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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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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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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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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무당혈야(武當血夜) 2

DUMMY

뎅!뎅!뎅!


"습격이다!"


저 멀리서 느껴지는 군기에 젊은 도사가 종을 치며 외친다.


파 내의 다른 제자들도 군기를 느꼈는지 각자의 검을 가지고 전각 밖으로 뛰쳐나온다.


전각 밖으로 나온 제자들은 훈련받은대로 일제히 대연무장을 향해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본산 안에 남아있던 모든 제자들이 대연무장에 모였다.


무공을 모르거나 아직 그 실력이 미흡한 제자들은 일부 정예고수들과 함께 이미 본산에 있지 않고 다른 곳으로 피신시켰다.


"진법을 가동시켜라!"


현양진인의 말이 떨어지자 한 도사가 연무장 가운데 놓인 태극문양의 석판을 힘차게 밟았다.


콰직!


태극문양이 두조각 났다. 그리고 대연무장을 제외한 무당파의 전체가 안개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무당파의 전각은 그 자체로 훌륭한 방어진이다.


태극의 요체를 토대로 전각을 지어 하나의 진법을 만들었다. 혹시나 모를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습격자들에게 대응할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진법에 밝지 못한 이라면 전각 내부를 헤매다 무당산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준비하라!"


눈 앞의 진식을 바라보며 현양진인이 검을 뽑았다.


그를 시작으로 제자들 모두가 일제히 병기를 들어 정면을 향하고 내공을 운용하여 싸울 태세를 갖추었다.


언제 진식을 뚫고 나타날지 모르는 적들에 대비하며, 점점 가까워지는 군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꽈아아아아앙!


빨라도 너무 빨랐다.


화탄이 터지는 듯한 폭음이 들리더니 안개가 옅어지는 것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안개가 옅어졌다는 것은 진식이 약해졌다는 것. 즉, 저들은 진식을 부수면서 쳐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꽈아아아아앙!


다시 한 번 폭음이 터지더니 안개가 처음의 삼분의 일 수준으로 옅어졌다.


그리고...


꽈아아아아앙!


마지막 폭음성. 눈 앞에 있던 전각이 박살남과 동시에 안개가 완전히 사라지고 흙먼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그 흙먼지를 뚫고 일련의 무리들이 그 모습을 들어냈다.


"흐읍!"


"...!"


"아니?!"


흙먼지를 뚫으며 가장 먼저 그 모습을 들어낸 여섯 명의 무인들. 그들을 보자 선두에 섰던 현양진인을 비롯한 여섯 명의 백대고수가 크게 놀라며 두 눈을 부릅 떴다.


"백대고수?"


보여지는 자세, 보폭, 느껴지는 기세 모든 것이 눈 앞 여섯 명의 고수의 무위를 알려주고 있다.


자신들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 없는 고수들이다.


"서신에 적힌 것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현양진인은 최소 백대고수급 무인 여섯을 논했던 무림맹주 제갈효의 서신의 내용을 떠올렸다.


그 때는 그저 상당한 경지를 이룬 절정고수라고 생각하고 넘겼으나 이제보니 진정으로 경지를 이룩한 이들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여섯 명의 절대고수의 뒤로 나타나난 수백명의 고수들을 보며 또 다시 놀람을 금치 못했다.


'개개인이 전부 절정이라니?!'


저 많은 인원이 전부 절정고수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숫자는 이쪽이 월등히 많으나 절정고수의 수는 저들의 삼분의 이를 조금 넘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무림맹에서 청룡단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맞추지 못했을 숫자다.


급히 제자들을 소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중원전역에 퍼져있는 제자들의 수가 너무 많아 도착하지 못한 고수들의 수가 상당한 탓이다.


이런 이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양패구상(兩敗俱傷).


그 말이 절로 떠올랐다.


'사조님을 믿어볼 수 밖에 없구나.'


불행 중 다행으로 그의 바로 뒤편에는 신검진인 청허자가 있었다.


그가 있는 한 무당파가 지는 일은 없으리라.


신검진인의 존재로 인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후우!"


화아아악!


순양무극공이 극성으로 운용되며 뜨거운 양기를 발산한다.


긴장감이 사라지고 차분한 마음으로 적들을 바라봤다.


"귀하들이 온 목적은?"


여섯 명의 절대고수들 중 가장 앞에 선 용의 가면을 쓰고 어깨에 창을 걸친 사내에게 물었다.


사내가 답했다.


"문답무용(問答無用)."


"쓸데없는 질문이었구려."


쿵!


현양진인이 진각을 밟아 땅을 울렸다. 그리고 그 힘을 받아 외쳤다.


"오라! 무당은 굴복하지 않는다!"


===


"타앗!"


무당의 속가제자 오행검절(五行劍絶) 정검민이 오행삼절검(五行三絶劍)의 초식들을 풀어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차차차창!


곳곳에서 병장기가 부딪히며 쇳소리를 울린다.


검풍이 불고, 도기가 훑으며, 장력이 땅을 패었다.


무당의 고수들과 습격자들의 격돌이 수십장 연무장을 가득채웠다.


한 눈에 보아도 습격자들의 무공은 상당했다.


무림에 나선다면 능히 일류고수로 불릴만한 무공을 지니고 있는 무당의 제자들을 그보다 소수로서 상대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밀리는 기색이 없었다.


그들의 무공이 절정에 달했다는 증거이리라.


오행검절이라 불리는 정검민을 상대하고 있는 적의창수만 하여도 일가를 이루었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실력이다.


비록 속가제자의 신분일지 몰라도 정검민의 무공은 본산의 장로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속가제자들 중에선 태극신장을 제외하면 세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그런데 적의창수는 정검민의 오행삼절검을 어렵지 않게 막아내고 반격을 가하기까지 해온다.


'이들은 결코 근본없는 무리가 아니다!'


수십여초를 나누며 내린 결론이다.


사람도 그렇고 무공도 그렇고, 단기간에 갑자기 만들어진 느낌이 아니다. 최소한 백여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땅 위에서 만들어진 결실이다.


'구파일방을 제외하고 그런 곳이 더 있던가?'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그리고 그것이 펼쳐내던 검로에 틈을 만들었다.


촤아아악!


채앵!


"크윽!"


창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깊진 않으나 그렇다고 무시해도 좋을만한 부상이 아니다. 승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나 그 상처를 입음으로서 정검민의 머리속에서 이러저러한 상념이 사라졌다.


"고맙군. 정신이 들었다."


"제대로 하라. 그대와 같은 무인을 그렇게 죽이고 싶지 않다."


"역시."


이들은 전통무인이다. 정정당당하게 승리를 취하는 무인이다.


"후웁!"


순양공(純陽功)의 공력이 전신혈도를 돌며 감각을 활성화시킨다.


머리속 상념을 지우고 검에 집중한다.


"타앗!"


"하압!"


채앵!


===


이틀 전 무당의 수련동.


폐관수련을 위해 무당산 각처에 만들어진 동굴 중 하나로 현양진인이 찾아왔다.


수련동 안에는 중년의 도인 한 명이 가부좌를 하여 명상을 취하고 있었다.


"사형오셨소."


"사제. 깨달음은 정리 되었는가?"


"정리할게 무엇이 있소. 그저 고요함을 즐기고 있었을 뿐이요."


고요함을 즐긴다. 선문답 같은 말에 현양진인은 크게 눈을 뜨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사제가 진정으로 도를 이루었구나."


한참을 그렇게 웃던 현양진인은 웃음을 그친 후 다시 말문을 열었다.


"사제. 고요함을 즐기는 것을 방해해 미안하나, 이 사형을 좀 도와주게. 사제의 검이 꼭 필요하네."


"무슨... 일이 있는게요?"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 본파를 지키기 위해 무당제일검이 꼭 필요하네."


중년 도사를 칭해 현양진인이 무당제일검이라 말했다.


그랬다. 중년 도사의 도명은 현검. 검성 무천진인의 제자이자 당대 무당제일검이 바로 그다.


현검진인은 현양진인의 말에 심각성을 느끼고 얼굴을 굳혔다.


"진정 무슨 일이 일어난 모양이구려."


현양진인은 현검진인에게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설명을 모두 들은 현검진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내 나가리다."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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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무당혈야(武當血夜) 3 +2 14.03.31 2,664 7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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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30 7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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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8 10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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