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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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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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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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6. 재발 - 5

DUMMY

교황.

신성제국의 황제 노릇을 하며, 모든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정점에 서 있는 존재.

비록 그 교황들이 모두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다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단 한 가지는 항상 확실했다.


교황들은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는 점과, 신을 매우 신뢰했다는 점.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 서 있는 존재는, 바로 그런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좋고, 신을 신뢰하여 막대한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의 총애를 받은 존재다.


"네 이름은 필요없어."


"이런, 저번처럼 넋이 나갈 줄 알았더니······ 이번엔 아니로군요. 저 까마귀는 당신의 취향이 아니었나보군요?"


소년이 마치 장난을 치듯, 큰 몸짓을 보이며 물어왔다.


저번?

저번이라니?

저번은 도대체 무슨 말······.


아.

설마······.


"지금, 네가 말한 '저번'이라는 건······!"


"예, 바로 얼마 전 아닙니까? 당신의 바보같은 실수로 그 소녀를 잃은 것이 말이죠. 그동안의 서로에 대한 태도를 보았을 때 아마 당신은······."


"그 입 다물어!"


믿을 수 없는 말에 저절로 고함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어떻게 그 일을 저 교황이 알고 있는 거지?

그 일이 일어났던 곳은 바라트 제국, 신성제국이 아닐 텐데?


아니 그보다, 교황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그것이 더 문제다.

어째서, 교황은 현재에까지 이르렀던 대치 상태를 그만두고, 핀스터니스 제국으로까지 쳐들어온 것일까.

그것도 저렇게 많은 사제들과 성기사들을 이끌고.


"아마 혼란스러우시겠지요. 어떻게 제가 그 일을 알고 있나······. 왜 여기에 있는가······.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나······. 뭐, 이런 것들로 말이죠?"


질문하듯, 조롱하듯 던지는 말들에 안 그래도 김이라도 날 듯이 뜨거웠던 이마가 더더욱 열기를 발산했다.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그리고 아직 15살은 됐을지 모르겠는 소년의 말에 휘둘리는 나에게도 화가 나 머리에서 두통이 느껴졌다.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냉정해져야 하는데.

리헨이 연관되어서 그런지, 냉정해지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 모르겠으니까······. 다 말해 봐."


"제가 왜요?"


"······."


다시 한 번 조롱하듯 말해오는 소년에 의해, 이번에는 머리가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갑작스럽게 머리가 차가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저 교황으로 보이는 소년으로부터 무언가 답을 이끌어내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 아닐까.

포기하면 편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겠지.


"미안하지만······. 알려줄 생각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요? 그러면 알려드리지요, 뭐."


"······."


소년의 말장난에 놀아났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집어치우기로 결정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참는 게 좋겠지.


······리헨의 죽음의 원인으로 또 다른 한 발자국을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니까.

만약 몰랐었더라면 상관 없었겠지만, 무언가 다른 것이 연관되어 있었음을 알게 된 이상, 그것을 알고도 못 본 척, 모른 척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아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려나······. 아, 그보다 조금 불편하지 않나요?"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것 같던 소년은 말을 멈추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경쾌한 소리가 튕긴 두 손가락으로부터 들려왔고, 그와 동시에 황금빛 기류가 순식간에 모이기 시작하고는, 의자를 형성했다.


"······신성력인가."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신성력을 직접 보니 저 소년이 교황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일반적인 사제들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종류의 것.

일반적인 신성력의 사용으로는 이런 의자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내 눈앞의 이 소년이 교황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리라.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아아, 걱정 마세요. 저희 둘에게만 시간이 빠르게 흐르도록 결계를 쳐놓았으니까요."


"······."


"그러니까, 처음부터 도망칠 수 없었던 거라는 말이기도 하다는 거죠."


결국은, 교황의 손 위에서 놀아났다는 뜻인가.

하지만······ 덕분에 날 죽일 생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닌가.


아니, 애초에 죽일 생각이었더라면 이미 죽었을지도.

내 앞의 라벤처럼.


"그래서, 하려는 말은 뭔데."


별로 앉고 싶지는 않지만, 몸이 피로하다는 점 때문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 황금빛의 의자 한 쌍 중, 내 바로 옆에 있는 의자에 털썩-하고 앉았다.

감촉은 평범한 나무로 된 의자 정도인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도 표현했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그 정도로 신성력이 넘쳐난다는 것인가.

아니, 애초에 교황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것이니 신에 의해 신성력이 아예 고갈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아니, 그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이려나.

모든 것에는 균형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거기다가, 나도 이 용의 심장에만 익숙해지면 거의 무한한 마력을······ 아니, 신성력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기운을 거의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테니까.

그렇게 치면 나도 미래에는 교황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것이겠지.


"생각하실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조금 기다려드릴까요?"


"아니, 시작해."


소년의 호의를 곧바로 거부한 후, 그가 나에게 담담히 알려주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다.


시작은 이러했다.


나의 시체를 라벤이 신성제국으로부터 훔쳐낼 때부터 그와 나를 조심히 지켜보았다는 것.


물론 핀스터니스 제국 내에 있을 때는 방법이 없었던 것 같지만, 제국 내에 미리 포섭해둔 누군가를 이용해 소식 정도는 전해 들은 것 같다.

물론 아직 어디에 있다, 어디를 잠시 떠났다, 이 정도 수준의 정보인 것 같지만.


어쨌든, 그러다가 내가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에 대한 감시가 더 심하게 이루어졌고, 연락이 두절된 숲에서는 용이 떠나가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그러자 교황은 라벤과 나를 동시에 잡을 수단으로 용을 이용하기로 결정했고, 바라트 제국에 도착했을 때 계획을 시작했다.


처음 바라트 제국에 도착했을 때, 봤던 불꽃놀이도 그러한 계획의 하나였던 것은 충격이었다.

리헨이 기뻐하며 봤던 그 불꽃놀이가, 사실은 내가 바라트 제국에 도착했음을 안 교황이 바라트 제국에 간섭해 마법사를 보내게 하여 이루어지게 했던 이벤트였다니.

그렇다는 것은, 리헨은 사실 자기가 죽게 될 일의 시작점을 보며 좋아했다는 것이 아닌가.


리헨의 운명은 나와 만났기에 기구해진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교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그 이야기의 끝은 현재에 이르며, 그것은 나와 교황의 만남이다.

그리고 그러한 얘기를 해준 교황의 목적은······.


"사실, 그냥 죽이는 편이 훨씬 편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서 말이죠."


"······."


그게 무슨 뜻이지.

날 죽이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


아, 혹시 이미 눈치챈 것일까?

나의 몸에 깃들어있는 것의 정체를.


"용들에게만 전해져 내려온다는 불사조의 깃털, 그것을 흡수했으니 저로서도 무리인 거죠. 뭐, 한 1000년······ 아니, 10000년은 제가 뽑아낼 수 있는 신성력의 한계 수준으로 그 기운을 없애야 가능하려나요. 뭐, 그거로도 부족할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그러니 제게는 무리인 거죠. 아무리 교황이라지만 수명까지 늘어나는 건 아니라서 말이죠."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말하는 소년, 아니 교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짓고 있었다.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설득을 못하는 건 아니잖아요?"


교황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과연, 전혀 사악해 보이지 않는 이 미소는, 그간의 경험에 의해 얻은 자연스러운 미소인가.

연기도 하려고 하면 매우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교황의 모습에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네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건 있고? 애초에, 리헨의 죽음에 기여한 너를, 내가 따를 것 같아?"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카드를 갖고 있기에, 저런 말을 당당히, 그것도 내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일까.

저 교황, 아니 소년의 떠날 줄 모르는 웃음을 일그러뜨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이죠. 당신에게 있어서 현재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지요?"


"······."


"뭐, 말씀하지 않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아마 그 아이겠지요. 그렇죠?"


그 아이라니, 교황 자신은 몇 살로 보이는 것인지는 알고 말하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저 소년보다 리헨이 나이가 더 많거나, 아니면 같을 것 같은데.


"그래서, 제가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무슨 기회?"


소년은 약간 뜸을 들인 후, 약간 과장된 몸짓과 목소리로 자신의 카드를 드러냈다.


"저에겐 신의 축복이 있지요. 그 힘으로 그 아이를 부활시켜드리겠습니다. 물론 그 아이는 영혼과 신체가 떨어져 있었던 덕분에 약간의 괴리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부활이 100%의 확률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신의 힘으로, 환생을 이미 거친 자라도 시공을 뛰어넘어, 환생한 상태에서의 죽음 이후, 영혼이 부활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게 무슨······."


부활.

그 어떤 존재도 이루어낼 수 없다고 하는, 죽은 생명을 되돌리는 기적의 힘.

아니, 나 역시 거의 완벽한 부활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완벽한 부활은 아닌 상태.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곤 하는, 그런 완벽한 부활이 가능하다는 건가?

그것이 교황에게는 허락이 된다는 뜻인가?


"물론 저 역시 부활을 시키기 위해서는 패널티가 있습니다마는, 그런 패널티를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교황의 선택을 강요하는 그 발언에, 나는 다시 한 번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얼마 안 있어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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