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연재수 :
1,017 회
조회수 :
743,474
추천수 :
21,451
글자수 :
5,647,234

작성
21.06.08 12:14
조회
755
추천
26
글자
11쪽

크리스타

DUMMY

전차병들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지만 다른 병과의 병사들은 그로스캄프바겐을 보며 모두 부러워했다.


"우오오!!"


"역시 독일의 과학 기술은 세계 최고일세!"


"이거 하나면 그 르노 FT인지 뭔가 하는 쥐새끼같은 전차 10대는 때려잡을 수 있을 걸세!"


한편, 오딘의 전차병들이 타다가 기동불가가 되었던 최초의 그로스캄프바겐, 마무트도 재생 공장에서 수리가 되어서 다시 돌아왔다. 정비병들이 열심히 보수를 하고 있을 때, 전차병들이 속으로 생각했다.


'제발 시동 걸리지 마라...제발 시동 걸리지 마라...'


"크랭크 돌려!!"


위이잉 위잉


"좋았어!! 잘 걸린다!!"


빌은 자신의 정비 솜씨에 뿌듯함과 감탄을 느꼈다.


'난 역시 최고의 에이스 정비병이야!'


하지만 마무트를 다시 타게 된 전차병들은 울상을 지었다.


'망했다!!'


'나도 경전차 타고 싶다!!'


"괜찮아 어차피 좀 타다보면 기동불가 될 걸세!"


이 두 대의 그로스캄프바겐의 전차장석 근처에는 자폭용 포탄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로스캄프바겐의 설명서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이 전차를 적군에게 노획당하기 전에는 무조건 자폭시켜라! 그렇지 않으면 적군은 독일 최고의 과학 기술의 산물인 이 명품 전차의 기술을 빼돌릴 수 있다!]


야닉이 중얼거렸다.


"자폭 안 시켜도 기술 안 빼돌릴 것 같은데.."


결국 그로스캄프바겐의 전차병들은 자폭용 포탄은 빼내고 그 자리에는 샴페인 병을 넣어 두었다.


새로 한스 전차 부대에 들어온 마크 VIII 인터내셔널은 바그너가 전차장을 맡기로 했다. 바그너는 자신의 새 전차에 '엘레판트' 라는 이름을 붙였다. 바그너와 전차병들은 엘레판트를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구경하던 포병과 보병들이 말했다.


"저 둘 중에 뭐가 더 셀까?"


"마무트가 더 셀 것 같은데."


포병과 보병들은 슬쩍슬쩍 전차를 만져보았고 전차병들이 외쳤다.


"이보게! 만지지 말게나!!"


보병이 투덜거렸다.


"만진다고 닳기라도 하냐.."


한편 마르코, 파울, 베겔러가 타던 휘핏 전차 마우스는 베를린에 전시되었고 이는 신문 1면에 보도되었다.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이 마우스를 구경하는 사진과 함께 마르코의 기사가 실렸다. 마르코, 파울, 베겔러 또한 나름 유명 인사가 되었던 것 이다.


[20세의 마르코 슈나이더는 높은 기상과 용기로 수많은 전공을 세운...]


마르코, 파울, 베겔러는 이 사진을 보며 속으로 흐뭇해했다.


'고생한 보람이 있군..'


파울이 말했다.


"그럼 이제 베를린에서도 예쁜 아가씨를 꼬실 수 있겠네요?"


베겔러가 말했다.


"당연하지! 여자들은 우리 같이 용맹한 전쟁 영웅에 끌릴 수 밖에 없거든!"


한스가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여..여자들이 전쟁 영웅에 끌린다고?'


그러고 보니 한스는 그 동안 수많은 팬레터를 받았다. 한스는 귀찮아서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오늘도 배달 온 팬레터를 슬쩍 뜯어서 읽어 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소피아라고 해요 신문에서 파이퍼 백작님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감사한...]


편지에서는 은은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막상 여자한테 별 관심이 없고 쓸데없는 욕심은 부리지 않는 한스였지만 이렇게 되니 슬쩍 딴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한스에게 눈웃음을 추고 입을 맞추었던 크리스타라는 금발 미인이 다시 머리 속에 떠올랐다.


'에밀라와 꽤 닮았는데..나보고 다시 찾아달라고 했지..'


한스는 쓸데없는 잡생각을 떨쳐버렸다.


'여자 따위..기계공학이 훨씬 재밌지..'


그 때, 플로리안이 달려와서 한스에게 포장된 책자를 내밀었다.


'뭐지?'


독일 보병들은 프랑스 장교를 포로로 잡고는, 한스 파이퍼 전차 부대를 만났을 때 대응법에 대한 책자를 발견했고, 이를 번역하고 복사해서 한스에게 보낸 것 이었다. 한스는 침을 꿀꺽 삼키며 페이지를 넘겨 보았다.


[파이퍼 전차 부대는 온갖 다양한 종류의 전차를 쓴다. 놈들의 부대 규모는 작지만 온갖 종류의 기만술을 쓴다. 쉽사리 유인되지 말아야 함.]


[놈들은 포 발사 정확도가 높다.]


[TIGER 라고 쓰여진 전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중 공격하라. 기동 불가로 만든 다음 탈출하는 전차병들은 무조건 포로로 잡고 불가능할 경우 바로 사살하라.]


그 페이지에는 한스의 사진과 함께 대략적인 키까지 나와 있었다.


'내 키는 어떻게 안 거야!!'


옆에서 책자를 보던 에밋이 외쳤다.


"미군 프랑스군 영국군 모두 연대장님에게 현상금을 걸었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전투 때마다 연대장님만 집중적으로 노릴 것 같습니다!"


한스는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렀고 에밋은 계속해서 아가리를 놀렸다.


"저격수는 물론이고 적 전차에 야포에 전부 연대장님을 노리고 보병들은 연대장님을 생포하려고 온갖 작전이란 작전은 다 짤 것 같습니다! 근데 만약 생포하게 된다면 어떻게..악!!"


한스는 손이 벌벌 떨렸지만 애써 태연한척 했다. 여태까지 몇 년간 힘든 전투에서 생존해왔지만 다음 전투 때도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매번 전차를 탈 때마다 삶과 죽음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 했던 것 이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 달에도 내가 살아 있을 수 있을까..아니..다음 주에도..'


오토바이병 펠릭스가 한스에게 편지를 가져왔다.


"편지 왔습니다!!"


에밀라와 어머니로부터 온 편지였다. 에밀라의 편지에는 아이들의 태동이 느껴진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런 내용을 보면 감동을 받아야 하지만 한스로서는 부담감만이 더욱 가중되었다.


'호...혹시 내가 죽으면...'


안 그래도 죽거나 불구가 되는 것이 두려웠는데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만큼 공포심을 크게 만드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에밀라와 자식만 없다면, 한스로서는 포탄 파편땜에 다리 한 쪽이 날라가도 전쟁이 끝나고 기계 공학 공부하면서 자기 할 일 하고 살면 그럭 저럭 괜찮은 삶이라고 만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스가 다른 독일 군인에 비해서 전투 때 공을 세웠던 것은, 가족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는 만큼 다른 군인들에 비해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었다. 가정을 꾸린 나이가 있는 병사들은 젊은 병사들의 비해서 무모한 공격을 하지 않은 경향이 있었다. 한스 또한 이전까지는 전투에만 집중해서 큰 공을 세웠지만, 이런 편지들은 한스에게는 다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만 가중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에밀라와 자식이 기다리는 이상 한스로서는 그렇게 부상을 입고 차마 베를린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한스는 여태껏 수 많은 처참한 부상병들을 보았다. 얼굴에 온갖 파편 조각이 박힌 부상병, 팔 다리 한 쪽이 날라간 부상병 등 참혹하기가 그지 없었다.


'만약 그 꼴로 에밀라를 보게 된다면...'


에밀라는 자신을 보고 비명을 지를거라고 한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한스는 몇 사건을 돌이키면 어머니를 뵐 면목도 없었다. 전쟁 끝나고 무사히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을 찾아가지 않고 혼자서 살면서 기계 공학을 공부하면서 혼자 살고 싶었다.


'그냥 없는 사람들이라 치자..어차피 만난 지도 오래 되었다..다들 나 없이도 잘 살겠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묵직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짓눌렀고 이를 견딜 수가 없었다. 생전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자식의 존재는 파리에 있는 한스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한스는 편지를 더 이상 읽지 않고 서랍 속에 넣어둔 다음 권총을 확인하고는 연대 지휘소 밖으로 나갔다.


"잠깐 민가에 다녀오겠네."


한스는 다시 매음굴로 향했고, 마담이 웃으며 한스를 반겼다.


"혼자 오셨군요."


"지..지난 번에 그..."


그 때, 크리스타가 한스를 보고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왔다. 한스는 막상 뻘쭘하기 시작했다.


"그..그...심심해서.."


'첩자일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크리스타는 한스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기대고는, 커다란 푸른 눈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 술을 마시던 중, 한스는 크리스타를 떠보기로 했다.


"조만간 부대 이동이 있을 것 같소. 포병 병과 녀석들이.."


크리스타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전 그런거 하~나도 몰라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요."


한스는 크리스타가 첩자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했다.


'이 여자는 확실히 첩자는 아니군..'


크리스타가 한스를 떠보았다.


"그럼 오늘도 영화 보시겠어요?"


그렇게 한스는 크리스타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로 2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한 시간 뒤, 크리스타는 한스의 품에 푹 안겼다.


"이대로 가시면 너무 서운할 것 같아요."


한스가 말했다.


"그...그러면 잠시 걸읍시다."


그렇게 한스는 크리스타를 데리고 나갔다. 크리스타는 한스의 팔짱을 꼭 꼈고, 한스를 본 다른 병사나 장교들이 경례를 했다. 한스는 기분이 우쭐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여자는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군! 나도 이젠 전쟁 영웅이니까!'


그 때, 크리스타가 한 악세서리 가게를 보고는 말했다.


"어머 너무 예쁘다!"


그 건물은 이전에 전투로 인해서 꽤나 허름해지긴했지만 전쟁 전만해도 아주 고급스러운 악세서리 가게였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한스는 크리스타가 걸고 있는 목걸이를 보자, 크리스타가 말했다.


"이건 저희 어머님이 남기신 유품이에요. 포격으로 그만..."


"미..미안합니다."


한스는 전쟁으로 인해서 크리스타의 어머니가 사망했을 것을 생각하니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크리스타가 말했다.


"어머니는 하늘에서 저를 그리워하실 거에요. 저는 7월에 태어났는데 탄생석은 루비에요!"


결국 한스는 크리스타에게 루비 브로치를 사주었다. 크리스타가 기뻐했다.


"너무 예쁘다! 근데 비싼 것 아닌가요?"


한스가 말했다.


"저는 크리스타양에게 무언가 해주는 것이 기쁩니다."


기뻐하는 크리스타를 보며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도 전쟁으로 인해서 어머니를 잃고 외로웠던 것이겠지..'


크리스타는 꽤나 미인이라 데리고 다니는 한스도 의기양양해졌다.


'내가 전쟁 영웅이라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다들 우러러 볼거야!'


크리스타는 한스에게 자신의 정표라고 작은 손수건을 선물로 주었다. 잠시 뒤, 한스는 연대 지휘소에 들어오자 빌이 물었다.


"그 손수건은 뭔가? 여자한테 받은 것 같은데?'


"아 그냥 뭐.."


참고로 크리스타는 매음굴로 돌아가서 한스에게서 뜯어낸 루비 브로치를 보며 좋아하고 있었다.


"역시 그런 멍청이들은 다루기가 쉬워!"


"부럽다! 나도 보석 받고 싶다!"


크리스타는 브로치를 착용하며 말했다.


"탄생석 다이아몬드라고 할 걸 그랬나?"


"확실히 이래서 장교를 꼬셔야 하나봐. 사병들은 맨날 손수건 따위나 주는데!"


"그런 것도 나름 쓸모가 있어! 보석을 주는 장교한테 정표라고 떠넘기기 딱이지!"


크리스타의 친구가 말했다.


"그 강철 사냥꾼인가 뭔가 너한테 푹 빠진 것 같던데?"


크리스타가 코웃음쳤다.


"남자 따위 필요 없어! 난 보석만 있으면 된다고!"


작가의말

전투씬 구상으로 일주일 휴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4 사냥꾼과 사냥감 +5 21.06.25 602 20 12쪽
313 대전차 소총 +3 21.06.24 616 19 12쪽
312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7 21.06.23 669 16 11쪽
311 대공 트럭 +13 21.06.22 675 17 12쪽
310 소련 여군과 오토 파이퍼 +7 21.06.21 734 17 11쪽
309 짧은 휴식 +16 21.06.21 690 19 13쪽
308 고지 점령 작전 2 +3 21.06.20 667 21 11쪽
307 고지 점령 작전 +5 21.06.19 648 21 12쪽
306 한스 파이퍼 VS 조지 S.패튼 +6 21.06.18 725 22 13쪽
305 르노 전차 노획 작전 2 +4 21.06.17 634 23 11쪽
304 르노 전차 노획 작전 +8 21.06.16 682 20 11쪽
303 마지막 전투 2 +5 21.06.15 709 23 11쪽
302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5 마무리 +1 21.06.14 575 17 12쪽
301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4 +1 21.06.13 562 16 12쪽
300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4 +3 21.06.13 546 11 12쪽
299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3 +6 21.06.12 538 13 11쪽
298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2 +3 21.06.12 569 13 12쪽
297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7 21.06.11 609 14 11쪽
296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3 21.06.11 563 14 12쪽
295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2 +3 21.06.10 594 15 12쪽
294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21.06.10 709 14 12쪽
293 마지막 전투 +4 21.06.09 847 27 12쪽
» 크리스타 +7 21.06.08 756 26 11쪽
291 거미줄 작전 +5 21.06.07 755 23 11쪽
290 히틀러와 오토 프랑크 +3 21.06.06 855 29 11쪽
289 퇴각 +4 21.06.05 753 25 12쪽
288 신병들의 전차전 +3 21.06.04 735 30 12쪽
287 신참들 +9 21.06.03 764 28 12쪽
286 다시 파리로 +7 21.06.02 798 33 11쪽
285 한스 파이퍼 기갑 연대장 +5 21.06.01 850 3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