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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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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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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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무림맹주(武林盟主) 2

DUMMY

제갈효가 자리에 착석하자 개방출신의 장로 금자개(金資丐) 옥취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포권을 쥐어보이고는 말문을 열었다.


"모두를 대표하여 이 늙인이가 먼저 묻겠습니다. 먼저 그 안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요. 말로 하기는 어려우니 일단 이 보고서들을 다들 읽으시오."


제갈효의 말과 함께 무사들이 장로들에게 보고서를 나누어 주었다.


그것은 검천 일행에 곁에서 조사를 돕던 백우칠이 사흘밤낮을 쉬지 않고 달려와 전달한 보고서였다. 그 안에는 혈사의 진행방향의 진정한 의도와 혈사의 마지막 목표가 무당파가 되는 이유가 자세히 적혀있었다.


"아, 아니?!"


"...!"


아니나 다를까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는 장로들로부터 하나같이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매, 맹주 이것이 정녕 사실이오?"


한 장로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표출했다.


"군사부(軍司府)와 천이당(千耳黨), 와룡숙(臥龍塾) 모두가 8할 이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소."


"그, 그런..."


군사부와 천이당, 와룡숙은 모두가 맹의 정보를 담당하는 부서였다. 천이당은 중원각지에서 정보를 모으는 역할을 맞고 있으며 군사부는 그 정보를 가지고 중원정세를 살핀다. 와룡숙은 이 두 부서를 감시하며 그들의 오류를 찾아 지적하고 수정하는 역할을 맞는다.


이 세 부서가 맹의 정보를 담당하며 서로 경쟁하기에 무림맹의 정보전은 사황성이나 천마신교보다 앞선다. 더욱이 이 세 부서의 판단이 동일할 경우, 반드시라 말해도 좋을 만큼의 확실성이 있었다. 때문에 이 세 부서의 판단이 일치하는 경우에는 웬만해서는 어떤 의문도 제기되지 않았다.


무림맹 정보전의 정비야 말로 제갈효가 맹주 위에 앉은 뒤에 행한 일들 중 가장 큰 위업이라 하겠다.


그렇기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장로들 또한 지금이 보고서를 신뢰할 수 있는 것이었다. 특히나 이전 조사단을 파견할 당시 세 부서의 판단이 모두 엇갈렸음을 기억하는 이들은 더욱 그러했다.


"이 보고서 대로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장로직의 권안으로 무당파에 대한 지원을 안건으로 채택합니다."


무당파 출신의 장로 현도진인이 발언하였다. 보고서의 언급된 목표가 자신의 사문이었으니 그의 반응은 일년에 단 한번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권안을 사용할 정도로 다른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확실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당파의 저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맹의 전투단을 파견할 것을 건의하는 바입니다."


화산파 출신의 장로 구궁검사(九宮劍士) 검무양이 일어나 발언하자, 대부분의 장로들의 동의하였다.


"그렇다면 어떤 전투단을 파견하는지가 관건이구료. 나는 은룡대를 파견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은룡대는 좀 약하지 않소? 이들은 이미 수십개의 문파를 멸문시킨 놈들이오 최소한 금룡대를 파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되오."


"은룡대도 금룡대도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차라리 동은금의 삼룡대 전체를 파견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럼 인원 수가 너무 많지 않소. 게다가 동룡대는 단주급의 10명을 제외하면 죄다 일류이하의 고수들이 아니오? 그런 전력은 오히려 짐만 될 것입니다. 차라리 삼룡대(三龍袋)보다 윗급인 삼재단(三才團) 중 하나를 파견하는 것이 낳을 것이라 생각하오."


"삼재단? 그렇다면 인검단(人劍團)을 추천하오."


"아니, 인검단보다는..."


"차라리..."


탕탕탕!


어떤 전투단을 파견하느냐를 가지고 장로들이 설전을 벌이는 중에 제갈효가 상을 손바닥으로 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말했다.


"청룡단을 파견할 것이오!"


"처, 청룡단!"


"...!"


그 발언 한 마디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도그럴 것이 청룡단을 포함한 사방신단은 앞서 언급되었던 삼룡대나 삼재단보다도 두 단계 위의 전투부대였다. 구성원 또한 각 문파의 제자들로 이루어지는 나머지 전투부대와는 달리 무림맹에서 직접 양성한 절정고수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정예 중의 정예다. 비상사태가 아니면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봉황대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최고의 전투부대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제갈효의 말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또한 본인의 이름으로 천룡투기회와 하남정의검문에 연락을 취했소."


"...!"


방금전 보다 더욱더 큰 풍랑이 장내에 몰아쳤다.


천룡투기회나 하남정의검문의 이름 탓이 아니다.


투신창(鬪神槍) 전일도.


군자검(君子劍) 이송학.


천룡투기회와 하남정의검문을 대표하는 백대고수들의 이름이다.


불과 마흔하나의 나이에 별호에 신(神)을 얻어낸 창법의 고수다. 호남성 제일 투기장 천룡투기회에서 이름을 알렸으며 아직도 천룡투기회의 왕으로서 군림하는 이가 바로 투신창 전일도이다.


정의검문의 문주인 군자검 이송학은 달리 불패검군이라 불리는 검도의 고수. 무림에서 무적이나 불패와 같은 이름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당대에 이르러서는 백대고수들 중에서도 단 둘에게만 허락됭 상황. 때문에 군(君)을 달고 있을지라도 그 실력만큼은 백대고수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평가 받고있었다.


맹주가 천룡투기회와 정의검문에 연락을 넣었다는 것은 곧이 두 고수를 초빙하였다는 뜻이었으며, 그것은 청룡단의 파견되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백대고수를 둘 씩이나 초빙하다니요. 너무나 과한 처사가 아닙니까?"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알 수 없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준비해야 탈이 없을 것이오."


그 말에 장로의 잠시동안 말문이 막혔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라. 이것은 제갈효의 입버릇이나 마찬가지인 말로서 그의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좌표였다.


제갈효는 자신의 모든 판단에 이 기준을 적용하여 결정을 내렸는데, 그 덕에 그의 결정은 지금껏 맹주위를 지내오던 어떤 이들보다도 실수가 적었다. 다만,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는 탓에 그만큼 소비되는 재원도 상당했고, 이 탓에 장로들은 제갈효라는 맹주를 좋아하면서도 의견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오나 무당파에는 이미 세 명의 백대고수가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 중 한명은 검성 무천진인이십니다. 또한 다른 두 명의 백대고수인 현양진인과 유현장 대협도 백대고수 중에서 상위권에 속합니다."


"아오."


"헌데, 백대고수를 둘 씩이나 더 파견하시겠다니요. 과합니다 과해요. 솔직히 무당파에 백대고수급의 무인이 세 명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말에 대다수의 장로들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대외적으로 무당파에는 세 명의 백대고수가 존재한다. 검성(劍星) 무천진인, 순양검선(純陽劍仙) 현양진인, 태극신장(太極神掌) 유현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셋은 백대고수들 사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고수들이었으며, 특히나 검성 무천진인의 경우, 무당파의 전대 고수로서 백대고수들 중 최상위 열명 안에 속할 정도로 가공할 무위를 소유하고 있어, 세간에선 백대고수들 중 제일이 아니냐는 말까지 돌고 있다.


다른 구대문파들 중 이와같이 세 명의 백대고수를 보유하고 있는 문파는 소림사밖에 없다.


그러나 이 곳에 모인 이들이라면 무당파가 보유한 백대고수가 셋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무당파가 보유한 백대고수가 세 명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실일 뿐, 무당파에는 이들 셋을 제외하고도 두 명의 백대고수급 절대고수가 더 존재했다.


그 중 한 명은 당대 무당제일검 현검진인이다. 단 한 번의 강호행을 행한적이 없기에 무림에서 그의 이름을 아는 자는 드무나, 검성 무천진인의 제자로서 그 검도의 깨달음은 당대 무당파 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만하며. 스승인 무천진인이 자신과 필적한다고 말한 사실이 존재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은거고수.


한 장로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조용히 읊조렸다.


"그렇군. 신검진인(神劍眞人)께서 살아계셨어..."


장로는 종남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에는 극도의 존경심이 담겨 있었다. 신검진인이란 이름에는 그만한 위엄과 업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검진인은 무당파의 전전대고수로서 도호는 청허다. 무당파 역사상 장삼봉의 이 후 처음으로 무당제일검의 자리와 장문인직을 겸임하였으며, 이룩한 검도의 경지가 너무나도 높아 천하 검객들 중 존경하지 않았던 이가 없었다. 백년이래 처음으로 천하제일인의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하였고, 또한 그의 제자로는 당대 무당제일검의 스승인 검성 무천진인이 있으나, 검성이란 이름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승인 신검진인의 깨달음을 반조차도 수급하지 못했다는 평이 압도적일 정도로 신검진인의 지고한 무의 소유자다.


비록 무림에서 신검진인을 기억하고 있는 이는 많지 않으나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동일하게 무당제일고수로 신검진인을 택할 터였다.


"그렇구료. 신검진인께서 계시다면야 굳이 백대고수를 둘씩이나 더 파견할 이유가 없겠소이다."


"은거할 당시의 실력을 잃지 않으셨다면, 능히 백대고수 수명의 역할을 감당하실 것이고, 퇴보하셨다 할지라도 검성과 동급이실 터이니..."


"아무래도 투신창과 군자검을 초빙한 일은 취소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검진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맹주의 처사가 과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단순계산만으로도 무려 다섯 명의 백대고수가 무당파에 있으며, 그 중 한명은 천하제일인이라 불렸으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갈효는 자신의 뜻을 궆이지 않았다. 오히려 품 속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더니 태연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것을 드리지 않았구려.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


"이것은 노부가 보고서를 본 뒤에 따로 추측해본 사실인데, 이번 혈사의 범인들 중에는 백대고수급 무인이 최소한 여섯명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그에 대한 증거들이오. 물론 군사부와 천이당, 와룡숙에서 동일한 판단으로 8할 이상의 가능성을 내놓았소."


"...!"


"자, 여기 돌려보시오."


제갈효의 말대로 종이에는 이번 혈사의 범인들 중 최소 여섯을 백대고수급으로 보고 있으며, 그에 대한 증거로서 파견하였던 정사마 조산단의 실종, 하룻밤 사이에 소리 없이 멸문한 문파들의 정황상 근거들을 대고 있었다.


"흐음...!"


"이대로라면...?!"


맹주가 품 속에서 꺼낸 종이 한 장에 분위기가 급전되었다.


제갈효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킬 때, 자주쓰는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정보를 숨겨 두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려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방법이다.


치졸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효과만은 확실하여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는 꼭 사용하곤 했다.


이번에도 그 효과는 확실했다.


백대고수급이 최소 여섯명이라는 말에 제갈효의 처사가 과했다는 말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 그럼 청룡단의 파견과 투신창과 군자검을 초빙하는 쪽으로 결론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탕! 탕! 탕!


회의는 그렇게 제갈효가 원하던 대로 청룡단을 파견하고 두 명의 백대고수를 초빙하는 쪽으로 마무리가 났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효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내놓았고 군사부, 천이당, 와룡숙이 동의한 그 문서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떤 세력이 있어 백대고수 여섯을 이런 일에 부릴 수 있단 말인가?'


백대고수급 무인의 개입은 비천의 실종 사실이 있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검천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여, 은밀한 방법으로 백대고수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러자 정사마의 백대고수 대부분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확인했고, 낭인 백대고수들인 풍혼십절의 위치 또한 파악했다. 결국 그들이 알지 못하는 세력이란 이야기인데 그 점이 제갈효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검천께 연락해야겠다. 최대한 빨리 무당파로 향해달라고 말이야.'


제갈효는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놀려 처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날 밤 누구도 몰래 무림맹의 비선을 통해 맹주의 서신이 검천에게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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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20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30 75 9쪽
21 무량진식(無量陣式) 3 +2 14.02.24 3,076 8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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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무량진식(無量陣式) 1 +2 14.02.17 3,589 88 11쪽
18 시례지훈(詩禮之訓) 3 +3 14.02.14 3,375 99 9쪽
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4 89 9쪽
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8 84 6쪽
15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4 +4 14.02.04 3,416 101 3쪽
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8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8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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