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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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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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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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각

DUMMY

그렇게 파이퍼 부대는 구릉에서 퇴각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박격포탄이 땅에 여기저기 구덩이를 만들었지만, 사실 맞을 확률은 거의 없었다.


쉬이잇 쿠구궁!!


쉬잇 쿠과광!!!


한스는 해치를 닫고 관측창을 통해 다른 전차들도 무사히 퇴각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한스의 전차 부대가 프랑스군의 시선을 끌 동안, 경전차와 장갑차, 기갑 척탄병이 공병을 호위하며 프랑스 군의 눈에 띄지 않도록 은밀하게 이동하였다. 그리고 파이퍼 전차 부대가 구릉 위에서 포를 쏘아대는 동안, 공병들이 다리를 폭파하고 목표했던 길목에 대전차지뢰를 설치했던 것 이다.


마음 같아서는 다리를 폭파시키고 그 위에 위장까지 해서 놈들이 안심하고 다리를 건너게 하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프란츠가 벌벌 떨며 여기저기서 폭발하는 박격포탄을 보며 외쳤다.


"하하!! 저 자식들 화가 많이 났나 봅니다!!"


헤이든 또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급커브를 틀며 벌벌 떨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헤이든!! 포탄 안 맞으니까 급커브 틀지 말고 침착하게 운전해!! 궤도 박살나면 좆된다!!"


그 때, 전차 부대를 호위하던 보병 한 명은 계속 쏟아지는 박격포탄에 혼자서 나무 사이에서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


"으아아..으아아.."


다른 보병들은 명령을 받고 다 퇴각했는데, 그 멍청한 보병은 혼자서 엎드린 채로 나무 사이에서 귀를 쳐막고 있었다. 한스 또한 관측창으로 이 멍청한 새끼를 바라보았다.


"저..저 멍청한 새끼가!!"


그 때, 근처에서 박격포탄이 터지면서, 보병 옆에 있던 나뭇가지가 파편처럼 지상으로 내리꽂혔다.


쉬이잇!


나무 파편 한 조각이 그 보병의 허벅지에 꽂혔다.


"으아악!!아악!!!"


그 보병은 자신의 허벅지를 부여잡고는 비명을 질렀다. 한스는 측면 관측창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시발!!'


그 보병은 하필이면 한스가 있는 티거를 향해서 손을 뻗으며 외쳤다.


"연대장님!! 살려주십시오!!살려주십시오!!"


한스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 쪽을 바라보았다. 그 보병이 있는 쪽은 하필이면 나무가 빽빽하게 있는 곳이라 전차가 갈 수도 없었고, 구하려면 직접 누군가 가서 데리고 와야 했다. 그 보병이 뭐라고 외치는지는 들을 수 없지만 그 멍청한 새끼는 분명 티거를 보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다..다른 전차가 구해줄 수도!!!'


그 때, 루이스와 프란츠도 그 보병을 발견하고 외쳤다.


"저 쪽에 부상자가 있습니다!!"


"연대장님!! 어떻게 할까요!!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뭘 어쩌라는 거야!! 당연히 두고 가야지!!'


하지만 한스는 연대장이라는 체면과 더불어 직위에 대한 어떤 중압감 때문에 스스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한스는 오른손으로 측면 해치를 열어 뛰어내리고 포복으로 전진했다. 여전히 프랑스군의 박격포는 계속해서 이 쪽을 공격하고 있었다.


쉬잇 쿠과광!! 슈웃 콰광!!


그 보병은 다리를 쥐어잡고는 계속 한스를 보며 외쳤다.


"저 맞았습니다! 저 맞았습니다!!"


주변에서 포탄이 터졌다.


쉬이잇 쿠과광!! 콰광!!


이제 놈들은 박격포 뿐 아니라 유산탄도 쓰고 있었다. 한스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바지에 똥오줌을 지렸다.


'으아아아악!!!저 새끼 때문에 무슨 고생이야!!'


대인살상용 유산탄은 한스가 이등병 시절부터 가장 두려워했던 무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스는 자신을 향해 비명을 지르는 그 빌어먹을 새끼를 향해 계속해서 기어갔다.


쉬이잇! 쉬잇!


'시발 시발 시발 시발'


한스는 겨우 포복으로 기어가서 그 부상당한 병사를 끌고 티거가 있던 곳으로 다시 가기 시작했다. 그 시발 놈의 새끼는 계속해서 고함을 쳐 질러댔다.


"으아악!! 으아악!! 아악!! 아픕니다!! 아악!!"


그렇게 겨우겨우 부상병을 끌고 한스가 티거에 도착하자 다시 측면 해치가 열렸다. 한스는 잽싸게 그 부상병을 전차 안으로 집어넣고 자신도 티거 속으로 들어간 다음 해치를 닫았다.


"출발해!!!"


원래 이럴 때는 속도가 빠른 전차가 구조를 담당하는 것이 맞았지만 이 상황에서 다른 전차에 연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여태까지 훈련했던 전차 부대 전술 같은 것은 퇴각하는 상황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모든 전차가 제각기 엄폐할 곳을 찾고 적 전차를 향해 무작정 포를 쏘고 퇴각 명령이 내려오면 일단 지 살려고 도망가기 바빴던 것 이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각 전차마다 연락할 통신 수단이 없으면 제 아무리 전술을 잘 짜고 훈련을 해봤자 실제 전투에선 아무 소용이 없다!!전서구나 신호기, 전령보다 효과적인 통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 부상병은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아픕니다!! 피가 계속 납니다!!"


한스는 그 부상병의 허벅지에 박힌 나무 파편을 빼주었다.


"우와왁!!아아악!!!"


파편을 빼고 나니 출혈이 그닥 심하지는 않았다. 프란츠가 탈지면을 꺼내서 지혈을 해주는데 그 부상병은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우아악!!아악!!"


한스는 탈지면을 그 부상병의 아가리에 쳐 넣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시발 닥치라고!!'


하지만 티거의 다른 전차병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연대장님이 목숨을 걸고 부상병을 구해주셨다!!'


그렇게 한스의 전차부대는 단 한 대도 격파되지 않고 사망자도 없이 무사히 복귀하였다. 얼마 전에 깔끔하게 닦아 놓은 전차들의 상부 장갑에 흙먼지와 돌가루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열심히 청소했던 신병이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망할..'


한스도 티거에서 나와서 주저앉아서 수통에 있는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데, 정비병 빌이 와서 외쳤다.


"LK II 전차들이 더 도착했네!!"


이번에 도착한 LK II 전차들은 기존의 단점을 개량한 신버젼의 전차였다. 냉각장치가 개선된 것 뿐 아니라 통풍구가 적절한 위치에 있어서 승무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전투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한스는 새로 도착한 LK II 전차를 살펴보았다.


'괜찮은데? 시가전에서는 경전차가 확실히 유용하지..르노 FT가 제일 좋지만 그 다음으론 이게 쓸만할거야..'


한스는 통풍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눈은 덜 맵겠군.'


한스는 통풍구에 코를 갖다대고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았다.


"흐읍...하..."


그렇게 한스는 통풍구를 통해서 얼마나 공기가 잘 통하는지 확인하였다.


"흡! 하! 흡! 하!!"


그 때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났다.


"크흠!!"


파울루스 여단장과 라인하르트 중령, 퀴힐러 소령이 뒤에서 한스를 보고 있었다. 한스는 재빨리 경례했다. 그렇게 한스는 파울루스 여단장, 라인하르트 중령, 퀴힐러 소령과 함께 연대 지휘소로 끌려갔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은 정강이 안 맞겠지?'


연대 지휘소에서 파울루스 여단장이 말했다.


"캉브레 공격에서 영국군은 476대의 전차로 아군을 공격했네. 다음 공세 때는 더 많은 전차로 준비해올걸세. 다리를 폭파했으니, 주행 능력이 떨어지는 르노 FT, 생샤몽, 슈네데르는 이 곳으로 진격하면서 시간이 더 소모될거고, 항공 정찰로 대비할 시간이 충분해졌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좋았어! 이번 작전 성공으로 앞으로는 더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정강이도 안 맞겠지!'


또한 파울루스 여단장은 한스가 보병의 목숨을 구한 일을 미리 보고 받았다. 그 전까지 파울루스 여단장과 기타 고위 장교들은 한스의 지도력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파울루스 여단장이 말했다.


"지휘관이 부하들을 위해 앞장서는 모습과 용맹함으로 모범을 보여야 병사들도 믿고 따를 수 있네. 오늘 자네의 희생 정신은 매우 훌륭했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구하고 싶어서 구한건 아닌데 어쨋든 잘 됐다!! 구한 보람이 있네!!'


그 때, 파울루스 여단장은 한스의 책상에 뭉텅이로 놓여있는 종이들을 보았다. 그것은 사망한 병사의 가족에게 보내는 사망 통지서 양식이었다. 그 종이 뭉치에는 꽤나 내용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파울루스 여단장이 말했다.


"사망 통지서만은 제대로 작성해서 보내야 하네."


"넵! 알겠습니다!!"


파울루스 여단장이 속으로 생각했다.


'내용이 빽뺵한 것을 보니 제법 성의 있게 쓰나보군...근데 최근 전투에선 저 녀석 연대에 사망자가 없었는데?'


파울루스 여단장은 그 종이 뭉치를 좀 더 자세히 읽어 보았다. 모두 똑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고 이름을 쓰는 칸만 비워져 있었다. 그마저도 한스가 아니라 프란츠가 모두 작성했던 것 이었다. 한스는 혹시 사망자가 발생하면 이름만 채우고 보내려고 프란츠에게 이렇게 쓰라고 시켰던 것 이다.


사망 통지서를 보는 파울루스 여단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한스는 이마의 식은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누..눈치 챘으려나?'


파울루스 여단장이 매서운 눈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한스는 어색한 얼굴로 씨익 웃었다.


'그래도 오늘 작전도 성공했으니...'


퍼억!


'으윽!'


한편 패튼 또한 이 소식을 뒤늦게 전달 받고 열받아서 외쳤다.


"멍청한 프랑스군 같으니라고!!보슈 자식들이 포격도 제대로 안하고 오는데 기만 부대였다는 것을 눈치도 못 챘던 건가!!"


윌리엄 중위가 땀을 뻘뻘 흘리며 패튼을 말렸다.


"하..하지만 독일 놈들의 전차 부대 규모가 많아 보였다고.."


패튼이 펄펄 뛰며 외쳤다.


"아마 연막만 뿌렸겠지!! 애초에 기만용이라 많이 출격하지도 않았을걸세!!독일놈들은 전차 부대 규모가 적다고!!왜 이걸 모르고 그 쥐새끼들한테 벌벌 떨고 중요한 다리를 잃었단 말인가!!"


윌리엄 중위가 속으로 생각했다.


'왜 나보고 지랄이야!!'


패튼은 주먹으로 책상을 쾅하고 내리쳤다.


'파리로 진격하려면 일단 엉또니에 독일군을 쳐야 한다...그런데 엉또니의 서쪽과 남쪽은 전차가 진격하기 어려운 숲 지대이고, 동쪽으로부터 센강을 건너서 공격하는 루트가 있었는데 다리가 폭파되었으니 그 경로가 막혔다!!'


윌리엄 중위가 말했다.


"하..하지만 아군 부대와 프랑스 부대는 독일군보다 전차가 훨씬 많으니.."


패튼이 지도를 다시 꽝 내리치며 외쳤다.


"어차피 우리가 이길 걸세! 하지만 이렇게 독일놈들이 슬쩍 슬쩍 유리한 고지를 하나씩 점해갈수록 아군의 불필요한 희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걸세!!"


패튼의 눈썹 사이가 울룩불룩 튀어나왔다.


'강철 호랑이...반드시 네 놈과 네 놈의 부대를 분쇄시키겠어!!'


한편 한스 부대는 랭스에서 파리로 올 때, 철도역에서 구입한 페인트가 있었고 이는 매우 요긴하게 쓰이고 있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거너는 르노 FT 전차들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한스는 이걸 직접 검수했다.


"훌륭하네. 네 대만 더 그렇게 칠하게."


또한 한스는 지도를 계속 살피며 대전차포, 대전차총, 기갑 척탄병의 위치를 직접 하나 하나 지정해주었다. 대전차포와 대전차총은 제각기 부채꼴 모양의 지역을 방어 가능했고, 기갑 척탄병은 자신의 위치를 중심으로 작은 원을 그리는 지역을 방어할 수 있었다. 한스는 지도에 부채꼴과 원을 그렸다 지우며 계속해서 위치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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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사냥꾼과 사냥감 +5 21.06.25 602 20 12쪽
313 대전차 소총 +3 21.06.24 616 19 12쪽
312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7 21.06.23 669 16 11쪽
311 대공 트럭 +13 21.06.22 675 17 12쪽
310 소련 여군과 오토 파이퍼 +7 21.06.21 734 17 11쪽
309 짧은 휴식 +16 21.06.21 690 19 13쪽
308 고지 점령 작전 2 +3 21.06.20 667 21 11쪽
307 고지 점령 작전 +5 21.06.19 648 21 12쪽
306 한스 파이퍼 VS 조지 S.패튼 +6 21.06.18 725 22 13쪽
305 르노 전차 노획 작전 2 +4 21.06.17 634 23 11쪽
304 르노 전차 노획 작전 +8 21.06.16 682 20 11쪽
303 마지막 전투 2 +5 21.06.15 709 23 11쪽
302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5 마무리 +1 21.06.14 575 17 12쪽
301 외전) 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4 +1 21.06.13 562 16 12쪽
300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4 +3 21.06.13 546 11 12쪽
299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3 +6 21.06.12 538 13 11쪽
298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2 +3 21.06.12 569 13 12쪽
297 외전)파이퍼 연대의 관심 병사들 +7 21.06.11 610 14 11쪽
296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3 21.06.11 563 14 12쪽
295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2 +3 21.06.10 594 15 12쪽
294 외전) 1차대전 테마파크 좀비 생존기 +3 21.06.10 709 14 12쪽
293 마지막 전투 +4 21.06.09 847 27 12쪽
292 크리스타 +7 21.06.08 756 26 11쪽
291 거미줄 작전 +5 21.06.07 755 23 11쪽
290 히틀러와 오토 프랑크 +3 21.06.06 855 29 11쪽
» 퇴각 +4 21.06.05 754 25 12쪽
288 신병들의 전차전 +3 21.06.04 735 30 12쪽
287 신참들 +9 21.06.03 764 28 12쪽
286 다시 파리로 +7 21.06.02 798 33 11쪽
285 한스 파이퍼 기갑 연대장 +5 21.06.01 850 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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