪽으로 가자."


"네에······."


역시 우울한 모습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느릿느릿 걸어가면서 옆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리헨의 모습은 마치······ 엄마한테 무언가를 자랑하려다가 실수로 사고를 내서 역으로 혼난 아이의 모습 같다.

물론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우울한 모습은 딱 그 꼴이다.


우울한 모습도 보기는 귀엽지만 그래도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는 더 좋으니 기분을 풀어주고자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주었다.

그간 자라온 환경 때문에 약간 푸석푸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부드러운 머리카락······.


리헨은 그런 나를 보더니 결국 웃었다.

생긋 웃는 모습은 역시 보기가 좋다.


그렇게 옆에서 웃는 리헨과 함께 걷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과일 나무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과일 나무들을 살펴보니, 구역을 나누어서 나무들을 심어둔 것으로 보였다.


나눈 모습은 대충 유리 창문처럼 사각형을 십자가로 자른 느낌인데······ 중간 간격이 꽤나 넓었다.

아마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


과일 나무 종류는 딱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사과, 두 번째는 감.

왜 굳이 사과랑 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옛날부터 저것들을 길러왔으니까 저것들이 있는 거겠지.


"이 나무에서 자라는 사과들은 맛있겠네요."


"으음······. 그래봤자 지금은 봄이라서 사과는 커녕, 꽃도 제대로 다 안 났는데?"


마침 리헨이 관심있어 보이는 사과 나무에 가까이 가서 사과들을 살펴보고는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지금은 3월.

아직 사과 꽃들이 자랄 때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애초에 과일들이 지금 자라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봤자 지금은 봄인데······.

물론 이제 4월달이 다 되어 가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냥 다른 데로 가볼까."


어디로 가면 좋을지 생각해봤다.

역시 무언가 할 일이 있는 편이 차라리 편하고 좋은데.

물론 리헨을 가르치는 것도 나름 일이기는 하다마는, 역시 그것만으로는······.


"음? 그러고 보니 애초에 그냥 쉬고 가기에는 미안하니까 이 마을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


리헨이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기억하고 있었지만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 같다.

감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다니······.

물론 내 실수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잘못을 아예 없는 것으로 할 수는 없지.


"알고 있었지?"


"······응."


눈을 데룩데룩 굴리며 답변하는 모습에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감히 모르는 척을 해······."


약간 목소리 높이를 낮게 한 상태로 말하면서 다가가자, 리헨은 헤헤 웃으면서도 뒤로 한 발자국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저, 저기요? 어언니이이······?"


나를 부르는 리헨을 무시하고, 다가가서는······.


"꺅!"


옆구리를 간지럽혀 주었다.

그러자 웃으며 벌러덩 넘어지는 리헨.

풀밭에 넘어진 덕분에 머리에 풀이 엉킨 것을 보니 약간 장난이 심했나 싶기도 했지만 리헨을 다시 보니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자자, 이제 장난 그만할게. 이제 슬슬 가자."


"으으······. 알았어요."


머리를 털며 일어나는 리헨과 함께, 나는 다시 마을 내부로 돌아갔다.


···

······


"흐음, 일이라. 처자들이 힘 쓰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그건 그렇지요······. 그래도 그냥 받기만 하는 건 죄송해서 말이죠."


"마음가짐은 좋네만······ 그렇다고 무작정 시키기는······."


"괜찮아요, 힘만 안 쓰면 왠만한 것들은 다 가능한 걸요."


나야 지금은 흑마법을 제대로 못 쓰지만 리헨은 아니니까.

아마 리헨의 흑마법을 잘만 활용한다면 나와 리헨은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도 일이 알아서 풀리는 거니까 좋을 테고 말이다.


"그러면······ 농사 짓는 젊은이들을 위해서 점심을 만들어줄 수 있겠는가? 물론 내일부터라네."


"음식 만들기라······. 괜찮은 것 같네요. 그 정도라면야."


음식 만드는 것은 나름 자신있는 부분이니까.

리헨이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내 음식은 입맛에 맞는 것 같다.


"그러면 고맙지. 굳이 일할 필요는 없는데······ 아무튼 일을 도와줘서 고맙군. 한창 바쁠 때라서 말이야."


음, 지금이 봄이니까 바쁘다면······ 대충 씨를 뿌리는 건가?

하지만 지금은 3월 말이고 씨를 지금까지 안 뿌렸다는 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충 알겠다마는, 사실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었다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찬 기운이 조금 남아있어서, 씨를 뿌리기에는 힘들었지. 언 땅이 녹는 것도 기다려야 했고 말일세."


"그렇군요."


이렇게 말하니 대충은 납득이 됐다.

물론 농사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아니,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대충 이해는 갔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마침 지금이 중요한 시기이다, 뭐 그런 것인가.


생각해보면, 처음 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꽤나 바빠보였다.

마을에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은 많이 보여도 절은 사람들은 몇 명밖에 보이지 않았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나.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인 후, 내일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을 하며 노인의 집을 떠났다.

역시 가장 연장자인 것 같은 노인이 촌장 노릇을 하는 것 같다.


"리헨, 내일은 너도 도와야 하는 거 알지?"


"물론 나도 도와줄 거야."


"그래? 근데, 요리는 잘 하고?"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잘하는 것도 아니고?"


"······."


"흐음······. 그럼 다음부터는 요리 수업도 같이 해줘야 하나?"


리헨은 내 말에 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더니, 약 5초가 지나서야 계산을 마쳤는지 질문을 하나 던졌다.


"흑마법 수련이랑은 별개인 거야?"


결정적 질문.

아마 흑마법 수련 시간을 줄여달라는 뜻인 것 같은데······.


"흐음, 리헨?"


"왜에?"


"아무래도 네가 흑마법 수련을 배로 하고 싶은 것 같아서 말이야. 시간을 늘려줄까?"


"······아, 아니!"


"그래, 그래. 나중에 마음에 드는 남자 하나 생기면 요리라도 잘해야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낮에는 요리를, 밤에는 흑마법을 공부하자꾸나."


"그, 그런······."


공부해야 할 것이 늘어난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하긴, 당연한 건가.

하지만······.


"내일 내가 만든 요리나 한 번 맛보고 얘기하든가!"


"알았어, 알았어. 내일 한 번 보자."


"왠지 '그래봤자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쳇."


"자자, 돌아가자."


빠르게 말을 돌린 나는 자연스럽게 리헨과 하르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르의 집에 도착한 것은 약 3시 즈음.

구경은 매우 빠르게 끝나기는 했지만, 워낙에 늦게 출발한 덕분에 도착하는 시간 역시 약간 늦어졌다.


"이제······."


"이제?"


뜸을 들이며 말하자, 리헨이 빨리 말하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슬슬 시작해야지?"


"뭘?"


궁금해하는 리헨에게, 나는 사형 선고를 내려주었다.


"뭐기는, 당연히 흑마법 수련이지."


"에에에!?"


리헨이 질색을 하며 도망치려고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나에게 다시 잡힌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으으······. 결국은 하는 거야?"


"당연하지. 수련은 어떤 마음 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매일 매일······. 노력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그렇지. 그러니까 오늘도 해야지, 안 그래?"


"네에, 그렇습니다······."


좌절하는 리헨을 붙잡고 흑마법 수련을 시키는 것은 처음에는 꽤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간부터는 리헨이 알아서 의욕을 갖고 수업에 임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흑마법을 배울 의지는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그리하여 오늘도 리헨의 흑마법 수련은 계속되었고, 밤 11시가 되서야 끝났다고 한다.

다만, 중간에 7시 즈음에 저녁을 먹은 것은 덤이며, 그 저녁을 해준 하르의 요리 실력은,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었다는 것도 덤이다.

물론 리헨의 말을 빌리자면 내 실력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것 같지만.


그나저나 생각해보면 내가 요리를 해본 기억은 거의 없는데, 어째서 실력은 좋은 걸까.

······혹시 요리의 신의 축복을 받았나?

물론 그런 신은 듣도보도 못했지만······.


뭐······ 나름대로 내게 흑마법 외의 재능도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녀의 부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5 작가 후기 및 Q&A 받습니다. 17.03.27 55 0 3쪽
54 에필로그 RW 17.03.12 53 0 3쪽
53 에필로그 FW 17.03.08 73 0 7쪽
52 FW 7. 담판 - 3 17.03.07 93 0 10쪽
51 FW 7. 담판 - 2 17.03.06 57 0 10쪽
50 FW 7. 담판 - 1 17.03.05 71 0 11쪽
49 RW 6. 현실 17.03.04 57 0 9쪽
48 FW 6. 재발 - 6 17.03.03 65 0 12쪽
47 FW 6. 재발 - 5 17.03.02 118 0 10쪽
46 FW 6. 재발 - 4 17.03.01 58 0 10쪽
45 FW 6. 재발 - 3 17.02.28 52 0 10쪽
44 FW 6. 재발 - 2 17.02.27 89 0 10쪽
43 FW 6. 재발 - 1 17.02.26 66 0 10쪽
42 RW 5. 귀환 17.02.25 51 0 10쪽
41 FW 5. 제국 - 7 17.02.24 72 0 11쪽
40 FW 5. 제국 - 6 17.02.23 63 0 10쪽
39 FW 5. 제국 - 5 17.02.21 67 0 10쪽
38 FW 5. 제국 - 4 17.02.20 69 0 11쪽
37 FW 5. 제국 - 3 17.02.19 65 0 10쪽
36 FW 5. 제국 - 2 17.02.18 117 0 9쪽
35 FW 5. 제국 - 1 17.02.17 68 0 10쪽
34 RW 4. 대비 - 2 17.02.15 71 0 10쪽
33 RW 4. 대비 - 1 17.02.14 87 0 10쪽
32 FW 4. 마을 - 5 17.02.13 72 0 10쪽
31 FW 4. 마을 - 4 17.02.12 96 0 10쪽
» FW 4. 마을 - 3 17.02.11 89 0 10쪽
29 FW 4. 마을 - 2 17.02.10 60 0 11쪽
28 FW 4. 마을 - 1 17.02.09 95 0 11쪽
27 RW 3. 고민 17.02.08 64 0 11쪽
26 FW 3. 습격 - 4 17.02.07 8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