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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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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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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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검진인(神劍眞人) 2

DUMMY

꽈아아아앙!


"흐아악!"


"으아악!"


천지개벽의 굉음이 터져 나왔다.


대지를 진동시키고 하늘을 찢어발기는 듯한 기파다.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한 기세가 주변을 휩쓸고 사라지니, 범위 안에 있던 이들이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피를 토하고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몸을 뉘인다.


경천동지(驚天動地).


바로 이 일도를 두고 만들어진 말인 것만 같다.


"아...!"


"시, 신검진인께서..."


무당제자들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무신의 면모를 보여주었던 신검진인이라지만 방금 그 일격을 막고도 살아남으리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기는 저하되고, 두려움이 정신을 지배해왔다. 자연적으로 안 그래도 밀리던 전세가 더욱 심해졌다.


여기에 저 악귀가 개입한다면...


전멸!


모두의 머리속에 그 한 단어가 떠올랐다.


그런데 정작 그 당사자는 철기마에 단채 자신이 일으킨 흙먼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흠..."


무언가 골돌히 생각하는 듯 하던 괴인이 갑자기 환두대도를 세차게 휘둘렀다.


검은 궤적을 허공에 그리고 한줄기의 섬광이 흙먼지 속으로 날아갔다. 강기를 날려 멀리에 적을 격살하는 도탄강기(刀彈罡氣)다.


헌데, 괴인의 환두대도가 도탄강기를 발산함과 거의 동시의 순간, 흙먼지 속에서 푸른빛의 탄강이 튀어나와 괴인의 도탄강기를 맞이한다.


꽈앙!


"허허, 아직 노도는 죽지 않았소이다."


폭음성과 빛무리가 모두의 시야를 가리고, 그 사이에서 신검진인 청허자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나타났다.


품 속에서 부적 몇 장을 또 꺼내어 하늘에 던지며 청허자가 외쳤다.


"방(防)!"


진인에 의해 부적들이 빛을 발광하고, 날아가 대연무장 곳곳에 붙었다. 부적으로부터 시작된 빛줄기가 하나의 원구가 되어 연무장을 감싸았다.


"이, 이건?!"


"공력이 되돌아왔다!"


원구가 완성되자 무당제자들의 입에서 탄성과 환호가 나온다.


"무당의 제자들이여, 물러서지 마라! 무당을 침범한 대가를 가르쳐 주어라!"


"와아아아!"


이어서 터지는 청허자의 창룡후에 무당제자들의 사기가 급증하고, 다시금 습격자들을 거세게 몰아부치기 시작했다. 수세에 처하던 여섯 명의 절대고수들도 다시금 동수의 대결을 펼쳐냈다. 기울던 승부의 축이 다시금 팽팽하게 돌아왔다.


"술법으로 신마군림진의 힘을 반감시키다니. 한 사람을 대한 평가를 이렇게 많이 수정한 적은 처음이다. 인정하지. 그대는 강하다."


처음으로 괴인의 입에서 진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아래로 여기던 청허자를 드디어 동급으로 인정했다.


고오오오오!


환두대도를 감싸던 검은 안개가 일어나 괴인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천마신마. 그것이 나의 이름이다."


"무당의 청허라 하오."


손속을 몇 번이나 겨루고서야 겨우 나누는 통성명.


청허자는 예를 다해 포권을 취했고, 천마신마라 스스로를 밝힌 괴인은 환두대도를 왼편 가슴에 가져다 대는 것으로 예를 표했다.


짧은 인사가 끝나고 청허자의 법검강이 그 유려한 움직임을 다시금 뽐냈다.


천마신마의 환두대도의 암운(暗雲)이 그의 전신을 휘감고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마치 태극의 검이 빛을 발하고 암운의 도가 그 빛을 삼키려 하는 듯하다.


===


꾸르릉!


"이거, 소리를 듣자하니 늦은 거 아니야?"


"아직 늦지 않았다. 무당에는 신검진인께서 계시다."


"그 인간 믿어도 되는 거야? 천하제일인의 자리를 차지했었다고는 해도 그 당시에는 우리급의 고수가 한 명도 없었을 때라고."


"믿어라. 우리급이 아니면 대적할 자가 없는 분이다."


"그 늙은이가 그 정도야?"


흑포 색목인이 청허자에 대한 평에 가면 속의 두 눈을 빛낸다. 그것은 마치 한 번 겨루어 보고 싶다는 호승심인 듯 하다.


그에 죽립의 청년이 입을 열었다.


"지금은 이 일에 집중하지."


"알고 있다고."


"그럼 먼저 가보겠다. 성아!"


"네!"


땅을 박차며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가듯이 사라지는 죽립의 청년. 그 뒤를 열일곱 쯤 되어보이는 소년이 따랐다.


"그럼..."


두 사람이 사라지고 난 뒤, 흑포 색목인의 두 눈이 진중하게 변했다. 그리고 그 또한 날아가는 듯한 신법을 펼치며 숲 속으로 사라졌다.


강소성에서 혈사의 비밀을 파해친 검천과 창천이 드디어 무당파에 도착했다.


===


"허억, 허억."


"벌써 지쳤나."


"허허, 나이가 나이다 보니 더 이상 힘에 부치는구려."


송문고검에 의지하여 힘겹게 서있는 청허자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여주었다.


신검진인 청허자 그리고 천마신마의 격돌은 그야말로 신인들의 격전이었다.


청허자의 손에선 무당검공의 정수가 쏟아져 나오고, 태극선현의 경지까지 연마한 술법들이 발현되었다.


삼봉진인 이후 이와같은 이가 없다라는 청허자의 대한 평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상대가 좋지 못했다.


암운 속에 모습을 감춘 천마신마의 도격은 청허자의 술법들을 찢어발겼으며, 인마일체(人馬一體)의 질주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무당검공을 정면에서 부숴버릴 수 있을 정도로 패도적이었다.


최후의 일격으로 청허자의 법검강이 그 광휘를 폭발시키며, 유려하고도 유려한 검로를 따라 천마신마의 암운을 뚫고 그 목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힘이 모자랐다. 몸을 한치 앞두고 천마신마의 환두대도에 가로막혀 투구만을 부수고 법검강은 사그라 들었다.


천마신마도 청허자도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 한 치가 바로 천마신마가 내딪고 있는 그 곳과 청허자가 서있는 땅의 차이임을 둘은 이미 알고 있었다.


청허자는 천마신마를 지긋이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그대를 보니 노도의 사부께서 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 구려."


"...?"


"그것은 동방에 그 뿌리를 두었던 한 문파에 대한 이야기였소. 거친 산악도 질풍처럼 달리는 기마술에 삼백장 밖의 목표를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궁술 그리고 실전적이면서도 정도의 색채가 짙은 도법을 갖추어 능히 구파일방에 견줄만 하며, 전쟁을 한다면 구대문파 중 둘은 합쳐야 이길 수 있다 하였소, 그러나 세를 넓히던 과정 중에 일어난 실수로 멸문의 길을 걷고 말았다 하더이다."


"..."


"그 문파의 이름은 천마총(天馬塚)이라 하였소."


"역시 그대는 인정할만한 적이다."


깨진 투구 밖으로 들어난 사내다운 얼굴이 씨익하고 미소를 짓는다.


"이제 가라,"


하늘 높이 치켜세운 천마신마의 환두대도가 청허자의 머리를 향해 떨어진다.


그 때다.


촤아아악!


바로 옆에서 비단폭을 찢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환두대도를 급히 회수해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휘둘렀다.


쩌어어엉!


"...?!"


생각지도 못한 충격이 환두대도를 타고 전해진다.


그 자리에서 버텨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몇 발자국, 철기마가 움직였다.


여력을 흩어버린 후, 천마신마가 충격의 원인을 찾았다.


"이기어검(以氣御劍)...!"


허공을 유려히 날아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사내의 손으로 돌아가는 검. 이기어검의 기예다.


"...!"


사내를 보는 순간 천마신마의 두 눈동자가 휘둥그렇게 변했다. 경악감을 금치 못해 일어난 반응이다.


손속을 나누어 볼 필요도 없다.


강자다. 그것도 상상을 불허하는 강자!


청허자와 같이 문 앞에서 한걸음을 내딛지 못한 자가 아니다. 이미 신마경에 준하는 경지를 이룩한 신인이다.


"예상치 못했다. 그대와 같은 고수가 있을 줄이야. 한을 남길 뻔했다."


천마신마가 사내를 알아본 것처럼 사내, 검천도 천마신마의 경지를 알아본다.


자신과 같은 반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신인이다.


또한 사내의 시선이 청허자를 향했다.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그다. 쓰러져 있는 청허자만 봐도 몇 초식을 나누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오백초. 그것도 공방을 주고받으며 오백초다. 세간의 평가를 초월한 무위다. 내색은 하지 않으나 크나큰 놀라움을 느꼈다.


죽립을 벗고 검천이 청허자를 향해 포권을 취한다.


[물러서십시오. 사숙. 이제부턴 제가 맞겠습니다.]


'사숙...?'


들려오는 전음성에 청허자가 의아함을 표했다.


그도 귀가 있으니 포권을 취하는 이가 누구인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저 천마신마와 비견되는 검도의 고수이자 비단으로 눈을 가린 고수라면 천외천의 검천밖에 없을 터.


검천의 사문은 알려진 것이 없다. 확실한 것은 무림에 알려진 명문대파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 그런데 그런 검천이 자신을 향해 사숙이라 표현했다.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내 귓가에 들어온 검천의 전음에 크게 놀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노도는 물러가 보겠네."


힘겹게 청허자가 물러나고 검천과 천마신마만의 전장이 마련되었다.


청허자와 천마신마 간의 대결 탓에 주변 수십장 안에 무당제자건 습격자들이건 할 것없이 누구도 발을 딛고 서있지 않았다.


"검천이다. 천외천의 검좌(劍座)를 맞고 있다."


"천마신마다. 십이신마(十二神魔)의 오좌(午座)를 맞고 있다."


짧은 예를 나누고 검과 도를 뽑는다.


"신검진인을 쓰러뜨린 그 실력을 좀 보지."


"검천의 검이 정녕 하늘을 논할 수 있는지 확인해 주겠다."


작가의말

곧 군대에 갑니다. 그 때까지 무당파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연재 중단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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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청허진인(靑墟眞人) 2 +1 16.02.03 1,764 51 11쪽
38 청허진인(靑墟眞人) 1 16.02.02 1,572 41 6쪽
37 십이신마(十二神魔) 1 +3 16.02.01 1,939 43 13쪽
36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2 +3 14.04.18 2,402 70 9쪽
35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1 +2 14.04.14 2,512 82 8쪽
» 신검진인(神劍眞人) 2 +3 14.04.11 2,820 66 10쪽
33 신검진인(神劍眞人) 1 +2 14.04.07 2,749 64 10쪽
32 무당혈야(武當血夜) 4 +3 14.04.04 2,936 63 8쪽
31 무당혈야(武當血夜) 3 +2 14.03.31 2,664 73 9쪽
30 무당혈야(武當血夜) 2 +3 14.03.28 2,686 69 8쪽
29 무당혈야(武當血夜) 1 +3 14.03.24 3,076 69 10쪽
28 무림맹주(武林盟主) 2 +4 14.03.21 2,693 73 13쪽
27 무림맹주(武林盟主) 1 +2 14.03.17 2,690 69 7쪽
26 지도추적(地圖追跡) 2 +3 14.03.14 2,811 73 7쪽
25 지도추적(地圖追跡) 1 +3 14.03.09 2,865 71 8쪽
24 추적개시(追跡開始) 3 +3 14.03.07 2,898 75 9쪽
23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20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29 75 9쪽
21 무량진식(無量陣式) 3 +2 14.02.24 3,076 85 11쪽
20 무량진식(無量陣式) 2 +2 14.02.21 3,314 93 8쪽
19 무량진식(無量陣式) 1 +2 14.02.17 3,589 88 11쪽
18 시례지훈(詩禮之訓) 3 +3 14.02.14 3,375 99 9쪽
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3 89 9쪽
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7 84 6쪽
15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4 +4 14.02.04 3,416 101 3쪽
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7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10 검도일도(劍刀一賭) 3 +2 14.01.30 3,846 1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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