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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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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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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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들의 전차전

DUMMY

아침 8시 29분, 정비병들은 마지막으로 전차를 정비하며 궤도에 윤활유를 칠하고 있었다. 한스가 와서는 정비병에게 직접 말했다.


"땅이 질척질척하니 많이 칠할 필요는 없네."


그리고 한스는 지휘봉을 궤도 사이에 넣어보고 직접 궤도의 장력이 적당한지 체크했다.


"좀 조이게!"


한스의 명령에 정비병은 궤도 텐셔너를 통해서 궤도의 장력을 조절하였다.


구스타프와 신병들은 자신이 타게 될 전차를 바라 보며 수근거렸다.


"이게 진짜 작동할까?"


"원래 가다가 절반은 멈춘대!"


여러 대의 전차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각 전차에는 연대의 부대 마크인 포효하는 호랑이의 옆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멍청한 구스타프는 조만간 뒤질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싸우고 싶다..'


강철 호랑이, 한스 파이퍼는 출격 전 전차병들에게 외쳤다.


"제군들은 독일 최고의 엘리트 전차병이다! 이번 전투에서는 무조건 살아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무리하게 교전을 벌이지 않는다! 놈들의 주의를 끌기만 하면 된다악! 알겠나!"


"네!!"


구스타프와 신병들도 모두 전차에 탑승했다. 내부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을 했다.


"탄약 점검해!!"


구스타프는 전차 내부에 서랍처럼 생긴 기관총 탄약 상자를 열어서 확인하였다.


"기관총 탄약 충분합니다!"


그 때, 구스타프는 포탄 꽂이 맨 아래 쪽에 샴페인 병이 하나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이것은 뭡니까?"


"뭐긴 뭐야! 전투의 필수품이지!"


"엔진 스타트!!"


"크랭크 돌려!!"


구스타프는 고참과 함께 낑낑대며 크랭크를 돌렸다.


'이..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그 때, 구스타프의 대가리 위에서 마크 V의 궤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끼기긱 끼기기긱


'됐다!!'


육중한 마크 전차가 흔들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구스타프는 활짝 열려 있는 측면 해치를 통해 이 광경을 지켜 보았다.


'앞으로 가고 있어!!'


르노 FT 전차 7대, 마크 V 전차 2대, 생샤몽 2대, 슈네데르 CA 3대와 오토바이 3대, 기갑 척탄병들이 타고 있는 트럭 2대가 그렇게 앞으로 출발하였다. 한 고참이 구스타프에게 말했다.


"바닥에 구멍 없는지 잘 확인하고, 적 항공기 보이면 그거 닫아라!!"


"넵!!"


그렇게 구스타프는 측면 해치로 머리를 내밀고, 전차가 지나가기 힘든 땅의 요철은 없는지 확인했다. 전차는 급커브를 틀게 되면 궤도가 고장나기 때문에, 포탄 구덩이 같은 것이 있다면 한참 먼 곳에서부터 완만하게 커브를 틀어야 했다. 그 때, 갑자기 한 생샤몽 전차가 우측에서 접근하더니, 구스타프가 타고 있던 마크 전차의 경로를 막았다. 마크 전차보다는 약간 가벼운 르노 전차의 궤도 소리가 전차병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츠츠측 츠츠츠측


운전병이 욕설을 퍼부었다.


"저 새끼들 저거 일부러!!"


다른 고참도 욕설을 퍼부었다.


"망할 새끼 저거!!"


그렇게 르노 FT 전차가 지나가고, 뒤이어 마크 전차도 전진했다. 마크 V의 속력은 7.5km/h, 르노 FT의 속력은 8km/h, 슈네데르는 6km/h, 생샤몽은 8.5km/h로 비슷비슷하지만 생샤몽이 제일 빨랐다.


그 때, 하늘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위이잉 위이이잉


구스타프는 측면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뭐지? 적 항공기인가?'


구스타프가 목을 젖히자, 플라잉 서커스단의 편대가 정찰을 위해 전차 부대보다 앞서서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때, 적 항공기 또한 이 쪽으로 오고 있었다. 고참이 외쳤다.


"해치 닫아!!"


타앙!


해치를 닫자 엔진 소리와 궤도 소리에 귀가 먹먹해졌다.


'윽! 가스 냄새!'


구스타프는 통풍구에 코를 갖다대었다. 프랑스 군의 정찰기는 독일군 전차 부대가 오는 것을 정찰하고는 자신의 기지로 돌아갔다. 한 고참이 중얼거렸다.


"조만간 놈들이 오겠군.."


구스타프도 조금 있으면 전투가 시작된다는 생각에 식은 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구스타프는 손을 계속해서 군복에 닦았다.


'포탄 잡을 때 미끄러지면 안 된다...'


생각보다 전차의 진동은 엄청나게 심했다. 지금 전차 부대는 주행하기 어려운 길로 가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조금이라도 울퉁불퉁한 곳을 건널 때마다 전차는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구스타프는 자신의 옆에서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고참 포수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흔들리면 생각보다 맞추기 힘들겠는데..'


전차 내부에 매연 때문에 구스타프는 점점 눈이 따갑기 시작했다. 구스타프가 눈을 감자 고참 포수가 어깨를 치며 귀에 대고 외쳤다.


"이봐!! 졸지 마!!"


"조..졸지 않습니다!!"


"그래! 절대 졸지 말라고!!엔진 켜진 상태로 졸았다가 가스 먹고 그대로 뒤진다!! 그리고 저런 나뭇가지 위 조심해라!!"


포수의 명령에 구스타프가 되물었다.


"나무 위 말입니까?"


"저런 곳에 저격수 있으니 놈들 저격수 있으면 니가 기관총으로 쏴버려!!"


그 말에 구스타프는 바짝 긴장하고 관측창으로 나뭇가지 위도 세밀하게 살폈다.


'저..저런 곳에도 저격수가 있을 수 있다고?'


한편, 미리 구릉 위에서 프랑스 부대가 있는 쪽을 정찰하고 돌아온 오토바이병 플로리안이 식은 땀을 흘리며 한스에게 보고했다.


"프랑스 전차들이 속속들이 이 쪽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구릉 위 고지대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하긴 하지만 놈들 또한 풀숲이나 바위 뒤에 엄폐해서 포를 쏠 거다...방심하면 안 된다...'


중전차들의 신호기 색깔은 붉은색, 붉은색, 검정색으로 바뀌었다. 이는 적 전차 부대가 아군 전차 부대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끼기긱 끼기긱


츠츠츠 츠츠츠츠


파이퍼 부대의 전차들이 제각기 다른 궤도 소리를 내며 고지대 구릉의 바위 뒤, 풀 숲 뒤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티거의 조종수 헤이든 또한, 구릉 꼭대기에 바위로 전차 아래쪽을 엄폐할 수 있는 명당 자리를 향해 천천히 운전했다.


끼긱 끼기기긱


한스 또한 헤이든 옆 자리에서 전면 관측창을 통해 앞을 바라보았다. 티거는 약간 뒤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였다. 고지대의 좋은 자리를 잡으면 적 전차와의 교전해서 상당히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자리를 잡을 때는 상당히 신경을 써야 했다. 지금 한스의 자리에서 전면 관측창으로는 하늘만이 보였다.


한스가 헤이든에게 외쳤다.


"좀만 더 전진하게!!"


끼기긱


아슬아슬하게 티거가 구릉 제일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앞쪽으로 다소 기울자, 이제야 전면 관측창으로 저지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때서야 한스는 저지대에서 르노 FT 전차가 최소 10대 가까이 이 쪽 방향으로 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적 전차 다수 발견!!! 거리 400m!!! 자유 사격!!!"


좌측 포를 담당하는 루이스는 10시 방향, 우측 포를 담당하는 벤은 1시 방향을 향해 포를 쐈다.


퍼엉! 쉬잇!


펑! 쉬잇!!


마크 전차가 제대로 맞출 수 있는 사거리는 300미터 까지였고, 사실 이 거리에서 맞추는 것은 아무리 능숙한 포수 루이스, 벤조차 무리였다. 이번에 처음 포를 발사해보는 신병들로서는 포각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아예 감을 못 잡고 무작정 포를 발사했다.


퍼엉!


신병 포수가 발사한 철갑탄은 전혀 엉뚱한 곳으로 날라갔다. 그 신병이 울부짖었다.


"이건 절대 못 맞춘다!!"


열심히 장전하던 구스타프도 속으로 생각했다.


'적 전차 몇 대씩 격파하고 이럴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


한편 티거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한스가 외쳤다.


"연막 발사!!!"


퍼엉!


티거가 연막을 발사하자 주변에 있던 다른 한스 부대의 전차들도 뿌옇게 연막을 발사했다. 그렇게 구릉 위에 있는 한스 부대와, 저지대에서 엄폐하고 있는 프랑스 전차 부대는 서로를 향해 의미 없는 헛 사격을 계속했다.


퍼엉! 쉬이잇 쿠과광!!


펑! 쉬잇 콰광!!


땅 여기저기에 포탄 자국이 생겼고 사방에서 흙먼지와 돌가루가 우수수 떨어졌지만 양 쪽 다 한 대의 전차도 격파하지 못했다. 신병들은 엄청난 엔진 소음, 포탄 발사할 때마다 느껴지는 두개골 속에서 뇌를 뒤흔드는 듯한 충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시발!! 이게 무슨 전투야!!'


'한 대도 못 맞추는 거 아냐!!'


'이걸 어떻게 맞춰!!'


'눈이 따가워!!'


그 때, 프랑스군의 비행기 편대가 정찰과 폭격을 위해 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위이잉 위이이잉


하지만 플라잉 서커스단 또한 무서운 속도로 프랑스군의 육군항공대를 막기 위해 비행해오고 있었다.


위잉 위이잉


한스는 프랑스군 비행 편대를 보고는 피가 마르기 시작했다.


'젠장...빨리 헤치워야 할텐데..'


그리고 한스는 측면 관측창을 통해서 어떤 곳을 바라보면서 루이스와 벤에게 외쳤다.


"꼭 맞출 필요 없어!! 대충 쏘고 자리 이동해!!"


한편 프랑스군은 약올리듯이 구릉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절대로 사격각을 내주지 않는 독일군의 전차 부대를 향해 이를 갈고 있었다.


"멍청한 자식들!! 네 놈들이 여기 올 수 있을 줄 아냐!!"


그 때, 프랑스 군은 독일군 전차 부대가 있는 구릉을 향해서 박격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퍼엉! 퍼엉! 퍼엉!


전차부대는 갑작스러운 박격포의 공격에 패닉이 되었다.


"으악!! 저 새끼들 박격포 쏜다!!"


참고로 박격포의 사거리는 500에서 800미터였기에 마크 전차보다도 훨씬 커버 가능한 범위가 넓었다. 전차 부대가 있는 구릉 여기 저기서 흙먼지와 돌 가루가 튀어올랐다가 전차 상부 장갑 위에 후드득 떨어졌다.


한스가 프란츠에게 외쳤다.


"모두 뒤로 물러나서 곡사로 쏘라고 신호기 바꿔!!"


프란츠는 잽싸게 신호기 색을 바꿨고, 파이퍼 부대의 전차들은 구릉 뒤로 물러나서 곡사로 포를 발사했다.


퍼엉! 쉬잇


펑! 쉬잇!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격포탄은 계속해서 전차 부대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퍼엉! 쿠과광!!


아직 한 대의 전차도 격파 되지는 않았지만 신병들은 처음 겪는 전차전의 공포에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되었다. 한 신병이 울부짖으며 자신의 권총을 머리에 겨누었다.


"으아악!!!"


그러자 한 고참이 신병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는 권총을 뺏었다.


퍼억!


한편 구스타프는 똥오줌을 지리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고폭탄을 장전했다.


"장전 완료!!"


퍼엉!


구스타프가 타고 있던 전차 근처에서 박격포탄이 폭발했다.


쿠과광!!


깨끗하게 닦아놓았던 마크 전차 장갑 위에 흙먼지가 우수수 쏟아졌다. 구스타프를 비롯한 신병들은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된 채로 그저 맡은 임무만 기계적으로 수행했다. 한 신병은 아예 말도 못하고 버벅거리며 떨리는 손으로 포를 집어서 장전했다.


"어버버...어허..."


"고폭탄 장전하라고!! 병신새끼야!!"


여태까지 뒤지게 공부했던 전차 전술, 협동 전술 따위는 전혀 소용 없었다. 각 전차들은 그냥 각자 자리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곡사로 포를 발사할 따름이었다. 사실 제대로 뭔가 생각을 할 수조차 없었다.


그 때,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던 플로리안은 그 자리에 멈추었다.


끼기긱!!!


"돼...됐다!!!"


센강은, 파리의 남동쪽에서부터 굽이치며 쭈욱 남쪽으로 흘러가며 인근 땅을 서쪽과 동쪽으로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센강의 다리가 한스 부대의 공병들에 의해 폭발하면서 하늘 위로 시꺼먼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한스 또한 사방에서 박격포탄이 터지는 와중에도 해치 위로 고개를 내밀어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센강을 서쪽과 동쪽으로 가로지르던 그 다리에서 나오는 시꺼먼 연기를 보며 한스가 외쳤다.


"좋았어!! 퇴각한다!!"


작가의말

내일은 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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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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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사냥꾼과 사냥감 +5 21.06.25 601 20 12쪽
313 대전차 소총 +3 21.06.24 616 19 12쪽
312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7 21.06.23 669 16 11쪽
311 대공 트럭 +13 21.06.22 675 17 12쪽
310 소련 여군과 오토 파이퍼 +7 21.06.21 733 17 11쪽
309 짧은 휴식 +16 21.06.21 690 19 13쪽
308 고지 점령 작전 2 +3 21.06.20 667 21 11쪽
307 고지 점령 작전 +5 21.06.19 647 21 12쪽
306 한스 파이퍼 VS 조지 S.패튼 +6 21.06.18 725 22 13쪽
305 르노 전차 노획 작전 2 +4 21.06.17 634 23 11쪽
304 르노 전차 노획 작전 +8 21.06.16 682 20 11쪽
303 마지막 전투 2 +5 21.06.15 709 23 11쪽
302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5 마무리 +1 21.06.14 574 17 12쪽
301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4 +1 21.06.13 562 16 12쪽
300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4 +3 21.06.13 546 11 12쪽
299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3 +6 21.06.12 538 13 11쪽
298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2 +3 21.06.12 568 13 12쪽
297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7 21.06.11 609 14 11쪽
296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3 21.06.11 563 14 12쪽
295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2 +3 21.06.10 594 15 12쪽
294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21.06.10 709 14 12쪽
293 마지막 전투 +4 21.06.09 846 27 12쪽
292 크리스타 +7 21.06.08 755 26 11쪽
291 거미줄 작전 +5 21.06.07 755 23 11쪽
290 히틀러와 오토 프랑크 +3 21.06.06 854 29 11쪽
289 퇴각 +4 21.06.05 753 25 12쪽
» 신병들의 전차전 +3 21.06.04 735 30 12쪽
287 신참들 +9 21.06.03 763 28 12쪽
286 다시 파리로 +7 21.06.02 798 33 11쪽
285 한스 파이퍼 기갑 연대장 +5 21.06.01 850 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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