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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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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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개시(追跡開始) 1

DUMMY

강소성.


중원의 가장 동쪽에 있으며 옛부터 해업으로 발달한 성이다. 남궁세가의 안휘성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정파의 영향력이 강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사황성의 본가 혈룡방이 자리한 절강성 바로 위에 있기 때문에 사파의 영향력이 강한 정파와 사파의 영향력이 서로 이러저리 뒤섞인 곳이 바로 여기다.


이러한 사정 탓에 강소성에는 이렇다할 대문파가 없으며 무림에 이름을 날리는 고수도 많지 않아 중원무림의 큰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와서 강소성은 유례없는 중원무림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현재 무림을 뒤흔들고 있는 의문의 혈사. 벌써 수십여개의 중소문파가 멸문당하고 수십명의 고수들이 목숨을 잃은 혈사의 시발점으로 강소성이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소성에서만 멸문당한 문파가 십여개에 달하며 목숨을 잃은 고수만 십수명에 달한다. 게다가 최초 시발점으로 추정되어 조사하기 위해 왔었던 무림맹 조사단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중원 전역에서 강소성에 대한 이야기가 끊일 줄을 몰랐고 무림삼대세력에서도 강소성을 주시하고 있는 추세였다.


그 강소성으로 지금 세명의 인물들이 발을 내딛고 있었다.



"으, 더워라. 이젠 진짜 한여름이구만. 차라리 산속에 있을 걸 그랬어."


실제로는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 흑포 색목인이 뭐가 그리 불만인지 손으로 햇볕을 거리며 투덜거렸다.


그 행태에 옆에 서있던 소년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저, 그 옷 색만 바꿔도 좀 낳지 않을까요? 검은색 옷은 너, 너무 더워 보입니다."


"뭐? 옷을 바꿔 입으라고? 애송아 난 지금껏 흑의만 입어온 사람이야."


시답지도 않은 이유를 가지고 화를 내는 것을 보니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 색목인의 귓가에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죽립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초에 한서불침(寒暑不侵)이라 더위도 타지 않을 것인데 주책이군."


"뭐라고! 너 말 다했냐?"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나?"


색목인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었기 때문이다.


절정의 경지만 되도 어지간한 추위와 더위에는 끗떡도 하지 않는다. 얼음이 가득한 빙굴에나 들어가야 쌀쌀함을 느낄 정도. 게다가 색목인 자신은 그런 절정의 경지를 훨씬 초월한 고수다.


한서불침? 이룬 것이 수십년 전이다. 그가 덥다고 투덜 된 것은 진짜로 더워서가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답답한 때문이었다. 죽립 사내는 그것을 지적한 것이고 색목인은 그 지적에 짜증이 치솟고 있었다.


색목인이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자. 이번엔 죽립인이 다시 물러왔다.


"왜 노려보는 거지?"


"한대만 치고 싶어서 그런다."


"..."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색목인이 한 그 말. 옆에 서있던 소년이 듣기에도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 적어도 반은 진심이었다.


소년은 그 순간 일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


"내가 왜 그래야 되지? "


자세한 사정을 들은 직후 창천이 물어온다. 왜 그래야 하는가? 그 질문엔 마땅한 답이 없었다. 흉수와 실종된 고수를 찾아낸다는 이유가 있어도 창천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며, 무림맹주의 요청이라고는 하지만 창천이 무림맹 소속도 아니고, 이번 혈사와도 아무 관계가 없었다. 당연히 그가 요청에 응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창천이 말을 이었다.


"보이다시피 저 밖에 설치한 진법. 내 위치를 알리고 싶지 않아서 만든 거다. 그리고 난 이 안에서 오년동안 잘 지내고 있지. 솔직히 지난번에 이 근처를 지나갔던 도천만 아니었다면 너도 이곳을 찾아오진 못했을 거야. 딱히 무림맹주의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난 상관 없다는 말이지."


뭐라 반박할 수 없는 말을 확실하게 내뱉은 창천이다. 그러나 그런 창천의 질문을 대하는 검천은 담담하기만 했다. 아니, 오히려 창천에게 질문을 건냈다.


"왜 그러면 안되지?"


"응?"


순간 창천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아니, 얼굴의 반을 백색의 가면으로 가리고 있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그가 보인 반응이 그런 표정을 지엇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반응을 보이는 창천을 향해 검천이 다시 그 입을 열었다.


"네 말은 분명 옳다. 하지만 그렇다고 맹주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응해도 그만, 응하지 않아도 그만이 아닌가."


"궤변인데?"


"그런가."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내 위치를 들어내고 싶지 않아서 진을 설치하고 여기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여기서 내가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누구로부터?"


"...!"


그 말과 함게 창천의 눈이 동그래지며 검천을 바라본다.


"누구로부터 위치를 숨기는 것인가? 네가 위치를 숨기려면 삼대세력 정도는 되어야 하지만 절대 삼대세력은 아니다. 맹주는 물론이고 그 혈천과 마천이 천외천과 척을 질만한 짓을 할리가 없지. 그렇다면 도대체 네가 피하는 대상은 누구지?"


"..."


잠시 동안의 정적이 장내에 감돌았다.


"그걸 밝혀야 하나?"


"천외천이 피해야할 대상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지. 어쩌면 이번 사건의 배후일 수도 있지 않겠나."


"..."


"혹, 네가 범인일 수도 있겠지."


"그 말... 여차하면 내가 흉수로 몰릴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


"상황이 이대로라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 적어도 천외천의 고수들 전부가 용의자가 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의심되는 이를 꼽으라면 당연 네가 먼저 뽑히겠지."


창천은 잠시동안 아무말 없이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런 그를 검천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고, 성은 검천의 뒤에서 두 사람을 지켜만 볼 뿐이었다.


분위기는 점점 싸늘해져가면서 성은 검천이 어느세 발검하기 최적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창천의 흑룡에 투명한 아지랑이가 어려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결국 창천이 그 입을 열었다.


"휴우, 이러다 내가 흉수가 될 판이네. 전에 해결사 일이라도 했었냐? 왜이리 날카로워?"


"예전에 잠시동안..."


"허, 천하의 검천이 해결사 노릇을? 놀랄일이구만."


"그래서 대답은?"


"알았다. 그 요청에 응하지. 단, 조건이 있다."


스팟! 쩌엉!


한순간 섬광이 일어나며 검천의 검과 창천의 창이 서로의 중간에서 맞부딪혔다.


"일단 한번 붙자."


===


그 이 후 일을 떠올린 순간 성의 몸이 움찔했다.


검천과 창천의 격돌. 그것은 팽가에서 벌어졌던 검천과 도천과의 비무와는 또 달랐다.


도천과의 비무가 힘과 기공위주의 대결이었다면 창천과의 격돌은 초근접전의 격돌이었으며, 기세와 기세의 싸움이었다. 멀리 떨어져도 채 3장을 떨어지지 않으며 창영과 검영이 난무하는 격돌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것이었다.


성이 보기에도 창천의 창술은 검천의 검술과는 또 다른 완벽의 경지였다. 찌를 때는 세상이 꿰뚤리는 듯하고, 벨 때는 공간을 가르는 듯하며 휘두를 때는 대지가 부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가장 기본되는 것으로 창의 모든 것을 깨우친 경지. 그것이 창천의 창술이었다.


특히나 검천이나 창천이나 강기를 사용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신에서 발산되는 기세가 절로 병기에 깃드는데 그것만으로도 마치 강기를 사용하는 듯한 위력을 발휘했다.


병기에 기세를 휘감는 것만으로 상당한 경력을 만들어내고, 검기와 같이 발산하여 호신강기를 타격했다. 게다가 일보일보에 대기가 공명하고, 뒤틀리니 오히려 강기를 사용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보일 듯 했다.


기세 또한 하나의 무공과 같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만으로도 물리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렇게 300초를 겨루고 검천과 창천이 서로의 병기를 거두었을 때, 주변은 두 사람이 격돌하며 퍼져나간 기파로 황폐화되었고 창천이 공들여만든 진의 일면이 부숴져 있었다. 당연히 성은 죽지 않기 위해 최대한 멀리 떨어져 모든 내공으로 몸을 보호하고 벌벌 떨고 있었다.


그 기억이 떠오르자마자 성이 벌떡 일어나며 검천과 창천 사이를 가로막았다. 아무리 무서워도 죽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대, 대협 더우시죠? 객작으로 가시죠. 아마 시원한 음식을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어서 가시죠!"


그렇게 말하다면 성은 재빨리 창천의 손을 붙잡고 객잔이 보이는 곳으로 뛰어갔다. 가장 좋아보이는 객잔. 다른 곳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일단 이 사람의 기분부터 풀어야 자신이 산다.


그렇게 검천 일행은 강소성 소주의 유명객잔 중 하나 '홍익객잔(紅翼客棧)'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연지 않게 그 안에는 그들을 기다리는 이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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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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