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863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4.04.04 12:19
조회
2,935
추천
63
글자
8쪽

무당혈야(武當血夜) 4

DUMMY

군자검(君子劍) 이송학. 다른 이름으로 불패검군(不敗劍君)이라 불리는 검객이다.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무림에 출두한 이후 단 한번의 패배도 겪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를 죽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렇다고 불구로 만들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무인으로 살며 한 명의 목숨도 빼앗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불살계를 제일로 논하는 소림승들조차도 하지 못하는 것을 그는 해냈다.


또한 악인을 만나면 그를 자신의 품에 품어 협의를 가르쳤다. 협사들의 문파 정의검문의 일대제자들은 모두 그에게 협의를 배운 악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다.


인명을 소중히 하며 의로서 행하고 예로서 교화한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군자검이다. 처음에는 바보라 비웃었으나 시간이 지나니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소림사 제일어른으로 검성 무천진인과 함께 정파쌍성(正派雙星)으로 불리는 각원대사가 버선발로 나와 산문에서 그를 맞이했던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그 당시 그를 말리는 승려들에게 각원대사가 무어라 말하였던가.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살인을 행한 중놈이 무엇이 잘났다고 귀한 분을 찾아오게 만들겠는가.'


이 말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반면에 그와 손속을 섞고 있는 혈호마군은 별호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수많은 목숨을 손에 묻힌 살성이다.


궁내의 십이궁 중에서 그에게 고수를 잃지 않은 곳이 없다. 만일 경지를 이루지 못했다면 진작에 그 목숨을 잃었으리라.


살인만 경지를 넘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믿는 살인귀가 바로 그다.


그가 익힌 무공은 광호참륙무(狂虎慘肉舞). 오로지 적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인궁 최고의 살인무공이자 지금도 인구에 간간히 회자되는 무공이다.


꽝꽈과과과꽝꽝!


광호참륙무 제일초 광호해방(狂虎解放).


잠들어있는 파괴본성을 일깨워 초장부터 적을 몰아친다.


"크하하하하!"


입에선 광소 터져나오는데, 이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음공이다. 살호후(殺虎吼). 웃음소리에 실린 공력이 심맥을 흔들어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꽝꽈과과과꽝꽈꽝!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붇는 혈호마군. 권(拳), 장(掌), 각(脚), 슬(膝) 어느것 하나 사용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살인무공인가? 그렇다면 더 볼 것도 없군."


휘몰아치는 공격을 막고만 있던 이송학이 돌연 검을 찔렀다.


그러자 놀랍게도 혈호마군의 신형이 퉁하며 튕겨나간다.


"...?!"


순간 일어난 현상에 혈호마군의 표정이 멍해졌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무학에 있어서 정점을 찍었다는 고수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공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그 때 귓가로 이송학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물러가게. 자네의 무공이 살인을 위함이라면 나를 이길 수 없음이야."


"그렇군. 이것이 바로 군자검의 무공인가."


쿵!


다시 한번 발을 구르며 뛰쳐드는 혈호마군. 양 손을 짐승의 발톱처럼 세워 휘두른다.


광호참륙무 제삼초 광호혈우조(狂虎血雨爪)다.


파바바바바박!


전신의 요혈을 노리고 쏟아지는 조강. 그러나.


"쓸데없는 짓."


이송학의 신형이 한바퀴 회전하면서 이리저리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조강들이 사라지고 어느세 혈호마군의 옆구리에 검이 닿아있다.


퉁!


북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혈호마군이 옆으로 나가 떨어졌다.


"쿨럭."


입으로 피를 뱉어내는 혈호마군. 검에 담긴 침투경에 크진 않으나 내상을 입은 것이다.


우세와 열세가 한 눈에 갈렸다.


그러나 왜일까? 혈호지주는 피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


여섯 마군들과 격돌하는 무당파의 고수들 중에서 확연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이라면 단연 검성 무천진인이다.


백대고수들 사이에서도 한수 위의 무위를 가졌다는 십대강자들 중 하나이자 그들 사이에서도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검성. 그의 검법은 그야말로 위력적이었다.


스윽. 텅!


"커헉!"


금우마군의 공세를 유유히 뚫고 들어간 송문고검의 검강이 복부를 후려쳐 멀리 튕겨버린다.


외문기공을 수련하여 강기일식을 넘어 금강불괴의 육체를 가진 금우마군조차 숨이 턱 막힐 듯한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일검이다.


"과, 과연 검성이로구나!"


얼굴을 찌푸리며 감탄성을 내뱉는 금우마군이다.


무당파 제일고수라는 소리에 물불 안가리고 달려든 그다. 그 스스로가 자신하는 금강불괴지신의 육체와 중압권(重壓拳)의 권격이면 능히 검성을 쓰러뜨릴 수 있다 확신했다.


그런데 결과는 그 확신과는 너무나 동떨진 것이었다. 수십초를 나누었는데도 그의 주먹은 검성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공격 할 때마다 검성의 검격을 허용하고 있었다.


비세에 몰리고 있으니 분이 나야하는데 오히려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러건 말건 검성은 한걸음씩 다가오며 송문고검의 검강을 더욱더 날카롭게 벼렸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는 일.


금우마군이 자세를 바로 잡고 공력을 일으켰다.


화아악!


소림의 금강불괴신공을 운용하는 듯한 금빛 발광이 일어났다.


그 모습에 다가오던 검성이 돌연 발걸음을 멈추었다.


"금광괴공(金光怪功)?!"


검성이 문뜩 생각나는 무공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사라진지 백수십년이나 되었으나 금강불괴신공과 같은 금빛 발광을 일으킨다는 무공의 이름이었다.


그 음성을 들었는지 금우마군이 소리쳤다.


"금우신공(金牛神功)이다!"


격렬한 부정이 웬지 긍정인 듯하다.


그러나 검성은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 이름이 무엇이던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저 정도 되는 무인이 겉멋에 저런 무공을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이다.


검성의 신형이 신기루처럼 흐려졌다. 신법의 극의 인형환위다.


순식간에 금우마군의 지척에 도달한 검성. 그의 송문고검이 사상류검(四象流劍)의 검초를 펼쳤다.


땅! 따다다다다당!


물흐르듯 이어지며 전신을 후려치는 검격.


일검에 담긴 힘이 크진 않으나 수많음 검격이 베고 지나갈 때마다 금우마군의 전신을 휘감은 금광이 조금씩 옅어진다.


금우마군의 양손이 바삐 움직여 검격을 쳐내보고, 몸을 날려 피하려고도 해보지만 느려빠진 그의 신법으론 검성의 제운종에 맞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익!"


분에 찬 금우마군이 검세를 무시하고 주먹을 날려보지만 슬쩍 휘젖는 검에 휘말려 오히려 헛점을 만들어냈다.


꽈앙!


"으윽! 사, 삼절황검(三絶荒劍)!"


정신이 아찔해지는 고통이 온몸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결국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전신 모공에서 식은땀을 흘려댄다. 움직일 수가 없다.


단 일검에 전투불능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검성이라고 마냥 사정이 좋은 것은 또 아니다.


저릿저릿.


검을 든 오른손에 통증이 느껴진다.


"역시나 반탄강기(反彈罡氣)였군."


사량발천근의 묘리를 극대화시켰음에도 되돌아오는 충격이 상당했다. 아무래도 오른손으로 그가 자랑하는 검법을 펼쳐내기는 더이상 무리일 듯 싶다.


"상관 없겠지."


어차피 백대고수급 강자를 수십여초만에 쓰러뜨렸다. 손해는 결코 아니다.


그리 생각하며 돌아서는 검성. 다른 이들을 돕기 제운종을 펼치려는 그의 등 뒤로 권경이 날아들었다.


꽈앙!


"...?!"


급히 몸을 날려 권경을 피한 검성이 권을 날린 이의 정체를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권경을 날린 이는 갈비뼈가 박살나 쓰러져 있어야할 금우마군이었다.


"끝까지 가면 내가 이긴다!"


뜻모를 소리를 지르는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외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청허진인(靑墟眞人) 2 +1 16.02.03 1,764 51 11쪽
38 청허진인(靑墟眞人) 1 16.02.02 1,571 41 6쪽
37 십이신마(十二神魔) 1 +3 16.02.01 1,939 43 13쪽
36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2 +3 14.04.18 2,401 70 9쪽
35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 1 +2 14.04.14 2,512 82 8쪽
34 신검진인(神劍眞人) 2 +3 14.04.11 2,819 66 10쪽
33 신검진인(神劍眞人) 1 +2 14.04.07 2,749 64 10쪽
» 무당혈야(武當血夜) 4 +3 14.04.04 2,936 63 8쪽
31 무당혈야(武當血夜) 3 +2 14.03.31 2,664 73 9쪽
30 무당혈야(武當血夜) 2 +3 14.03.28 2,686 69 8쪽
29 무당혈야(武當血夜) 1 +3 14.03.24 3,075 69 10쪽
28 무림맹주(武林盟主) 2 +4 14.03.21 2,693 73 13쪽
27 무림맹주(武林盟主) 1 +2 14.03.17 2,690 69 7쪽
26 지도추적(地圖追跡) 2 +3 14.03.14 2,810 73 7쪽
25 지도추적(地圖追跡) 1 +3 14.03.09 2,864 71 8쪽
24 추적개시(追跡開始) 3 +3 14.03.07 2,898 75 9쪽
23 추적개시(追跡開始) 2 +2 14.03.03 3,020 80 8쪽
22 추적개시(追跡開始) 1 +4 14.02.28 3,329 75 9쪽
21 무량진식(無量陣式) 3 +2 14.02.24 3,076 85 11쪽
20 무량진식(無量陣式) 2 +2 14.02.21 3,314 93 8쪽
19 무량진식(無量陣式) 1 +2 14.02.17 3,588 88 11쪽
18 시례지훈(詩禮之訓) 3 +3 14.02.14 3,374 99 9쪽
17 시례지훈(詩禮之訓) 2 +3 14.02.10 3,323 89 9쪽
16 시례지훈(詩禮之訓) 1 +3 14.02.07 3,337 84 6쪽
15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4 +4 14.02.04 3,415 101 3쪽
14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3 +3 14.02.03 4,087 101 10쪽
13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2 +2 14.02.02 3,453 99 8쪽
12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1 +2 14.02.01 3,987 108 9쪽
11 검도일도(劍刀一賭) 4 +3 14.01.31 3,965 111 7쪽
10 검도일도(劍刀一賭) 3 +2 14.01.30 3,845 11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