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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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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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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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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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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글자
8쪽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DUMMY

혁월극의 몸이 차가운 땅에 눕펴지고, 용음성과 붉은 섬광이 사라진 적창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주인의 어깨 위로 돌아왔다.


"천하의 적룡마군이 신마군림진(神魔君臨陣) 안에서 적을 상대로 오십초씩이나 소비하고는 용음(龍音)까지 발하다니. 그세 실력이 줄어든 것인가?"


어둠 속에서부터 흘러나온 음침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적룡의 귓가에 들어왔다.


"묵사마군(墨蛇魔君). 네 일이나 끝마치고 그런 말을 짓꺼리는 것인가?"


"당연하지."


그 음성과 함께 어둠 속에서 흑의의 사내가 나타났다. 적룡과 마찬가지로 얼굴을 반을 검은 뱀의 가면으로 가린 그의 어깨에는 잠행의를 입은 한 사내가 들려있었다.


"확인해 보시지."


흑의의 사내, 묵사마군이 어깨에 들린 사내를 적룡의 앞으로 던졌다.


털썩.


정신을 잃었는지 잠행의의 사내는 땅에 떨어졌음에도 아무 미동도 없었다.


적룡은 그를 잠시 동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무영사신(無影死神)이 맞군."


그리고는 시선을 거두어 묵사마군을 향했다.


"금제는?"


"이미 걸어 두었다. 그래도 백대고수인지라 독에 대해 제법 내성이 있어 제 사식으로 금제를 걸어두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럼 됐군. 이 자에게도 금제를 걸어라."


그러더니 허공섭물을 펼쳐 혁월극의 몸을 들어올려 묵사마군에게 보냈다.


혁월극의 몸을 받아든 묵사마군은 그의 몸을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제법 생명줄이 끈질기군. 용음적룡창(龍音赤龍槍)의 용음적광(龍音赤光)을 맞고도 살아있다니."


"당연하다. 적룡에 비할바는 아니나, 훌륭한 무기가 있었고 독보적인 경지의 무공이 있었다. 그의 몸 상태가 정상이었다면 십팔방을 점하는 그 창영을 뚫고 그를 제압하는데 용음적광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적을 칭찬하는 적룡, 아니 적룡마군의 반응에 가면의 틈으로 비치는 묵사마군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호오, 천하의 적룡마군(赤龍魔君)이 적을 칭찬하다니. 하긴, 그렇지 않다면 설사 그것이 가명일지라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겠지."


"쓸데 없는 소리 짓꺼릴 시간이 있으면 금제나 빨리 걸어라. 이 신마군림진도 해진하고."


"흐흐흐, 알겠다."


음침한 목소리와 함께 나타났던 묵사마군은 다시 음침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혁월극의 몸을 들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일각 뒤.


스으으윽.


숲을 감싸고 있던 어둠이 점차 사라지더니 아직도 어두운 감이 있긴 하나 충분히 앞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풀렸군."


산을 감싸고 있던 진식이 해진된 것을 느낀 적룡마군이 주위를 둘러봤다. 진이 해진되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방금 전까지 치열한 격전을 벌이며 군데, 군데 새겨졌던 흔적들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치워라."


그 한마디에 다섯개의 인영이 허깨비가 나타나 듯이 등장했다.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방금전 일어났던 싸움의 흔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적룡마군은 그런 인영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하늘에 뜬 별들을 바라봤다. 어차피 은폐술은 자신과 거리가 먼 기술인 바, 자신은 마지막으로 확인만 하면 된다.


"마쳤습니다. 마군."


이각 쯤 지났을까 다섯인영들 중 대장인 듯 보이는 자가 부복하며 그를 불렀다. 그 부름에 시선을 다시 장내로 돌린 적룡마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창기의 땅이 패인 흔적, 부러진 십팔마창의 창의 파편, 심지어 몰아치는 기파에 상해버린 초목조차 원래부터 그리 생겼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누가보더라도 방금 전까지 이곳에서 생사를 가르는 사투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없을 듯 했다.


"됐군."


장내가 완벽히 정리된 것을 확인한 적룡마군이 드디어 몸을 돌려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걸었을 때, 산 속 깊숙히 들어간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에는 일련의 무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적룡마군은 발걸음을 멈추며 고개를 슬쩍 돌리며 말했다.


"상황은 어떠한가?"


그 물음에 한켠에 서있던 흑의인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답했다.


"총 인원 200명의 사황성 조사단은 전멸했으며, 본궁의 무사들은 중상 5명에 경상 10명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뒷처리는?"


"끝냈습니다. 설사 누군가 흔적을 찾아낸다 할지라도 추적은 불가능합니다."


"그럼됐다. 수송대는 어디쯤에 있나?"


"한시진 뒤 산 건너편 강터에서 접선하기로 되어있습니다."


그 말에 가면 속으로 비친 적룡마군의 눈가가 찌푸려졌다.


"빠듯하군. 금제는 아직 멀었나?"


그 때, 한 켠에서 묵사신마가 걸어나왔다.


"흘흘흘, 이제막 끝났다."


기괴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걸어나오는 묵사마군의 등 뒤에는 두 명의 흑의인들이 각기 무영사신과 십팔마창을 어깨에 매고 있었다.


"그럼 되었군. 자 출발한...?!"


푸드득!


출발을 외치던 적룡마군이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그 순간, 어깨 위로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적룡마군의 어깨 위로 내려앉은 그것은 다름 아닌 한마리의 매, 서신을 전하기 위해 훈련된 전서응이였다.


"흑수실?"


"...!"


어깨 위로 내려앉은 한 마리의 매를 바라보는 적룡마군과 묵사마군의 눈 동자가 놀라움에 커졌다. 그러나 그 놀라움의 감정은 매가 아니라 그 매에 달린 수실의 색을 향하고 있었다.


검은색 수실, 특급이다.


적룡마군은 재빨리 매의 다리에 매인 서신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분명 그리 긴 글이 아닐 터인데 적룡마군의 가면 속으로 드러난 두 눈은 순간 세번은 바뀌며 이를 갈았다.


"무슨 내용인가?"


서신을 읽는 적룡마군의 반응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묵사마군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러자 적룡마군은 손에 들고 있던 서신을 순간 그대로 찢어버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런 젠장!"


그러면서 묵사마군을 바라보며 노기가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궁으로 이동 중이던 수송대에서 한 명이 탈주했다."


"...!"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듣고 있던 묵사마군의 표정이 굳으며 주위로 살기가 치솟았다.


"누구지?"


"한명 밖에 더있는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적룡마군, 그러나 그 의미는 제대로 전달되었다.


"두분의 신마께서 나서서 제압시킨 것을 놓쳤다니, 그것이 말이된다고 생각하는가!"


"재금제를 걸 때 순간적으로 금제가 반쯤 풀리는 점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렇구나, 그 방법이 있었어."


적룡마군의 설명에 묵사마군이 납득했는지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 안에서도 적룡마군과 같이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가?"


"현재, 수송대는 예정대로 궁으로 이동하는 중이며, 대신 계획을 앞 당기다. 따라서 우리는 저 두명을 수송대에게 인수하는 즉시, 다음 목표 천마신교의 조사대를 처리한다."


"빠듯하군. 빠듯해."


"빠듯할 수록 움직임이 신속해야 한다. 휴식은 목표물을 처치한 다음에 취한다."


"알겠다."


말을 길었으나 움직임은 신속했다. 겨우 반각. 100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흔적도 남기지 않으며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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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4 8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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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8 101 10쪽
»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4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8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6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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