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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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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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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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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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개시(追跡開始) 2

DUMMY

"우물우물, 여기 음식 솜씨가 제법이야."


창천이 입안 한가득 음식을 집어넣고 열심히 씹으며 말했다.


"여기 더 있습니다. 사양 말고 드세요."


창천에 옆에 앉은 성은 쉬지않고 젓가락을 놀리는 창천에게 음식을 몰아주며, 식사를 권장하고 있었다.


성의 말마따라 객잔에는 여름에 맞추어 찬 음식들을 준비해 놓았고,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성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그것들을 주문. 창천의 입 속으로 연신 집어넣고 있었다. 덕분에 창천의 기분은 좋아지고 검천과 부딪히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캬아, 역시 속세 음식이 좋아. 아무리 요리솜씨가 좋아도 산에서 해먹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단말이야."


"그렇죠. 그렇죠. 드세요. 더 드세요."


맛있는 음식을 통해 창천의 기분이 좋아졌음 확인한 성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몰려오는 피로감에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아니, 도망쳤다.


창천도 검천도 성이 도망치는 것을 뻔히 알았지만 말리지 않았다.


"저, 애송이 제법 괜찮은데..."


계속해서 젓가락을 놀리며 창천이 입을 열었다.


"무공 수련은 거의 내팽개친 것 같지만, 내공은 착실히 쌓은 것 같고 기본기는 그런대로 충실하게 해놓은 것 같네."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집은 평가에 검천도 차를 음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한 때 신검문의 제자였던 아이다. 수학한 시기는 겨우 오년에 불과하지만 신검문의 특성상 기본기는 확실하게 단련시켜 놓은 듯 하더군."


"그거라도 안 했으면, 저 정도 재목을 유지하고 있겠어. 세상 참 불공평해. 왜 난 저런 놈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몰라."


도천에 이어서 창천. 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한명의 천외천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꺼억, 잘 먹었다."


창천은 놀리던 젓가락을 멈추고 천으로 입가를 닦았다. 그리고 옆에서 식사 중인 화의 중년인을 보며 말했다.


"이봐, 얘기 할 거 있으면 저 애송이가 자리를 비운 지금 얘기 하는 게 좋아."


처음보는 사람이 자신에게 하대를 하자 중년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영력했다.


일이 바빠서 사람이 다 빠져나간 객잔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봉변을 당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아, 아니 젊은이가 예의가 없군. 처음본 사람에게 갑자기 뭐라 하는겐가?"


"나는 너를 모르지만 너는 적어도 여기 이 녀석을 알잖아. 안그래?"


"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겐가? 이 보게 자네가 자네 친구에게 뭐라고 좀 하게."


그러나 검천은 화의 중년인을 보며 창천이 했던 말과 같은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별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으니 빨리 말하면 좋겠군."


검천의 말이 끝나는 그 순간, 갑자기 화의 중년인의 얼굴색이 변하면서 검천에게 포권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 죄송합니다. 검천 대협. 제가 주제를 모르고 대협을 시험했습니다."


갑자기 확 달라진 중년인의 행동에 어리둥절할만도 했으나 검천이나 창천이나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무림맹 천이당(千耳黨)에 육이걸이라고 합니다."


중년인은 조심스럽게 품속에서 무림맹 당주신분을 증명하는 패를 꺼내 검천에게 보여주었다.


천이당은 무림맹의 정보조직 중 하나로 대외정보의 수집을 도맡아서 한다. 천이당의 당주는 무림맹 장로급과 동일한 위치에 있으며, 육이걸은 바로 그 천이당의 당주

였다.


"천이당주가 나에게 무슨 볼일이지?"


말은 그렇게 했으나 두 사람은 이미 천이당주가 그들을 찾아온 목적을 짐작하고 있었다.


창천을 찾은 후 개방분타를 통해 무림맹주에게 은밀하게 전달한 서신. 맹주는 그 서신을 본 후 천이당주를 통해 답신을 보낸 것이리라.


"여기 맹주께서 보내신 서신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천이당주는 품속에서 곱게 접힌 무림맹주 제갈효의 서신을 꺼내어 검천에게 내밀었다.


"소주혁가보라..."


검천은 서신 가장 윗쪽에 적힌 이름을 나지막한 소리로 읽었다.


"소주에 제법 이름있던 무가입니다. 이번 혈사에서 가장 먼저 멸문했고, 너무나 갑자기 멸문한 터에 삼일이 지나서야 멸문한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삼일이나?"


창천의 질문에 육이걸이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말이 안되긴 하지만 혁가보가 외곽에 위치한 점도 있고, 그 삼일도 강호행에 나섰다 돌아온 소보주 일행이 아니었다면 더 길어졌을 것입니다."


"허, 그 삼일동안 문파 한 두 곳은 더 멸문했겠구만."


"그, 그렇습니다. 혁가보가 멸문하고 문파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강소성에 이름 있는 고수인 만씨형제의 만가장이 멸문했습니다. 혁가보가 멸문한 뒤 이틀 정도로 추정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틀 뒤에는 회음현에 소림사의 속가제자가 세운 금룡표국이 멸문했습니다. 다만, 표국인 만큼 바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흉수를 추적할만한 단서는 전혀 없었고?"


"예."


"설마 저 서신에 적힌 게 전부 그렇게 멸문한 문파들과 죽은 고수들의 명단인가?"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창천은 어이가 없어 입을 쩍 벌리고 아직도 서신을 읽고 있는 검천을 쳐다봤다.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냐?"


"문파가 열 곳, 고수도 스물정도 되는군."


"강소성의 무인들의 씨가 말랐구만."


창천이 과장되게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강소성의 현 상황도 딱히 다를 것은 없었다. 적어도 강소성 무림을 좌지우지하던 세력판도의 사분의 일 가량 사라졌다고 봐도 무관했다. 이렇다한 대문파가 없는 상황이니 강소성 무림은 아마도 한동안 상당한 혼란 속에 빠질 터였다.


"거기에 무림맹조사단에 대한 것도 적혀 있냐?"


"어느 정도는."


"그럼 그곳부터 가보자고. 전부다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해. 어디야?"


"금산(金山)이군."


서신 한장을 넘기며 검천이 답했다. 두 사람은 그런식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조사에 대한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이었다.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천이당주 육이걸이 검천에게 평대를 하는 창천에 모습에 의구심을 참지 못하고 그 입을 열었다.


"저기, 검천대협."


"뭐지?"


"여기 이 색목인 청년은 도대체 누구 입니까?"


"나 말인가?"


"맞소. 도대체 누구인데, 검천 대협께 평대를 하는 것입니까?"


"나 창천."


"아, 창천 대협이시군...?!"


스스로의 정체를 밝힌 창천. 그 말에 육이걸의 두 눈이 휘둥그래지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창천을 바라봤다.


"저, 정녕 당신이 창천이십니까?"


"왜? 내가 색목인인게 불만이야?"


변명도 못하게 바로 치고 들어가는 창천이다.


"아, 아니..."


육이걸은 어떻게든 변명하려고 했으나 이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뭐라 말하려고 해도 이미 당사자 앞에서 다 저질렀기에 뭐라 할 거리가 없었다.


다행이도 육이걸은 이럴 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창천 대협. 제가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육이걸은 바로 고개를 깊이 숙이며 용서를 구했다. 수십년 거지생활로 이럴 때는 바로 사과를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낳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취한 행동이

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육이걸이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쳇, 됐다. 됐어."


창천은 손을 내젓고는 이내 육이걸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천이당주."


"예. 검천대협."


"우리는 금산으로 향할 것이네. 안내자를 붙여줄 수 있겠는가?"


"그러실 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안내할 수하들을 준비시켜 놓았습니다."


"그럼 먼저 소주혁가보를 확인해 본 뒤, 모레 출발하도록 하겠네. 그 동안 창천이 부탁하는 것들을 준비해주게."


"알겠습니다. 소주에서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부탁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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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지도추적(地圖追跡) 1 +3 14.03.09 2,864 71 8쪽
24 추적개시(追跡開始) 3 +3 14.03.07 2,898 75 9쪽
»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20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29 7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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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7 8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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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7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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