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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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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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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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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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신마(十二神魔) 1

DUMMY

-십이신마(十二神魔)-


무당혈야(武當血夜).


이러한 이름을 가지고 퍼진 한 사건이 무림을 흔들었다.


무림을 떠들썩 하게 만들고 있는 혈사에 종결이자, 소림사와 쌍벽으로서 무림의 태산북두를 맞고 있는 무당파가 알 수 없는 세력에 의한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천하 무림인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일부에선 사황성과 마교의 준동이라는 이야기가 돌며 사파무림과 마교에 보복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나왔다.


그러나 무당혈야의 진상이 알려질수록 그들이 가진 관심은 경악이 되고 불신이 되었다.


그날 현장에 있었던 속가제자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그들이 생각했던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사실 무당파가 공격 받은 사실은 큰 사건이긴 해도 파격적인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전부터 사파나 마교 등의 준동이 있을 때마다 주요 공격의 된 대상이 바로 구파일방과 팔대세가다.


곤륜파만 하여도 마교의 준동이 있을 때마다 가장 첫순위의 공격 대상이 되어 그 전각이 불타 없어진 숫자만 세 번이나 되며, 그 외에 구대문파와 팔대세가들도 본거지를 공격 당한 경우가 한 번씩은 존재한다.


오직 개봉을 총타로 두지만 별다른 건물 하나 두지 않는 개방만이 그러한 공격을 겪지 않았다.


무당파나 소림사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어, 본산을 공격 당한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었고, 따라서 그에 대한 방어체계도 마련되어 있다.


때문에 무당혈야에 대한 소문이 퍼질 때에도 무림인들은 누군가가 공격하였고, 무당파가 멋지게 막아내었다, 라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넘겼다.


그렇기에 그 진상의 여파는 생각 이상으로 거대했다.


전원 절정고수로 이루어진 가면의 습격자들.


무림백대고수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진 가면의 여섯 고수들.


그리고 신검진인 청허자를 오백초만에 패퇴시키고 검천과 대등한 결전을 벌인 천마신마라 불리는 존재.


그리고 그 절대자의 입에서 나온 신마궁이란 이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이야기이자 믿을 수도 없는 이야기였다.


특히나, 천외천급의 새로운 고수에 존재는 불신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채 며칠도 지나기 전에 사파와 마도에서 전해지는 소문은 그 존재를 사실로 판결지었다.


소문은 혈사의 범인을 추적하던 중 무당산에 도달한 사황성과 마교의 고수 수백 명이 무당산에서 퇴각 중이던 습격자들을 만나 반파 당하고 그들을 이끌던 네 명의 백대고수가 철기마를 탄 의문의 고수에게 패퇴하여 한 명이 죽고 나머지 세 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죽은 백대고수의 인명은 듣는 이들의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멸성대공(滅星大公). 검성에 대한 복수를 천명하며 이름에 멸성이란 단어를 붙인 백대고수 최상위권에 사황성 봉공이었던 그가 단 삼합(三合)을 견디지 못한채 몸이 양단되어 죽었다.


헌데, 그 철기마를 탄 고수의 모습이 무당파의 제자들이 말하는 절대자의 그것과 똑같았다.


며칠 뒤, 무림맹에서 맹주의 이름으로 공식적인 발표가 났다.


그것은 무당혈야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밝히고, 수십개의 문파를 멸문시키고 수십명의 고수를 사살 그리고 무당혈야를 일으킨, 신마궁에 대한 규탄이었다.


그 뒤, 며칠 간격으로 사황성과 마교가 무림맹과 비슷한 성명을 발표하니, 전 무림에 신마궁이란 이름이 각인 된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


신마궁 중천각(中天閣).


신마궁 십이지궁의 궁주 각기 십이지신의 가면으로 인중 위를 가린 십이신마가 한 자리에 모였다.


"뇌서신마(腦鼠神魔). 호언장담을 하더니, 뭐하나 남은게 없군. 시간은 시간대로 소비하고, 고수는 고수대로 잃고, 궁의 정체는 정체대로 까발려지고. 할 말 있나?"


중천상(中天牀)을 검지로 툭툭 치며 축궁주(丑宮主) 철우신마(鐵牛神魔)의 질문에 살기가 넘친다.


그는 이번 무당혈야 때 수하 오마군(五魔君) 중 한 명인 금우마군(金牛魔君)을 잃었다.


비록 그 서열이 마군들 중에서도 처진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절대의 반열에 오른 고수다. 그 한 명을 잃음으로 당장 궁의 전력에 거대한 공백이 발생했다. 자리를 채움은 어찌 가능하나 그 수준은 이전보다 반수정도 떨어지리라.


"나도 변명 정도는 듣고 싶군. 혈호가 아주 걸레가 되서 돌아왔다. 거기에 본궁의 궁도들이 가장 많이 죽었더군."


"나 또한 마찬가지일세. 본궁에 비천의 추격을 맞겨 놓았으면서 일을 이리 만들어 놓으니, 지금 모든 추격을 중지시키고 복귀명령을 내려야 하나 고민 중이야."


백호신마(白虎神魔)와 공견신마(工犬神魔)가 말을 보태었다.


말은 그들만 꺼냈지만 그 외에 다른 여덟 명의 신마들의 시선 또한 뇌서신마를 향하고 있었다.


헌데, 정작 당사자인 뇌서신마는 열하나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내며 살랑살랑 부채질을 하고 있다.


"확실히 이번 일은 계산 착오입니다."


"계산 착오라... 그 외에 할 말은 없는가?"


"그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제가 기억하기론 모두가 혹시나 모를 이러한 상황에 동의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동의?


확실히 하긴 했었다.


수십개의 문파를 멸문시키고 백에 가까운 고수들을 죽이며 무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 틈을 파고들어 무당파를 먹는다. 그러한 계획 중에 어떤 손해도 보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당연하니까.


하지만.


"천외천이 그 곳에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지. 거기에 실패에 대한 가능성은 더더욱 이야기 한 적이 없다."


계획을 처음 발표할 당시 뇌서신마는 실패에 대한 가능성을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그도그럴것이 신마경의 절대자가 나서는 일이다. 실패하리라고 생각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역시나 뇌서신마는 태연하게 질문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계산 착오라 말씀 드린겁니다. 무림맹 밖을 나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검천이 그렇게 적절한 순간에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무당파를 접수하지 못한 것이라면 천마신마께도 책임이 있다고 사료됩니다만. 왜 거기서 후퇴를 택하신 것입니까? 아무리 검천이 있었다고는 해도 천마신마님의 무공이라면 검천을 상대하면서도 무당파의 제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 텐데요."


"..."


지목 당한 천마신마가 아무말 없이 뇌서신마를 노려보았다.


뇌서신마. 확실히 마음에 들지 않는 자다. 모든 생각에 감정을 배제하기에 사람을 그저 장기말로 밖에 보지 않는다.


그에 말마따라 거기서 퇴각하지 않았다면 무당파를 멸문시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대신 거기 있던 궁의 고수들과 자신까지도 죽어야만 했다. 그걸 알면서도 그는 저리 말하는 것이다. 신마만 아니었다면 죽여도 골백번을 죽였으리라.


탁!


부채를 접으며 뇌서신마가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고 계획이 전부 틀어졌으니 차후 행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무당파를 실패했으니, 소림사를 치는 것도 다시 고려를 해봐야 겠고, 비천을 추격하는 일도 재검토가 필요..."


"그게 문제가 아니다."


불쑥 나타난 목소리가 뇌서신마의 말을 끊었다.


청룡의 가면 밑으로 들어난 얼굴의 반쪽, 그 왼편에 긴 흉터를 가진 사내. 청룡신마(靑龍神魔)다.


십이신마들 중에서도 최강으로 놓이는 삼원신마(三元神魔)의 일인.


한 자루의 청룡언월도로 감당하지 못할 것이 없다 불리는 사나이다.


"흑룡이 그곳에 있었다."


"...!"


청룡신마의 말에 나머지 신마들의 가면 속 눈동자에 동요가 일어났다.


"흑룡이라면... 흑룡신마(黑龍神魔)를 말함인가?"


공견신마의 질문에 청룡마군이 답했다.


"흑룡이 또 있던가?"


"음...!"


청룡신마의 시선이 천마신마를 향했다.


"천마, 답해라. 그곳에 정녕 흑룡이 있었던가?"


"...있었다."


"...그렇군."


고오오오오!


가공할 살기가 중천각 안을 가득채운다.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그 안에 담겨있다.


신마들은 청룡신마의 살기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아무말 없이 그의 감정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 했던가? 내가 제안하지 흑룡을 잡는다. 내가 직접 나서겠다."


"불가합니다."


"뭐라?!"


일체의 망설임 없이 떨어진 불가판정에 청룡신마의 두 눈이 안광을 비췄다.


"지금 상황에서 신마경의 고수가 궁 밖을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게다가 흑룡신마는 지금 검천과 함께 하고 있더군요. 그렇다면 최소한 둘 이상의 신마가 나서야 하는데, 개인적인 원한을 위해 두 명의 신마를 출격시키는 일이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


청룡신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해하신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소림사를 공격하기로 했던 계획은 폐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비천을 잡는 일에 인력을 좀 더 투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돌리겠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비천만한 고수를 사로잡기란 불가능한 일이 될테니까요. 대신 투입되는 인원수를 줄이고 정예들만 추리도록 하겠습니다."


"삼대세력의 눈에 불을 켜고 본궁을 찾고 있는데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나? 게다가 무당파의 일도 실패했으니 무림맹의 인력이 비천을 찾는 쪽으로 몰릴텐데?"


"그 점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본궁의 이름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삼대세력의 그 거대한 몸이 움직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비천은 무림맹주가 은밀히 초빙한 탓에 그리 많은 인력을 투입할 수 없습니다. 지금만 해도 맹주 직속 무인들이 다른 이유를 핑계로 비천을 찾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아직 시간은 충분합니다. 다만..."


"다만?"


"다만, 무당파에 나타났던 검천과 흑룡이 비천을 찾기 위한 인력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경우에 수를 생각한면 두 분의 신마들께서 나서 주셔야 하겠습니다."


"내가 나가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청룡신마가 답하고 나섰다.


흑룡의 이름 하나만으로 그가 나설 이유는 충분했다.


뇌서신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한 명은 청룡신마님으로 하고, 나머지 한 분은......"


"내가 가지."


"오! 천마신마님 복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처음 비천을 잡았던 것도 나였다. 그러니 이번에도 내가 가는 것이 맞겠지. 게다가..."


천마신마는 허리춤에 달린 환두대도를 슬쩍 쳐다보았다. 생김새는 일전에 무당파에서 쓰던 것과 같았으나, 풍기는 느낌이 미묘하게 달랐다.


"이번에는 내 전력으로 검천과 겨루어보겠다."


"알겠습니다. 그럼, 청룡신마님과 천마신마님 두 분께서 출정하시는 것으로 결론짓겠습니다."


뇌서신마는 비천에 대한 사안을 그렇게 마무리 짓고는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뇌서. 역시 머리가 좋군.'


가면 속 차가운 눈동자가 뇌서신마를 바라본다.


기묘한 색과 문양의 뱀 가면. 독사신마(毒蛇神魔)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것을 누가 보았으랴.


뇌서신마는 비천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두 명의 신마의 출정을 정한 듯 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두 신마가 스스로 나선 이유는 결국 검천과 흑룡신마를 만나기 위해서다.


흑룡신마를 잡기 위한 출정을 청룡신마의 요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결론인 것이다.


다만, 처음 청룡신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면 비천을 잡는 일은 같은 사람에게 맡겼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을 것이다. 또한 뇌서신마가 부탁하는 형식으로 일이 진행 되어야 했다. 허나 처음의 것을 거절함으로서 뇌서신마는 오히려 반대로 비천을 우선순위에 두고 상황도 자신이 주도함으로서 일을 풀어내었다. 오히려 청룡신마와 천마신마가 굽히고 들어가는 듯한 상황이다.


같은 일을 처리함에도 자신이 주도하며 일말의 손해도 허락하지 않았다.


물론, 여기까지는 머리가 조금만 돌아가는 이라면 충분히 생각할만한 계산이다. 그러나 뇌서신마가 그런 단순한 계산에서 일을 끝낼 턱이 없다.


'가능성이라고는 말해도 확신이 있겠지.'


그가 아는 뇌서신마라면 청룡과 천마는 검천과 흑룡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우연처럼.


'무림의 천외천 셋을 신마 둘로 잡겠다는 건가? 아니지 비천의 몸은 정상이 아니니 계산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건가? 어디 한 번 지켜봐주마.'


회의에서 한 발빠진 독사신마. 서늘한 안광을 발하며 뇌서신마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신마궁.


용담호혈(龍潭虎穴)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심처다.


작가의말

전역하고 연재 시작합니다.

당분간 하루에 한 편씩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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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무당혈야(武當血夜) 1 +3 14.03.24 3,076 6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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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20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29 75 9쪽
21 무량진식(無量陣式) 3 +2 14.02.24 3,076 85 11쪽
20 무량진식(無量陣式) 2 +2 14.02.21 3,314 93 8쪽
19 무량진식(無量陣式) 1 +2 14.02.17 3,589 88 11쪽
18 시례지훈(詩禮之訓) 3 +3 14.02.14 3,375 99 9쪽
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3 89 9쪽
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7 84 6쪽
15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4 +4 14.02.04 3,416 101 3쪽
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8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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