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 점령 작전
에밋은 자신의 비상식량 통조림을 모조리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거너가 이 광경을 보고는 중얼거렸다.
"넌 전투 전마다 그렇게 쳐먹냐?"
"뒤지면 다른 미군 새끼가 노획해서 먹을 거야!! 나라도 먹어야지! 우물우물"
근처에 있던 헤이든이 외쳤다.
"미군은 이딴 상해버린 통조리 따윈 먹지 않는다고!"
에밋이 통조림을 먹는 것을 본 올라프가 외쳤다.
"내..내가 뒤지면 놈들이 뒤져서 통조림 꺼내가겠지?"
"미군이 우리 통조림을 몽땅 먹을 거야!! 빨리 먹어치워야해!!"
맨날 먹을 것을 모으는 로베르트가 자신의 음식을 모조리 땅 위에 늘어놓았다.
"빨리 먹어!!"
우물우물
그렇게 지크프리트 4인방은 뒤지기 전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바그너가 외쳤다.
"이보게! 전투 전에 그렇게 급하게 먹으면 똥을 지릴 수도 있네!!"
하지만 지크프리트 4인방에게 그 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본 다른 전차병들도 긴장을 집어치우고 비상 식량을 쳐먹기 시작했다.
"뒤져도 먹고 뒤진다!!"
정비병 빌이 이 광경을 보고 중얼거렸다.
"저..저 한심한 자식들.."
마크 V 전차 세 대, 마크 VIII 인터내셔널 한 대, 생샤몽 1대, 슈네데르 CA 1대, 수컷 르노 FT 전차 4대, 롤스로이스 장갑차 한 대, 오토바이 부대와 공병 소대, 건트럭에 탑승한 2개 보병 소대로 이번 작전은 실시될 예정이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갈 수 있는 길이 한정되어 있어서 이 정도 병력이 딱 적당하다..괜히 많이 가봤자 기동만 힘들어진다...'
전차병들은 크랭크를 돌렸다. 엔진은 빠짐없이 모두 제대로 돌아갔다.
"엔진 스타트!!"
보병들은 건트럭에서 벌벌 떨며 무기를 점검했다.
'시발...시발...'
"다들 마셔!!"
보병 소대장이 술병을 돌렸다. 병사들은 모두 군용 트럭 안에서 술을 한모금씩 마시고는 전투를 준비했다. 잠시 뒤 트럭이 출발했고 보병들은 덜컹거리는 것을 느끼며 전투를 준비했다. 교전이 벌어지거나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하차해야 할 것 이다. 보병 소대장이 군용 트럭에 운전병에게 외쳤다.
"이따가 하차할 때 엄폐 가능한 곳에 정차해라!!!"
"넵! 알겠습니다!!"
지크프리트 4인방은 군용 트럭 안에서도 쉬지 않고 통조림을 먹고 있었다. 호르스트는 자신에게 남은 한 개피 담배를 피웠다.
다른 보병이 그들에게 말했다.
"너네 그러다 배탈 날텐데?"
"우물우물"
트럭은 덜컹거리며 이동했고 보병 소대장은 고개를 빼들고는 주변을 살펴보며 엄폐할 곳을 미리미리 찾았다. 언제 적이 튀어나올지 몰랐고, 그렇게 되면 하차 이후 전투를 벌여야 했기에, 미리 엄폐할 곳을 찾는 것은 필수였다.
'측면은...'
한편 티거는 현재 먼저 앞서가는 약진조에 속해 있었다. 한스는 관측창을 보며 측면을 경계했다.
'이렇게 일열로 갈 경우 적군이 측면을 노리면 아주 위험하다..지원조가 잘 해줘야 할 텐데..'
한스의 전차 부대는 어마어마한 매연과 소음을 남기며 앞으로 기동하고 있었다. 또한 지금 한스의 전차 부대가 가는 능선보다 고도가 높은 쪽에는 이 쪽으로 전차포를 쏘기 적당한 능선이 있었고 키가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저 쪽에서 놈들 전차라도 튀어나오면 좆되겠군..'
한스는 저격의 위험을 무릎쓰고는 해치를 열고 머리를 위로 내밀고 쌍안경으로 나무 사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티거의 진동이 심해서 덜덜거렸지만 균형을 잡고는 쌍안경으로 사방을 살폈다. 그 때, 그 능선에 있는 키가 큰 나무 한 개가 부자연스럽게 흔들거렸다.
"2시 방향!! 적 전차!! 거리 250m!!!"
마크 전차가 제대로 쏠 수 있는 사거리는 300m였다. 프란츠는 잽싸게 신호기 색상을 바꿨다. 티거가 소속된 약진하던 1조는 즉시 정지한 상태로 적 전차의 위치를 확인했다. 포수들은 키가 큰 나무 속에서 적 전차의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젠장!! 어느 방향이지!!"
한스가 벤에게 외쳤다.
"2시 방향이다!!"
그 때, 나무 사이에서 불꽃이 보였다.
퍼엉!
쉬이잇
나무 사이에서 발사된 철갑탄이 티거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벤이 외쳤다.
"목표 확인!!"
한스가 외쳤다.
"철갑탄 발사!!"
벤은 잽싸게 그 쪽을 향해 철갑탄을 발사했다.
퍼엉!
티거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었던 한스는 포 반동에 밀려나지 않도록 손잡이를 잡았다.
덜컹!!
티거 내부에 얻어타고 있던 공병이 양 손을 귀로 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우와왁!! 우왁!!! 다 죽는다!!죽을 거야!!"
적 전차는 나무 사이에 엄폐하고 있어서 목표를 맞췄는지 알 수 없었다. 한스가 외쳤다.
"계속 발사해!! 자유 사격!!"
그렇게 말하고 한스는 능선을 쌍안경으로 바라보았다. 일열로 길게 늘어선 나무들 사이에서 또 다시 불꽃이 번쩍거렸다.
"11시 방향 적 전차!!!"
바그너가 전차장으로 있는 마크 VIII 인터내셔널, 엘레펀트의 포신이 불을 뿜었다. 철갑탄은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서는 나무 사이 엄페해있는 적 르노 FT 전차의 장갑을 드릴처럼 뚫고 들어갔다. 전차 내부에 사방에 파편이 튀기며 들어간 그 철갑탄은, 포탄꽂이에 꽂혀있던 고폭탄을 향했다.
쿠과광!! 콰광!! 쿠과광!!
나무 사이에서 엄폐하고 있던 르노 FT의 뚜껑이 멀리 날아가고 불길이 치솟았지만 능선에 있던 다른 르노 FT 전차는 이 쪽을 향해 철갑탄을 발사하고 있었다. 프란츠는 11시 방향 적 전차를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우아아아!!"
드륵 드르르륵
벤도 재빨리 11시 방향으로 포를 조준했다.
"장전 완료!! 발사!!"
퍼엉!!
티거의 포신이 불을 뿜는 것과 동시에, 11시 방향에 나무 사이에서도 불꽃이 발사되었다.
퍼엉!
쉬잇!!!
포탄은 티거의 측면을 스치고 지나갔다.
"우와왁!!!"
"시발!! 우리만 노출되어 있어!!"
한스는 이 상황에서 해치를 열고 잠망경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 때 1시 방향에 나무가 꺾이며 기울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1시 방향 적 전차!!!"
말을 마치자마자 그 나무들 사이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철갑탄이 회전하며 날아가면서 궤적 뒤로 공기에 잔향을 남겼다. 쌍안경을 눈에 갖다대고 있는 한스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여전히 그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철갑탄은 한스의 대가리로부터 2m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스는 자신의 옆을 철갑탄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쉬이이이잇!!!
독일의 영웅이자 파이퍼 연대의 연대장 한스 파이퍼는 괄약근이 풀리고 바지에 똥오줌을 지리며 티거 안으로 넘어지듯이 들어갔다.
"으아아아악!!!!!!!!!!!!"
한편 보병들이 타고 있는 건트럭은 거대한 바위 뒤에 엄폐한 상황이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와 보병들은 모두 바지에 똥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하필이면 아까 전에 먹은 통조림이 상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설사가 나왔다.
"으버버..으버버버...."
"소대장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이대로 엄폐한다!!"
그 때, 티거의 포신이 불을 뿜었다.
퍼엉!!
그렇게 날라간 철갑탄은 11시 방향 적 전차를 파고 들어갔다. 사방으로 튕겨져 나간 파편은 전차 장갑 내부에서 부딪치다가 전차장의 등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퍼억!!
그렇게 파이퍼 전차 부대는 능선 위에 있던 적 전차 세 대를 격파하고 다시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우리 작전이 노출되었다!! 빨리 전진!!!"
롤스로이스 전차는 맨 앞으로 달려가며 주위를 정찰했고, 지크프리트 4인조와 보병들이 탑승한 건트럭 또한 다시 앞으로 전진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모두 똥을 지렸기 때문에 매우 묵직한 것이 느껴졌다.
올라프가 팬티를 벗어서 트럭 밖으로 내던졌고 다른 보병이 이걸보고 비명을 질렀다.
"으악!! 우웩!!"
크리스티안, 호르스트, 로베르트 또한 팬티를 벗어 던졌다. 다른 보병이 구역질을 했다.
"우욱!!"
그런데 아까 유난히도 폭식하던 로베르트는 여전히 똥이 마려웠다. 로베르트가 손을 들고는 건트럭 안에 보병 소대장에게 외쳤다.
"또..똥이 마렵습니다!! 잠시 싸다가도 됩니까?"
소대장이 외쳤다.
"이 새끼가 미쳤나!!"
그 말에 로베르트는 건트럭 끝부분에 앉은 다음 트럭 뒷부분으로 똥을 지리기 시작했다. 보병들이 이 광경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으악!! 내 눈!!!"
호르스트가 이 광경을 보고 생각했다.
"좋은 생각이야!!"
결국 호르스트도 그렇게 로베르트 옆에 앉아서 트럭 뒤쪽으로 똥을 쌌다.
"시발!!!"
그렇게 건트럭 뒤로는 호르스트와 로베르트가 똥을 싼 자국이 남았다. 민간인들은 참호전하면 철조망, 포탄, 총알, 지뢰를 떠올리지만 사실 대다수의 병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런 배변 문제였다. 매일 같이 불량한 음식만 먹다 보니 장교들 조차도 매번 똥을 싸기 위한 새로운 포탄 구덩이를 찾아다니는 것이 일이었다.
적 정찰기가 삐라를 뿌릴 때마다 똥을 닦을 수 있는 귀한 종이를 주우러 병사들은 달려갔다. 전쟁 영웅이고 나발이고 존엄성 따위는 죽 쒀서 줘야 했던 것 이다.
한스는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는 측면 능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제 좀 있으면 놈들이 포격을 쏟아붓겠지..'
위이잉 위이이잉
어느덧 하늘에는 적군의 정찰기가 이 쪽을 정찰하고 있었다. 놈이 미군 포병대에 전차 부대의 좌표를 조만간 넘길 것이 분명했다. 에밋과 거너 또한 롤스로이스 안에서 적 정찰기를 보고는 아까 전에 상한 통조림을 먹은 대가로 바지에 똥오줌을 지렸다.
"으아악!! 좀 있으면 포격 쏟아진다!!"
그 때, 구름 속에서 독일 전차병과 보병을 위한 구원자, 플라잉 서커스단의 떠오르는 루키, 미하엘의 전투기 편대가 날라오고 있었다.
위이잉 위이이잉
미하엘은 매우 믿음직스러운 자신의 부하들, 노르만, 게르하르트를 이끌고 적 정찰기를 격파하기 위해 고고도로 하늘을 비행하고 있었다. 한스가 해치를 열고 이 광경을 보며 생각했다.
"플라잉 서커스단!! 하늘은 자네들에게 맡긴다!!"
미하엘은 똥오줌을 지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세 대다!! 그러니 저 놈을 쉽게 격파할 수 있을 거다!!'
미하엘은 노르만, 게르하르트에게 고도를 내린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고도를 내리면서 적 정찰기를 향해 기관총을 갈기고 달아나는 것이 이번 작전이었다. 적 정찰기는 뒤늦게 미하엘의 편대를 보고는, 복귀하기 위해 우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하엘은 이를 절대 놓치지 않기로 결심하고 고도를 내렸다.
위이잉 위이이잉
이제 적 전투기는 점점 크게 보이고 있었다.
'조금만 더..조금만 더...'
미하엘은 최고 속도로 기동하며 적 정찰기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드륵 드르르륵 드륵
적 비행기로부터 나온 시커먼 연료가 미하엘에 얼굴에 뿌려졌고 미하엘은 잽싸게 적 정찰기의 아래쪽으로 기동해서 우측으로 선회하며 빠져나왔다.
"으아아악!!!"
적 정찰기는 천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이미 그 미군 파일럿은 총알을 맞고 죽어 있었다. 미하엘이 노르만과 게르하르트에게 다시 복귀한다고 수신호를 보냈다. 한스는 티거의 상부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 하늘에 시꺼먼 궤적을 남기며 서서히 추락하는 이 정찰기를 바라보았다.
"좋았어!!"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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