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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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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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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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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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왕따 소위의 2차 대전 생존기 배드 루트

DUMMY

1930년, 33세의 한스 파이퍼는 독일군 내에 무기 개발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이 새로 설계한 전차의 시제품을 검수하고 있었다. 한스는 포수 조준경으로 이곳, 저곳을 조준하면서 포탑을 회전시켜 보았다. 그 때, 빌이 해치 밖에서 한스를 보고 말했다.


“목표 발견! 적 전차 2시 방향, 거리 700m!”


한스는 멋쩍은듯 조준경에서 눈을 땠고, 빌이 말했다.


“옛날 생각 나지 않나?”


한스가 중얼거렸다.


“어릴 적 이야기지.”


하지만 한스는 여전히 전차 안에서 조준경을 볼 때마다 짜릿함을 느꼈다.


‘전차전은 앞으로가 더 재밌을텐데..아쉽군..’


한스는 1차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전투의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었고 가정에는 소흘했다. 솔직히 말해서 아들들이 갓 태어났을 때부터 똥기저귀 갈아치우는 것은 귀찮기 그지없었다. 더군다나 한스는 1차대전이 끝나고 5년 뒤, 프랑스에서 동침했던 프랑스 여자 조제트로부터 편지를 받고 기겁을 했다.


조제트는 몸이 안 좋아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한스에게 그 아이의 후원자라도 되어달라고 했던 것 이다. 결국 한스는 스테판이라는 그 5살 꼬맹이를 어머니 엠마한테 맡기고, 주변에는 한스의 사촌형이 전사하기 전에 프랑스에서 알게 된 여자와 갖게 된 아이라고 거짓말을 쳤다. 스테판이라는 그 꼬맹이는 카를, 오토보다도 더 한스와 외모, 성격마저 판박이였고, 한스는 오토, 카를, 스테판 모두 귀찮아서 기계 공학을 공부하고 전차를 개발하는 일에만 전념하였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난 그 시발놈처럼 자식들을 때리진 않아.’


요제프는 뮐러씨 회사의 취직하였고 나름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의 설계도로 때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래서 맨날 술집에 가서 비싼 술을 먹고 여자들을 끼고 놀다가 최근에는 젊은 여자랑 재혼을 했다. 결국 한스의 어머니 엠마는 스테판을 키우며 혼자 살게 되었다. 그래도 한스가 돈을 많이 보내주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었다.


스테판은 어머니 조제트가 죽기 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을 기억했다.


“스테판, 네 아버지는 살아계시단다..너는 반은 프랑스인, 반은 독일인이야. 네 아버지는 프랑스 입장에서는 원수이지만 독일인으로서는 아주 뛰어난 군인이셨단다..”


스테판은 조제트에게 물려받은 2급 철십자 훈장을 보며 언젠가는 자신의 아버지가 찾아올 것 이라 철썩같이 믿었다. 스테판이 8살이 되던 어느 날, 엠마의 집에 놀러온 오토, 카를에게 스테판이 말했다.


“이건 아버지가 갖고 계셨다던 훈장이야.”


그걸 본 카를이 말했다.


“우리 집엔 적수리 훈장과 푸르 르 메리트랑 1급 두 개 있는데,,. 2급은 별거 아니래. 아무나 다 받는..악!!”


오토가 카를의 옆구리를 쿡 찌르고는 스테판에게 말했다.


“너희 아버지도 분명 우리 아버지처럼 대단한 영웅이셨을 거야! 네가 어른이 되기 전에 꼭 만날 수 있을 거야! 너도 군사 학교에 가는 것은 어때? 우리 아버지가 네게도 일본 군도 물려주신다고 했잖아!”


카를이 중얼거렸다.


“오토랑 나는 벚꽃 무늬 있는 군도 받는데 스테판 너는 벚꽃 무늬 없는거 받지? 참고로 벚꽃 무늬 있는게 더 좋은 거..악!!”


스테판도 빨리 어른이 되어서 군도를 받고 싶었지만 자신만 부모님이 없는 것에 열등감을 느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난 군도는 별로 관심 없어..”


그로부터 몇 년 뒤, 12살의 오토 파이퍼는 베를린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부모님의 도장을 훔쳐서 서류를 냈다. 그리고 집으로 합격 서류가 날라왔고, 집은 뒤집어졌다. 어머니 에밀라가 외쳤다.


“오토, 어떻게 이럴 수 있니!”


“어머니, 저도 독일의 아들로 태어나서 나라를 위해서 싸우고 싶습니다!”


오토는 사실 애국심은 쥐뿔도 없었다. 군사학, 전쟁, 전차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서 군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덜컹!


그 때, 대문을 열고 한스가 들어왔다.


“에밀라, 무슨 일이야?”


에밀라가 한스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다.


“위조한 도장이니까 어떻게든 입학은 취소할 수 있을 거야.”


오토는 꼭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싶었기 때문에 한스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다.


“저도 전쟁에서 싸우고 싶습니다! 아버지도 전쟁 영웅이셨잖아요!”


한스는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왜..가장 찬란한 시기에 인간은 저렇게 어리석은가..’


한스는 자신의 아들 오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상황이 좆같아서 입대했지만 저 녀석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다 할 수 있는데..도대체 왜??’


하지만 한스는 아까 전 자신이 새로 설계한 전차에 탑승해서 포탑을 회전시키고 포를 조준할 때 짜릿함을 느꼈고 심장이 포격 소리마냥 쿵쾅거렸다. 한스의 심장은 다시 전투를 원하고 있었던 것 이다.


오토와 에밀라는 계속해서 말다툼을 하고 있었고 한스는 머릿골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인간은 결국 젊은 시절 전쟁으로 찢겨 죽으라고 태어난 것 인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지옥같던 그 참상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오토가 소리쳤다.


“독일은 강대국 사이에 껴있지만 저는 더 넓은 세상을 꿈꿉니다! 꼭 군인이 되고 싶어요!”


한스는 자신이 전쟁 기간 동안 죽였던 수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그들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 대가가 이것인가..’


카를도 떠들었다.


“형은 머리가 나빠서 과학자는 못 되니까 군인이나 하라고 해요!”


한스가 중얼거렸다.


“마음대로 해.”


한스의 말에 에밀라가 깜짝 놀랐다.


“한스?”


“저 녀석이 어떻게 살던 내 알바 아냐. 난 가족이고 뭐고 관심 없어.”


한스의 말에 오토는 식탁에 있던 그릇과 촛대를 뒤엎었다.


“으아악!!”


와장창!!


그렇게 그릇과 촛대를 뒤엎은 오토는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 에밀라가 소리쳤다.


“오토!! 가지마!!”


하지만 오토는 그 길로 집을 나오며 속으로 생각했다.


‘망할 놈의 아버지 같으니라고!! 다시는 집에 돌아가지 않겠어!!’


그렇게 오토는 뮐러 씨 댁으로 가서 며칠 지내다가 독일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오토는 독일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일주일 뒤,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선배의 가혹행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오토 뿐 아니라 동기들도 모두 선배들이 열 받을 때마다 두들겨 맞는 화풀이 상대가 되었던 것 이다.


퍽! 퍼억!


“우욱..”


오토를 두들겨패던 막스 베르너가 말했다.


“한 번 아가리 벌릴 때마다 다섯 대 추가다!”


퍽! 퍽!


오토가 육군사관학교에서 두들겨맞던 1930년, 한스는 소련에서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전차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소련 지역은 날씨 변화에 따른 지형 특성상 궤도의 폭을 넓게 만들어야 한다..진창에도 빠지지 않아야 하고 겨울에도 전차가 쉽게 파손되지 않아야하고 무엇보다 일반 전차병도 보수가 간편하도록..’


그 날 한스는 연구를 마치고 히틀러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히틀러가 말했다.


“이보게 파이퍼. 나는 자네 능력이 정말로 아깝네. 전차 개발도 좋지만 정치에 참여할 생각은 없는가?”


한스가 말했다.


“말은 고맙지만 정치는 내 적성은 아닌 것 같네. 나는 전차를 개발하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워서 말일세.”


히틀러가 말했다.


“하하 그런가? 아, 파이퍼. 내가 자네에게 물어볼 것이 있네. 만약 독일이 소련과 전쟁을 한다면, 자네라면 어떤 전략을 쓰겠는가?”


“나는 전략은 잘 모르겠지만···확실한건 소련의 공장부터 무조건 파괴할걸세.”


“공장부터?”


“소련은 독일보다 생산능력이 월등하네. 그러니 나라면 무조건 공장부터 파괴하겠네. 공장을 전부 파괴하는 것이 무리라면 일단 폭격기로 놈들의 열차부터 파괴해야지. 그래야 놈들이 공장을 동쪽으로 이동하지 못할 것이 아닌가?”


“과연 그렇군!!”


“그리고 보급 문제도 중요하겠지..”


한스는 루덴도르프 당시 보급이 잘 되지 않아서 겪었던 끔찍한 상황을 떠올렸다.


“그리고 소련의 기후와 토질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네. 전차가 잘 굴러가려면 기후와 토질..”


그렇게 한스는 히틀러와의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에밀라가 한스의 표정을 살피며 얼굴을 붉혔다.


“한스, 오늘..”


“응?”


한스는 에밀라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전차 설계에 대한 궁리만 했다. 결국 에밀라가 슬쩍 떠보았다.


“한스 오늘 내 생일 선물은..”


“생일? 오늘이 생일이었어?”


한스는 매해마다 에밀라의 생일 선물을 빠트리고 있었던 것 이었다. 에밀라의 표정이 우울해지자 한스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카를은 방 밖으로 나와보지도 않고 자기 방에서 물리학 책만 읽고 있었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상황이었지만, 에밀라는 다시 임신을 했고, 엠마가 한스의 집으로 찾아와서 몸조리를 도왔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젠장!! 빌어먹을!! 또 애새끼야!’


한스가 전차 설계를 하느라 집에 늦게 돌아가던 날, 에밀라는 진통을 느꼈고 엠마와 함께 병원으로 집을 나섰다. 그런데, 한 소련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치여서 에밀라, 엠마는 모두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스 또한 이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병원으로 찾아갔다.


‘에밀라!! 엄마!!’


하지만 에밀라, 엠마, 아이 또한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의사가 말했다.


“태아는 딸이었습니다. 신원을 확인해주십시오.”


한스는 안으로 들어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늘 한스를 걱정해주던 어머니, 한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며 안기던 에밀라, 둘 다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 한스가 그런 시신을 전쟁터에서 수도 없이 보았었다. 저렇게 되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한스는 잘 알고 있다. 옆에는 이름도 지어주지 못했던 작은 핏덩이가 있었다.


"제 어머니 엠마 파이퍼와 아내 에밀라 그레핀 폰 파이퍼가 맞습니다."


카를, 한스 둘 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병원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요제프가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와서 이 소식을 듣고 울부짖었다.


“엠마!!”


한스가 중얼거렸다.


“아버지 왜 슬퍼하십니까?”


요제프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한스를 바라보았고 한스가 말을 이었다.


“아버지는 새 아내가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요제프는 한스에게 주먹을 날렸다.


퍼억!!


“니 놈이!! 니 놈이 전쟁에서 죽었어야 했어!!!”


한스는 자신의 입을 만져보고 피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요제프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퍼억!! 퍽!!


카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 광경을 지켜보았고, 병원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와서 한스를 말리기 시작했다. 요제프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서는 중얼거렸다.


“내 탓이야..내가 잘못 키웠어..”


뒤늦게 스테판도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는 울부짖었다.


"할머니!! 에밀라 아줌마!!"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지만 한스와 카를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카를은 지루해서 집에서 가져온 물리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끄러워...'


그로부터 한달 뒤, 한스는 다시 히틀러의 초대를 받아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한스는 멍한 얼굴로 음식을 입에 넣었다. 히틀러가 말했다.


“나는 말일세! 왜 독일이 더 성장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일세! 도대체 무엇이 독일을 가로막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


한스가 중얼거렸다.


“소련 때문일세.”


“소련?”


“이 모든 것이 소련과 공산주의자들 때문일세.”


작가의말

후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앞으도로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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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1:1 +5 21.05.23 830 31 12쪽
272 파이퍼 보병 전술 +8 21.05.22 888 36 11쪽
271 기병대 +7 21.05.21 864 38 11쪽
270 외전 왕따 소위의 2차 대전 생존기 배드 루트 +31 21.05.20 902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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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발광신호기 +44 21.05.19 916 40 11쪽
267 자폭 +70 21.05.18 979 36 11쪽
266 외전 왕따 소위의 2차 대전 생존기 배드 루트 +80 21.05.17 941 35 11쪽
265 갈고리 작전 +24 21.05.17 972 33 11쪽
» 외전 왕따 소위의 2차 대전 생존기 배드 루트 +98 21.05.16 1,073 42 12쪽
263 15:32 +28 21.05.16 973 3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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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만물의 영장 +26 21.05.12 1,026 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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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외전 쿠모토리산의 어미곰 +33 21.05.09 1,042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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