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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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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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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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쪽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2)

DUMMY

“신아 찾아올게요!“

“심하게 울리지는 마렴.“

‘......약하게 울리는 건 괜찮다는 건가?‘

다행히 찾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금방 신아를 찾을 수 있었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신아의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하긴, 저 큰 목소리는 옆 마을에서도 들린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지만’

이곳이 외진 마을이라 옆 마을까지 가려면 몇 시간은 걸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아무리 목소리가 커도 그 정도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들어보니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응?“

신아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그 앞에서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뭘 하려는 거지?‘

당장에 한 대 때리고 가져오려고 했으나, 신아가 뭔가 하려 했기에 잠시 지켜보기로 결정하고 뒤에서 신아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았다.

“자, 잘 봐!“

신아는 당당하게 에페리스를 뽑아 들었다.

“낑... 끼잉......“

팔이 짧아서 제대로 뽑지도 못했지만, 신아는 불굴의 의지로 결국 에페리스를 뽑아냈다.

챙!

“우와아아!!”

“대단하다!“

“어때? 굉장하지!“

붕- 붕-

아이들은 에페리스의 은빛 검신에 굉장히 놀라움을 표했고, 신아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에페리스를 휘둘렀다. 에페리스가 워낙 가벼우니까 저렇게 신아의 힘으로도 쉽게 휘두를 수 있는 거겠지.

“내가 이 칼의 위력 보여줄게!“

그리고는 에페리스로 나뭇가지를 자르거나, 바위를 내려치거나(바위에 박히거나 가르지는 못했지만 선명한 칼자국을 내기에는 충분한 에페리스였다)하며 동네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잘 논다’

애들은 검 하나 가지고도 되게 재미있게 놀 수 있군.

“대단하다!“

“나도 만져보면 안 돼?“

신아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돼! 이건 나만이 쓸 수 있는 검이란 말이야!“

‘그게 신살검인 줄 아냐’

에페리스는 신살검이 아닌 뛰어난 검일 뿐.

‘하지만... 너무 뛰어나서 문제지’

그냥 평범한 검이라면 신아가 가지고 놀게 하겠지만, 저것은 에페리스다. 실수로 몸에 닿으면 생채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에휴......“

할 수 없이 나는 꼬마들 앞에 나서야 했다.

“신아야.“

내가 나직하게 부르자, 신아의 뒷모습이 움찔하는 듯 보였다.

저벅. 저벅.

그런 신아를 긴장시키기 위해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며 다가갔다.

“......얘들아.“

“??“

신아가 애들에게 뭐라고 지시를 내리는 듯 했다. 아마도, 이 검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원래 내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겠......

“덮쳐!“

와아아!

신아의 명령과 동시에 동네 꼬마 22명이 동시에 나에게 덤벼들었다.

“허......“

하지만 내가 동네 꼬마들의 속도에 당할 정도였으면 예전에 마족을 만났을 때 도망도 못 치고 죽었겠지.

휙.

가볍게 몸을 옆으로 빼자 꼬마들은 자신들의 속도를 멈추지 못하고 나를 스쳐 지나갔다.

“앗!“

우르르르르.....

신아는 22명이 동시에 나를 놓치자 당황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쩝. 몇 명은 자기를 지키라고 해야 될 거 아냐. 기본적인 전투 상식이 없구만.

‘아니, 저 나이에 기본적인 상식이 있다는 것이 이상한 건가?‘

어쨌거나 꼬마들이 돌아오기 전에 잡아야지!

“이익!”

턱.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나는 뒤도 안보고 도망치려는 신아의 목덜미를 잡을 수 있었다. 몰론, 꼬마들은 아직도 앞으로 달려가는 중이었다.

“어라?”

“어디갔지?”

꼬마들은 아직까지 내가 신아를 잡은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뭐... 평범한 아이들이니까’

사실 신아가 나를 보고 도망치려는 시늉이라도 한 것은 신아도 어릴 때 신영에게 검을 조금 배웠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으면 내 움직임에 조금의 반응이라도 보일 리가 없었다.

따악!

목덜미를 잡고 들어올린 상태로 머리를 쥐어박아 주었다.

“우으...... 왜 때려!“

“어쭈?“

딱!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없어서 한 대 더 때렸다.

“이이익!”

보통 애들이라면 이렇게 맞으면 울텐데, 신아는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반항한다. 봐라. 짧은 다리로 나를 걷어차기 위해 열심히 허공을 휘젓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너무 짧았기에 내 몸에 닿지 않았지만.

따아악!

마지막으로 한 대 더 때렸다.

“우우우......“

이번엔 조금 아팠나 보다.

“히잉...”

결국 신아는 풀이 죽은 모습으로 에페리스를 내밀었다.

“쯧, 그러게 한 대 맞았을 때 줘야지.“

분한 표정의 신아를 어깨에 들쳐 매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오렴.“

“흥...”

신아는 단단히 토라졌는지 그대로 입을 다물고는 셋이 저녁을 먹고 잠이 들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저 수다쟁이가 말이지.’

식사 때 몇 번 입을 열어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내 얼굴을 보더니 ‘흥!’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봐야 자기만 손해지’

마지막 식사라서 그럴까. 너무 짧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이면 또 당분간 아줌마와 신아를 볼 수 없겠지. 신아와 아줌마는 먼저 잠자리를 펴고 잠들었고, 난 다시 탁자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 달 참 밝다.”

집에 있는게 불편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떠나려니 아쉬운 느낌이 드네...

“우웅......“

몸을 뒤척이는 신아를 보니 아직도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낮에 나한테 맞은게 그렇게 억울했던 것일까?

‘괜히 미안하게 말이지’

“......후우...“

자고 있는 신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울상이 되었던 표정이 조금 풀리는 듯이 보였다.

“이건 언제 철들려나.”

‘아니, 아직 7살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

스윽. 스윽...

잠시 그렇게 있다가 신아를 쓰다듬던 손을 떼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

멍하니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상위 마족이라.“

그 곳에 있는 녀석은 상급의 마족이라고 했다. 여신에게서 들은 신계와 마계의 계급은

신계 마계

?? 마왕

최상위 신족(투신) 마계공작, 후작.

상위 신족 마계백작

중위 신족 마계자작, 남작

하위 신족

마물들

여기서 마계백작들을 상위 신족과 비교해서 상위 마족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적어도 마계에서 4~500번째로 강한 자들. 비록 내가 서열 최상위권의 마황자를 만난 적이 있지만, 그때의 그는 이 세계의 거부로 굉장한 불리함을 안고 싸운 셈이었기에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번 상위 마족은, 이 ‘세계의 거부‘를 속일 수 있는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마족은 마왕의 근처에 있을 때 가장 강하다. 즉, 이곳에서는 마계에서 있을 때보다 훨씬 약할 것이라는 얘기.

‘정말 대단하지...’

지난번의 마황자는 이쪽 세계의 거부와 마왕에게서 떨어져서 반감된 힘. 이 두 가지의 불리함을 안고 싸웠던 것이다. 그러면서 다크 드래곤과 혼족의 공격을 버티다니. 거기다가 여신의 말에 따르면 ‘불완전 소환‘이라서 힘이 또 반감되었다... 고 했지?

“후우......“

갑자기 그 생각을 하니 암울해진다. 어떻게 보면 마황자보다 강할지도. 마황자가 강해봐야 상위 마족보다 2배 강하겠는가?

“혼자서는 불가능하겠지...... 그럼...“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와‘

“......만나야 되겠네.“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하......”

잠은 잘 수 없었지만 별로 피곤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자르카와 여행했던 일을 하나 하나 되짚어 보는게 너무 즐거웠다.

‘......안녕...‘

“......“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세아의 목소리도 떠올랐다.

“어머, 또 잠을 못 잤니?”

“......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아줌마가 깨어 있었고, 망토를 걷어낸 창문으로는 햇살이 비춰 들어오고 있었다.

“아... 어쩌다보니.“

“조금만 기다리렴.”

아줌마는 자고 일어나 부스스해진 머리를 정리하고는 미리 챙겨놓았던 여행용 짐들을 챙겨주시며 마지막으로 신아를 깨웠다. 그 동안 난 아줌마가 준비해 주었던 옷으로 갈아입었고.

“신아야?“

“우웅... 왜 그래...“

신아는 깨어나기 싫은 듯 아줌마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아줌마는 계속해서 신아를 깨웠다.

“오늘 오빠 가잖아. 인사해야지.“

“다녀 와......”

자리에 누워서 배웅하는군.

“내버려두세요. 다녀올......“

“......”

따악!

헉. 소리가 엄청나게 명쾌한데...

“아야!”

역시 위력도 굉장했는지 웬만한 일로는 눈을 뜨지 않는 신아가 단번에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나렴.”

“우웅......“

신아는 매우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은?”

“그냥 나갈게요.”

펄럭.

“몸조심하고...“

아줌마는 내 망토를 매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망토를 매는 것 정도는 내가 해도 되는데 말이지‘

왜냐하면... 아줌마는 굉장히 세게 망토를 묶거든... 켁.

“잘 다녀오렴.“

“네.“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도망치고.“

아줌마는 내가 무엇과 싸우는지 모르겠지. 만약 안다면 내 옷을 모두 태워버려서라도(난 알몸으로라도 가야하지만 말이다)날 못 가게 막았을 것이다.

“우웅......“

그리고 신아는 어제 맞은 것 때문에 아직도 뚱한 얼굴이었다.

‘일단... 기분은 풀어놓고 가야겠지?’

신아는 이런 일은 다 기억하기 때문에 일단 화를 풀어주고 가야 나중에 편했다. 아줌마가 듣지 못하게 신아의 귓가로 얼굴을 가져다 대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좋은 거 사다줄게.“

내가 속삭임에 신아의 표정이 크게 밝아졌다. 아줌마는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뭐. 좋은 거라 함은... 그냥 좋은 거다. 신아에게 좋은 것은 아마도 무기 종류겠지만. 목검이나 날이 없는 수련용 검 같은 것이면 되겠지?

“그럼......“

펄럭.

망토는 창문에 억지로 끼워놓았던 것이지만 별로 손상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게다가 이 옷을 입고 나서는 기분도 좋아지고 왠지 힘이 솟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옷과 망토, 은근히 잘 어울리고 있었다.

‘그래도 나가자마자 벗을 생각이지만’

......이 옷, 상당히 두꺼워서 움직이기 힘들다. 이런걸 입고 여행하기는 좀... 그렇겠지.

끼이이...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설 때, 신아가 크게 소리질렀다.

“잘 가! 다음에 꼭 사와야 해!“

‘으이구. 저 바보’

이제 선물은 평범한 걸로 굳어졌다. 아줌마가 내가 돌아오면 신아의 선물이 뭔지 확인할 것이니 말이다.

“후아......”

새벽공기는 신선하고...

“축축해...”

축축했다. 이렇게 옷이 눅눅해지면... 어차피 옷은 갈아입어야겠군.

‘어디 보자...’

마을에는 말을 파는 곳이 없었기에 그냥 걸어야 했다. 음... 이 마을도 수도로 통하는 길과 인접한 마을인데 왜 이렇게 발전이 덜 되었을까.

‘한적해서 좋기는 하지만......‘

“방향은 이쪽인가?“

여신이 알려 준 그 마족 있는 곳은 무란산맥의 깊숙한 곳이었다. 자르카를 찾으러 올라갔을 때, 만났던 마물들을 다스리는 녀석이라고 한다.

“마침 잘 됐어.“

일단 자르카와 만나서 그 마족의 정확한 위치를 듣고, 다 처리한 다음 아세아를 만나러 찾아가면 되겠지.

“자, 그럼 가볼까?“

일단 옷 먼저 갈아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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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4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8 9 88쪽
57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4) +2 11.10.08 538 5 71쪽
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6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6 5 57쪽
53 2nd 03. 마왕과 마황자(4) +1 11.10.07 637 9 35쪽
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4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9 5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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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7 8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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