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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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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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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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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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혈야(武當血夜) 1

DUMMY

흔히들 중원의 산들 중 오악(五嶽)을 최고로 꼽는다.


그러나 무림의 관점에서 명산을 찾으라 한다면 무림인들은 중원의 명산들 중 단 두개의 산을 최고로 꼽는다.


하나는 오악 중에서도 중악이라 불리는 숭산.


북숭소림이라 불리는 천년 소림사가 자리하여 불법으로 민심을 두루 살피고, 칠십이종절예라 불리는 천고의 절학들로서 무림을 수호한다.


또 하나는 오악에는 속하지 않으나 예로부터 도교(道敎)의 영산(靈山). 태화산(太和山), 태악(太嶽), 현악(玄嶽)으로 불리는 무당산.


남존무당이라 불리는 삼봉진인의 무당파가 자리하여 민심을 두루 살피며 도(道)로서 민심을 규합하고 납탑도인 장삼봉이 남긴 태극(太極)의 무학으로서 무림을 영도한다.


'중원에 산은 많으나 최고로 불릴 자격은 숭산과 무당산만이 가진다.'


한 때 무림제일지자로 불렸던 천기자가 남겼던 평이다.


또한 천기자는 이러한 평을 남겼다.


'누구라도 숭산과 무당산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정파무림이 그의 것이다.'


===


이른 아침 무당산 천주봉을 오르는 한 명의 도사가 있다.


수우욱,


한 발 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십장에 가까운 거리를 나아가는 절정의 제운종(梯雲從)을 펼치는 도사는 다름아닌 당금 무당파의 장문인 현양진인이다.


평소 차분한 성품으로 잘 알려진 그의 얼굴엔 오늘따라 웬일인지 초조함이 배어 있었다.


그렇게 반각여를 달려, 천주봉에 오르자 두 명이 노도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조, 사백!"


현양진인이 두 도사를 큰 소리로 불렀다.


아니나 다를까 바둑을 두던 두 노도사가 일제히 그를 처다보았다.


"장문인이 여기는 웬일인가?"


흑돌을 손에 쥔 선풍도골의 노도사가 물었다.


전대 무당제일검이자 검성이라 불리는 대외적 무당파 제일고수.


타고난 검기(劍器), 무천진인.


어릴 적 때부터 그 무재가 뛰어나 신검진인 청허자의 제자로서 무당에 입문했으며, 그 놀라운 재능으로 무당의 무학을 흡수. 후기지수라 불릴 때부터 백대고수의 이름을 넘보았고 하산 후 단시간 만에 그 이름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후 무림의 숱한 격변들을 겪으며 검사로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칭호 중 하나, 검성을 차지한 검의 대가다.


현양진인은 검성의 말에 품 속에서 서신 한장을 꺼내어 검성에게 넘겼다.


"오늘 아침 무림맹에서 특급으로 보내져온 서신입니다. 읽어보시지요."


검성은 현양진인의 손에서 서신을 건네받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그 모습에 백돌을 쥐고 있던 노도인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러느냐?"


물음에 검성이 즉시 서신을 돌려 노도인이 읽을 수 있도록했다.


"여기 읽어보시지요. 사부."


검성이 사부라 부르는 노도인. 신검진인이라 불리는 청허자였다.


일대조사 장삼봉 이후 최고의 고수.


천하제일검. 천하제일인.


온갖 영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희대의 검신이 바로 그다.


청허자는 서신을 받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검성과 다를바 없이 표정을 굳혀갔다.


"흐음... 내용이 심히 좋지 못하구만."


신검진인은 서신을 접어 현양진인이게 넘겼다.


"장문인이 이 천주봉까지 올라온 것을 보니 이 노도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겠구려."


"..."


현양진인은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아무리 천하제일인이라 불렸다 하지만 은퇴한지 한 갑자를 훌쩍 넘긴 청허자이다. 아무리 무당의 위기라지만 다시 검을 들게 하는 것이 죄송스럽지 않을리 없었다.


"허허, 어찌 장문인이 고개를 숙이는 게요. 자자, 고개를 드시오. 내 바로 내려가리다."


그러면서 판을 접고 천주봉 한 켠에 있는 모옥으로 들어가는 청허자. 그 뒤를 검성이 따라 들어갔다.


청허자가 선듯 수락하자. 현양진인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사조께서 나서주신다면 그 누가 있어 본파를 해하랴.'


일선에서 물러난지 수십년도 더 된 청허자이나, 제자인 검성 무천진인의 말에 이전보다 그 경지가 더 깊어졌다 했다.


이전에도 천하제일이라 불렸는데 그보다 더 강해졌다면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청허자가 한자루의 송문고검을 들고 모옥에서 나왔다.


그리고 세 명의 도인이 천주봉을 내려왔다.


===


"오랜만이군 적룡."


"근 삼 개월만이군. 혈호(血虎)."


"클클클, 시간이 참 빨라. 헤어진 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집합하게 되다니 말이야."


"묵사마군. 네 놈의 얼굴을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작전 도중에 죽어버리길 발했건만, 하늘은 역시 무심하군."


"네 녀석이야 말로 안죽고 뭐했나? 백견(白犬)."


적룡, 묵사, 혈호, 백견의 가면을 쓴 네 명의 인영이 밤하늘 아래 모였다.


그들 뒤편에는 그들 외에도 수백여명의 가면을 쓴 고수들이 그 기척을 죽인채 숨어있었다.


그들은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금우(金牛)와 청마(靑馬)는 왜 이리 늦는 거지? 벌써 약속시간이 지나지 않았나?"


밤하늘에 뜬 달을 보며 백견마군이 투덜거렸다.


그 말에 적룡마군이 답했다.


"청마마군은 신마님을 모시러 갔다. 금우마군은 원래 느려빠졌으니 무시해라."


"그래, 그랬지. 경공조차 제대로 익히지 않은 녀석이 제시간에 맞춰 나타나길 기다린 게 실수로군."


적룡마군의 설명에 백견마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룡, 묵사, 혈호, 백견, 금우, 청마의 육마군이 바로 지난 삼 개월간 강소성을 시작으로하여 중원을 관통하며 수많은 혈겁을 자행한 범인들이었다.


모종의 인무를 부여받은 이들은 휘하 고수들을 이끌고 강소성을 시작으로 네 패로 나뉘어 수많은 문파를 멸문시키고 수많은 고수들을 사살했다.


각각의 실력이 무림백대고수급에 준하는 마군들이기에 그들의 습격은 받아낼만한 문파나 고수이 없었다.


또한 후방 교란을 적룡마군과 묵사마군이 맡아 그들에 대한 추적을 방해했다.


최초 무림맹 조사단의 경우 비밀리에 천외천의 일익 비천이 있어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으나, 천외천에 준하는 무위를 가진 두 명의 신마가 몸소 나타나 비천을 제압함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렇게 삼 개월, 강소성을 시작으로 중원을 관통하며 섬서에 이르는 교란 작업을 시행하며, 무림인들의 시선을 섬서성으로 모았다. 그리고 마지막 목표물의 처리를 위해 이 자리에 집결했다.


"신마님을 모시러 갔다면 어떤 분이 오신 거지?"


문득 생각났는지 백견마군이 물었다. 궁주의 영향인지 그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 질문에 적룡마군이 답하려고 할 때, 숲 속을 헤치며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왔다."


생각보다 젊은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리자 네 명의 마군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목소리의 주인을 맞았다.


"신마님을 뵙습니다."


마군들의 맞추어 뒤편의 고수들 또한 부복하며 외쳤다.


"신마님을 뵙습니다."


모두가 부복하자, 수풀 속을 헤치며 하나의 인영이 나타났다.


인영은 백마를 탔으며, 무림인 답지 않게 갑옷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부복한 마군들과 다르게 범인과 같이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인영을 향하는 마군들과 고수들의 시선에는 존경심이 가득했다.


그가 바로 그들이 기다리던 신마였기 때문이다.


천마신마(天馬神魔).


이것이 그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오궁(午宮)의 궁주이자, 무림의 천외천에 준하는 신인이었다.


그가 수풀을 헤치고 나오자 그의 뒤로 그들이 기다리던 청마마군과 금우마군이 뒤따라 수풀을 헤치고 나타났다.


청마의 가면을 쓴 청마마군은 천마신마와 같이 말을 타고 있었다. 그는 다른 육마군들과 달리 천마신마의 수하이며 기마술을 기본으로 하는 오궁의 무인이었다.


"비천이 탈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당산을 정리한 뒤에 나는 비천을 추격할 것이니. 너희들은 궁으로 복귀한다. 소림은 비천을 잡은 뒤 처리할 것이다."


"네!"


자연스럽게 명을 내린 천마신마는 고개를 돌려 저 멀리있는 봉우리를 바라봤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 봉우리 넘어에 그들의 목표인 무당파가 있었다.


"아무래도 뇌서(腦鼠)의 말이 맞았던 것 같군. 이미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천마신마는 보지 않고서도 봉우리 너머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듯 했다.


"얼마전부터 방문객을 금하고, 제자들 모두가 전투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속가제자와 하산 중인 본산제자들까지 모두 소집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뿐만이 아닌 것 같군."


"예?"


"마군급의 고수가 보고와 달리 두 명이 더 있다. 아무래도 무림맹에서 파견한 듯 하군."


"둘 씩이나!"


두 명이란 숫자는 얼핏 적은 듯 하지만, 그것이 백대고수급이라면 말이 다르다. 무당파에 속해있는 백대고수급 무인은 본래 다섯. 거기에 두 명이 추가된다면, 무려 일곱 명이나 되는 백대고수가 무당파 내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놀랐을 뿐, 그들의 표정에는 별반 변화가 없었다. 백대고수가 일곱이나 있다고 할지라도 눈 앞의 천마신마 한명을 감당치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초과되는 한 명만을 맡겠지만 신마군림진과 연동한다면 승리는 확실했다.


천마신마가 천천히 말을 앞으로 몰았다.


"준비되었나?"


천마신마가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예."


"그럼 가지."


그 말 한마디에 군기(軍氣)가 일어났다.


무림을 뒤흔들 거대한 역사의 한 장면이 지금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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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신검진인(神劍眞人) 1 +2 14.04.07 2,749 64 10쪽
32 무당혈야(武當血夜) 4 +3 14.04.04 2,935 63 8쪽
31 무당혈야(武當血夜) 3 +2 14.03.31 2,664 7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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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당혈야(武當血夜) 1 +3 14.03.24 3,074 6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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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19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29 7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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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무량진식(無量陣式) 2 +2 14.02.21 3,314 93 8쪽
19 무량진식(無量陣式) 1 +2 14.02.17 3,588 88 11쪽
18 시례지훈(詩禮之訓) 3 +3 14.02.14 3,374 99 9쪽
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3 89 9쪽
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7 8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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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7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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